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보복선언에 이란 핵합의 탈퇴까지..솔레이마니 여파 어디까지 갈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1-06 11:45  | 조회 : 815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1월 6일 월요일
□ 출연자 :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앞서 외신브리핑 코너에서도 관련 내용을 정리해서 전해드렸습니다만, 지금 미국과 이란이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 위기에 놓인 상황이죠. 이번에는 입전사건이 향후 중동 정세에 미칠 파장을 한 번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십니까.

◆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이하 장지향): 안녕하세요.

◇ 전진영: 앞서 저희가 간략하게 소식을 전해드리긴 했습니다만, 오늘 새벽에 이란이 사실상 핵합의를 탈퇴했다. 이런 속보가 들어왔는데요. 사실상 탈퇴라는 표현은 어떤 의미로 보면 될까요?

◆ 장지향: 그러니까 사실 핵합의 파기, 탈퇴는 2018년 트럼프 행정부에서 먼저 시작했었죠. 그것에 대한 반발, 저항으로 2019년 5월부터 이란이 우리도 핵 개발 활동 재개를 하겠다고 사실 발표는 했었어요. 다만 이것을 굉장히 단계적으로 두 달에 한 번씩 축소, 핵 활동 재개, 그러니까 활동을 한 단계씩 계속 올려갔는데 그러다 보니 국제사회에서 물론 트럼프 행정부도 잘못했지만 이란 너도 똑같이 그렇게 합의를 파기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라고 하면서 유럽과 이란 간에 계속 협상이 있어왔죠. 그러면서 이란도 어쩔 수 없이 도덕적인 압박을 받아오던 참이었는데, 이번에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폭사 암살 제거사건으로 인해서 도덕성의 우위는 이제 이란에게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껏 자신들이 1단계부터 4단계까지 계속 활동 재개를 해오면서 유럽과 계속 핵합의 다시 복귀, 복구에 대한 이야기를 해오던 참이었는데 이제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우리는 누구보다 당당하게 이란이 우리의 주권국가의 사령관까지 그렇게 제거했으니 우리는 이행 축소를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죠.

◇ 전진영: 그러니까 1년 동안 사실, 2018년 5월에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파기한 뒤에도 이란은 1년 동안 합의를 지켜오다가 최근에 상황이 잘 안 되면서 합의 이행 수준을 서서히 줄여오고 있었던 참이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그러니까 보복의 일환으로 마지막 합의를 버린 거다. 이렇게 보면 될까요?

◆ 장지향: 그렇죠. 그리고 이제 도덕성의 우위는 미국보다는 이란이 선점하고 있는 셈입니다.

◇ 전진영: 그러면서 전제조건을 달긴 했습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를 철회하면 핵합의로 복귀하겠다. 이런 조건을 달긴 했는데, 사실 미국이 들어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굉장히 적지 않겠습니까?

◆ 장지향: 굉장히 적죠. 이전보다 지금이 훨씬 적은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사회의 비난전에 어쨌든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해야 하는데, 즉 쿠드스 사령관을 죽인 이유는 이란이 핵합의도 잘 지키지 않았고 핵개발을 하려고 했었고, 이런 여러 가지 원인 때문에 했다라고 한 지금 시점에서 제재를 철회하겠다라는 결정은 전혀 내릴 것 같진 않은데요.

◇ 전진영: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절대 들어주지 않겠죠, 미국 쪽에서는. 그리고 또 하나 소식이 오늘 아침에 들어온 게, 이라크 의회가 미군 철수안을 통과시켰다. 이건 어떤 의미로 봐야 할까요?

◆ 장지향: 저도 그 소식을 듣고 굉장히 우울했는데. 우선 직접적인 결과는 이라크의 민주주의와 시민사회가 앞으로 급속히 약화될 것이고, 즉 무슨 말이냐면 이라크 내에는 시아파 그리고 수니파, 쿠르드 민족 이렇게 세 개의 서로 다른 종파와 민족이 서로 권력을 나눠가면서 정치를 이뤄오고 있었는데 아시다시피 시아파가 가장 압도적인 우위를 누리고 있는 세력이고 친이란파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수니와 쿠르드가 소수 종파 민족인데 미국이랑 더 친한 거죠. 그런데 이번에 어쨌든 대부분 이라크 시민들은 이란도 싫고 미국도 싫고 우리는 이라크 민족을 지키고 싶다고 하던 참에, 사실 이란 총사령관 솔레이마니가 이라크 내 민주주의 시위를 굉장히 유혈진압을 주도했었거든요. 그래서 친이란파가 가만히 뒀어도 세력이 약화될 참이었는데 미국에서 친이란파 민병대와 이란 사령관을 제거하면서 이라크 내의 반미감정이 반이란 감정보다 지금 더 크게 일어났거든요. 그래서 미군 철수안이 통과됐고. 이제 이라크 내의 미군의 입지는 그야말로 추락을 한 상태이고. 그리고 이제 민주주의 체제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수니파와 쿠르드의 입지도 앞으로 갈수록 약화될 것이고, 전체적으로 이라크 민주주의가 큰 위기에 처할 것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이렇게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망 이후에 이란의 보복조치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라크 내 미국 주요 시설에 대한 공격도 이미 시작이 됐고, 방금 전해드린 핵합의 이행을 최종적으로는 하지 않겠다. 그리고 이라크 내 미군 철수안까지 지금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그러면 지금 계속 미국과 이란이 그런 보복 공격이라고 할까, 이걸 계속 주고받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앞으로 이란이 또 다른 보복을 어떤 방식으로 하게 될까요?

◆ 장지향: 이란은 지금 정말 너무 속상하고 억울해서 바로 굉장히 타격을 줄 수 있는 보복을 해야 하는데, 미국을 상대로 그러기는 쉽지 않습니다. 보복전을 벌이면 이란 자신은 피해를 덜 받고 상대방에게 큰 피해를 줘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군사적 전면전은 불가능하고요, 이란 측에서는. 자신들도 바로 피해를 받을 테니까. 굉장히 비대칭적이고 이런 저강도 방법으로 소규모 보복에 나설 테고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이버 공격이 될 테고, 바로 어젯밤에 미 연방정부기관 웹사이트가 사이버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고 하고. 그리고 또 이제 역내에 있는, 중동 내에 있는 여러 이란의 대리조직들, 프록시 조직들을 이용해서 미군 관련 시설, 그리고 미국 관련 시설뿐만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과 우방국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이스라엘을 상대로 굉장히 저강도의 비대칭적이고 비전통적인 방법, 드론을 통해서 이런 소규모 보복을 굉장히 지루하도록 자발적으로 벌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쉽게 생각해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다시 또 드론으로 공격한달지, 예멘 내전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후티 반군이 또 다시 사우디의 유전을 공격한달지, 너무 여러 종류의 예측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동시다발적으로 소규모로 일어날 것이라는 보복전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 전진영: 전면전은 불가능하겠지만 소규모로 다발적으로 다양한 방식의 보복전을 이어갈 것이다. 그런데 사실 전면전은 미국 쪽에서도 불가능한 상황이잖아요.

◆ 장지향: 불가능하죠. 트럼프 대통령이 늘상 입버릇처럼 하는 게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했으니까. 전쟁을 원치 않는 사람이 왜 이런 방식으로 지금 이런 드론 공격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 전진영: 지금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면서 이것이 이번 공격도 전쟁의 시작이 아니라 전쟁의 끝이다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언급하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또 이란이 보복공격을 하면 우리는 52곳에 반격할 준비가 돼있다. 이런 엄포를 놓기도 했는데. 굳이 52곳이라고 언급한 이유는 뭘까요, 이 52곳이 무슨 의미일까요?

◆ 장지향: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히 국내외 대내외 여론전에서 자신의 결정에 대한 정당성 확보를 하려고 진짜 여러 가지 자극적인 언사를 많이 쓰는데요. 52곳이라는 것이 1979년에 이란에서 친미 부패 팔레비 왕정을 무너뜨리니 이란 이슬람 혁명이 일어났거든요. 그때 바로 이 시위대들이 주이란 주테헤란 미국 대사관에 가서 외교관들 52명을 인질로 잡았습니다. 1년 넘도록 444일 동안. 그래서 보통 미국의 현대사, 2차대전 이후에 미국인들에게 가장 큰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사건이 뭐냐고 하면 베트남전도 아니고 당연히 이란 미대사관 인질사건이라고 하거든요. 52명의 인질이 이란혁명 참여자들에 의해서 444일 동안 인질로 잡혀 있었는데 미국이 아무것도 못했던 사건인데. 그런 굉장히 상징적인 숫자를 여론전을 통해서 이제 미국 일반 시민들을 자극하는 거죠. 이란이 이런 나라였다라는 식으로요.

◇ 전진영: 52곳을 반격하겠다, 이것조차도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이 수세에 몰린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여론전으로 쓰고 있는 거네요.

◆ 장지향: 네, 맞습니다.

◇ 전진영: 사실 지금까지 이란과 미국이 수많은 충돌이 있었고 갈등이 있었지만 군사적인 대응은 서로 자제해왔던 사오항인데. 그러면 이번에 미국이 공습을 감행한 결정적 계기는 뭐라고 보십니까?

◆ 장지향: 저도 진짜 지난 3일간 굉장히 머리를 싸맸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굉장히 합리적이지도 않고, 편익을 아주 고려해서 나온 결과도 아닌 것 같거든요. 또 다시 트럼프 대통령 한 사람의 굉장히 신중하지 않은 즉자적인 결정이 아닌가. 왜냐하면 정당성이나 암살 이후에 가져올 무슨 효과나 전략적 이익이나 동맹국들의 불안감에 대한 고려가 매우 떨어지는 결정입니다. 또 아니나 다를까 지금 속속들이 미 언론매체에서 나오는 보고들을 들어보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드론 공격을 결정할 당시 군부나 정부당국이 신중해야 한다, 라고 건의했는데도 그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는 이런 증거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또 다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정국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싶었든지, 아니면 강한 이미지를 부각하고 싶었든지, 어쨌든 국내 정치적 배경으로 굉장히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 전진영: 본인의 이런 독단적인 결정 때문에 지금 중동정세가 굉장히 불안한 상황이고, 미국 내부나 국제사회까지도 지금 굉장히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인데. 미국하고 이란 양 국가에서 지금 전면전은 어렵다라고 아까 교수님께서도 말씀해주셨습니다만, 사실 솔레이마니가 워낙 영향력이 큰 인물이었고요. 그리고 이슬람 시아파 벨트라고 불리는 나라들의 친이란 무장 조직을 총괄해 온 인물이었기 때문에 혹시나 전선이 중동지역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 장지향: 저는 중동지역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란이 전면전은 못하고 중동 내에 있는 여러 나라, 지금 이란의 시아파 민병대들이 굉장히 조직적으로 갖춰져 있는 곳이 시리아, 이라크, 레바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예멘에 있거든요. 그런데 이곳에 있는 이란의 이런 프록시 대리조직들이 굉장히 소규모라도 비전통적인 방법이라도 보복전을 대신해서 해준다면 그야말로 중동 전역에 또 다시 다른 형태지만 테러조직의 다발적 공격이 이제 일어나게 되는 거죠. 사실 테러조직들은 준비가 돼서 명령체계를 받아서 바로 일어난다기보다는 항상 약한 고리로 늘 휴화산처럼 외부자극만 있으면 바로 폭발할 수 있는 게 테러조직의 습성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제가 봤을 때 트럼프 행정부는 굉장히 중요한 방아쇠를 이미 당겨버린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장지향: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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