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수) ‘경자년’은 도대체 언제 시작되는가?

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경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아니, 이게 뭔 뚱딴지같은 소린고? 경자년 새해가 시작한 게 언젠데 아직도 이런 인사를 하나 하고 의아해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편의상 1월 1일부터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는 표현을 쓰긴 하지만요, 사실 경자년이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딱히 정확하게 말할 수 없습니다. 1월 1일 신정은 양력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고요, ‘경자년’이라는 표현은 육십갑자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인데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설은 입춘 날부터 경자년이 시작된다는 주장입니다. 올해로 치면 2월 4일이 되겠습니다. 또 일부에서는 절기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해서요, 동짓날이 일년 중 해가 가장 짧은 날인데, 이 날을 기준으로 해가 길어지기 때문에 이날부터 한 해가 시작된다고 보는 주장입니다. 음력 1월 1일이 경자년의 시작이라고 하는 주장은 사실상 크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력과 음력, 육십갑자가 뒤섞이면서 언제부터가 진정한 경자년인지 모호해지고 말았습니다. 육십갑자는 잘 아시는대로 10개의 천간과 12개의 지지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일종의 역법입니다. 천간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지지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이렇게인데요, 이게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사실 정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국 은나라 때 갑골문에 이미 육십갑자가 나타난 걸로 봐서 적어도 3천 년 전에 시작됐다고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천간과 지지의 이름이 왜 이렇게 붙었는지, 왜 갑을병정이 되고, 자축인묘가 됐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고대 중국인의 논리 구조에 따른 걸 텐데요. 천간이 10개, 지지가 12개면 얼른 산수를 해 보면 둘 사이의 결합은 모두 120개 경우의 수가 나와야 하는데요, 육십갑자는 천간을 기본으로 해서 순서대로 10개의 천간을 나열했기 때문에 모두 60개 결합만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갑축년이라든지, 을자년 같은 해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경자년은 육십갑자 중 37번째에 해당합니다. 아무튼 경자년 새해에도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再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