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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기생충’ 골든글로브 수상, 새로운 빈부격차 담론 통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1-06 16:06  | 조회 : 1776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기생충골든글로브 수상, 새로운 빈부격차 담론 통했다!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영화 <기생충>이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기생충>은 영화계의 예상대로 수상의 영예를 안으면서 한국 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수상 기록을 세웠습니다. 미국타임즈는 영화 <기생충>을 2019 영화로 선정하면서 <기생충>은 디스토피아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안에 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거든요. 반지하와 대저택은 현대사회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영화는 계급투쟁에 관한 날카로운 시선을 담고 있어서요. 생생경제에서 다루지 않을 수 없는 영화입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 영화 <기생충> 이야기 나눠볼게요. 평론가님, 안녕하세요?

◆ 김헌식 문화평론가(이하 김헌식)>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혜민> 정말 기쁜 소식이죠.

◆ 김헌식> 네, 어느 정도 예측은 했지만 막상 들으니까 굉장히 기분이 좋네요.

◇ 김혜민> 골든글로브의 외국어영화상, 이게 어떤 상이고, 어떤 의미인지 설명을 해주실까요?

◆ 김헌식> 일단은 미국에서 권위 있는 상이라고 하면 골든글로브하고 아카데미상이 있는데요. 골든글로브 같은 경우에는 여기서 상을 받게 되면 아카데미에서도 상을 받는다고 하는 그런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작년 같은 경우에도 <로마>라고 하는 작품이 골든글로브에서 감독상을 받았는데, 아카데미에서도 감독상을 받았거든요. 그리고 이 영화는 스페인어 영화였고요. 어쨌든 골든글로브는 외신 기자 협회에서 주는 겁니다. 그러니까 기자들이 점수를 매겨서 상을 주는 것이고요. 아카데미는 아카데미 협회가 있습니다. 협회 회원들이 투표를 해서 거기서 순위를 매겨서 각각 점수에 따라서 상을 주게 되는 상황이거든요. 골든글로브에서 상을 받았다는 것은 앞으로 아카데미상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하는 신호로 읽히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언론 매체에서 주목을 하는 겁니다.

◇ 김혜민> 골든글로브상 수상 자체에도 의미가 있지만, 골든글로브가 아카데미의 바로미터기 때문에 더 희망적인 반응을 사람들이 보이고 있다는 말씀이세요. 유독 골든글로브가 한국 영화가 넘지 못했던 높은 벽이었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 김헌식> 사실 골든글로브뿐만 아니라 아카데미도 후보조차 오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벽이 높다는 것이고요. 사실 골든글로브 같은 경우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외신 기자들이 평가를 하는 것인데요. 아카데미 같은 경우는 아카데미 협회 회원들이 평가를 하는 겁니다. 대표성을 보면 아카데미가 더 높죠. 아카데미 회원이 되려면 구성원이 다양해요. 감독도 있을 수 있고, 아니면 시나리오 작가일 수도 있고, 제작자일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균형성을 가질 수 있겠죠. 골든글로브에서 상을 받았다는 것은 1차 관문을 넘었다고 볼 수 있겠고, 후보에 오른 상황 속에서 이렇게 수상을 했던 그런 측면이 의미 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혜민> 골든글로브는 외신 기자들이 평가한다고 하셨어요. 아무래도 <기생충>이 말하는 시대정신, 문제의식, 이런 게 지금 현재 기자들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이 시대의 화두라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요?

◆ 김헌식> 저는 일종의 외신 기자들은 두 가지 관문 역할을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일단 외신 기자라는 것은 해외의 뉴스를 직접적으로 미국에 전달하는 입장이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영화로 치면 해외 영화나 전 세계적으로 이런 영화들이 화두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전달하는 관문 역할이고요. 사실 기자의 역할은 그런 역할이고, 방송도 그런 역할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작품이 사실은 이게 골든글로브하고 아카데미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미국은 사실 팝 컬처의 중심부이기도 하면서 조금 더 대중성 있는 작품들을 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유럽의 3대, 4대 영화제에서 상을 받아도 그것은 우리의 대중성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부할 수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와 같은 경우, 예전만 못하기는 하지만, 여기서 상을 받게 되면 시장의 관점에서 봤을 때 세계 시장에서 흥행할 가능성이 높죠. 일종의 바이어들이 더 많이 사갈 가능성이 높다는 거예요. 예전에 아카데미상 효과라는 게 있었거든요.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게 되면 극장에 일단 높게 판매되는 것뿐만 아니라 흥행이 보증된다는 것이 있었는데, 그동안 매체가 다양화되면서 아카데미상 효과가 조금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봉준호 감독 같은 경우에는 작품 자체가 장르적이나 소재나 이런 것들이 세계 보편적이면서도 예술성도 있고, 대중성도 있으니까 주목을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이죠.

◇ 김혜민> 그러니까 외신 기자들이 평가했기 때문에 그만큼 시대정신도 담겨 있고, 그 시대정신을 얼마나 대중적으로 표현했는지에 대한 평가도 된다는 말씀이세요. 결국, 이 시대정신 때문에 생생경제에서 <기생충> 영화를 다루는 건데요. 영화 <기생충>을 관통하는 큰 줄기는 빈부격차잖아요. 우리 사회에서 양극화라는 이름으로 굉장히 오랜 갈등을 빚어왔고, 그 갈등을 대저택과 반지하라고 하는 탁월한 묘사를 통해서 이 영화를 영화화하면서 예술성과 대중성을 다 잡았단 말이에요. 이게 어떻게 외국 사람들 마음을 울렸을까요?

◆ 김헌식> 일단 처음에 해외에서 상을 받고 국내에서 개봉을 했을 때, 국내에서는 거꾸로  반발하는 평가들이 굉장히 있었습니다. 특히 지식인들의 반발도 많았습니다. 그 이유는 뭐냐면 영화 제목이 기생충이거든요. 그러면 기생충은 누구를 말하는 것이냐, 이런 질문을 던지는 영화거든요. 대체적으로 빈부격차 이야기를 하면 보통의 담론들은 대개 부자를 공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류층을 공격하고,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이 영화는 그 반대 지점에 있어서 그러면 서민을 그런 존재로 규정하느냐고 하는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이 영화에서는 부자를 극단적으로 비판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조건 가난을 옹호하는 것도 아니고, 공존, 공생의 보이지 않는 룰, 이런 것을 우회적으로 다양한 장르나, 특히 블랙코미디 방식으로 접목을 했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기존에 우리가 다루던 빈부격차의 문제하고는 다른 식으로 접근해주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죠. 거꾸로 무슨 이야기냐 하면 부자들 같은 경우에도 가난을 외면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 김혜민> 결국 자신의 불행으로 다가온다는 거죠.

◆ 김헌식> 부메랑 효과처럼 온다는 것이고요. 거꾸로 가난한 사람도 너무 부에 관련해서 자기 이익만 챙기게 되면 서로에게 불행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어서 무조건 부자를 공격하고, 혐오하고, 그들의 것을 내가 뺏어서 쓰고, 이런 일종의 또 다른 악을 낳는 접근방식에 대해서 우회적으로 비틀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빈부격차 담론에 익숙했던 분들 같은 경우는 처음에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점.

◇ 김혜민> 기존의 빈부격차 담론이라는 게 흥부와 놀부 같은 거잖아요.

◆ 김헌식> 그렇죠. 놀부는 못되고, 흥부는 착하고.

◇ 김혜민> 그런데 지금 이 새로운 담론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서 이게 사회 시스템으로 빈부격차가 정착됐고, 그 안에서 어느 누구도 행복할 수 없는 그런 새로운 빈부격차의 담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 김헌식> 특히나 부자의 부 축적 수단이 IT였어요. 정보통신 쪽에 종사하는 사람이었는데, 그러면 우리가 정보통신이라고 하면 새로운 해방, 또 수평적인 세계를 그려줄 것처럼 했지만 결국 IT 같은 경우도 빈부격차를 양산하고 있고요. 또 부자들은 반지하방에 관심이 없어요. 관심이 없는 상황 속에서 자기가 여유 있게 살면 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가난한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부자들에게 위화된다고 하는 것을 보여줬고, 심지어는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가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성장과 개발, 또 새로운 기술을 통해서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전히 빈부격차는 발생할 수 있고, 그 점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거죠.

◇ 김혜민> 사실은 미국 같은, 특히 서구 사회 같은 경우에는 자본주의가 당연한 곳이고, 그렇다 보면 빈부격차는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는데, <기생충>이 이런 상을 받았다는 건 이제 서구 사회도 빈부격차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고, 우리 모두 인식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방증이 아닐까, 저는 그런 생각도 해봤는데요.

◆ 김헌식> 그렇죠. 말씀하신 것처럼 대저택 지하실에 갇혀 있었던 보이지 않는 그런 존재들이 있거든요. 봤더니 그게 자영업에 실패해서, 특정 상표명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렇게 자영업에 내몰려서 거기서 망하고, 그러면서 여기서 굉장히 중요한 지적을 하셨는데요. 빈곤층에 빠지는 것은 빈곤층이 계속 이렇게 되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 중산층에 있다가도 실직이 된다거나 실직이 돼서 자영업이 됐을 때 자영업을 실패해서 결국, 지하실에 숨어 살아야 하는 나락에 빠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고요. 그게 결국은 서로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자건, 가난한 사람이건 모두 빈곤 문제, 빈부격차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나만 잘살면 된다, 이렇게 하면 해결이 안 된다는 것을 한 편의 영화에서 모든 것을 응축시켜서 보여주기 때문에 흥미롭고요. 이거는 묵직한 내용일 수 있지만, 영화 자체가 굉장히 재밌어요. 특히 조여정 씨 같은 경우는 허당끼 있는 연기를 통해서 주목을 받기도 했었고요. 또 송강호 씨 같은 경우도 서민 캐릭터로서 잘 보여줬는데, 서민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한계들을 신랄하게 보여줘서 이런 게 배우들의 호연, 그리고 블랙코미디를 포함해서 스릴러 방식의 연출도 있거든요. 그래서 복합 융합장르다, 이런 지적이 있고요. 그리고 ‘봉테일’이라고 해서 굉장히 세밀한 묘사를 해서 항상 인기가 많은데요. 사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는데 봉준호 감독이 만화 작가였어요. 학교 다닐 때 만화를 그렸거든요. 그래서 만화 같은 경우는 굉장히 세밀해야 하고요. 두 번째는 풍자라든지, 위트라든지, 재미있는 설정들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같이 아울러서 현재 대중성과 예술성을 결합해야만 주목하는 그런 시대에 묵직한 주제를 가지고 세계를 석권하고 있다. 그래서 아카데미나 골든글로브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외면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죠.

◇ 김혜민> 봉 감독이 사회학과 출신이고요. 그리고 <설국열차>로 이미 계급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사회에 내던졌죠. 이번에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설국열차>라는 것은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는 거고, 정말 이 <기생충>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거기서 이런 대사가 나오잖아요. 송강호에 대해서 이선균이, 소위 있는 자로 대변되는 사람이 냄새가 나는데, 냄새가 지하철 냄새야, 라고 하거든요. 지하철 타는 모든 사람들이 그 영화를 봤을 때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아주 대중적으로 이 빈부격차 문제를 풀어낸 탁월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김헌식> 그렇습니다. 그 냄새를 가지고 빈부격차 문제를 끄집어내고 또 그 ‘냄새난다’고 하는 이선균 씨의 이야기 때문에 송강호 씨가 분노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과정들이 펼쳐지거든요. 복잡하게 제가 빈부 문제를 반복해서 말씀을 드렸지만, 그런 식으로 하나의 클루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 단어를 가지고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볼 수 있겠고, 아까 말씀하신 대로 <설국열차> 같은 경우에는 먼 미래, 가상 상황이에요. 거기에서는 계급의 문제를 다룬다고 하더라도 인류 파멸을 앞에 둔 SF적인 요소가 강하거든요. 그런데 이번 <기생충> 같은 경우는 장르적으로 표현하면 리얼리즘 소설과 같은 그런 측면이 있다는 면에서 절절한 느낌이 많이 든다고 볼 수 있겠고요. 또 특히 돈 문제가 나오면 사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기 때문에 조금 더 대중성이 많아지는 상황이 되겠습니다.

◇ 김혜민> 생생경제다 보니까 경제 쪽 이야기를 나눠보면 사실은 버니 샌더스라고 하는 대선 후보도 사회주의를 지지했고, 여기에 대해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이 굉장히 지지를 했던 것으로 제가 기억을 합니다. 그리고 2018년 8월 갤럽 조사 결과 미국 청년들의 51%가 자본주의보다는 사회주의를 선호한대요. 그러니까 자본주의 폐해에 자기 인생을 꽃도 못 펴봤다고 하는 문제의식이 지금 젊은 세대들 가운데 있는 거거든요. 아마 이런 것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이 영화를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것 같아요?

◆ 김헌식> 4인 가족인데 거기에서 남매가 등장하죠. 그 남매는 사실 어떻게 보면 사회적인 스펙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스펙들이 없어요. 그러니까 스펙 중심의 사회에서 좌절된 청춘들을 거꾸로 반영하고 있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물론 그 두 사람은 잘못된 선택을 하기는 합니다. 그래서 위조 이야기가 나오게 되고, 그것이 정치적인 사건과 맞물려서 작년 한해에 화제가 됐었는데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행위가 잘못됐지만 충분히 그 위조를 통해서 부자들의 그런 재산을 탈취하고 싶은 반감들을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이게 탈취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은 분명한데, 그게 말씀하신 것처럼 사회주의라는 것은 재산을 부자들 것을 몰수해서 그것을 분배한다는 논리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빈부격차 문제를 제도적으로, 시스템적으로 방지를 해서 부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는 메시지죠.

◇ 김혜민> 평론가님 말에 동의하지만 제가 말했던 사회주의는 부자들의 돈을 몰수해서 나눠주는 그런 극단적인 것은 아니고요. 그런 사회주의가 아니라 정말로 자본주의의 폐해를 복지적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그런 사회주의를 이야기하고 있고요.

◆ 김헌식> 그래서 <기생충>에서 만약에 그 4인 가족한테 탈출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지원이 복지 정책 차원에서 됐더라면 그렇게까지 위조를 하고, 부잣집에 들어가서 극단적인 상황까지도 만들어내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심지어 저는 와이파이를 잡으려고 화장실에서 안달복달하는 장면이 있었잖아요. 그런 것은 정보통신 격차를 줄이도록 하기 위해서 비용이라도 충분히 지원해서 와이파이라도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만들어주면 안 되나 하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 김혜민> 이거 굉장히 중요한 말이에요. 그 영화를 보면서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어려운 집 사는데 와이파이가 뭐가 중요하냐고 하지만, 요즘 같은 세대에 와이파이는 굉장히 많은 정보를 주기 때문에, 그 정보 때문에 많은 격차가 또 벌어지잖아요.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하신 거예요, 지금.

◆ 김헌식> 디지털 디바이드라고 이야기를 하잖아요. 정보 격차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사실 정보를 잘 알아야만 다시 그런 생산도 하고, 소유도 높이게 되는데요. 심지어는 금융 서비스 같은 경우, 이런 것들도 다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다 하거든요. 그러면 스마트폰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고, 그것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한다고 하면 또 금융에서도 뒤처지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부가 악순환되겠죠. 단순히 화장실에서 와이파이 잡기 위해서 안달복달하는 장면이 웃음은 줬지만, 그 장면을 보고 뒤돌아서면 이게 결국에는 테크놀로지가 새롭게 등장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정보의 격차 문제가 크고, 그것 때문에 부의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겠구나, 그리고 부자들은 이선균 씨가 맡았던 역할처럼 디지털 쪽에 이미 진출해서 막대한 부를 쌓고 있구나. 자영업을 통해서 ‘카스테라’를 팔기 위해서 나섰다가 카스테라 집이 망해서 반지하방에 가서 장마가 됐을 때 물이 넘쳐서 엉망이 되는 이 양 극단화된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이 남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 김혜민> 그 영화 댓글을 보면, 사실 저는 지하나 반지하에서 살아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그래도 여유 있게 감동받고, 웃을 수 있어요. 그런데 정말 반지하나 지하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분들은 웃음이 나오지 않았고, 옆에 웃는 사람이 너무 무서웠다는 평을 봤는데요. 저 역시도 내가 주어진 상황에서밖에 생각할 수 없는 한계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 김헌식> 저는 반지하방에서 오래 살았고요. 홍수가 날 때 물이 실제로 들어와서 그것을 퍼낸 기억이 나거든요.

◇ 김혜민> 그러니까 그 장면을 보고 그냥 제가 느낀 마음과는 또 다르지 않겠습니까?

◆ 김헌식>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옛날이야기 가지고 또 그러냐고 얘기할 수 있어요. 그것도 제가 또 반성할 부분이기도 해요. 왜냐하면 반지하방 정서 이야기를 할 때 그게 과거형이다, 나 고생했다, 라고 하는데 지금 현재형이고, IT 시대에도 충분히 가능하다, 과거형이 아니고 앞으로 미래세대들도 충분히 그게 가능하다는 점이 이 시대에 <기생충>이 준 화두인 것 같아요.

◇ 김혜민> 네, 그리고 그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환호를 받는 건 슬프게도 지금 우리 시대에 반지하와 대저택의 그 구조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서양과 동양을 막론하고 통용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겁니다. 오늘 그래서 생생경제에서 이 영화에 대해 주목해봤습니다. 영화가 영화로 끝나는 그날까지, 생생경제에서는 상생경제를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골든글로브 탔으니까 아카데미 갑니까? 다음 달 9일에 있는데요.

◆ 김헌식> 아카데미 같은 경우 예비 후보를 발표했는데, 그 중 하나가 주제가상도 있는데요. 예비 후보는 아직 본 후보를 발표한 것은 아니에요. 그래서 2월 아카데미상이 열리는데, 1월 말쯤에 본격적으로 감독상이라든지, 각본상에 관련된 후보가 발표될 것으로 나오고 있어요. 감독상과 작품상 후보에 오르기를 일단 고대하겠습니다.

◇ 김혜민> 네, 오르면 가능성이 큰 거죠?

◆ 김헌식>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겠고요.

◇ 김혜민> 네, 알겠습니다. 후보에 오르면 또 한 번 뵙고, 토론 아니고 수다에서 봬야죠.

◆ 김헌식> 그렇습니다. 수다떨죠.

◇ 김혜민> 지금까지 김헌식 문화평론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헌식>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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