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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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비하하는 TV 다문화프로그램 - '다문화 고부열전', '이웃집 찰스' 등 모니터결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2-02 10:38  | 조회 : 1979 
 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19년 11월 30일 (토)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다문화 비하하는 TV 다문화 프로그램
- '다문화 고부열전', '이웃집 찰스' 등 모니터결과

<김양원 PD>
1)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언경 사무처장>
(인사)

<김양원 PD>
2) 오늘은 모처럼 예능 프로그램 관련된 비평을 해보신다고요?

<김언경 사무처장>
네, 최근에 민언련이 <사소하지 않은 차별>이라는 토크쇼를 열었는데요, 이주여성분들을 모시고 우리가 간과했던 예능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EBS '다문화 고부열전', '글로벌 아빠 찾아 삼만리', KBS '이웃집 찰스', '슈퍼맨이 돌아왔다',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대한외국인' 등 외국인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졌습니다.
이번 모니터링은 지난 6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이들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선택 기준은 다문화 관련 프로그램이거나, 외국인을 이야기 손님이나 주된 패널로 등장시킨 것들입니다.
미디어에서 결혼이주민여성들의 이미지는 착한 며느리와 불쌍하고 도와주어야 할 시혜의 대상으로 도식적으로 그려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KBS <러브인 아시아>였는데요. 이 방송은 이주민을 시혜의 대상, 수동적인 대상으로 그린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을 받고 결국 종영되기도 했습니다.

저희 모니터는 민언련 활동가뿐 아니라 이주여성으로 구성된 모니터단도 함께 했거든요. 이날 토크쇼는 우리 모니터 내용 중에서 이주여성들의 이야기하고 싶다고 한 대목을 발췌해서 보고요. 이 자리에 오신 방송사 PD님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내용은 저희가 좀 잘 편집해서 유튜브에 저희가 따로 올릴테니까 나중에 꼭 한번 보시기를 권해드리고요. 오늘은 이주여성들이 어떤 방송에 대해서 불편하다고 호소했는지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김양원 PD>
3) 이주여성 당사자들이 본 다문화 프로그램, 그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들어볼까요?

<김언경 사무처장>
우선 저희는 동화주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봤어요.

<김양원>
4) 동화주의?

<김언경>
네, 동화주의는 이주민들에게 한국사회로의 적응을 강요하거나 부추기는 행동을 의미합니다. 한국인이 이주민을 공동체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면서 타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거나 한국문화에 적응하신 것에 “한국사람 다됐다”며 과도하게 칭찬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외국인'이 한국적인 것을 이해하면 우리 방송 출연자들은 대부분 엄청 감탄하고 좋아하고 칭찬을 하잖아요.

이런 장면을 보면서 이주민들은 불편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나쁜 뜻이 아닌 것은 알지만, 이러한 칭찬조차 사실은 한국인이 되어야 한다. 한국인의 입맛에 길들여져야 하며, 한국의 문화에 동화되어야한다는 무언의 압박으로 받아들인다고 하는데요.
우리가 어쩌면 이런 점을 간과한 것이라는 얘깁니다.

KBS <이웃집 찰스> MBC Every1<대한외국인> 등 여러 방송에서 한국 음식을 잘 먹는다. 매운 것을 잘 먹는다는 이유로 칭찬을 하는 사례가 여러건 있었습니다. 지난 토크쇼에서 이런 장면 일부를 보며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네팔 이주여성은 "처음에는 '한국사람 다 됐다'는 말을 칭찬으로 받아들였어요. 한국에 오래 살면서 이런 얘기를 많이 듣다보니, '나는 나인데 꼭 한국사람이 돼야 하는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무언의 압력을 받는다고 느낀 달까요.

또 EBS <다문화 고부열전>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며느리의 짧은 반바지 옷차림에 대해서 지적하는 시어머니의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방송에서 시어머니는 며느리와 함께 사돈댁을 방문해요. 그런데 시어머니는 사돈에게 “시골 오고 어른들한테 올 때는 이만큼씩 내려오는 걸 입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고, 친정어머니는 “딸이 아직 어리니까 짧게 입어도 괜찮아요”라며 “나이 들면 입을 수 없으니까요”라고 말하자 “한국 법도 조금 알아줘야지”라는 입장을 말하셨거든요. 이런 식의 한국문화는 이런 것이니까 너가 무조건 배우고 순응해야해 라는 개념의 방송이 많았습니다.

<김양원 PD>
5) '다문화 고부열전', '이웃집 찰스', '대한외국인'...특히 EBS '다문화 고부열전'은 대표적인 다문화 프로그램이죠. 이 프로그램에 대한 실제 결혼 이주여성들의 반응은 어떻던가요?

<김언경 사무처장>
특히, 일하다 늦게 집에 들어온 베트남 출신 며느리 때문에 밥을 굶었다며 역정을 내는 시어머니의 모습이 한 편, 짧은 반바지를 입은 며느리의 모습이 못마땅하다며 굳이 '사부인'에게까지 반말을 하는 시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네팔 이주여성께서는 단호한 목소리로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 프로그램을 처음 봤는데, 제작진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며 "이 방송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문화를 배경으로 한 며느리에게 오직 한국 법만 따르라고 강요하는 모습이 보였고, 제가 있는 단체에서 하루 열 명 이상의 이주여성과 상담하는데, 그분들로부터도 이 방송을 성토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도 했습니다. 지난 토크쇼에 오셨던 한국피디연합회 이채훈 정책위원은 "EBS가 한국의 고령층 시청자에게 영합하려다 이주민 여성의 정서를 소홀히 한 듯하다"며 "고부갈등을 선명히 부각하려다 보니, 필요 이상으로 갈등을 조장하는 연출을 하는 것 같다. EBS 내부에서도 비판이 있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EBS 시청자위원회나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도 비슷한 비판 글이 올라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 EBS측에서는 이프로그램이 워낙 인기가 있다보니 변화하긴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양원 PD>
6) 다른 프로그램에선 어땠나요?

<김언경 사무처장>
네, 다음은 EBS <아빠 찾아 삼만리> 인데요, 이 프로그램은 '가난한 동남아시아 출신 노동자가 수년 만에 가족과 감동적으로 만나는 모습을 연출'하는 내용으로 꾸며집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가난을 전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건데요, (MWTV의 정혜실 대표는) 이 방송의 한 꼭지에서 한국의 날씨에 적응하지 못한 네팔 출신 아이가 아빠를 만나러 슬리퍼를 신고 왔다가 추워하는 모습을 보여준 후, 지나가는 여성이 양말 사 신으라고 돈을 건네는 장면이 있었어요.

<김양원>
7) 의도적인 연출이라는 느낌이 들긴 하네요.

<김언경>
이 방송을 통해서 동남아시아는 가난하고, 상대적으로 한국이 잘산다는 것을 부각시킨다는 겁니다. 어렵게 산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좁은데서 잠을 재우기도 하고요. 아시다시피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같은 서양인이 나오는 프로그램에서는 좋은 데서 묵자나요. 그래서 이런 부분도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문화라는 단어가 오용되고 있다는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이웃집 찰스>에서 다문화팀과 한국 학생이 함께 운동을 했는데요. 끝나고 한국 학생이 아주 건강한 웃음을 지으면서  "다문화가정 애들이랑 농구하니 느낌이 색다르고 좋았어요."라고 말하거든요.

다문화라는 말 자체가 나쁜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오용 남용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2015년 유엔인종차별 특별 보고관으로부터 “미디어 부분에서 어느 특정집단을 인종주의적으로 구별하는 ‘다문화’라는 용어의 오용에 대한 금지, 언론보도 준칙과 방송가이드라인의 자체 가이드라인 제작에서 인종차별금지에 대한 구체적 서술의 필요와 준수강화, 방송법, 방송심의 규정 또한 인종차별금지에 대한 구체적 서술과 법과 규정강화의 필요성이 있다”는 권고를 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현실에서는 다문화 어린이 다문화 학생 다문화 군인 등 사람에게 다문화라는 말을 너무 많이 넣고 있습니다.

<김양원 PD>
8) 네, 요즘 초등학교에도 결혼이주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 태어난 학생들이 제법 있다고 해요. 그런데 아이들이 자신과는 조금 다른 이 친구들을 놀리는 말이 바로 ‘다문화’라고 합니다. 다문화 자체가 나쁜 뜻은 아닌데, 어느 순간 이런 비하하는 이미지의 표현으로 자리잡았다는 말인데요. 이 분들을 어떻게 지칭할 것인지,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입니다.

<김언경>
그런데 당사자들은 그냥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하세요. 그러니까 나와 너를 가르는 어떤 지칭을 새로 만드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하셨어요.

'다문화'라는 건 정말 좋은 것이거든요. 우리가 다문화를 인정하고 다문화사회로 가자는 취지에요. 그래서 그 취지에 맞게 그냥 모두 똑같은 사람으로 대해주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김양원>
9) 네, 여러분 그렇다고 합니다. 구분짓는 것 조차도 차별이 될 수 있겠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언경 사무처장>
감사합니다.

<김양원 PD>
지금까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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