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메그시트, 英왕실 독립하면 삶 어떻게 달라질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1-20 12:21  | 조회 : 705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1월 20일 월요일
□ 출연자 : 김수정 통신원 (영국 런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영국 사회가 해리 왕자 부부의 독립 선언으로 떠들썩합니다. 지난 13일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긴급 가족회의를 소집하고 해리의 뜻을 존중하겠다며 독립 선언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오늘은 최근 영국에서 지금 브렉시트보다 더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메그시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국 런던의 김수정 통신원,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통신원님, 안녕하세요.

◆ 김수정 통신원(이하 김수정): 안녕하세요, 영국 런던입니다.

◇ 전진영: 사실 해리 왕자가 영국 왕실의 전통을 깨고 이혼 이력이 있는 미국 혼혈 여성이었죠. 메건 마클하고 결혼을 한 것부터 굉장히 큰 이슈가 됐었는데. 해리 부부가 독립을 선언한 이유는 뭐라고 나오나요?

◆ 김수정: 유럽의 주요 언론들은 가장 큰 이유로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의 지속적인 공격을 꼽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매건 마클 왕손비는 아프리카 계 혼혈 미국인으로 해리 왕손과 결혼 당시 두 살 연상에 이혼 경력까지 있어서 화제였었죠. 혼혈 신부인 외국인이 영국 왕실에 들어오는 일 자체가 드문 일인데다가, 마클 왕손비가 친아버지와 계속적인 불화를 보이면서 친아버지가 결국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결혼 당시 이런 가족 간 불화가 언론들에게는 좋은 이야깃거리가 됐었고요. 이후 마클 왕손비에 대한 영국 보수신문들의 공격은 결혼 이후에도 쭉 이어졌는데요. 특히 최근에 마클 왕손비가 아들 ‘아치’를 출산한 뒤에 그동안 오랜 왕실의 관례를 깨고 로열베이비 공개를 거부하면서 안 그래도 곱지 않은 눈으로 보고 있던 미디어들의 적대감에 기름을 부은 겁니다. 이전 사례를 잠시 보면요.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 비와 다이애나 비는 출산 직후에 병원 앞에서 국민들에게 로열베이비의 탄생을 알리면서 아기를 공개적으로 공개했는데요. 마클 왕손비는 처음으로 이런 형식을 거부하면서 어떻게 보면 미운털이 박힌 겁니다. 따라서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해리 왕자 부부가 국민들의 세금으로 특권을 누리면서 해야 할 의무는 피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불만이 고조 되고 있었고요. 이런 분위기에 해리 왕자 부부는 큰 부담을 느낀 나머지 독립을 선택했다는 설명입니다.

◇ 전진영: 그렇게 왕실의 전통을 깬 부분도 그렇지만, 독립을 선언했던 이번에 결정적인 계기가 윌리엄 왕세손 내외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도 나왔거든요.

◆ 김수정: 네, 그렇습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일간지 중 하나인 더타임즈는 앞서 소식통을 인용하면서 해리 왕자 부부가 윌리엄 왕세손의 지속적인 괴롭힘 때문에 왕실에서 밀려나오는 심정에 빠져 있다, 이렇게 보도한 바 있는데요. 이후 지난 8일,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 고위 구성원 자리를 내려놓고 재정적으로 왕실로부터 독립을 하겠다고 선언하자 형제의 불화설이 본격적으로 불거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13일, 윌리엄과 해리 형제가 공동으로 성명을 냈고요. 불화를 겪고 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는데요. 두 사람이 명확하게 부인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신문에 두 형제의 관계에 대해 추측하는 가짜뉴스가 실렸다고 설명했고요. 정신건강을 둘러싼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는 형제들에게 이런 방식의 선동적인 언어 사용은 공격적이고 해롭다.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 전진영: 아무튼 해리 부부가 이렇게 독립을 선언했을 때 영국 왕실은 물론이고 영국 국민들까지도 굉장히 충격을 많이 받았을 것 같거든요. 어떤 분위기였습니까?

◆ 김수정: 맞습니다. 그동안 왕실의 관례를 여러 번 깨왔던 부부이지만 이번에 왕실을 탈퇴하겠다는 선언은 영국 전역을 ㄸ들썩하게 했는데요. 앞서 말씀하셨다시피 영국 언론은 해리 부부가 독립을 선언한 이번 사건을 두고 “브렉시트가 메그시트로 대체됐다” 이렇게 표현했을 정돕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브렉시트 이슈가 영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면, 2020년에는 매그시트, 즉 매건 마클의 독립 선언이 더 큰 뉴스로 등극했다는 건데요. 물론 미디어를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삶에 묵묵히 집중하는 모습을 응원한다는 일부 반응도 있지만요. 대부분 국민들은 사실 비판적인 분위기입니다. 그동안 왕실 가족으로 온갖 혜택은 다 누리다가 입맛에 안 맞는 건 안하겠다, 이런 건 좀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건데요. 어쨌든 방송의 다양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도 조롱거리가 되고 있고요. 당분간 영국 사회에서 가장 큰 화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전진영: 결국 왕실에서의 이야기도 나왔는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긴급 가족대책를 해리 부부의 독립을 허락하겠다. 이렇게 공식적으로 바로 밝혔는데, 작위 유지 여부, 그리고 재정적인 독립을 어떻게 할 것이냐. 그 부분이 언론에서도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갖던 부분인데, 그 부분에 대한 결론도 얼마 전에 나왔더라고요. 긴급 대책 회의에서는어떤 문제들이 논의가 됐나요?

◆ 김수정: 네, 그렇습니다. 우선 해리 왕자 부부는 오는 봄부터 왕실 직책을 공식적으로 내려놓게 됐습니다. 우선 우리말로 하면 전하 이런 격에 해당되는 HRH라는 왕실 존칭을 이제 사용하지 않게 되고요. 왕실의 재정 지원도 중단됩니다. 직계가족을 의미하는 씨니어 왕실 가족 구성원에서도 한발 물러나게 되고요. 이제부터 말하자면 해리 왕자 가족은 공식적으로 여왕을 대리할 수 없게 됩니다. 또 해리 왕자는 공식적으로 여왕 폐하의 군대인 영국군의 장교 직위를 가지고 있었는데 여기에서도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원래 왕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해리 왕자, 이렇게 부르는 호칭은 계속 사용될 예정이고요. 왕위 계승 6위 서열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왕실은 공식적 지위의 상실과는 별개로 가족으로서 사적인 후원과 결속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전진영: 그러니까 말씀해주신 내용을 쭉 들어보면서 미루어 짐작해보면 왕실 가족이라는 구성원에서의 입장은 유지되지만, 전하라는 지위 자체도 없어지고 그리고 왕실이 주는 재정지원도 아예 완전히 끊긴다.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 김수정: 네, 그렇습니다. 지금 해리 왕자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서섹스 공작 작위, 이것은 유지가 되는데요. 원래 영국 여왕은 왕자들이 결혼할 때 공작 작위를 주는 관례가 있습니다. 이 관례에 따라서 해리 왕자는 결혼 전에 서섹스 공작(Duke of Sussex)이라는 작위를 받았고요. 2018년 5월에 메건 마클과 결혼식을 올렸는데요. 결혼하면서 여왕으로부터 서섹스 공작 이외에도 덤바턴 백작, 카일킬 남작이라는 지위도 함께 받은 바 있습니다. 결혼 후에 해리 왕자는 공식적으로 문서에서도 그렇고 공식적인 행사에서도 그렇고 서섹스 공작 전하, 마클 왕자비는 서섹스 공작부인 전하 이렇게 불려왔는데요. HRH라는 게 His royal highness 이런 말인데 Her royal highness 이 말이 빠지게 되는 겁니다. 이제는 작위는 그대로 가지고 있는데 전하라는 말이 빠지고 단순하게 공작, 공작부인 이렇게 불리게 되는 겁니다. 

◇ 전진영: 그리고 또 뉴스 보도를 통해서 보기로는 해리 부부가 썼던 집 수리 비용 때문에도 되게 비판을 받았던데, 그 비용도 이제 완전히 반납하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 김수정: 네, 맞습니다. 그 금액이 엄청난데요. 24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따지면 약 36억원에 달하는 집수리 비용을 써서 언론의 비판을 많이 받았었죠. 그런 여론을 의식해서 왕실은 이 금액을 반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부분을 두고 또 한편 일부 언론들은 여왕이 이번 사태에 진노한게 분명하다,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왕실의 대응은 이제 나왔고요. 그리고 해리 부부가 재정적으로 독립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본인들이 '서섹스 로열'이란 브랜드를 만들어서 이 브랜드를 붙인 의류랑 인쇄물을 판매하겠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던데. 그런데 이렇게 브랜드를, ‘서섹스 로열’이라는 단어를 쓴다고 한다면 이것은 결국 완전히 독립하는 게 아니라 왕실을 이용해서 수익을 어느 정도 얻겠다, 이런 의도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 김수정: 그렇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비판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말씀대로 해리 왕자와 마클 부부는 지난 8일 독립선언에 앞서서 자신들의 공식 호칭이 들어가는 서섹스 로열의 브랜드 등록절차를 밟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이들은 지난해 여름 후드티셔츠나 양말과 같은 의류를 비롯해서 광고캠페인이나 교육, 자선기금에 이르기까지 수백가지 아이템에 대해서 서섹스 로열 재단의 영국 상표권을 확보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여기에 이어서 지난달에는 유럽연합과 미국, 캐나다, 호주에 적용되는 상표권 등록을 신청한 겁니다. 하지만 지금 앞서 말씀드린 대로 로열브랜드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셉니다. 앞서 여러 번 말씀드린 대로 왕손 부부가 왕실의 의무와 책임은 거부하면서 왕실 일원에게 부여되는 어떤 지위를 브랜드화해서 돈을 버는 게 부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말씀대로 진정한 독립이 아닌 거죠, 이렇게 되면.

◇ 전진영: 네, 그렇게 보이는데요. 그리고 또 이 부분도 관심이었습니다. 만약에 왕실에서 독립을 하면 메건 왕자비가 어쨌든 배우 출신이기 때문에 과연 배우 활동을 다시 할 것인가. 이 부분도 관심이 높았는데. 이미 디즈니와 계약도 했고, 배우 활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던데요.

◆ 김수정: 맞습니다. 18일 여왕이 발표한 발표문에는 해리 왕자 부부에 대해서 무슨 일을 하든지 여왕 폐하의 가치를 지킬 것이라는 조건이 명시됐는데요. 이에 대해서 언론들은 해리 부부의 영리행위를 인정은 하되, 왕실을 너무 상업화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앞서 말씀드린 서섹스 로열 재단에 대해서 왕실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 이 부분에도 주목되고 있는데요. 이미 해리 왕자 부부는 개인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계정도 만들었고 티셔츠, 양말, 카드, 연필 수백개가 넘는 상품에 서섹스 로열 상표권을 등록한 부분을 왕실이 용납할지, 또 해리 왕자는 애플과 다큐멘터리 제작을 하겠다고 알려져 있고요. 미국 배우 출신이 매건은 디즈니와 이미 영화 성우 연기를 계약했다고 하는데 이 모든 부분이 왕실 입장에서는 사실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지금 영국 내부적으로도 말씀해주신 분위기를 들어보니까 굉장히 충격에 휩싸인 것 같은데. 영국 밖에서 아무래도 이 정도로 여진이 큰 곳은 아마 캐나다일 것 같습니다. 해리 부부가 독립 이후에 캐나다에서 살겠다고 했기 때문에 지금 캐나다도 비슷한 무게감으로 이슈가 되고 있을 것 같은데. 해리 부부가 캐나다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요? 

◆ 김수정: 아무래도 캐나다가 영연방 52개국 중 하나란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캐나다는 1867년 독립했지만 영국 왕실에 상당히 우호적이어서요. 영국 왕족들이 편하게 드나드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지난 8일, 해리 왕자가 독립을 발표하자마자 캐나다 총독으로 임명하면어떨까,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입니다.

◇ 전진영: 그런데 지금 캐나다 현지 반응도 그리 좋지는 않아 보이던데요?

◆ 김수정: 네, 맞습니다. 처음에는 캐나다가 환영하는 분위기를 취했는데요. 해리 부부는 사실 이미 지난 연말에 캐나다로 이주를 마쳤고, 특히 할머니 여왕과 아버지 찰스 왕세자에게 알리지도 않고 도망치듯 이사 갔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캐나다 현지 언론에서는 영국의 왕족이 고위직을 유지하면서 캐나다에 산다는 건 캐나다가 영국 지배에서 독립했다는 헌법정신을 건드리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고요. 일부 법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들이 캐나다에서 왕족으로 계속 살 경우 위헌 소송을 제기하겠다, 이런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고 합니다. 돈 문제도 부각됐는데요. 영국 경찰은 현재 해리 가족의 경호에 매년 8억에서 9억 정도를 쓰고 있는데, 이들이 독립을 선언하게 되면서 이 경호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해리 부부가 캐나다에 오면 체류비나 경호비를 캐나다 국가의 예산으로 어느 정도 도와주겠다, 이런 발언을 했다가 자국 언론의 극심한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 전진영: 영국이 브렉시트도 아직 완전히 정비가 안 된 상태에서 지금 매그시트까지 등장하면서 당분간 또 분위기가 혼란스럽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고맙습니다.

◆ 김수정: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영국 런던 김수정 통신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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