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악역을 두려워하는 리더의 문제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2-30 17:10  | 조회 : 1833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조우성 로펌 머스트노우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악역을 두려워하는 리더의 문제점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우리 사회는 참 갈등이 많습니다. 그 갈등이 극단적으로는 혐오나 혐오 행위로 일어나기도 하고요. 그렇지 않더라도 일상 속에서 개개인에게 많은 고통을 줍니다. 이런 것들, 해결할 수 없을까요?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고전 속에서 그런 해법들을 이미 제시하고 있고요. 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재에도 바로 이분이 그 해결, 협상, 협의 같은 다양한 해법을 찾아내고 계신 분이죠. 알아보니까 저는 대타 진행인데도 이분 이런 것 관련해서는 굉장히 많은 전문성으로 인정을 받으셨더라고요. 게다가 저와 이름도 같습니다. <조변보감> 조우성 변호사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조우성 로펌 머스트노우 변호사(이하 조우성)>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우성> 이름이 정말 좋으십니다.

◆ 조우성> 좋은 이름이시군요.

◇ 김우성> 한비자의 리더의 역할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조변보감, 많은 분들이 좋아하신다고 합니다. 오늘 가져오신 주제가 참 어렵지만 또 요즘 아주 중요한 주제입니다. “악역을 두려워하는 리더”라는 건데요. 이런 분들 사실 의외로 많아요?

◆ 조우성> 젊은 리더 분들은 특히 어느 날 갑자기 리더가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분들은 로망이 있는 것 같아요. 되게 존경받고 친구처럼 이런 리더로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좋은 퍼포먼스도 내고 싶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된다고 하는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 김우성> 사람도 좋은 사람인데, 일도 잘해. 이렇게 되기가 사실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일을 성취해내기 위해서는 조금 상처를 입는 경우도 생기는데요. 그래서 요즘 젊은 친구들이 가장 싫어하는 취업 모집 공고의 문구가 ‘가족 같은 분위기’를 싫어한다고 합니다. 가족은 안 되겠다, 일만 하는 사이, 이렇게 되는데요. 리더의 악역. 사실은 필요불가결한 부분이 있죠. 

◆ 조우성> 특히 한비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한비자의 관점이 다 옳은 것은 아니지만 한비자가 보는 것은, 아까 가족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혈연관계인 가족 간에도 이해관계가 틀어지면 서로 남남이 되는데요. 

◇ 김우성> 한진 가문을 최근에 보면 난리도 아니지 않습니까.

◆ 조우성> 그런데 전혀 피도 섞이지 않은 그런 관계에서 어떤 서로 간의 존중과 신뢰만 가지고 갈 수 있느냐. 그것은 너무 나이브한 생각이라는 거죠. 그리고 뭔가 긴장감이 떨어지게 될 때는 결국은 관계가 퇴색하게 된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한비자는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 나태해질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바탕에 깔고 보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과 되게 맞는 그런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이런 표현을 들곤 하는데요. 만약에 상사가 A 상사, B 상사가 둘이 있는데, A 상사는 수시로 막 일 잘하고 있어? 똑바로 해, 그렇게 하는 분이 있고요. B 상사님은 그래, 믿어, 잘해야지, 그렇게 별로 터치를 안 해요. 그러면 박 대리 입장에서는 과연 A 상사와 B 상사 중에서 누구의 일을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을까요?

◇ 김우성> 사실은 A 상사가 계속 요구를 하니까요.

◆ 조우성> 원칙적으로는 나를 저렇게 믿어주는 B 상사의 일을 더 열심히 챙겨야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거든요. 그게 우리의 현실인데요. 한비자는 바로 그런 부분을 치고 들어가는 거죠. 그래서 어떤 식으로든 뭔가 체크하고 엄하게 하지 않으면 조직의 긴장이 흩어지게 된다. 이것을 기본적으로 베이스에 깔고 있는 것 같아요.

◇ 김우성> 중국 고대 진나라의 통치이념이기도 했죠. 한비자 이야기를 하면서 사례를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면 악역을 맡아야 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아요. 앞서 말씀해주셨듯이 성과를 내려면 조금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하거든요. 그런 분들이 많이 찾아오나요?

◆ 조우성> 특히 되게 고운 성향을 가진 CEO나 개발자 베이스에 계신 분들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자기는 개발은 밤새도록 하더라도 신나고,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밤새 하더라도 지치지 않는데, 가장 힘든 것은 직원들 관리하면서 싫은 소리해야 하고, 뭔가 내 뒤통수를 치는 것 같고 그래서 제발 이것만 뚝 떼서 아웃소싱을 주고 싶다. 나는 오히려 본질에 집중하고 싶다, 이런 고민을 토로하시는 분들이 참 많아요. 그래서 아까 그 이야기 있잖아요? 나는 일의 본질에 집중하고 싶고, 사람에 대한 부분은 아웃소싱하고 싶다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요. 제가 책에서도 다뤘던 사례가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그리고 과연 그러면 사람 다루는 것은 본질이 아닌가? 그런 부분을 제가 사례를 통해서 소개한 게 있는데요. 간단히만 말씀을 드릴게요. 이분도 김 대표라고 합시다. 이분은 IT 회사인데, 원래 개발자 출신의 온화한 성격의 말 그대로 개발자에요. 그래서 직원들과 직접 접촉하는 것보다는 혼자 조용히 연구실에서 일하는 게 편해요.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니까 직원들은 점점 많아지고 뭔가 근태도 안 좋아지고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뭔가 이런 악역을 대신해줄 사람을 찾아본 거예요. 그래서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서 군 장교 출신의 예비역 중령 차 상무를 스카우트 한 거예요. 확실히 예비역 중령답게 이분은 조직적인 사회에 사셨으니까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죠. 대표님은 연구에만 매진하십시오, 악역은 모두 제가 담당하겠습니다. 욕이란 욕은 제가 다 듣겠습니다. 그러니까 김 대표가 뭔가 뿌듯한 거예요. 차 상무가 들어오자 회사 분위기가 확 바뀌는 거예요. 이게 개발회사다 보니까 조금 늦게까지 야근하면 보통 10시, 11시에도 출근하고 그러는데 차 상무가 7시 반에 와서 조금이라도 늦게 되면 야단치고, 그다음에 문제가 있으면 시말서 쓰게 하고, 회사에서 이렇게 징계 같은 것을 줄 수 있는지 김 대표는 전혀 몰랐는데, 그런 제도를 막 활용하니까 차 상무 들어온 지 한 달 만에 군기가 확 잡히는 거예요. 그다음에 김 대표는 회식하고 그런 것을 썩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차 상무는 자주 회식도 가고, 등산도 하면서 대표님은 일하세요, 제가 애들 데리고 갔다 올게요, 그러면서 열심히 한편으로는 으쌰으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강하게 군기를 잡고, 이렇게 해왔죠. 그러니 회사가 팽팽 돌아가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김 대표는 이제 회사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겠구나, 했는데 이상한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한 건데요. 어느 순간부터 김 대표가 직원들한테 일을 시키면 자꾸 차 상무 눈치를 보고, 이것을 자꾸 차 상무의 허락이 떨어져야만 일을 하는 거예요.

◇ 김우성> 부작용이 생겼네요.

◆ 조우성> 김 대표는 내가 사장인데 어느 순간 나도 선임 연구원밖에 안 되는 그런 느낌을 받게 되는 거예요. 그리고 차 상무 역시 어떤 얘기를 하냐면, 자기의 대우를 조금 더 올려달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사실 직원들이 불만이 많습니다, 대표님에게. 하지만 제가 잘 누르고 관리하고 있으니까 그러면서 자꾸 대우도 요구하게 되고요. 뭐 얘기하면 경영은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러면서 직원들과의 관계는 차 상무가 훨씬 더 끈끈하고 이런 문제가 발생해서 도대체 어찌 해야 하느냐, 차 상무를 해임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습니까, 이런 질문을 가지고 저를 찾아오게 돼서 알게 되었죠.

◇ 김우성> 살다 보면 많이 겪을 일이고, 집 안에서도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 이렇게 관리하는 역할과 감싸주는 역할, 이런 것들이 있는데요.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결국 부작용도 있고, 역효과도 있습니다. 결국, 이것은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요? 

◆ 조우성> 동양 고전의 지혜를 빌려보면 한비자는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한비자는 기본적으로 리더가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한비자라는 책은 여러 가지 사례를 풀어서 왕에게 이런 사례도 있었고요. 저런 사례도 있었고요. 케이스를 풀어주는 건데요. 케이스가 크게 두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 케이스는 신하에게 좋은 권한을 줬을 때,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눠주고 이런 선정을 베푸는 일을 신하에게 맡겼는데, 그랬더니 그 신하가 그 권한을 가지고 백성들에게 많은 곡식을 나눠주고 적게 받고, 은혜를 많이 베푼 거죠. 은혜를 베풀다 보니 백성들이 그 신하를 좋아하게 되고, 결국은 자신의 권한을 독차지한, 결국은 왕을 죽인 사례가 있었다. 좋은 일을 맡겨도 그런 문제가 발생하고, 반대로 송나라의 자한이라고 하는 사람은 군주에게 그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포상을 받는 것은 백성들이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직접 하세요, 하지만 형벌을 받는 것은 백성들이 싫어하니까 제가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송나라 군주가 그거 좋네, 그래서 위엄 있는 명령을 내리거나 대신들을 처형할 때마다 다 자한이 처리한 거죠. 이로 인해 대신들은 자한을 두려워하고, 백성들은 자한을 따르게 되고, 1년 만에 자한은 송나라 군주를 죽이고 정권을 빼앗았다. 물론 극단적인 이야기이기는 한데, 한비자가 이야기하는 것은 이런 거예요. 군주가 사람들이 당신을 따르는 것은 당신이 인격적으로 훌륭해서도 아니고, 학식이 뛰어나서도 아니고, 당신이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은 리더들이 내가 인격적으로 훌륭하고, 내가 멋진 사람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내 밑에서 나를 따른다고 착각하고, 또 왠지 그런 로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현실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러면 내가 가지고 있는 권한을 내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때는 권력의 지형도가 바뀐다는 거죠. 그러면 이런 반발도 있을 수 있겠죠. 요즘 같이 바쁜 세상에 권한의 위임, 이양, 양도, 이렇게 해서 합리적으로 분업하는 게 중요한데 어떻게 리더가 다 가지고 있느냐. 

◇ 김우성> 그렇죠. 수평적 리더십으로만 봐도 사실은 복잡해지죠.

◆ 조우성> 한비자는 무조건 권한의 위임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요. 리더의 본질적인 권한을 함부로 위임했다가는 골치 아프다. 그 본질적인 권한 중에 아까 제가 그랬잖아요. 김 대표가 뭔가 저는 직원에 대한 것은 다른 사람한테 맡기고 저는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겠습니다, 라고 이야기했는데 오히려 한비자는 사람에 대한 부분은 본질이라는 거죠. 그러면서 그 사람을 다룰 때 상과 벌. 상과 벌의 권한은 리더의 본질적인 권한에 속한다. 그것을 강조하는 겁니다.

◇ 김우성> 맞습니다. 상벌이라는 것, 굉장히 중요한 본질적 권한이고요. 그중 어느 것 하나만 취하는 것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옵니다. 결국은 리더 같은 경우 상벌이라는 본질적 권한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본인이 쥐고서 잘 쓰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이렇게 해석해도 될까요?

◆ 조우성> 그렇죠. 그렇게 하고 리더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특히 젊은 스타트업을 하는 리더들을 볼 때 제가 느끼는 공통점은 뭔가 아이돌 스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서 회사에서 인기 투표를 하면 우리 사장님이 제일 인기가 많아요, 그런 것에 대한 바람이 있는 것 같은데, 트렌디하게 보이겠지만 결국은 그게 좋은, 멋진 리더의 모습으로 인식됐을 때는 또 다른 권력의 누수 현상이 생긴다. 그래서 무엇보다 제가 많은 기업 컨설팅을 하다 보며 느끼는 것이 잘못 넘겨버린 권한은 다시 가지고 오기가 힘들더라고요. 제가 예전에 세계사를 배울 때 프랑스 혁명도 그렇고, 러시아 혁명도 그렇고, 혁명이 일어나는 게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살기 힘들어서라기보다는 뭔가 권한을 줬다가 백성들로부터 빼앗을 때. 뭔가 사람들은 박탈됐을 때 반발이 심하고, 혁명으로 이어진다고 하는데요. 마찬가지에요. 좋은 마음으로 원래 리더의 권한을 밑에 누구에게 줬는데, 그게 문제가 있다고 해서 빼앗을 때 생각지도 못했던 반발이 나오더라. 그래서 권력의 지형도가 바뀌더라. 그 부분은 결코 리더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 같습니다.

◇ 김우성> 네, 작든, 크든 리더십이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 상황들을 잘 보셔야 할 것 같고요. 조우성 변호사와 함께한 도움되는 이야기들 계속 이어지니까 함께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조우성> 고맙습니다.

◇ 김우성> 네, 조우성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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