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목) 쥐의 결혼식

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경자년은 입춘날부터 시작된다고 하는 게 다수설이긴 합니다만, 음력설을 지내면서 우리 마음속에는 경자년이 시작됐습니다. 잘 아시는대로 경자년은 쥐띠 해인데요, 쥐는 12지지 중에서 첫 번째 동물입니다. 쥐가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한 건 소 등 위에 올라타 있다가 마지막에 폴짝 뛰어내렸기 때문이라는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중국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쥐를 돈과 연결시키는데요, 쥐가 밤새 곡물을 쪼아먹는 소리를 ‘돈 세는 소리’라고 생각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돈쥐’, 중국어로는 돈 전자에다 쥐 서자를 써서 전서(錢鼠), 치엔수라고 하는데요, 구두쇠를 일컫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끄럽게 굴던 쥐들도요, 일년 중에 단 하루만큼은 조용히 지냅니다. 바로 쥐가 결혼을 하는 날입니다. 그날이 언제일까요? 중국 각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데요, 어떤 지역은 섣달 초사흘이나 섣달 초이레, 어떤 지역은 정월 19일이라고 합니다. 북경에서는 정월 초사흘째되는 날, 쥐가 혼례를 올린다고 생각합니다. 이날은 예부터 사람들이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쥐가 혼례를 치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요, 집안 구석구석에 곡식 낱알을 뿌려둬서 쥐들의 결혼을 축하하는 선물을 한다고 합니다. 이런 풍습은 모두 쥐가 돈을 상징하는 의미와 연관돼 있습니다. 사실 쥐는 현실 생활에서는 인간에게 이로움보다는 해로움을 많이 가져다주는 동물인데요, 중국인들은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쥐를 모두 없애려고만 했던 게 아니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특히 쥐는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특징을 연결지어서 사람들도 더 많은 자손을 낳고 풍성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그래서 쥐가 결혼하는 날은 사실, 쥐들이 맘 놓고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곡식을 먹을 수 있는, 가장 시끄러운 날인데요, 그걸 사람들이 일부러 듣지 않기로 작정하고 잠이 들어버리기 때문에 ‘가장 조용한 날’이기도 한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再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