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뉴스를 품은 음악] 기생충, 조커, 로켓맨. 아카데미 영광의 작품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2-12 16:29  | 조회 : 629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뉴스를 품은 음악] 기생충, 조커, 로켓맨. 아카데미 영광의 작품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요 며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죠. 다 계획이 있는 왕조현지. 상상을 한번 해봅니다. 만약, 왕조현지가 DJ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 골든마우스를 받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기쁨이 지구를 뚫고 나갈 것 같은데요. 혹시 이분도 상 받는 상상 같은 걸 해보셨을까요?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이슈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 <뉴스를 품은 음악>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 조현지> 2주 전에는 음악계의 큰 행사, 그래미 시상식에 대한 얘기를 나눴는데 이번 주에는 영화 쪽에서 이벤트가 있었죠?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이틀 전에 있었는데, 중계 챙겨보셨나요?

◆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이하 정민재)> 그럼요. 제가 그날 오전, 오후 일정을 모두 조정해서 시상식의 처음부터 끝까지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지켜봤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흥분되는데요, 조현지 아나운서는 보셨어요?

◇ 조현지> 저는 마침 월요일 뉴스FM 생방 중에 시상식이 진행 중이어서 실시간으로 결과를 청취자분들께 전해드렸죠. 이번 시상식은 특히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을 포함한 4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았잖아요. 어떻게 보셨어요?

◆ 정민재> 저는 솔직히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국제장편영화상 하나 정도 받지 않을까 했는데, 나중에는 절로 탄성과 환호가 나오더라고요. 누군가 같이 보고 있다면 얼싸안고 춤을 추고 싶을 만큼, 마치 제 일처럼 기뻤습니다.

◇ 조현지> 아마 많은 분이 비슷한 기분이셨을 것 같습니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석권 소식은 며칠간 충분히 뉴스로 전해드렸기 때문에, 오늘은 좀 다른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지난번에 저희가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가 발표됐을 때 음악 부문 후보작을 소개하면서 어떤 영화가 받으면 좋겠다, 그런 이야기를 했었잖아요. 혹시 기억나세요?

◆ 정민재> 네, 그때는 저희가 오리지널 스코어 부문만 소개했는데, 제가 [작은 아씨들]의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수상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었죠. 아쉽게도 알렉상드르 데스플라는 수상에 실패했고요, 토드 필립스 감독의 영화 [조커]에서 음악을 맡은 힐더 구드나도티르에게 상이 돌아갔습니다. 물론 이 영화음악도 상당히 뛰어났습니다. 힐더 구드나도티르의 수상이 특히 의미 있었던 이유는, 매우 오랜만에 여성 음악가가 스코어 부문에서 수상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 조현지> 그동안은 여성 음악가가 이 부문에서 상을 받은 적이 별로 없었나요?

◆ 정민재> 여성 수상자는 힐더 구드나도티르를 포함해 딱 4명 있습니다. 시상식 이후에 국내에선 힐더 구드나도티르가 아카데미 역사상 스코어 부문의 첫 번째 여성 수상자라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던데, 명백히 오보입니다. 이전에 부부로서 수상을 했던 마릴린 버그만, 1996년 레이첼 포트만, 1997년 앤 더들리가 있었죠. 어쨌든 후보에 오른 적이 있는 여성 음악가도 7명밖에 없고, 수상자는 넷뿐이니 상당히 값진 상이었습니다.

◇ 조현지> 수상자의 소감도 남달랐겠는데요.

◆ 정민재> 몹시 감격한 듯 무대에 올라와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는 여성들에게 더욱 목소리를 내자는 메시지를 전달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올해 시상식에선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으로 시상식장의 오케스트라 지휘를 여성이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죠.

◇ 조현지> 여러모로 의미가 깊네요. 힐더 구드나도티르가 어떤 사람인지도 소개해주시죠.

◆ 정민재> 1982년생 아이슬란드 출신 음악가입니다. 원래는 첼리스트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고요, 지난 2018년에 세상을 뜬 아이슬란드 출신의 영화음악가 요한 요한슨과 함께 음악 작업을 하면서 영화음악계에 들어섰습니다. [시카리오], [레버넌트], [컨택트] 같은 영화에서 첼로를 연주했죠. [막달라 마리아 부활의 증인]은 요한 요한슨과 아예 곡 작업까지 같이했었고, 요한 요한슨의 사망 이후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와 HBO의 드라마 [체르노빌]의 음악을 작업하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공간감이 큰 사운드 디자인과 드론이라고 하는 전자음, 첼로를 비롯한 현악기의 감각적 활용이 돋보이는 음악이 특징입니다. 올해 오스카에서 스코어 부문을 수상한 [조커] 음악 중 메인 테마곡이라고 할 수 있는 ‘Defeated Clown’ 들어보시면 스타일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M. ‘Defeated Clown’ - Hildur Gudnadottir
 
◇ 조현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오리지널 스코어 부문을 수상한 아이슬란드의 음악 감독 힐더 구드나도티르의 음악 들어봤습니다. 저희가 지난번에 스코어 얘기는 나눴으니, 오늘은 주제곡 얘기를 좀 해보죠. 올해 주제가상 수상자는 누구였나요?

◆ 정민재> 올해의 주제가상 수상자는 바로 엘튼 존이었습니다. 엘튼 존은 지난해 개봉한 그의 전기 영화 [로켓맨]의 엔딩 크레디트 삽입곡 ‘(I’m Gonna) Love Me Again’으로 생애 두 번째 오스카 주제가상을 거머쥐었습니다. 1994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온 킹]의 주제곡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로 주제가상을 받은 바 있죠.

◇ 조현지> 엘튼 존이 상을 받았군요. 이건 예상하셨나요?

◆ 정민재> 개인적으로 엘튼 존의 오랜 팬이라서 염원도 했지만, 오스카 이전에 열렸던 많은 시상식에서 이미 엘튼 존이 주제가상을 여러 개 받았기 때문에 예상도 하고 있었습니다. 음악적으로는 엘튼 존 특유의 업 템포 로큰롤의 구성을 띠고 있고, 가사는 엘튼 존이 데뷔하기 전부터 함께했던 파트너 작사가 버니 토핀이 썼습니다. 한 마디로 엘튼 존 음악의 진수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죠.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다른 곡도 좋은 곡이 많았습니다만, 전설적인 뮤지션의 전기 영화이면서, 해당 뮤지션이 직접 쓰고 부른 그만의 노래라는 점, 또한 고난과 역경을 딛고 다시 한번 자신을 사랑하리라 외치는 희망적인 가사라는 점이 수상에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이 노래는 오늘 끝 곡으로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사실 주제가상은 우리에게 친숙한 수상작도 참 많잖아요.

◆ 정민재> 그렇죠. 주제가상은 1935년 7회 시상식부터 수여 하기 시작했는데요, 초기의 후보지명, 수상은 재즈와 스탠더드를 중심으로 이뤄졌고, 이후에는 로큰롤과 대중적인 팝송을 받아들였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힙합, 월드뮤직과 결합한 곡까지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곡이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경향이 짙었어요.

◇ 조현지> 어떤 노래들이 있었나요?

◆ 정민재> 지난해에는 레이디 가가와 브래들리 쿠퍼가 주연한 [스타 이즈 본]의 ‘Shallow’가 받았고, 그 전해에는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의 ‘Remember me’가 수상했습니다. 이 밖에도 [라라랜드]의 ‘City of stars’, [겨울왕국]의 ‘Let it go’, [원스]의 ‘Falling slowly’, 올해 시상식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던 에미넴의 ‘Lose yourself’ 같은 노래들이 2000년대에 수상을 했죠. 조현지 아나운서는 기억에 남는 주제가상 수상작 있을까요?

◇ 조현지> 언급해주신 곡들을 모두 좋아하는데, 아카데미에서 수상했다는 건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에요. 민재 씨는 어떤 곡 좋아하세요?

◆ 정민재> 저야 8090년대에 워낙 좋아하는 곡들이 많아서 한 곡을 고르기가 어려운데, 그래도 단 한 곡을 고르자면 역사적인 주디 갈란드의 [오즈의 마법사] 주제곡 ‘Over the Rainbow’를 꼽아야 할 것 같아요. 1940년에 열렸던 12회 시상식의 수상작이었는데, 물론 그 이전에도 좋은 곡은 많았지만, 이 노래가 나오고 상을 받으면서 비로소 영화 주제곡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고 생각하거든요. 해롤드 알렌과 입 하버그가 만든 할리우드와 미국 문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곡입니다. 오는 2월 26일에 루퍼트 굴드 감독의 영화 [주디]가 개봉을 하는데, 바로 이 영화의 ‘주디’가 지금 들을 노래 ‘Over the Rainbow’를 부른 주디 갈란드입니다. 르네 젤위거가 주디 갈란드의 역할을 맡아 명연기를 펼친 걸로 화제가 됐고,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이 영화로 르네 젤위거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죠. 노래 들어보시고 관심이 생기시는 분들은 영화 [주디]도 챙기셔야겠습니다.

M. ‘Over the Rainbow’ - Judy Garland

◇ 조현지> 아카데미 시상식의 음악상 부문, 스코어와 주제가상에 대한 얘기 나눠봤는데요, 이제 올해 주제가상을 수상한 엘튼 존의 노래 들어봐야죠.

◆ 정민재> 엘튼 존의 ‘(I’m Gonna) Love Me Again’이라는 노래고요, 전기 영화 [로켓맨]의 주제곡이었습니다. 주연 배우 태런 에저튼과 함께 불렀는데 태런 에저튼이 노래를 참 잘 불렀어요. 시상식에서는 [기생충]이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한 직후에 태런 에저튼 없이 엘튼 존 혼자 무대에 올라서 노래를 부르던데, 여전히 노래도 잘 부르고, 무엇보다 특유의 화려한 무대 구성도 재밌었습니다.

◇ 조현지> 네, 그럼 정민재 평론가 보내드리면서, 노래 ‘(I’m Gonna) Love Me Again’ 들을게요. 지금까지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이슈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M. ‘(I’m Gonna) Love Me Again’ - Elton J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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