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2019년 가장 뜨거웠던 나라 1탄-홍콩”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2-27 12:10  | 조회 : 794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12월 27일 금요일
□ 출연자 : 박완기 홍콩 법정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오프닝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이제 2019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세만시에서는 오늘부터 31일까지 올 한 해 국제뉴스를 총정리 해보실 수 있는 시간을 차례로 마련하겠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요. 2019년, 세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나라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박완기 홍콩 법정변호사, 스튜디오에 직접 모시고요. 7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홍콩시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박완기 홍콩 법정변호사(이하 박완기): 안녕하세요. 

◇ 전진영: 홍콩 현지에 계실 때 저희가 목소리만 전화 연결로 듣다가 스튜디오에서 뵙게 되니까 너무 반갑습니다. 바쁘신데 와주셔서 감사드리고요. 홍콩 현지에 계실 때 저희가 홍콩 상황을 변호사님께 여쭙는 인터뷰를 몇 차례 진행했습니다만 오랜 시간 홍콩에서 계셨잖아요. 올 한 해는 다른 해랑 비교해봤을 때 홍콩 모습이 많이 달랐죠? 어땠습니까?

◆ 박완기: 예, 올해 국제사회의 큰 화두이기도 했는데요. 홍콩 시위로 인해 사건사고가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언론 보도가 상당히 많이 되어 이제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올해 3월 말 시작되었고 6월 본격화된 범죄인인도조례개정안, 송환법이라고도 하죠. 반대시위가 8개월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홍콩의 인구가 740만명인데 인구의 대략 30%에 달하는 200만명이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고요. 처음에는 송환법 반대 시위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반정부, 반중국 시위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평화적이었던 시위의 모습도 폭력적으로 변하면서 경찰과 일부 과격한 시위대가 충돌했고 지금까지 시위 현장에서 구속된 사람의 숫자가 6000명을 넘는다고 홍콩 경찰은 발표했습니다. 장기화되는 시위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홍콩의 경제상황은 2003년 사스 때와 2008년 경제위기 때보다 안 좋은 상황이라고 캐리 람 장관이 발표하기도 했고요.

◇ 전진영: 사실 그리고 홍콩 하면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굉장히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고, 특히 연말연시에 홍콩에 굉장히 많이 가잖아요. 쇼핑을 하러 가거나, 관광을 하러 가는, 정말 북적이는 나라로 유명한데. 그럼 올해 연말은 조금 관광객들이 없었습니까, 어땠나요?

◆ 박완기: 예, 홍콩 말씀하신 대로 늘 연말에 전 세계에서 관광을 오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특히 중국 본토 관광객 수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세계 언론에 보도된 홍콩의 과격한 시위 모습과 반중 정서를 반영한 반정부 시위 성향 때문에 연말을 즐기려는 관광객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홍콩 관광청이 집계한 통계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홍콩을 방문한 인구가 전년 동기 대비 43.7% 줄었다고 합니다. 아직 11월 통계는 나와 있지 않고요. 홍콩 방문객의 전년 대비 감소세는 7월부터 이어졌습니다. 아직 발표된 통계자료는 없지만 12월 방문객 수도 많이 줄은 것으로 보입니다. 연말 홍콩의 대표적인 볼거리인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불꽃놀이 축제도 과격한 시위를 우려해 취소한다고 홍콩 정부는 지난 18일 발표했습니다. 작년에는 홍콩에서 불꽃놀이를 위해 비용으로 대략 한화로 21억원을 쓰기도 했는데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불꽃놀이 축제가 시작된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취소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후에도, 또 크리스마스 당일에도 시위는 계속되었습니다. 유명 쇼핑 구역에서 일부 과격한 시위대와 경찰 간에 충돌이 있었습니다.

◇ 전진영: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 때도 시위가 있었고 새해 첫날에도 지금 시위가 예고된 상황이죠?

◆ 박완기: 예, 시위대가 새해 첫날에도 대규모 시위 행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시위에 가담하는 시민들의 수는 예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나올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또 주목할 만한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홍콩에서 위구르족 주민 지지 집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위구르족 문제는 중국 입장에서 보면 또 하나의 아킬레스건이기 때문에 이 문제도 저희가 짚어봐야 할 것 같은데. 홍콩에서 위구르족 지지 집회가 열린 건 또 이번이 처음이죠?

◆ 박완기: 예, 맞습니다. 홍콩 시위대가 12월 22일 중국 신장 자치구의 위구르족 주민을 지지한다는 시위를 열었다가 경찰과 충돌했습니다. 중국 서쪽에 거주하는 무슬림인 위구르족은 말씀하신 대로 중국의 또 다른 아킬레스건입니다. 위구르족은 중국 본토 안에 살고 있는 데다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인권탄압 의혹을 수년간 제기해왔기 때문입니다. 위구르족을 지지하는 집회는 처음으로 열렸는데, 북경의 중국 지도부를 자극하기 위해서 계획한 것으로 보입니다. 

◇ 전진영: 그러면  청취자분들을 위해서 홍콩시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저희가 연말이고 하니까요. 다시 한 번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시위의 발단이 됐던 게 범죄인인도법, 일명 송환법이라고 불리는 법 때문이었는데. 이 법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드릴게요.

◆ 박완기: 예, 송환법은 지금은 완전히 폐기됐는데요. 송환법이 발의된 계기는 작년 2월, 대만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이 계기가 됐습니다. 20대 홍콩인 남성이 대만에 발렌타인데이를 함께 보내려고 여행을 갔던 홍콩인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돌아온 사건 때문이었는데요. 홍콩법은 영국 식민지 때부터 계속된 속지주의, 즉 영외 발생 범죄를 불처벌하는 것이죠. 속지주의를 따르기 때문에 타국에서 발생한 살인죄를 처벌할 수 없습니다. 그 홍콩 남성이 당시 임신한 상태의 여자친구를 살해한 것을 시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살인죄로 처벌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홍콩 정부는 이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중국 대만 마카오 등을 포함한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지 않은 172개국과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홍콩 시민들은 개정안이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을 악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송환법 반대 시위가 커지게 됐고요. 개정안이 통과됐다면 중국을 포함한 172개국에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게 되는데 행정장관이 승인하고 법원이 결정을 내리면 범죄인 송환이 가능해진다는 것에 대해 걱정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 전진영: 그렇습니다. 말씀해주신 지금 설명해주신 송환법이 어떻게 보면 기폭제가 된 건데. 사실 송환법은 기폭제에 불과하고 어찌 됐건 이렇게 시위로 결과가 이어진 건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에 어떻게 보면 중국 정부를 향해 쌓였던 근본적인 불신이나 불만, 이런 것들이 누적됐고 그 결과가 결국 이렇게 시위로 이어진 거다. 이렇게 봐야겠죠?

◆ 박완기: 예, 맞습니다. 홍콩은 1997년에 중국에 반환됐는데요. 홍콩이 중국에 포함돼 있지만 중국 본토와는 전혀 다른 법체계를 가지고 있고,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습니다. 홍콩의 법은 영연방보통법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반면, 중국 본토는 사회주의 대륙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계속 홍콩이 아시아의 금융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이런 본토와는 다른 법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때문에 외국 기업들에게는 홍콩이 중국을 들어가는 관문이기도 하고요. 이런 일국양제는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을 1997년 반환된 후 50년 동안 2047년까지죠. 부여한다고 홍콩의 미니헌법인 기본법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47년 후에도 계속 이 체제가 유지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맞습니다. 이렇게 시위가 계속해서 커지고 목소리가 높아지니까 지난 6월이었죠. 결국 캐리람 장관이 송환법 무기한 연기를 발표했는데. 사실 시위대가, 그리고 시민들이 요구하는 부분은 이게 아니었거든요. 송환법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을 요구하는 사항들이 더 많이 나왔는데, 지금까지도 그렇습니다. 시위대가 요구하고 있는 사항들이 또 어떤 것들이죠? 

◆ 박완기: 지금도 시위를 할 때가 되면 시위대가 늘 외치는 게 있습니다. ‘5 Demands Not 1 less’라고 외치는데, 5가지 요구사항 전부를 정부에서 수용할 때까지 계속 시위를 하겠다는 얘깁니다. 그 5가지 요구사항을 살펴보면 첫 번째로는 송환법 철회가 있었고요. 이제는 물론 완전 철회되었기 때문에 나머지 4가지 요구사항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두 번째로는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한 것을 철회하라는 것이고요. 세 번째는 지금까지 시위 중 구속된 자들을 조건 없이 전원 석방하라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경찰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에 대한 독립된 조사처를 만들라고 하는 것이고, 마지막 다섯 번째는 캐리람 행정장관이 물러나고 직선제로 새로운 행정장관을 선출하게 해달라고 하는 요구입니다.

◇ 전진영: 다섯 가지를 지금 시위대가 요구하고 있고요. 그리고 얼마 전에 홍콩에서 구의원 선거가 있었잖아요. 그런데 범민주파가 굉장히 압도적으로 이기면서 그래도 좀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을까. 이런 시선으로 기대하긴 했습니다만 변화가 딱히 없는 것 같아요.

◆ 박완기: 예, 이번 구의원 선거는 등록된 유권자 가운데 71%인 300만명에 가까운 홍콩 시민이 참여한 역사적인 선거였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범민주계가 이번 홍콩 시위의 분위기를 타고 압승을 거뒀는데요. 캐리람 행정장관은 이번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하면서도, 시위대의 요구에 대해서는 한 발짝도 물러서려고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소식통에 의하면 캐리람 행정장관이 중국 지도부에 경찰 진압 과정을 조사할 독립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 전진영: 지금 사실 홍콩 행정부, 그리고 시민들 간에 어떤 간극, 상처도 지금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황입니다.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중국 쪽에서 국가보안법 제정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 박완기: 예. 홍콩의 미니헌법인 제가 말씀드렸던 기본법 제23조는 홍콩이 독자적으로 법률을 제정함으로써 국가 전복과 반란을 선동하는 행위나 외국과 연계된 정치활동을 금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당시 50만명의 홍콩 시민이 거리 시위에 나서 반발하면서 법안이 철회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과격한 시위대 중에는 홍콩의 독립을 외치면서 독립선언문을 작성해서 공표했었는데요. 북경에서 이런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보안법 제정 압박을 가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시위가 멈추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보안법 제정이 추진된다면 더 큰 정치적 갈등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전진영: 중국 쪽 입장에서 지금 살펴보면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얼마 전에 마카오를 가서 일부러 그러는 것 같았습니다. ‘마카오가 일국양제의 모범이다’ 이러면서 굉장히 마카오를 띄워주는 행보를 보여줬고요. 이런 모습을 홍콩인들도 분명히 봤을 것 같습니다. 홍콩 사람들은 이런 모습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 박완기: 시진핑 국가주석의 행보는 홍콩에게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보냈다는 분석이 있는데, 계속 이렇게 시위를 멈추지 않으면 국제금융 허브를 홍콩에서 마카오로 옮길 수 있다고 하는 메시지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아시아에 홍콩을 대체할 금융허브는 없다는 것입니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홍콩의 자금이 싱가포르로 옮겨가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는데요. 일부 고액 자산가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서 자금을 옮기는 수준이지, 금융허브가 옮겨갈 수 있는 상황은 절대 아닙니다. 일단 주식시장의 크기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홍콩이 크고, 중국이라고 하는 큰 시장을 들어가는 관문의 역할을 마카오를 포함한 다른 곳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전 세계 국가와 기업들이 신뢰하는 영연방보통법을 근간으로 하는 법체계는 마카오에 구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금융인프라도 없을뿐더러, 다양한 프로페셔널 인재풀도 없기 때문에 사실상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많은 홍콩 사람들과 홍콩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고 내년이 코앞이기 때문에 과연 2020년의 홍콩은 어떻게 될까, 지금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전 세계인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거든요.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면 홍콩이 어떤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을지, 그리고 홍콩에도 우리 변호사님 포함해서 경제활동을 하는 수많은 한국인들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좀 걱정이 되고요. 홍콩 현지에서 지금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계시니까, 끝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 박완기: 2020년에 시위가 갑자기 멈추고 경기회복되는 기분 좋은 상상은 해보지만 현실상 당분간 시위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장기간 지속된 시위의 여파를 실질적으로 느끼게 되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전히 과격한 일부 시위대가 경찰과 무력충돌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숫자가 말씀드린 대로 현저히 줄어든 상황이고요. 이 때문에, 또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북경이 무력을 사용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미 격해진 반중 정서가 새해가 되었다고 갑자기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고, 여러 모양으로 난 상처가 치유될 시간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또 희망을 잃은 미래 세대들을 위한 중장기적인 민생안전 대책도 나와야 홍콩의 젊은이들이 안정을 찾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오늘은 박완기 홍콩 법정변호사 스튜디오에 모시고 홍콩 현재 상황,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망해보는 시간 준비해봤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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