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영준책방] 연말까지도 바쁜 당신께 위로와 힐링을 안겨줄 책 처방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2-16 15:51  | 조회 : 538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유다원 아나운서
■ 출연 : 남영준 중앙대 교수

[영준책방] 연말까지도 바쁜 당신께 위로와 힐링을 안겨줄 책 처방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나를 초라하게 만든다. 대단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할 때마다 내 행복은 삶에서 조금씩 멀어져간다. 스스로 타인의 도구가 되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부러워하는 것으로, 나를 위로하는 것으로 행복이 찾아오지 않는다. 행복은 평온한 일상에 스며있다.

유다원 아나운서 (이하 유다원) : 매주 월요일에만 문을 여는, <영준책방>. 정은길의 에세이, ‘나에게 더 잘해주고 싶다’에 실린 구절로 시작했습니다. 이 구절은, 영준책방의 주치의가 골라주셨는데요.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남영준 교수님! 반갑습니다.

남영준 중앙대 교수 (이하 남영준) : 유다원 아나운서님 처음 뵙겠습니다.

유다원 : 영준 책방에서 ‘책 처방’을 해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반가웠어요. 병원에서 약을 처방해주는 것처럼, 영준 책방에서는 책을 처방해주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번 주는 제가 영준책방에, 책 처방 의뢰를 하려고 하는데요. 사연을 소개하기에 앞서... 여러분들도 사연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즘 어떤 상태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것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알려주시면, 저희가 잘 모아두었다가 다음 주에 처방해 드릴게요. 말머리 ‘책 처방’ 적어서 문자 보내주세요. 교수님, 제가 미리 전해드린 제 사연 보셨죠? 저는 한때 추리소설에 푹 빠져서 읽었거든요. 근데 요즘 매일 정신없고... 그러다 보니, 머릿속이 복잡하더라고요. 마음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글을 자꾸 읽고 싶어지는데요. 용기를 북돋아 주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해주는 책! 뭐가 있을까요?

남영준 : 유다원 아나운서가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니, 취향이 저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어떤 추리소설을 좋아하시나요?

유다원 :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면 산장 살인사건’이나 ‘악의’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범인이 누굴까 찾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어서요.

남영준 : 맞습니다. 추리소설의 백미는 긴장감이죠. 그러니 힐링과는 잘 안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다원 아나운서 처방에 바로 에세이를 떠올렸습니다. 왜냐하면 에세이는 위로와 힐링의 감정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우리는 자신을 추스를 시간도 없이 시간과 일에 떠밀려 하루, 한 달, 일 년이 정신없이 지나가다 보면 어느 날 문득, ‘내가 뭐 하고 있는 거야’라고 깜짝 놀라곤 하죠. 특히 12월이 되어 한해를 돌아보면 대체로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이런 아쉬움을 술이나 담배로 달래는 분도 많지만 누가 뭐래도 독서만큼 건강하고 확실한 힐링 아이템은 없습니다. 너무 바쁜 인간의 굴레에서 에세이는 위로와 용기를 확실히 보장합니다. 그동안 여러 에세이를 추천했는데요. 유다원 아나운서가 추리소설 마니아라는 독서 취향을 근거로 맞춤형 처방을 할까 합니다. 감성적 요소와 함께 논리적인 요소가 함께 들어 있는 에세이를 처방전으로 택했습니다. 제가 의미하는 감성과 논리에 대한 구분을 알려드리기 위해 한 편의 시와 한편의 산문을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시입니다. 유다원 아나운서님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유다원 : “자목련이 흔들린다. / 바람이 왔나보다. / 바람이 왔기에 / 자목련이 흔들리는가 보다. / 작년 이맘때만 해도 그렇지가 않았다.” 김춘수의 시 ‘바람’이었습니다.

남영준 : 유다원 아나운서는 읽고 나서 어떤 느낌이 들었어요? 시 자체가 참 곱다고 느껴지지 않으세요?

유다원 : 시가 정말 따뜻하고 아름답네요.

남영준 : 자, 그렇다면 이것도 한번 읽어주세요.

유다원 : “인생은 문과 같습니다. / 그 위에 ‘당기시오’라고 쓰여 있다면 / 밀지 말고 당기세요.”

남영준 : 지난주에 소개한 파울로 코엘료의 글인데요. 이 글은 직관적이지만 상당히 논리적이라고 느껴지시죠?

유다원 : 네, 평범한 시와 다르게 굉장히 논리적이네요.

남영준 : 그런데 김춘수의 시 ‘바람’에는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평생 동반자인 부인을 하늘나라에 먼저 보내고 시인 혼자 남아있는 이승에서 처음으로 다시 보는 자목련의 낯설음을 표현했죠. 김춘수의 시 ‘바람’을 다시 한번 읽어주시겠어요?

유다원 :  “자목련이 흔들린다. / 바람이 왔나보다. / 바람이 왔기에 / 자목련이 흔들리는가 보다. / 작년 이맘때만 해도 그렇지가 않았다.” 네, 이 시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읽어보니까 시가 다르게 다가오네요.

남영준 : 네, 오늘의 처방은 조금 논리적인 관점으로 보면 울림이 훨씬 커질 수 있는 책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도서관 사서들이 추천한 책 리스트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선정한 에세이 인데요,, 정은길 작가의 ‘나에게 더 잘해주고 싶다 : 진짜 눈치를 봐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니까’라는 에세이입니다. 영준 책방의 문을 연 책이기도 하죠.

유다원 : 정은길 작가는, 전직 아나운서셨죠? TBS 교통방송 아나운서라고 들었어요.

남영준 : 네, 그렇습니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방송국에 몸을 담았는데요. 결혼하고 방송국을 그만둡니다. 그리고 회사원이 아닌, 사진작가로 살고 싶다는 남편과 1년 동안 세계여행을 다녀왔죠. 그러면서 나를 들여다보게 되었다는데요. 작가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인간의 굴레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많은 상황을 논리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묘사하여 우리를 위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인간의 굴레를 4계절로 표현하였습니다. 우선 봄은 무언가 처음으로 시작하는 계절로 보았습니다. 처음 시작을 하다 보니 매사가 서투를 수밖에 없지요. 그러니 모든 게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고 자책을 할 수 있지만 그럴 필요 없이 나 자신을 너그럽게 대하라고 합니다. 여름은 앞뒤도 재지 않고 열정적으로 일을 하다 보면 논리적이지 못해 우왕좌왕하여 실수가 일어나기 쉬우므로 나를 진정시켜야 하는 무언가가 필요함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기 때문에 한 해 동안 열심히 일한 성과를 돌이켜 보면서 자아를 형성할 필요가 있는 계절로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겨울은 일 년 내내 무언가를 성취하여야겠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격려와 위로의 순간이 어떤 계절보다 절실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책에서 고른 문장인데 한번 아나운서님께서 읽어주시겠습니까?

유다원 : “있는 그대로 나를 예쁘게 봐줄 수 있다면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거는 일은 어느 정도 사라진다. ‘그럴 수도 있지’하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덕분이다”

남영준 : 이 문장에서 작가의 의도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지만 제가 제 임의대로 해석해보겠습니다. 남들이 나를 무시할까 봐 불안한 마음에 너무 무리하게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을 추진하지 마세요. 당신이 그 일을 못 하는 것은 큰 흉이 아닙니다. 당신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니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맘 편하게 생활하시는 게 최고입니다. 요즘 SNS 때문에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삶을 사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내 행복을 좌우하는 모습은 불행한 삶인 것 같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 모두, 연말에 나를 위한 행복한 삶이 뭔지 생각해보면서,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유다원 : 교수님, 요즘 독서 동호회 활동하는 분들도 많던데요. 도서관에서 동호회 활동을 지원해주기도 하나요?

남영준 : 대부분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은 규모가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주민들을 위한 독서동아리를 연령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날씨에 이불 속에서 혼자 읽는 독서도 최고지만 뜻 맞는 사람끼리 함께 책을 읽으며 따뜻한 감정을 나누는 독서도 그에 못지않게 좋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주변 도서관에서 청취자분과 독서 취향과 맞는 독서동아리를 잘 찾아서 좋은 책과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용기 얻고 힐링하 는 연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유다원 : 네, 오늘 처방받은 책, 읽으면서 연말에 힐링하는 시간 보내봐야겠어요. 영준책방, 중앙대 남영준 교수님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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