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브렉시트 D-DAY, 영국 현지 분위기 어떨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1-31 13:06  | 조회 : 837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1월 31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수정 통신원 (영국 런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2016년 6월, 국민투표 이후 3년 7개월여 만에 오늘, 드디어 영국이 유럽공동체에서 탈퇴합니다.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 EEC부터 보면 47년 만에 공동체를 떠나게 되는 건데요. 유럽연합 탈퇴 이후 과연 이전의 영국과는 뭐가 달라지는 건지, 그리고 지금 영국 현지 분위기는 어떨지 관심입니다. 오늘 NOW인터뷰 시간에는 영국 런던 현지를 연결해보겠습니다. 김수정 통신원, 전화로 연결합니다. 통신원님, 안녕하세요.

◆ 김수정 통신원(이하 김수정): 안녕하세요. 영국 런던입니다.

◇ 전진영: 1월 31일 영국에서는 이제 굉장히 역사적인 날로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 현지 분위기나 언론들도 떠들썩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김수정: 그렇습니다. 2016년 6월 국민투표 이후 3년 3개월 만에 브렉시트는 마침내 현실화됐는데요. 예상하신 대로 현지 언론들은 코로나바이러스와 더불어서 브렉시트 이야기로 뒤덮였습니다. 국민투표 이후 과정을 하나하나 정리한 기사들부터, 47년 동안 유럽연합 안에 있으면서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는지, 이런 부분을 조목조목 짚어보는 기사들도 쏟아지고 있고요. 특히 국민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부분은 역시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미래에 관한 겁니다. 영국과 EU는 올해 12월 31일까지 전환기간을 두고 협상을 벌이게 되는데요. 이 기간 동안 자유무역협정은 어떻게 진행될지. 안보나 이민 문제 같은 예민한 부분들이 어떻게 정리될지에 대해서 모든 국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또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날인 만큼 영국 국기인 유니언 잭을 내걸고 드디어 브렉시트가 이루어진 것에 대해 자축하면서 기뻐하는 술집이나 식당들도 많이 보이고 있고요. 한편 반대로 브렉시트를 반대하던 시민들에게는 좀 우울한 날이 됐는데요. 촛불을 켜놓고 묵념하는 모임도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고 합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러니까 현지 시각, 영국 시각으로 오늘 밤 11시를 기점으로 브렉시트가 이뤄지는 건데. 관련 행사들도 많이 열린다고요?

◆ 김수정: 네, 그렇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여러 기념 행사가 열립니다. 총리실에서는 밤 11시에 영국 국기와 조명시계 장치를 설치했고요. 또 주변 정부 청사에 불을 밝히고 간소하게 기념행사를 치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집권 보수당은 브렉시트를 자축하는 기념품을 대거 출시했습니다. 기념품들은 붙이는 자석이나 티타올, 또 옷핀이나 머그컵 같은 생활용품들인데요. 하나같이 브렉시트가 실현됐다는 뜻의 ‘Got Brexit Done’ 이런 구호를 박아 넣었습니다. 티타올에는 보리스 존스 총리의 사진이 영국 국기, 방패와 함께 디자인 됐고요. 2020년 1월 31일 브렉시트 날짜를 한결 같이 큼지막하게 써넣었다고 합니다. 한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역시 방송을 통해서 밤 10시에 관련 연설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이미 존슨 총리는 인터뷰에서 “영국으로서는 위대한 순간이다” 이렇게 발언했고요. “희망과 기회의 순간이지만, 자신감 넘치는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렇게 의견을 밝혔습니다. 또 총리는 브렉시트가 여전히 국가를 분열시키고 있음을 염두에 둘 것이지만, 31일 열리는 유럽연합 탈퇴 기념행사는 존중하겠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 전진영: 그런데 이렇게 마냥 축제 분위기로만 즐길 수가 없는 게,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국민들도 사실 많았기 때문에요. 기념식을 너무 거창하게 한다거나 이렇게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면 오히려 여론이 좀 분열된다거나 국민들 사이에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진 않은지, 그런 부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을 것 같은데. 영국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요?

◆ 김수정: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정부에서도 상당히 조심스럽고 소박하게 기념 행사를 치르는 모양새인데요. 그동안 브렉시트로 인해서 말씀하신 대로 여러 가지 분열을 겪은 데다가 국민 상당수는 여전히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입장인 만큼 떠들썩하고 화려한 축제보다는 최대한 정중하고 다소 보수적으로 축하를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1월 한 달 동안 영국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가 무엇일까, 이런 조사가 나온 게 있는데 “종소리” “여권” 그리고 “이동의 자유” 이런 단어들이 나왔습니다. 브렉시트 이후에 여권이나 이동의 자유, 이 정도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데 종소리는 뭔가요?

◆ 김수정: 네, 이게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를 한 건데요. 사실 모두 브렉시트와 관련 있는 검색어입니다. 종소리는 바로 영국의 상징인 빅벤의 종소리를 의미합니다. 그동안 브렉시트 발효를 기념하기 위해서 빅벤의 종을 울릴지 그 여부에 대해서 영국 네티즌 사이에서 격렬한 토론이 이뤄졌거든요. 또 친 브렉시트 의원들은 빅벤 타종을 이번 기회에 꼭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요. 현재 보수공사 중인 빅벤을 타종하려면 50만 파운드 정도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고 해서요. 의회에서는 세금으로 이 돈을 낼 수는 없다고 했고 결국 종이 울리는 건 취소됐습니다. 또 일부에서는 1·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당시처럼 교회 종을 울려야 한다, 이런 주장도 나왔었는데요. 영국 교회에서는 정치적인 이유로 타종을 하지는 않겠다고 결국 결정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여권이나 이동의 자유, 이 부분은 영국 내에 있는 국민들도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검색어가 나온 게 아닌가 싶은데. 브렉시트 이후에 그러면 영국 국민들이 여권 사용이나 이동을 하는 데 있어서 차이가 생기나요, 좀 어떻습니까?

◆ 김수정: 당분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다시피 그동안 영국 국민들이 EU를 간다거나 EU 국민들이 영국을 왔을 때 역내 국경을 통과할 때 비자가 필요 없었는데요. 심지어 나라에 따라서는 여권 검사도 필요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영국이 EU를 탈퇴하니까 이야기는 좀 달라지는 거죠. 원칙적으로 여권보안 검색 등 이동에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겁니다. 하지만 연말까지 전환기간이 설정되면서 당장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결 같이 일단 올해 말까지는 영국인들이 여권을 현재처럼 계속 이용할 수 있게 되고요. 이동에 제한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고요. 또 핸드폰을 사용하는 부분이나 보험 역시 이전과 똑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이 부분이 내년부터 어떻게 될지는 올해 협상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러니까 올해 말까지 남은 11개월 동안, 이 기간이 전환기간인 건데 그러면 이 11개월 동안 영국과 EU 간에 브렉시트 이후에 바뀌어야 할 점이라든지 여러 가지 시스템에 대한 협상이 이 기간 동안 계속되는 거죠?

◆ 김수정: 그렇습니다. 앞서 영국과 EU는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서 브렉시트와 완전한 탈퇴 사이에 과도기를 두기로 하고 이렇게 전환 기간을 설정했는데요. 이에 따라서 브렉시트 이후에도 이 기간 동안 영국은 계속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 남아 있게 되고, 또 예상분담금을 포함에서 EU 회원국의 의무를 준수해야 합니다. 양측은 이 기간 동안 자유무역협정을 비롯해 무역, 안보, 이민, 외교, 정책, 교통 이런 모든 부분에서 다양한 협상을 매듭지어야 하는 겁니다. 

◇ 전진영: 그런데 EU를 탈퇴하는 데 3년 7개월이나 걸렸는데요. 이 11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수많은 규칙들이 다 마련이 될지, 그리고 만약에 이 기간 동안 협상이 안 되면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 건지, 이 부분에 대한 우려도 많을 것 같은데, 관련 뉴스나 보도들도 지금 많이 나오고 있겠죠?

◆ 김수정: 그렇습니다. 어쩌면 지난 3년 넘는 기간 동안의 진통보다 앞으로 11개월이 더 어렵고 힘든 과정일 거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EU는 영국 말고도 남은 EU 27개국이 승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다양하고 또 대다수를 만족시키는, 모두를 만족시키는 결론을 도출한다는 게 참 쉽지 않기 때문에요. 영국도 그렇지만 유럽연합 역시 이 방대하고 복잡한 미래관계 협상을 11개월에 마무리 짓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 아닌가. 이렇게 깊은 우려를 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만약 올해 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영국은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사실상 노딜 브렉시트와 다름없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예측도 한편에서는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그리고 이렇게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스코틀랜드에서 분리독립을 위한 제2의 주민투표를 추진하겠다, 이런 목소리가 또 나오고 있습니다. 현실 가능성에 대해서는 영국 현지에서 어떤 반응들이 나오고 있나요?

◆ 김수정: 네, 일단 배경을 설명드리자면요. 스코틀랜드국민당 SNP는 영국 중앙정부의 계속적인 거부에도 불구하고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는데요. 지난 2014년에 치러졌던 분리독립 투표는 찬성이 45%에 그쳐서 부결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2년 후에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스코틀랜드 주민들은 62%가 EU 잔류에 표를 던졌거든요. 결국 영국 전체에서는 탈퇴를 하기로 했지만 이게 스코틀랜드 사람들 의사와는 어떻게 보면 관계가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스코틀랜드도 EU에서 억지로 분리가 되게 됐고요. 이에 대해서 불만이 컸던 상황입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추진안이 고개를 다시 들었고요. 국민당은 올해 내 제2 국민투표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게 얼마나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거지만요. 분명한 사실은 첫 번째 국민투표 때보다는 독립 찬성에 힘이 실어지지 않을까. 이런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리고 북아일랜드 지역도 지금 또 다른 갈등 지점인데. 여기에서는 지금 분리주의 무장조직의 폭력이 이미 증가하고 있는 그런 징후가 보이고 있다고 하던데요.

◆ 김수정: 네, 맞습니다. 북아일랜드에는 아일랜드의 통일을 추구하는 IRA, 즉 북아일랜드공화국군과 친영국 조직들이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무장조직들이 브렉시트를 계기로 부활할 수 있다.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분리주의 폭력이 증가하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이래 꾸준히 감소해오던 무장조직 공격이 2018년을 기점으로 반등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서 아일랜드민족주의도 고개를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요. 북아일랜드 독립에 대한 주민 투표에 대한 논란, 이 부분의 가능성도 다시 점쳐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수정: 고맙습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영국 런던에 있는 김수정 통신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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