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가난한 사람을 위한 경제학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2-17 17:09  | 조회 : 2291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부열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가난한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한국 경제를 생생하고 상생하게 만드는 분들을 모시는 생생초대석입니다. 인천 한 마트에서 배가 고파 우유와 사과를 훔친 부자에게 경찰이 국밥을 사줬습니다. 경찰은 요즘 세상에 배가 고픈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처벌보다는 사람이 먼저죠, 라고 말을 했는데요. 오늘 소득 불평등이 지표로는 조금 나아졌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배고픈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완전한 것은 아닙니다. 함께 잘사는 정말 상생하는 경제에 대해 이럴 때 더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상생경제에 대한 이야기 해볼 텐데요. 김부열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부열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이하 김부열)> 네, 안녕하세요. KDI 국제정책대학원의 김부열입니다.

◇ 김혜민> 반갑습니다. 제가 교수님 이름 석 자를 본 것이 노벨경제학 수상한 세 분이 있잖아요. 그분 관련 자료를 봤을 때 교수님이 인터뷰를 하셨더라고요. 그래서 교수님이 어떤 것을 연구하셨나 추적을 해봤죠. 그랬더니 제가 또 관심이 있는 개발경제학, 그리고 상생경제에 대해 고민을 하셨길래 오늘 모셨는데요. 교수님도 이 분야를 공부하신 거죠?

◆ 김부열> 저는 아프리카의 말라위, 동남아시아의 미얀마, 캄보디아와 같은 저개발 국가의 빈곤 문제와 개발 문제를 다루는 개발경제학 분야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개발경제학, 그러니까 주로 정말 절대적 가난으로 힘들어하는 국가에 대한 경제 공부, 또 개발 분야를 공부하고 계십니다. 제가 노벨경제학 수상한 분들에 대한 특집을 할 때 그때 우석훈 박사도 그렇고, 김윤경 기자도 그렇고, 뭐라고 이야기했냐면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개발경제학을 공부하는 학자가 별로 없다. 그래서 제가 왜 그러냐고 했더니 돈이 안 된다, 연구비도 따내기 힘들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교수님은 왜 하신 거예요?

◆ 김부열> 제가 학부 때 전산전자공학부였어요. 그런데 전공이 저한테 잘 맞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우연하게 1997년도에 뉴욕에서 있었던 소액금융 정상회의에서 2006년에 노벨평화상 받으셨던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가 연설하는 내용을 들었어요. 인터넷에서 보게 되었는데요. 연설 내용을 아직도 기억을 해요. 1903년도 전까지는 하늘을 날려고 했던 사람들을 다 미치광이 취급을 했는데, 라이트 형제가 1903년에 12초, 60피트를 날게 되면서 세상에는 희망의 씨앗이 심겨졌고, 그로부터 60년 이후에 사람들은 달나라에 갔다 왔다. 그래서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가 내가 가난한 사람들한테 담보 없이 돈을 빌려주는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을 했을 때 다 미쳤다고 했는데, 나는 최소한 1    2초는 날았다. 여기 있는 사람들이 같이 힘을 모아주면 우리도 50년 뒤에 우리의 달나라에 갈 수 있는데, 우리의 달나라는 빈곤 없는 세상에다. 그 연설을 제가 보면서 너무 감동이 돼서 무하마드 유누스라는 분은 누굴까 하는 것을 봤더니 미국의 밴더빌트 대학교에서 개발경제학을 공부한 경제학자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학부 전공을 전산전자공학부에서 경제학부로 전공을 바꾸고, 개발경제학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 김혜민> 그 연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그리고 그 가능이라는 게 개인의 영달이나 영화가 아닌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사람의 연설을 듣고 깊은 감명을 받으셔서 전공을 바꾸어서 개발경제학을 배우게 된 건데요. 우리나라 개발경제학 수준은 어느 정도입니까?

◆ 김부열> 우리나라가 예전에는 가난한 나라여서 원조를 받았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부자 나라가 돼서 원조를 주는 원조공여국이 됐거든요. 사실은 국제개발협력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개발이라는 분야는 성격상 다양한 분야가 다 들어오잖아요. 농업, 교육, 보건, 그래서 다양한 학문의 연구자들이 같이 모여서 연구하고 있어서 국제개발협력 분야는 아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고요. 그런데 경제학 분야에서는 아직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요. 그래도 최근 들어서 이런 개발도상국의 개발 문제를 연구하시는 연구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긴 합니다. 

◇ 김혜민> 지금 경제학 분야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신다는 건 우리가 그만큼 상생하는 사회에 대한 관심, 그리고 함께 잘사는 세상에 대한 꿈을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키운다는 의미도 있겠죠?

◆ 김부열> 네, 그리고 젊은 학자일수록 잘하시고, 그런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약간 왜곡이 있는 발언이기는 합니다.

◇ 김혜민> 아니요. 저는 그 말에 굉장히 동의하는 게요. 제가 방송을 통해서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제가 밀레니얼 첫 세대거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절대적 빈곤을 겪지 않고 자란 세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절대적 빈곤을 겪은 사람의 마음을 100%는 모르지만 오히려 사심 없이 도와주고자 하는 그런 마음과 객관적인 연구로 접근하려고 하는 자세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마 그런 것 때문에 젊은 학자들이 많이 관심을 갖는 게 아닐까요?

◆ 김부열> 저도 동의가 되는데요. 1970년대 이전 생들은 우리나라가 부자 나라가 아니었잖아요. 그래서 국제화라고 하면 선진국을 따라가는 게, 위로 올라가는 거였어요. 나라가 부자가 되고 태어난 지금 밀레니얼 세대들은 국제화는 아래로 내려가는, 가난한 나라들을 도와주는, 국제화의 방향이 달라지면서 역량도 커지고,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진 것 같아요.

◇ 김혜민> 국제화의 역량이 커지면서 방향이 달라졌다. 그 말이 굉장히 인상 깊습니다. 그렇다면 교수님께서 직접 연구를 하셨던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 더 개발경제학이 이런 거구나, 하고 알 것 같아요. 일단 아프리카나 그런 쪽에 직접 교수님께서 연구하신 사례가 어떤 것이 있습니까?

◆ 김부열> 이번에도 노벨경제학상 수여된 개발경제학 분야는 기본적으로 어떤 나라는 부자고, 어떤 나라는 가난할지를 연구하는 분야고요.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도 결국은 개발경제학 이슈를 논의한 책이에요. 기존의 개발경제학은 어떻게 하면 나라가 부자가 될까? 자본 투자가 제일 중요하다든지, 기술 혁신이 중요하다든지, 최근에는 포용적 정치 제도, 포용적 경제 제도가 중요하다든지, 이런 논의들로 개발경제학 논의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이것들은 거시적인, 국가 단위의 경제 개발 논의라고 할 수 있어요. 최근 이번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으셨던 분들은요. 훨씬 더 미시적으로 가난한 사람 한 명, 한 명이 왜 이렇게 어렵게 살까,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을까. 아주 미시적이고, 구체적인 교육, 보건, 농업 프로젝트들을 과학적으로 평가하면서 개발경제학의 성격을 완전히 미시적으로 바꿔놓으셨습니다. 

◇ 김혜민>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예전에는 거시적으로 봤던 것을 미시적으로 보게 되고, 절대 빈곤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고 하면 지금은 상대적 빈곤까지도 살펴보고요. 예전에는 단순히 배고픈 것을 해결했다고 하면 지금은 교육, 보건, 농업, 정말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이 개발경제학이 발전했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 국민소득 3만 불이 넘는 이 부자 나라인 대한민국에서 개발경제학은 어떤 식으로 적용되고, 연구되고 있습니까?

◆ 김부열> 선진국, 부자 나라의 취약 계층은 상대적으로 더 박탈감이 클 수도 있고요. 우리나라도 이제 국민소득 3만 불이 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사회 취약 계층에 대한 사회보장 안전망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죠. 그래서 우유 훔쳤던 부자 사건도 그렇고, 모자가 빚 때문에 자살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데 개발도상국에서 진행됐던 다양한 개발경제학 연구들이 우리나라와 같이 부자 나라에 적용될 수 있을까? 상당히 많이 적용될 수 있고요. 개발도상국에서 진행됐던 개발경제학의 연구들이 중요한 통찰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이번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으셨던 분들의 연구와 접목시키면, 이분들은 노벨상까지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개발을 위한 정책들을 아주 과학적으로 평가를 하셨어요. 이게 정말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정책인지.

◇ 김혜민> 단순히 그냥 수혜하고, 시혜하는 게 아니라 과학적으로 기준을 세우고 연구했다는 거죠?

◆ 김부열> 그렇죠. 그러니까 이것을 과학적으로 평가를 해서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나오니까 이 증거를 기반으로 케냐 정부라든지, 인도 정부가 조그마한 프로젝트를 전국 단위의 프로젝트, 정책으로 확산시켜서 수천만 명이 혜택을 보게 됐거든요.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사회 정책, 복지 정책들이 있는데요. 이 정책 수혜를 받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행동할까? 이 정책 때문에 정말 도움을 받는 건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아주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번에 노벨상을 받았던 개발경제학자들의 통찰력을 우리나라에 도입한다고 하면 우리나라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복지 정책들을 사실은 면밀하게 설계하고, 그게 정말로 우리가 도와주고자 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지 평가해보는 게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일방적인 베풂이 아니라 그 사람의 니즈에 맞는 것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주는 것, 그게 지금 이 시대의 개발경제학의 핵심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교수님께서 탈북민들 대상으로 한 연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 김부열> 제가 2015년도에 한국에 들어와서 처음에 했던 연구가 탈북자 대학생들 영어공부 도와주는 연구 프로젝트를 했었어요.

◇ 김혜민> 이렇게 들으면 청취자들은 이게 무슨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거야? 이렇게 생각할 텐데, 이제는 다르다는 거죠. 영어공부가 취약 계층을 도와주는 경제적 접근이라는 거죠?

◆ 김부열> 탈북 대학생들은 영어능력이 우리 대한민국의 학생들보다 떨어집니다. 그런데 우리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취업을 하려고 하면 토익 성적과 같은 영어 성적이 너무 중요하잖아요. 또 정부에서는 요즘 너무 잘 되어 있어서 탈북 대학생들이 특정 점수 이상을 맞으면 무료로 언어 연수도 보내줘요. 그런데 그 점수를 잘 못 맞아요. 그래서 이 친구들의 토익 성적을 올려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을 해봤어요. 영어를 못하니까 영어가 안 되면 시원스쿨, 이시원 대표도 도와주셨고, 파고다 학원의 토익을 아주 잘 가르치는 선생님도 도와주셔서요. 그래서 24명, 24명을 시원스쿨을 보내고, 파고다를 보내서 6개월 동안 토익을 열심히 가르쳤어요. 그런데 결과가 전혀 성적이 안 올라요. 

◇ 김혜민> 성적이 안 올라요?

◆ 김부열> 우리 탈북 대학생들 토익 성적이요. 토익이 990점 만점인데요. 한 번호로 찍으면 나오는 점수가 나와요. 왜 이렇게 점수가 낮을까. 6개월 동안 공부했는데도 중도 이탈도 많이 하고, 점수도 전혀 안 올라요. 예상치 못 했던 결과죠. 취약계층을 돕고자 했을 때 쉽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큰 오산입니다. 왜 학습이 안 될까? 뭐가 어려울까? 이런 실패사례들을 긴밀하게 분석하고, 그다음에 더 좋은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게 너무 중요해서 그런 실패를 한 번 맛보기도 했었습니다. 다음에 탈북 대학생들을 위한 영어 프로그램은 지금처럼 토익, 문제풀이 위주로 하는 게 아니라 훨씬 더 기초적인 것부터 해야 한다고 하는 경험을 얻었죠.

◇ 김혜민> 다시 사람이네요. 그러니까 그 사람이 원하고, 필요한. 단지 토익 성적을 내기 위함이 아니라 탈북한 분들의 기초적인 영어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 기본부터 디테일하게 가르쳐주고 배려하는 게 중요했다.

◆ 김부열> 그래서 전혀 성적이 안 오른 친구들한테 왜 그랬니? 하고 물어봤더니 저는 토익보다는 그냥 미국 문화를 배우고 싶어요. 그러니까 학생들이 원했던 수요나 원했던 것을 저희가 잘 몰랐던 거죠. 우리 생각에는 토익 점수만 올려주면 좋을 것 같은데, 기초도 없었고, 관심도 그렇게 많지 않았던 거죠.

◇ 김혜민> 그런데 그것을 경제학자가 연구했단 말이에요. 그렇죠? 이게 핵심인 거예요. 복지나 교육이나, 물론 그런 전문가와 함께 일하지만 그 안에 경제학자가 들어가서 함께 연구했다는 게 지금 이 시대의 소외 계층을 위한 경제 정책이 어떻게 펼쳐져야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 어떤 것이 있나요? 서울시하고 함께한 것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 김부열> 저는 아이들 교육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요. 서울시 것을 이야기하기 전에 부천시에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서울대 아동학과 교수님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님들과 같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어떻게 잘 발달하고, 공부하고 있는지를 한 번 자세히 분석을 해봤어요. 지역 아동센터들을 다 방문해서 다문화 가정 아동들, 저소득 계층 아동들, 또 그들의 양육자들을 설문조사를 해서 이런 기초연구조사를 했었고요. 이런 기초연구를 통해서 다문화 가정 아이들, 취약 계층의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뒤처지지 않고 잘 공부하고,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는지, 이런 연구도 한 적이 있었고요. 서울시와 했던 것은 정말 이야기를 드리고 싶은데요. 서울시가 혁신적으로 사회연계 보상채권이라고 하는 소셜 임팩트 본드(Social Impact Bond)라는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이게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추진했던 사업인데요. 이게 어떻게 되어 있냐면, 서울시에서 경계성 지능 아동들을 잘 돌봐줬으면 좋겠다고 하는 정책 과제가 나왔는데요. 경계성 지능 아동들은 IQ가 평균이 100입니다. 그리고 표준 편차가 15예요. 그래서 평균에서 표준편차가 하나 내려간 게 85잖아요? 85까지가 정상 지능입니다. 그리고 85에서 또 15만큼 내려가면 70이잖아요. 70 밑에는 지능 장애로 판단을 받게 되는데요. 그러면 지능장애와 정상 사이에 있는 친구들이 있죠. 70에서 85. 그 친구들은 경계성 지능 아동들이라고 하는데요. 이 친구들은 원래부터 머리가 나빴던 경우가 아닌 게 많고요. 학대를 당하거나 가정이 깨졌거나 그래서 학습을 잘 못하게 되는, IQ가 이렇게 낮아졌는데요. 이 친구들이 정상 지능으로 잘 발달할 수 있게 도와주면 처음에 투자는 민간에서 합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정상 지능으로 넘어오게 되면 서울시가 투자했던 금액을 다 회수해주고, 성과 인센티브까지 주는 구조에요. 그래서 저희가 서울시에서 경계성 지능에 있는 아동들 100명 정도는 3년 동안 눈높이 학습으로 유명한 대교랑 같이 아이들을 가르쳤어요. 그리고 제가 같이 일하고 있는 더좋은세상 PPL 재단에서 투자를 했죠.

◇ 김혜민> 그러니까 단기간의 프로젝트가 아니었군요.

◆ 김부열> 이거는 조금 긴 프로젝트죠.

◇ 김혜민> 정말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하는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결과가요?

◆ 김부열> 놀랍게도 첫 1년 동안은 대교 눈높이 선생님들이요. 대교에서 정말 좋은 선생님들을 다 배정해주셨어요. 그런데 바로 가르치는 게 아니고요. 아이들의 심리치료, 정서치료를 하면서 마음을 열고요. 그다음에 2년차, 3년차 때부터 공부를 같이 했는데, 경계성 지능에 있는 아동들이 놀랍게도 발전하는 거예요. 결과가 곧 나오는데요. 3년 프로젝트가 아주 성공적일 거라고 기대를 하고 있고요.

◇ 김혜민> 정말 기대가 됩니다. 아까 우리 교수님이 개발경제학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던 그 연설처럼 지금 교수님께서 그 일들을 해나가고 계세요. 교수님 이런 경제학자와 그리고 마음이 맞는 기업들과 공공단체와 그리고 생생경제 같은 언론이 이것을 알려주고요. 협력해서 아름다운 일을 이뤄가는 모델이라고 저도 생각을 합니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계세요. 소외계층을 위한 정책 펼치고 하면 공산주의냐, 퍼주기냐, 다 가난하자는 거냐,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그분들에게 한 말씀해주신다면요?

◆ 김부열> 저는 개인적으로 소외계층을 돕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하셔야 한다는 분들이나 아니면 소외계층을 돕겠다고 하는 정책에 대해서 이거 공산주의다, 퍼주기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나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둘 다 마음이 뜨거우세요. 그런데 머리도 뜨거우신 것 같아요. 저는 마음은 따뜻해야 하지만 머리는 차가워야 하잖아요. 그리고 선한 의도가 있어도 선한 의도만 가지고는 선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소외계층을 돕고 하는 데 있어서는 저는 시장이 아주 강력한 매커니즘입니다. 그런데 시장도 많은 실패가 있거든요. 그 시장 실패를 극복하겠다고 너무 단순하게 정부가 그냥 개입하면 다 되는 줄 알아요. 정부도 시장만큼 실패를 일으키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시장이 왜 실패가 일어날까, 왜 시장에서는 이 어려운 사람들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할까, 그렇다고 정부가 개입하면 다 되는가? 그렇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시장 실패의 근본적인 이유가 정부 실패의 원인을 공부하고, 연구해서 어떻게 하면 가난한 사람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도와줄 수 있을 지를 같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시장과 정부에 대한 면밀한 고민, 그것이 정책적으로 이루어질 때 정말 소외계층들도 함께 잘살 수 있고, 아까 경계성 아동들 이야기도 하셨는데 그 경계에 선 사람들을 사회 품으로 들어오면 우리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는 거잖아요. 그런 역할을 많은 분들이 함께했으면 좋겠고요. 특별히 이런 개발경제학자들이 대한민국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너무 따뜻한 인터뷰 함께해주신 김부열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김부열>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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