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과학을 품은 뉴스] 박쥐가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는 60종, 제2의 코로나도 올 수 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2-04 15:05  | 조회 : 638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

[과학을 품은 뉴스] 박쥐가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는 60종, 제2의 코로나도 올 수 있다?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대체, 이 바이러스는 어떤 녀석인 걸까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보고, 만반의 대비를 해야겠습니다. 매주 화요일, 우리가 놓치고 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와 함께 할게요. <과학을 품은 뉴스>

◇ 조현지> 이 기자, 어서 오세요. 이번 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겠어요.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모습이에요.

◆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 (이하 이혜리)> 그렇습니다. 전 세계가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중국 내 사망자는 400명을 넘었고요. 확진자도 2만 명이 넘은 상황인데요. 국내는 현재 1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요. 우리 정부는 우선 일주일에서 열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중요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조현지> 이 기간 동안 방역,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서 바이러스가 더는 확산하지 말아야 할 텐데요.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막강한 전염력’을 지녔다고 이번에 이렇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이 ‘바이러스’에 관한 특징, 그중에서도 이 바이러스가 변이가 잘 일어난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잡기가 어려운 건지, 어떤가요?

◆ 이혜리> 그렇습니다. 먼저 바이러스에 대해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바이러스는 유전자 구조에 따라서 변이를 자주 일으키는 RNA 바이러스와 그렇지 않은 DNA 바이러스로 구분합니다. 말씀해주셨듯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변이’를 잘 일으키는 RNA 바이러스입니다. 여기서 또 한 가지, ‘균’과 ‘바이러스’를 자칫 혼동하실 수도 있는데요. ‘균’은 미생물, 그러니까 일종의 생명체로 볼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균과 달리 바이러스는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는 동물이나 식물, 사람을 숙주로 삼아서 살아가게 되는 겁니다. 이런 바이러스 가운데서도 ‘RNA 바이러스’는 변이가 잘 일어나기 때문에 숙주인 동물 그리고 사람 사이의 감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RNA 바이러스’ 참, 까다로운 존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인류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에이즈 역시 RNA 바이러스가 원인일 만큼, 인류에 큰 숙제를 남기는 그런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RNA 바이러스, 방금 에이즈 이야기해주셨는데, 만만한 녀석이 아니군요.

◆ 이혜리> 네, 방금 에이즈도 말씀해드렸지만, 우리가 가장 흔하게 알고 있는 RNA 바이러스는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있는데요. 참고로 이 독감 바이러스가 가장 변이가 잘 일어나는 바이러스이기도 하죠.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사망자 수를 근거로 집계한 세계 10대 전염병 중 8개가 RNA 바이러스일 정도로 ‘감염병과의 전쟁은 곧 RNA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다’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말씀하신 대로 RNA 바이러스를 정복하기 어려운 이유가 이 바이러스들이 ‘변이’가 잘 일어나기 때문인가요?

◆ 이혜리> 그렇습니다. 변이로 인해서 바이러스를 예측하는 게 어렵습니다. 변이 자체가 언제 일어날지 알 수도 없거니와 변이로 인해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것이 쉽기 않기 때문에 치료제도 백신도 쉽게 개발하기가 어려운 겁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면서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겨갔다고 하셨는데, 동물을 통해서 사람으로 바이러스가 전해지는 건 앞서 ‘사스’나 ‘메르스’ 사례를 통해서도 저희가 확인한 적이 있잖아요. 그때도 이들 바이러스의 숙주가 ‘박쥐’다, 이렇게 분석이 됐는데요. 이번에도 그렇다고요?

◆ 이혜리> 네, 그렇습니다. 사스의 경우에는 박쥐가 가지고 있던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에게 전파됐다가 사람에게 전염이 이뤄진 사례고요. 메르스는 박쥐가 낙타에게, 에볼라 바이러스는 박쥐가 원숭이에게 각각 바이러스를 옮긴 사례입니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역시 박쥐가 숙주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 조현지> 박쥐는 도대체 어떤 동물이기에 이렇게 바이러스를 계속 옮기는 건가요? 이렇게 바이러스를 많이 갖고 있는데, 왜 박쥐는 아무렇지 않은 거죠?

◆ 이혜리> 우선 박쥐의 면역 체계는 사람과 다릅니다. 쉽게 말해서 외부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면역반응 수준이 낮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사람처럼 면역 반응이 일어나서 바이러스를 죽이는 게 아리나 바이러스와 함께 공존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쥐가 하늘을 날 때는 체온이 40도까지 상승하는데요. 원래 바이러스가 열에 약한데, 사람과는 면역 체계가 다른 박쥐의 체온이 40도 정도로 오르니까 반대로 바이러스가 너무 많이 증식하지 않고, 적절히 체내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또 한 가지는 박쥐가 집단생활을 한다는 건데요. 수백 마리씩 함께 살다보니까, 바이러스가 여기저기 오가면서 전이가 더 쉽게 일어나게 되는 거죠. 박쥐는 또한 한 번 비행할 때 수백 km 정도 날아갈 수 있는데요. 이런 특성도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그런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보통 박쥐가 가진 바이러스가 130여 종에 달한다고 보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는 약 60종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 조현지> 이 이야기를 들으니까, 박쥐가 좀 무서워지는데요.

◆ 이혜리> 아 그렇다고 해서 박쥐를 모두 없애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다 박쥐 탓이다 이렇게 볼 수는 없겠죠. 그리고 일부 박쥐의 경우 해충을 잡아먹는 역할을 하기도 하니까요.

◇ 조현지> 근데 한국에도 박쥐가 살고 있지 않나요?

◆ 이혜리> 그렇죠. 국내에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박쥐 종들이 서식하고 있는데요. 국내 박쥐에서도 이런 바이러스들이 분명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선 국내 박쥐의 경우 과일을 주식으로 먹고 살아가는 다른 나라의 박쥐와 달리 주로 곤충을 잡아먹으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다른 동물과의 접촉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 조금은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서 박쥐에 대한 혐오, 왜 그 모든 탓을 박쥐에 하느냐, 이런 이야기들이 많은데요. 박쥐에 대해서 이런 분석을 이렇게 이야기하는 건 박쥐 탓을 해서 박쥐를 모두 없애버리자,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박쥐에 대해 미리 알고, 박쥐들이 보유하고 있는 바이러스가 어떤 건지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면 백신 개발에 수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국내에서도 메르스 사태 이후로 박쥐에 대한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거든요. 이런 것들이 박쥐에 대한 혐오가 아닌, 박쥐에 대한 이해, 나아가서는 질병을 정복하는 길로 이어질 수 있는 거겠죠. 워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가짜 뉴스도 많고요. 막연하게 불안감을 조장하는 그런 정보들도 많은데, 청취자분들께서도 떠다니는 많은 정보들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더 사실이고, 어떤 부분에서 왜곡됐는지를 따져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 조현지> 그니까요. 관련된 가짜뉴스도 참 문제더라고요. 뭐 바라만 봐도 전염이 된다, 이런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지나친 두려움, 이런 두려움이 또 지나친 혐오로 이어지는 것은 또 바람직한 것은 아니겠죠. 열흘 정도 되는 이 고비를 잘 지나서, 많은 분들이 안심하고 외출도 하시고, 여행도 가시고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는 이런 분위기가 탈바꿈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야기도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