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인터뷰전문보기

[미디어비평] 출입처 기자단, 기형적 관행 vs 현실적 가성비 무시못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2-16 10:46  | 조회 : 1437 
 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19년 12월 14일 (토)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입처기자단, 기형적 관행 vs 현실적 가성비 무시못해"

- 취재편의성과 효율성 명분으로 유지, 이제는 개혁해야
- MBC PD수첩 '검찰기자단 편'으로 촉발된 출입기자단 제도
- 배타적 권리구역인 출입처, 관행이 주는 편리함 안주하면 시민 저널리즘에 따라잡힐 것

 

<김양원 PD>
1)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언경 사무처장>
(인사)

<김양원 PD>
2) 언론계에 화두가 하나 등장했죠, 바로 ‘출입처 폐지’입니다.
특히 지난주 MBC 피디수첩에서 다룬 ‘검찰기자단’ 편이 취재원인 검사와 취재기자의 ‘친밀함’에 대해서 고발하는 내용을 다루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김언경 사무처장>
네, 방송을 보신 많은 국민들이 검찰 기자단이 기사를 쓰기 위한 목적이라며, 다시 말해서 좋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 지나치게 검찰과 친한 것 아니냐, 그리고 이렇게 기자와
검찰이 너무 친하게 되면서 검찰발 기사들이 사실상 검찰이 원하는 내용 위주로만 쓰여지는 게 아니냐 감시하고, 이런 걱정과 분노를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사실 누군가를 감시하고 비평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너무 친해지면 안 된다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런데 검찰과 너무 친해져서 그들이 주는 정보만을 받아쓰는 상황은 한마디로 검찰에 들어가는 홍보맨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무엇보다 기자가 이렇게 경찰과 결탁하고 좋은 정보를 얻고 단독보도를 내고요. 검찰은 또 그런 기자에게 자신이 불리하고 불편한 기사는 빼달라고 하거나, 자신이 수사하고 싶은 사건에 대해서는 정보를 흘려 보도를 만들고 그렇게 형성된 여론을 통해서 수사를 하는 공생관계가 이뤄진다는 것이죠. 피디수첩은 이런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사례를 중심으로 풀었으니 이에 대한 시민의 호응은 큰 편이었습니다.

<김양원 PD>
4) 최근 여러 시사현안을 거치면서, 언론과 기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았어요. 기자가 검찰 홍보맨이냐...이런 지적... 여기에 검찰은 바로 반박을 했죠?


<김언경 사무처장>
그렇습니다. 일단 오류가 있었다고 하는데, PD수첩에 ‘대검찰청 대변인’이라는 자막으로 나간 목소리가 있었는데요. 이게 대검찰청 대변인이 아니라 대변인실 직원이었다고 합니다. 이건 PD수첩도 인정했어요. 이밖에도 대검찰청은 방송 직후 사실 관계가 잘못됐다며 반박했습니다.

법조출입기자단도 피디수첩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입장입니다. 법조기자단은 5일 "PD수첩과 관련해 성명 발표와 함께 변호사 자문을 통해 언중위 제소, 민사소송 제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지했습니다. 검찰과 언론이 유착했다는 보도가 허위사실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법조기자단의 주장의 핵심은 PD수첩 보도가 편향적이라는 것입니다.

<김양원 PD>
4) 최근 저희 YTN과 KBS의 신임 보도국장 후보자들이 출입처 제도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는데, 피디수첩이 그간 말하지 못했던 출입처제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민언련에서 이번주에 토론회도 열었던데요.

<김언경 사무처장>
사실 저희는 피디수첩 방송을 의식해서 준비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난달 초 KBS 엄경철 기자가 보도국장으로 내정된 뒤 기자들의 임명동의제를 앞두고 ‘출입처 제도’의 폐지를 선언했지요. 저는 KBS의 시도가 한국 언론계의 기형적 관행인 ‘출입처 제도’의 여러 병폐를 해소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현직 언론인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요. 사실 언론관련 학자들도 의견은 조금씩 갈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 토론의 장을 열어보자는 생각으로  민언련,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언론정보학회, 미디어공공성포럼 이렇게 4단체가 공동주최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토론회는 꼭 출입처 제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만 논하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언론이 오랫동안 해온 관행이지만, 그 관행이 적폐가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관행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김양원 PD>
5) 일단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 좀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언경 사무처장>
우선 발제로 나선 협성대 박영흠 초빙교수는 지금까지 ‘출입처 제도’는 취재의 편의성과 효율성이라는 명목으로 유지되어 왔으나 이제는 그 수명을 다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KBS를 비롯해 일부 언론사에서 출입처 제도에 관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을 ‘수동적 혁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언론사들이 변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것을 포기하고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내는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를 수동적으로 따라가며 하나씩 기득권을 내놓는 방식으로 타의에 의한 개혁을 ‘당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박 교수는 그러나 출입처 제도의 점진적, 단계적 폐지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 정부  관료 등이 기자들에게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개별 기자는 기자단을 통해야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이며 이런 상황에 대한 언론이 어떻게 취재를 할 수 있을 것인지, 대안이 있어야하며 이런 기준에서 개선방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김양원 PD>
6) 이 토론회에 출입처 폐지를 선언했던 KBS 엄경철 신임 보도국장이 나오셨던데요? 공약 당시에 비해서 조금 더 진전된 계획을 내셨나요?

<김언경 사무처장>
엄경철 신임 KBS보도국장은 통합뉴스룸 취재 기능의 절반 이상을 ‘탐사 및 기획 취재’로 바꾸겠다는 복안을 내놨습니다. 엄 국장은 “현실적으로 출입처에서 자유로운 기자들을 만들어보자는 것과 출입처에 나가더라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사고를 만들려는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 엄 국장은 ‘타다’ 금지법 논란을 예시로 들었습니다. 논란에 대해 산업적 측면, 소비자의 측면 등 다양한 각도로 바라봐야 하는데, “국토부 기자가 이걸 취재하면 찬반 문제만 다룬다”면서 출입처 제도가 결과적으로 다양한 각도의 보도를 방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꼬집은 것입니다.

다만, 엄 국장은 출입처 폐지가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는데요. 결국은 인력과 비용의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김양원 PD>
7) 회사입장에서는 기자 한 명당 가성비가 떨어질 거다, 이런 걱정을 하는 듯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획.탐사를 대폭 늘리겠다. 이게 실현가능할까요?

<김언경 사무처장>
네, 문소영 서울신문 논설실장은 정부부처 관료들의 응답책임성 문제를 근거로 출입처 폐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 실장은 자신이 저연차 기자 생활 시절 겪었던 어려움을 언급한 뒤 “저는 출입처 제도 폐지해도 전화  돌리고 하는 네트워크 다 있으니 괜찮은데 젊은 기자들에겐 어렵다”며 저연차 기자들의 취재원 구성에 출입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양원>
8) 네, 연차가 낮은 기자들의 경우가 출입처 폐지에 대해 더 부정적인 것 같더라고요. 아마도 이런 두려움 때문이겠죠.

<김언경>
막막할거에요. 문 실장이 의미있는 질문을 던졌는데요. 문 실장은 포털의 언론 유통 독점 상황에서 “좋은 뉴스는 오랫동안 소비되지 않고 가짜뉴스는 순식간에 퍼져나간다”며 “그래서 시민들이 정말 좋은 뉴스를 원하는가에   대한 회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어 “출입기자단 관련해서 심사와   투표 행위가 있다고 하는데, 이건 PD수첩에서도 질문을 던졌어요. 그런데 이건 당연하다”, “요즘은 투표하면 어지간하면 다 들어온다”며 출입처 내 기자단이 개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양원 PD>
9) 출입기자단이 개방적이다?


<김언경 사무처장>
두 군데가 폐쇄적이고 나머지는 개방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언론의 관행을 바꾸는데 기자들의 힘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언론 소비자들이 좋은 뉴스의 가치를 알아봐주고, 소비해줘야 하는데,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공범이 아닐까...

<김양원>
10) 뉴스 소비패턴 자체가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말씀이신듯 해요. 또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김언경>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이사는 출입처를 가지고 있는 기자들이 가지는 사고방식에 대한 문제도 언급됐습니다. 김 이사는 “출입처를 배타적 권리구역으로 여기는 건 사라져야 하지 않나”라며 “출입처와 취재영역은 배타적 권리구역이 아니라, 의무 방어 구역”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관행 속에 기자들이 출입처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내놨습니다.

<김양원 PD>
11) 배타적 경제수역만 있는 줄 알았더니, 출입처가 배타적 권리구역이었군요.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땠나요?  

<김언경 사무처장>
이정훈 신한대 교수는 출입처의 문제가 “한국만의 특수한 관행이 엮여서 문제를 내고 있는 것”이라며 “출입처에서 나오는 정보를 극단적 인용과 받아쓰기 보도, 정파적 보도 등이 합쳐져서 나오는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관행이 주는 편리함에 안주하다보면  변화는 갖추기 힘들다”며 “언론 스스로 이해관계를 위해서라도 좀 더 장기적인 안목에서” 출입처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인데요. 출입처 기자들이 하루를 출입처에서 보내며 출입 기자들만의 커뮤니티에서 사실상 대부분의 취재와 기사 방향이 결정되는 시스템으로 전락한 현재 상황은 문제라는 겁니다. 이로 인해 언론사가 수없이 많은데도 내용이 비슷한 기사만이 양산되고 그 내용은 대부분 기관이 뿌린 보도자료에 근거하고 있으며 기사에서 사건 전반의 맥락이나 근본적 의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봅니다. 게다가 SNS‧유튜브 등 시민들의 미디어 수용 및 직접 참여 경로가 확대되면서 오히려 언론이 시민들의 저널리즘을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한꺼번에 이 제도가 바뀌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분명한 것은 언론이 관행은 바뀌어야 할 것이 참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관행은 관행이라는 이유로 계속 유지될 수만은 없을 것이란 겁니다. 한꺼번에 혁명적 개선은 못한다 할지라도 언론인 스스로 개혁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봅니다.

<김양원 PD>
12) 저는 기자들이 스스로를 직장인으로 생각하느냐, 언론인으로서 생각하는냐 그 부분을 한번 스스로 돌아봐야할 것 같아요. 취재의 편의성만을 따지면, 출입처와 기자실이 편할 수 있죠.
우리 소비자들 입장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하던데, 언론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또 민언련에서도 앞으로 교육을 열심히 하셔야할 것 같습니다.

오늘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언경 사무처장>
네, 감사합니다.

<김양원 PD>
지금까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