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의 생존법 – 최재붕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2-03 16:28  | 조회 : 2617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최재붕 <포노 사피엔스> 저자, 성균관대학교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의 생존법 – 최재붕 교수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한국 경제를 생생하고, 상생하게 만드는 분들을 모시는 생생초대석입니다. 꽉 막힌 한국 경제, 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결국, 이 꽉 막힌 현실을 뚫기 위해서는 신기술, 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데요. 이게 말처럼 간단한 게 아니죠. 또 장밋빛 미래만 펼쳐지는 것도 아닙니다. 구산업, 그리고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정책도 필요하고요. 신산업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과제도 놓여 있습니다. 그런 고민을 가장 많이 하고 계신 학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2019년을 강타한 <포노 사피엔스> 책의 저자,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교수와 함께 오늘 생생초대석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최재붕 <포노 사피엔스> 저자(이하 최재붕)>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혜민> 제가 두 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먼저 이런 고민을 가장 많이 하고 계시는 학자라고 했는데, 맞습니까?

◆ 최재붕> 고민을 하시는 분들은 많은데, 이런 새로운 문명이 왔고 그래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제일 많이 떠들고 다니는 사람은 제가 맞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고민만 하면 안 되고 빨리 행동해야 한다고 말하는, 가장 많이 잔소리를 하시는 그런 학자는 맞고요. 두 번째 팩트체크를 2019년을 강타한? 자랑 한 번 하세요. 100쇄 책을 오늘 들고 오셨더라고요.

◆ 최재붕> 네, 맞습니다. 100쇄를 넘겼고요. 너무 감사드리고요. 사실 저는 이렇게까지 많은 분들이 읽고 사랑해주실 줄 몰랐는데,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많은 출판사에서 올해의 책 10권 후보 중에 하나로. 그래서 정말 어찌 보면 사람들이 참 많이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고민이 이 책을 읽는 것으로 발현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혜민> 저도 이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이 사랑받는 이유는 그거인 것 같아요. 교수님이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본 내용이거든요. 그런데 한 번쯤 고민해 본 내용을 다 정리하셨고,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을 굉장히 쉬운 언어로 명쾌하게 남겨주셨고요. 그러나 그 결론의 끝에는 결국 사람으로 귀결되는 그런 내용이었기 때문에 이 <포노 사피엔스> 책이 인기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 최재붕> 제가 의도한 대로 잘 따라와 주신 훌륭한 독자이신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이런 책을 쓰게 된 동기도 제가 미래제품 디자인에 관한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하다 보니까 이게 사람이 중심이 되지 않으면 절대로 안 되겠다. 기술이 중심이 되니까 되게 어렵더라고요. 실패도 많고. 그래서 사람에 관한 연구를 하다 보니 인류가 진짜 급격하게 많이 바뀌었더라고요. 그래서 그 급격하게 바뀐 인류의 현상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하에 정리를 해봤습니다. 보통은 인공지능, 5G, 자율주행차, 이렇게 정리를 하는데, 그런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인류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그렇게 봤더니 스마트폰 등장 이후로 완전히 바뀌었더라고요. 

◇ 김혜민> 그러니까 변화된 사람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쫓다 보니 그 변화시킨 것 중에 가장 큰 원인이 스마트폰이라는 기술이었다?

◆ 최재붕> 맞습니다. 이게 생소한 단어죠, ‘포노 사피엔스.’ 원래는 뭐냐면 호모 사피엔스가 인간의 생물학적 학명이고요. 호모가 인간 종족, 사피엔스는 슬기롭다는 뜻의 라틴어인데요. 슬기로운 인간족이 원래 호모 사피엔스인데, 그 사이에 포노를 넣어서 다하면 ‘호모 포노 사피엔스’입니다. 슬기로운 폰을 쓰는 인간 종족. 이게 포노 사피엔스인데요. 저는 아예 뭐라고 하냐면 인공 장기처럼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들. 

◇ 김혜민> 그건 조금 섬뜩한데요?

◆ 최재붕> 무섭죠? 그런데 제가 왜 도구라고 안 하고 장기라고 하냐면, 도구는 망치 같은 거예요. 그러니까 쓸 때 딱 쓰고 내려놓고. 그래서 다른 인체에는 영향을 안 주죠. 스마트폰은 24시간 들고 다니면서 생각의 체계, 습관, 소비의 패턴, 정보를 흡수하는 방식, 모든 것을 다 바꿔 버렸죠.

◇ 김혜민> 우리가 보통 ‘껌딱지’라는 말을 하는데, 사실 우리 애기도 제 껌딱지 아니잖아요. 제가 회사 나올 때 두고 나오니까. 그런데 핸드폰은 진짜 껌딱지네요, 장기처럼. 그렇게 해서 인공 장기처럼 스마트폰을 쓰는 종족을 포노 사피엔스라고 명명하셨고, 그 내용을 이 책으로 쓰셨고, 이 책이 2019년을 강타했습니다. 교수님 이야기를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나눠보죠. 아까 인공 장기처럼 스마트폰을 쓰는 종족이 포노 사피엔스라고 하셨는데, 조금 더 예를 들어주세요. 포노 사피엔스의 특징, 이런 것들이요.

◆ 최재붕> 최근에 이런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저녁 7시 이후에 어떤 영상을 보시나요? 1000명한테 연령대별로 나눠서 설문을 했더니 세상에, 57%가 유튜브를 본다고 대답을 합니다. TV는 27%. 3등이 또 넷플릭스더라고요. 이거는 완전히 문명이 바뀐 거죠.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이런 경향이 강하고요. 40대 이상은 그래도 여전히 TV를 많이 보신다고 해요. 이 세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라고 부르는데요. 1982년부터 1995년생까지를 우리가 밀레니얼 세대라고 하고요. 그리고 그 이후, 1996년 이후 생을 Z세대라고 부르죠. 요새는 이 M, Z세대를 잡아야 정말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들이 바로 포노 사피엔스의 주력 세대라고 보시면 돼요. 

◇ 김혜민> 저는 제가 포노 사피엔스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저 드라마, 최근 3년 동안 다 핸드폰으로 본 것 같아요.

◆ 최재붕> 그렇습니다. 그게 뭐냐면 드라마를 봐야지, 하면 TV를 켜는 게 아니라 폰이 열리는 거죠. 뇌구조가 달라진 거예요.

◇ 김혜민> 그리고 시간 맞춰 볼 필요 없어요. 몰아봐죠.

◆ 최재붕> 그렇죠. 그리고 은행 송금 해야지? 폰이 열리죠. 옛날에 저 같은 사람은 은행 송금해야지, 하면 은행 지점을 찾잖아요. 뇌구조가 바뀌는 거예요. 그 이유는 어려서부터 인터넷과 컴퓨터가 있었기 때문에. 그 속에서 살았어요. 그 문명이 습관이 됐고요. 그래서 소위 제가 뭐라고 하냐면, 뼛속까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문명이 녹아있는 세대를 밀레니얼 세대, Z세대라고 하는 겁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저는 아주 경계선에 잘 들어간 82년생인데요. 저도 고등학교 끝날 때쯤 인터넷, 이런 것들이 나왔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인터넷 있는 채로 산 시간이 더 길어질 테니까요, 앞으로도. 저도 포노 사피엔스인데요. 그런데 교수님, 기술을 전공하신 분이니까 세상에 기술의 발전이 삶을 크고 작게 변화시킨 것은 너무 많았잖아요? 그런데 유독, 유독 왜 스마트폰만이 이렇게 변화가 아닌 거의 혁명이라고 까지 말할 수 있습니까?

◆ 최재붕> 이게 신체에 붙으면서 일어난 현상이죠. 사실 인터넷 세대가 그 인터넷이 PC에 머물 때만 해도 달고 못 다니니까 그건 거기 가서 하는 거지. 장소의 제약이 있었는데 스마트폰이라는 게 손에 달리고 거기에 모든 서비스가 이것을 통해서 해결되니까 인간의 능력치가 혁명적으로 달라지는 거예요. 유발 하라리가 쓴 <사피엔스>를 보면요. 인간이 포유동물 중에서 지구를 정복할 수 있을 만큼 큰 힘을 얻었던 두 가지 차이점이 하나가 지능, 그리고 두 번째가 협업할 수 있는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즉 언어가 있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생각해보세요. 요새 궁금한 거 있으면 친구한테 물어보세요? 모든 인류가 지적인 능력이 극적으로 확대된 거죠. 검색할 수 있는 건 뭐든지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지식이, 뇌가 달라진 거죠. 두 번째, 커뮤니케이션 할 때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통해서 친구와, 또는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게 많으세요? 아니면 그냥 얼굴, 또는 음성으로만, 전화로 대화하는 게 많으세요?

◇ 김혜민> 촌스럽게 누가 전화합니까?

◆ 최재붕> 그렇죠. 결국 그 커뮤니케이션 역량에도 엄청난 변화가 왔으니 인류의 모든 생활 습관에 변화가 빨리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거죠.

◇ 김혜민>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건 지능과 언어인데, 이 지능과 언어를 스마트폰을 통해서 지배받게 된 거네요. 그러다 보니까 이 스마트폰이 예전의 기술과는 전혀 다른 엄청난 삶의 변화를 가지고 온 건데요. 그런데 사람이 그렇잖아요. 원래 새로운 세상, 신기술이라고 하면 기대도 생기지만 두려운 마음이 들고요. 특히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유튜브, 게임, 타다 논란도 지금 있지만, 기대하는 점보다는 우려하는 점이 더 많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맞나요?

◆ 최재붕> 맞습니다. 이것은 사실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인데요. 제가 굉장히 존경하는 아주대학교 김경일 교수님, 심리학과 교수님이신데, 그분하고 대화하다가 우리가 왜 두려워하는지를 깨달았어요. 지금 우리가 대한민국의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문명, 그리고 우리가 자라난 문명들은 대부분 이 스마트폰에 기반한 문명과는 상관이 없어요. SNS 활동 잘하면 성공한다는 것도 아니고요. 시험 잘 보면 성공했고요. 좋은 대학 나오고, 학벌에, 이런 식으로 성공했단 말이에요. 그래서 인간 성공에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인맥이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그게 아니라 이건 SNS로 활동 잘하면 거대한 성공도 거두고요.

◇ 김혜민> 그럼요. 인플루언서들이 그래서 나오는 거잖아요.

◆ 최재붕> 또 택시라는 기존에 있던 서비스를 스마트폰 있는 사람들끼리만 타, 그러니까 우버는 창업 10년 만에 63조 기업이 됐고요. 또 넷플릭스, 이런 기업은 비디오 빌려보던 습관을 바꾼 것뿐인데 145조 기업이 됐고, 배달의 민족. 이 기업은 소위 전단지 돌리는 것을 스마트폰으로 바꿔줬는데, 3조 기업으로 성장했어요. 세상에. 배달의 민족에 올해 시켜 먹은 금액만 8조 5000억이라고 합니다. 결국, 이 현상이 보여주는 건 뭐냐면 포노 사피엔스라는 새로운 문명에 굉장히 혁신적인 힘이 있는데 기성세대는 그것을 이용할 줄 모르니 두려운 거죠. 두려움은 뭐만 보느냐? 부작용만 보게 되어 있다. 이게 심리학과 교수님이 지적하신 거예요. 마음은 내가 잘 못하는 것에 혁신적인 힘이 있다? 이것을 받아주고 싶지 않대요. 그런데 SNS로 악플 들리고, 나쁜 이야기 많아지고, 저거 안 좋고, 애들 게임에 중독되고 이러면 그렇지, 거봐, 이거는 부작용 덩어리야, 나쁜 거 맞네, 이래야 마음이 편한 거예요. 그래서 사실은 이 포노 사피엔스 문명이 부작용도 있고, 굉장히 엄청나게 혁신적인 힘이 있는데 대한민국 어른들은 대부분 부작용만 언급하고요. 부작용만 관심 있어 하고요. 그것만 다 떠들려고 하는 게 기본 심리가 되었다는 겁니다.

◇ 김혜민> 그런데 이상한 게요. 저는 82년생이어서 포노 사피엔스의 시작점이잖아요. 그런데 저도 저희 아들 보고 유튜브 너무 많이 보면 안 돼, 게임 너무 많이 보면 안 돼, 저도 그 이야기하거든요?

◆ 최재붕> 사실은 부작용이 있는 거 맞아요. 어른들이 해야 하는 일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 이거 잘하고 있는 겁니다. 대신 우리가 늘 그렇지만 이 어떤 문명의 이기를 쓸 때 부작용이 있는 것은 최소화하지만 공평하게 하려면 혁신적인 힘도 가르쳐야 하죠. 너는 유튜브 가지고 학습하는 방법도 많이 익혀야 해, 너는 새로운 학습방법을 통해서 정말 너의 미래를 개척해야 해, 하는 것도 가르쳐야 한다는 거죠.

◇ 김혜민> 부작용을 걱정하는 만큼 혁신적인 방법도 알려줘야 한다?

◆ 최재붕> 네, 맞습니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상태에서는 어른들은 이래요. 이거 새로운 거 나는 잘 모르는데, 그러다 보면 자연스러운 상태는 무조건 부작용만 이야기하면 마음이 편해요. 그리고 언론들도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해서 계속 부작용을 크게 부각시켜요.

◇ 김혜민> 왜냐하면 그렇게 해서 무슨 사고가 나고, 부작용이 나도 책임을 면할 수 있거든요. 봐라, 내가 경고했구나, 이럴 수 있으니까.

◆ 최재붕> 맞습니다. 그게 자연스러운 인간의 방어심리래요. 그래서 그것을 깨뜨려야 해요. 저는 그것을 뭐라고 부르냐면 ‘잠재의식 속의 흥선대원군’이라고 부릅니다. 흥선대원군이 잘못한 거 아니잖아요. 외세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게 뭐가 잘못됐겠어요. 결국은 나라도 망하고, 후손들이 정말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 했다면, 우리가 지금 진짜 우리 후손 세대를 걱정한다면 대륙에 새로운 문명이 왔을 때는 그 눈높이에 맞춰줘야 한다. 그러려면 보호만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망치를 흥선대원군을 딱 깨뜨리면 저 너머에 엄청난 혁신의 힘이 있구나 하는 게 보인다는 거고요. 그것을 찾아내서 우리 다음 세대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그게 어른의 도리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 김혜민> 내 마음속에 있는 흥선대원군을 깨뜨리라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YTN 라디오 생생경제, 오늘은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교수와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교수님 제가 이 책에서 굉장히 재밌게 봤던 게 세계 10대 기업 중에 삼성전자 빼고 나머지 기업들이 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기업, 맞습니까?

◆ 최재붕> 이게 10개 중에 7개인데요. 1위가 애플, 2위가 지금은 마이크로 소프트, 3위가 아마존, 4위가 구글, 5위가 페이스북입니다. 이거 다 폰을 중심으로 한 기업이죠. 그리고 두 개가 아시안 기업이에요.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 7개의 기업의 시가총액을 제가 2014년부터 추적을 해왔습니다. 왜? 이 기업들이야말로 진짜 인류의 문명, 습관이 바뀌어야 성장하는 기업이죠. 포노 사피엔스가 표준이 되어야 성장하는 기업인데, 이 7개의 시가총액이 원래 17년에 3500조였거든요? 그러더니 2018년 5월 10일에 5080조가 됐어요. 올해 7월에 6134조가 되더니 제가 11월 18일 기준으로 다시 봤더니 6459조가 됩니다. 대한민국 모든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2100조입니다. 그러면 3배. 3배가 넘는 돈이 딱 이 7개 기업에. 7개 기업을 보면 애플은 이 문명 창조기업이죠. 아마존은 포노 사피엔스 유통 대표기업이죠. 구글과 페이스북은 광고 기업인데, 신문 방송이 아니라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 보는 사람들. 바뀌었죠? 그다음에 마이크로 소프트도 이제 윈도우 안 하고 클라우드 서비스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포노 서비스. 알리바바, 텐센트는 말할 것도 없죠. 유통, 방송, 금융, 은행 할 것 없이 전부 다 디지털 플랫폼으로 거래하고, 폰으로 소비하는 사람만 상대하는 기업이에요. 이게 중국의 대표기업이라고 하는 건 공산당이 선언한 중국문명의 표준이 포노 사피엔스 문명이라는 거죠.

◇ 김혜민>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확 와 닿네요. 그러면 삼성전자는요?

◆ 최재붕> 삼성전자가 성공한 비결은요. 이게 그래도 제조업 세계 1위, 2위를 다투는 기업이 됐어요. 성공비결이 메모리죠. 이 7개 기업이 사업을 확대할수록, 동영상 더 올리죠, 상품 더 올리죠, 그럴수록 저장장치 메모리 서버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거예요. 그러니 그 수요에 필요한 메모리를 세계 최고의 실력으로 가장 값싸게, 가장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회사가 1등이 된 거죠.

◇ 김혜민> 그렇군요. 삼성전자도 결국은 포노 사피엔스를 고객으로 하는 기업을 고객으로 하는 회사인 거잖아요.

◆ 최재붕> 맞습니다. 거기다가 스마트폰 판매 대수로는 세계 1위죠. 

◇ 김혜민> 그러면 교수님. 아마 교수님이 예전에 벤처기업 열풍 한창 있었잖아요. 그게 90년대 이럴 때였나요? 그때도 새로운 기술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회사들이 많이 나타났지만 많이 또 사라졌어요.

◆ 최재붕> ‘닷컴 버블’이라고 하죠.

◇ 김혜민> 그런데 이 10대 기업들은 이 회사들하고는 다릅니까?

◆ 최재붕> 이게 격이 다르다고 하는데요. 닷컴 버블 때는 세계 최고로 올라왔다고 해도 한 30위권, 20위권, 이 정도였고요. 시가 총액도 100조면 어마어마하다고 했어요. 지금은 마이크로 소프트, 아마존, 구글, 그리고 애플, 이 네 개가 우리나라 금액으로 1000조 원이 넘는 기업이 됐습니다.

◇ 김혜민> 똑같이 볼 수 없군요?

◆ 최재붕> 네, 그 이유가 이렇습니다. 그때는 닷컴 버블 때는 모든 사람이 바뀔 거야, 하고 믿었는데,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소비자가 안 움직였어요. 왜? 책상 위에 붙어 있으니까. 제가 그래서 무섭다고 하는 게 장기처럼 손에 쥐어준 순간 달라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포노 사피엔스가 오장칠부의 인간이 문명의 표준이 되는 현상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이고, 그래서 이 기업들이 그 사람들의 선택에 의해서 성장합니다.

◇ 김혜민> 기업들이 사람들의 선택에 의해서 성장한다, 그게 큰 차이군요. 소비자의 선택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그 소비자는 결국 포노 사피엔스를 이야기하는 거고요. 앞으로 창업할 분들은 이 부분에 굉장히 주목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지금 있는 기업들 있잖아요? 그리고 전통산업들도 있고요. 이런 회사들은 어떻게 해요?

◆ 최재붕> 요즘 재밌는 사례들이 많이 등장하는데요. 대표적인 게 막걸리입니다. 혹시 지평생 막걸리?

◇ 김혜민> 들어봤죠.

◆ 최재붕> 이 막걸리 회사는요. 원래 문을 닫으려고 했어요. 매출이 연 2억밖에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버지가 열심히 했고, 정말 맛에 관심을 가지고 정말 멋진 막걸리를 잘해보려고 했는데 매출이 너무 안 나니까 아들 때는 문을 닫아야겠다고 했는데, 아들이 딱 보더니 아빠 이거는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아, SNS 마케팅을 했습니다. 지금 연 매출이 200억이에요.

◇ 김혜민> 맛이 특별히 나아진 것도 아닌데?

◆ 최재붕> 온라인 판매를 하는 것도 아니에요. SNS를 타고 사람들이 마셔 보더니 너무 좋다, 그러면서 난리가 났어요. 그게 SNS에서 그러니까 전부 소비가 급격하게 는 겁니다. 또 하나가 있어요. 비앤테일러(B&TAILOR)라고요. 수제 양복을 만드는 진짜 오랫동안 이 일을 하신 분이에요. 이분이 수제 양복은 다 망하니까 문을 닫아야겠다, 그랬는데 아들이 보고 아빠, 우리 SNS로 한 번 외국인들도 찾아오게 만들어보자. 그랬더니 이 사람들이 갑자기 어마어마하게 많은 관심을 보이더니 너무 스타일 멋있다고. 지금 그 계정에 팔로워가 74만 명이 됩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 고객들이 옷 맞춰 입고요. 한 번 맞춰 입으면 또 주문하고요. 그러니까 사실은 제가 이 두 가지 예를 든 이유가 뭐냐? 지금도 유통방식이 바뀌지 않았고요. 또 지금 비즈니스 하는 것들 온라인으로 하는 것도 아니에요. 다만 고객을 만나는 경로가 달라진 거죠. 과거에는 대기업이 유리했어요. 자본이 유리했어요. 왜? 그거 하려면, 광고하려면 자본이 필요하고, 대기업이 유리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개인이 능력만 있으면, 이 문명에 관심만 있으면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 사실은 굉장히 민주적이고, 굉장히 개인한테도 기회가 많은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상징을 보여주는 겁니다.

◇ 김혜민> 오히려 본인의 의지와 능력과 노력만 있다면 대기업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거군요.

◆ 최재붕> 바로 그거예요.

◇ 김혜민> YTN 라디오 생생경제도 보면 본방으로 듣는 분들보다는 팟빵이나 팟캐스트나 유튜브 통해서 듣는 분들이 많고 그러다 보니까 해외에서도 들으시는 거예요. 예전 같은 경우는 그렇게 할 수 없었잖아요. 저도 해외로 진출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최재붕> 당연하죠. 연구를 누구를 하셔야 하는지 아세요? 보람이요.

◇ 김혜민> 아이잖아요. 

◆ 최재붕> 맞습니다. 월 37억을 벌어서 청담동에 100억짜리 빌딩을 샀다고 하니까 우리나라 전 방송계가 난리가 나서 비판을 막 했는데, 비판은 맞아요. 제가 그랬잖아요.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한다. 애들을 너무 막 방송시키고 안 좋아요. 그런데 그랬으면 균형을 잡으려면 손을 들어 망치로 깨라고 했죠. 보람이는 어떻게 성공했을까요? 킬러콘텐츠. 뭔지는 몰라요. 제가 6살이 아니라.

◇ 김혜민> 그런데 6살한테 통하는 그 킬러콘텐츠?

◆ 최재붕> 맞습니다. 지금 팔로우수가 얼마인지 아세요? 제가 오늘 체크해봤습니다. 2160만. 대한민국 4, 5, 6, 7세 애기 인구 전체가 138만이에요.

◇ 김혜민> 그러면 애기들이 하는 게 아니잖아요?

◆ 최재붕> 90%가 해외에요. 그래서 그것은 왜 통계로 알 수 있냐면 접속자 IP가 어디인지 다 알려줘요. 

◇ 김혜민> 보람이가 영어로 말해요?

◆ 최재붕> 아니요. 한국어로 해요. 그런데 그 해외에서 하도 인기가 좋으니까 할 수 없이 6개 국어의 자막을 붙여서 내보내요.

◇ 김혜민> 국위선양하네요.

◆ 최재붕> 완전. 옛날 같으면 철탑 산업훈장 줘야 한다니까요? 외화를 얼마를 벌어오는 거예요. 어른들은 끽해야 유튜브에 광고비밖에 더 내요? 그래서 제가 얘기하는 게 뭐냐면 보람이 혁신의 힘이 뭘까? 그건 보람이의 콘텐츠도 힘이 있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이 시대 도대체 대한민국의 문명에 대한 관심이 왜 이렇게 높은가 하는 것을 크게 봐야 합니다. 보세요. 대중음악에서 BTS, 넘버 원이에요. 6살 꼬마 키즈 방송에서 원래 세계 1위가 7살 꼬마 라이언인데 걔가 2230만 팔로워인데, 거의 비슷해요. 편당 조회수는 보람이가 높아요. 그래서 광고비를 더 많이 받는 건데, 작년 라이언이 250억을 받았습니다. 

◇ 김혜민> 진짜 다른 나라 이야기 같은데 평범한 사람들이 시작한 거잖아요?

◆ 최재붕> 그렇죠. 그러니 김 PD님이 이 방송을 전 세계 2000만이 듣게 하는 게 어렵지 않아요. 거기다 자동번역기만 붙어 봐요. 난리가 나는 거예요. 

◇ 김혜민> 오늘 교수님이 2019년을 마무리하는 이 때 제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가시는데요. 그러면 제가 이렇게 질문을 드릴게요. 포노 사피엔스를 타겟으로 하는 기업들을 굉장히 많이 연구하셨을 거 아니에요? 그 기업들이 다 살아남는 거 아니잖아요. 그중에서 살아남는 기업들의 특징이 아까 바로 말씀하신 킬러콘텐츠. 그리고 뭐가 있습니까?

◆ 최재붕> 디지털 플랫폼에서 고객을 받아들이죠. 그러면 그 경험이 와, 좋다고 하면 이고객들의 특징이 밀레니얼, Z세대의 특징이 뭐냐면 가만히 있지 않아요. 

◇ 김혜민> 소문내야죠.

◆ 최재붕> SNS로 막 좋으면 소문을 내는 거예요. 그러니 그 사람들이 소문나게 하려면 경험이 좋아야 하죠. 그런데 디지털 플랫폼도 했고, 다 했는데 왜 안 들어와? 이렇게 비교해보시면 돼요. 옛날에 시중 은행들이 앱 만들면 액티브 X 깔고, 뭐 깔고, 짜증나게 공인인증서 해라. 전 세계 공인인증서 없는데 왜 그러냐? 고객을 위해서다. 우리 속으면서 살았죠. 그런데 카카오뱅크 나오니까 공인인증서 없어졌죠. 되죠?

◇ 김혜민> 카카오뱅크가 정말 간단하더라고요.

◆ 최재붕> 실제로는 어른들이 더 좋은 거예요. 우리가 뭐냐면 왜 그럼 옛날의 시중은행들은 그렇게 못했느냐? 고객이 우선이 아니에요. 프로그래머가 우선이었죠. 책임 안 져야죠. 문제 생기면 고치지 쉬워야죠. 즉, 은행은 내 메인은 앱도, 웹도 아니다. 우리는 창구가 메인이잖아요. 그러니 여기는 별로 신경 안 쓰는 거예요. 반면 카카오뱅크는 지점이 없잖아요. 이게 망하면 자기네는 끝나는 거예요. 원래 그 회사 DNA가 그렇죠. 그러니 고객 중심에서 제일 불편한 요소들은 다 없애. 그랬더니 그렇게 되는 거죠. 

◇ 김혜민> 그러니까 그냥 신기술만 있다고, 킬러콘텐츠만 있다고 주저 앉으면 안 되고 계속해서 어떻게 하면 더 사람들이 좋아할까. 결국 또 사람이 중심이네요?

◆ 최재붕> 맞습니다. 인간이 경험을 해봤더니 되게 좋다고 하면 스스로 마케터가 돼서 열심히 퍼뜨리고요. 그것을 뭐라고 하느냐? ‘팬덤’이라고 해요. 그 팬덤을 만드는 힘이 있는 데만 성공합니다. 비율은 어느 정도냐? 디지털 혁신을 시도한 기업 10개 중 7개가 실패. 3개만 성공합니다. 더구나 경쟁을 하니까요.

◇ 김혜민> 장밋빛 미래만 있는 건 아니군요. 오늘 교수님 말씀을 들으며 참 여러 가지 생각들과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는데요. 교수님, 지금 편리하다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셨잖아요. 소비자 입장에서요. 아주 예민한 이야기인 ‘타다’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가 타다 문제 생겼을 때 제가 교수님하고 급하게 전화 인터뷰를 했는데요. 타다가 사람들한테 사랑받는 이유는 사실 편리함이잖아요. 그리고 기존 택시들이 그 편리함을 이길 수 없는 거고요. 국토위에서도 결국 결론을 못 내고 끌고 있어요. 이거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 최재붕> 저는 이것을 거대한 문명의 충돌이라고 봐요. 사실은 우리나라가 대부분 무슨 위원회, 조직, 단체, 이런 것들이 정한 룰에 따라 움직이는 게 맞다고 이야기하죠. 사실은 여러 갈등의 요소가 있으면 그런 룰이 있어서 그거에 맞춰서 하는 게 맞죠. 그런데 문명의 교차점에서는 이런 모든 게 변할 가능성을 봐야 합니다. 제가 이면을 한 번 보여드릴게요. 지금 현대자동차가 투자하는 것의 40%를 모빌리티 서비스에 투자해요. 우버나 우버 유사 서비스. 이미 동남아 우버 그랩에 3600억 투자했고요. 올해는 인도 우버인 올라라는 곳에 3600억 투자했고요. 또 미국의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회사 액티브라고 하는 곳에 2조 2000억을 투자했고요. 그것도 올해입니다. 그다음 올해 차량 공유 서비스를 미국 회사에서 시작해요. 이유가 뭐냐? 도요타도 하고요. GM도 하고요. 전 세계 자동차 회사는 다 그렇게 해요. 절반의 금액은 모빌리티 회사에 투자한다. 왜 그런가를 타다가 보여줍니다. 타다가 인기가 좋았잖아요. 그래서 현대차를 7000대나 샀어요. 미국에서 이미 신차 판매가 줍니다. 왜? 우버 때문에 택시 시장 자체가 1.5배 성장했고요. 그러니 젊은 M, Z세대가 차를 안 사요. 그러면 누가 살까요? 타다 같은 그런 서비스 제공업체, 앞으로는 우버가 차를 사고요.

◇ 김혜민> 그러니까 새로운 소비자로 그 회사들이 등장하는 거군요?

◆ 최재붕> 맞습니다. 그래서 이미 그런 트렌드가 나오니까 그 회사 지분을 가지고 있어야 자기네 차를 사줄 거 아니에요. 그러면 생각해보세요. 더 큰 각도에서 보면 지금 현재 현대라는 회사에서 우리 기성세대가 열심히 노력해서 차를 팔아서 돈을 100을 벌었어요. 그 절반은 지금 외국 기업에 투자가 됩니다. 왜? 우리는 불법이라서. 우리 청년들이 모빌리티 서비스 만들고 이렇게 해서 회사 키운 다음에 거기에 돈을 얹어서 앞으로 없어질 일자리를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데 현대차가 하고 싶어도 못 해요. 우리는 불법이라 다 막혀 있거든요. 

◇ 김혜민> 교수님, 지금 외국 사례도 이야기해주셨는데, 그리고 또 거대한 문명의 충돌이라고 말씀하신 것에 앞으로 어떻게 예상하시는 지가 나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것은 막을 수 없는 거다. 그런데 교수님,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가 잘 달려가는 사람 더 달릴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것도 있지만, 뒤처지는 사람들 쉬라고 안내도 해주고, 물도 건네주고, 이게 국가의 역할이잖아요.

◆ 최재붕> 당연하죠. 그게 제가 말하는 상생이라고 봐요. 그래서 사실 정해진 미래를 외면할 수는 없죠. 그러니 룰은 정해놓고 자꾸 엑시트할 수 있도록 열어줘야죠. 새로운 문명으로 전환될 수 있게 양보하면서 우리도 기금 만들어서 이렇게 가자. 또 우리도 너무 과하게는 못 하지만 그래도 나도 투자한 게 있고 안쓰럽지 않냐? 그러면 도와 달라, 이렇게 가야지. 내 이 문명이 바뀌지 않는 한 전부 불살라버리겠어, 이렇게 서로 대응하면 아무 결론이 나지 않잖아요.

◇ 김혜민> 교수님, 머리로는 너무 이해가 가고, 마음으로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또 저희 라디오 청취자 분들 중에 든든한 청취자 분들이 택시 기사 분들이니까요. 제가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 최재붕> 저도 그래서 상당히 조심해서 말씀은 드리지만 제가 왜 대원군이라고 이야기하는지를 상상해보셨으면 합니다.

◇ 김혜민> 그 역사적 교훈을 우리가 배워갔으면 좋겠고, 어차피 이렇게 방향은 정해졌으니 이 가운데서 빨리 포노 사피엔스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대처해나가고 엑시트가 있으면 빨리 피하는 그런 개인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최재붕> 맞습니다. 없어지는 일자리, 위험한 일자리들은 줄여나가는 것에 합일하고요. 또 그게 안전하게 이분들이 고생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도록 보조금도 만들고요. 세금이라는 게 그래서 걷는 거고, 그래서 국가가 역할을 그런 것을 하는 거죠. 택시 기사 분들이 개인 택시하시는 분들이 그만큼 돈을 써서 했다? 그러면 보존을 해주면서 나가는 길을 열어주자. 대신 나가지 않겠다, 할 수는 없다는 거죠.

◇ 김혜민> 교수님, <포노 사피엔스> 책에서 문명이 바뀌면 상식이 바뀐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아마 이 말이 아까 방금 말한 택시 기사로 대변되는 구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 하실 수 있는 말씀인 것 같고, 또 청취자 분들 중에는 나는 대단한 일 하고 싶지도 않고, 나는 변해가는 세상에 뭐 그렇게 맞춰가며 살고 싶지도 않아,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어요?

◆ 최재붕> 저는 항상 이렇게 생각합니다. 기사 분들도 마찬가지고, 저도 마찬가지지만, 대한민국에서 왜 이런 많은 규제들이 탄생해서 보호하려고 할까요? 대한민국 사람들 마음이 따뜻해서 그렇습니다. 저도 그래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래, 이런 쪽도 보호하고, 원격진료 하면 의사 분들 힘든데 그것도 보호하지. 원격 처방하면 약국도 가만히 안 있겠죠. 그래, 그것도 보호하지. 그런데 이러다 보니 한국에 규제가 너무 많고요. 대륙의 문명과 격차가 너무 큰 거예요. 제가 요새 이런 말을 합니다. 가만히 한 번 생각을 해보자. 나도 보호받고 싶은 거 아닐까? 왜? 이 문명 너무 무서워서. 그런데 그 혁명의 기간마다 결국 그때 우리의 미래가 결정됐던 것 같아요. 조선시대 말에는 진짜 우리 그냥 쫄딱 망했죠. 피도 많이 봤고요. 지금도 고통받고요. 일본한테 짓밟힌 것을 생각해보세요. 앞으로 다시는 없어야 한다면서요. 말로는 힘이 안 생깁니다.

◇ 김혜민> 이제는 그렇게 짓밟힐 일은 없겠지만 경제적으로 우리가 얼마든지 그렇게 될 수 있죠.

◆ 최재붕> 투자되어야 할 돈의 절반이 해외로만 나가면 우리 청년들은 앞으로 20년 후에 일자리가 완전히 공허하게 되는 거죠. 그것을 막아보자는 취지에서 그래, 나도 생각을 바꿔보자. 왜? 너무 많은 데이터가 우리 지금 현재 알고 있던 어른들의 문명 세계에서 다른 체계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니까요. 조금씩 생각의 문을 열고 그쪽으로 가자고 마음먹는 그 첫걸음이 우리가 대한민국의 아이들을 진짜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인 거죠. 우리가 우리 세대를 따뜻하게 생각하는 것만큼 우리 아이들의 미래까지도 포괄적으로 생각한다면 이 문명의 교체기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혜민> 우리의 두려움 때문에 주저하는 발걸음이 미래의 후손들에게 있어서 그 한걸음의 뒤처짐이 아이들에게는 거의 100걸음, 1000걸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교수님, 마지막으로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포노 사피엔스 다음은 또 뭐가 나옵니까?

◆ 최재붕> 저는 그런 질문을 참 많이 받는데요. 포노 사피엔스를 저는 뭐라고 이야기하냐면,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특징이 소비자 권력시대라고 이야기합니다. 생각해보세요. 보람이는 어떻게 그렇게 됐을까. 또 최근에 유행하는 음악도 그렇고요. 상품도 그렇고요. 온갖 것들이 소비자가 열광하는. 그래서 이번 아세안 포럼에서 방시혁 대표가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진짜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려면 정말 좋은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죠. 콘텐츠는 하나의 발언이기도 하고,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요소를 가지고 있어야 했는데, 결국 그것을 진짜 진정성 있게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저는 그래서 포노 사피엔스 이후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다. 아주 좋은 사람을 많이 만들 수 있도록 투자하고, 그들을 기르는 데 애를 써야 한다는 거죠. 다만 그 사람의 기준이 폰을 잘 쓰는 오장칠부의 인간. 포노 사피엔스라는 것은 명백한 것 같아요.

◇ 김혜민> 저희 YTN 라디오 생생경제 카피가 생생하게, 그리고 상생하게, 예요. 정말 포노 사피엔스라면, 진정한 포노 사피엔스라면 생생하게, 그리고 상생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상생을 생각하는 사람이 또 포노 사피엔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최재붕> 그렇죠.

◇ 김혜민> 오늘 교수님, 너무 좋은 강의를 제가 들은 것 같아서 감사하고요. 100쇄 축하, 다시 한 번 드리고요. 지금까지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교수였습니다.

◆ 최재붕>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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