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콜롬비아 국민들은 왜 거리로 나왔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1-28 11:20  | 조회 : 756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11월 28일 목요일
□ 출연자 : 차경미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연구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이하 문희정): 올 한 해는 중남미 국가 시민들의 저항의 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저희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소식을 전해드렸죠. 베네수엘라부터 칠레, 볼리비아, 그리고 최근에는 콜롬비아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는 시위에 참가한 18살 고등학생이 사망하는 일까지 발생하면서, 시위대는 "국가가 살해했다" 이렇게 분노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콜롬비아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현재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연구교수로 계시는 차경미 교수, 전화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차경미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연구교수(이하 차경미): 안녕하세요.

◇ 문희정: 워낙 많은 곳에서 시위가 벌어지다 보니까 청취자 분들 입장에서는 도대체 이 나라에서는 또 어떤 이유로 시위가 벌어졌을까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콜롬비아 반정부 시위,처음에 어떤 계기로 일어나게 됐나요?

◆ 차경미: 최근에 발생한 라틴아메리카 시위 중에서 이번에 콜롬비아 시위는 상당히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데요. 정치경제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분도 알다시피 2016년 콜롬비아가 최대 반군과 정부가 평화협정을 체결했는데, 정권이 교체되면서 새로운 정부가 평화협정 일부 협정안에 대해서 수정을 하게 되고요. 수정을 시도하게 되고. 이런 가운데 평화협정 이행 문제와 그다음에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공공교육 확대 문제, 노동자들은 또 임금과 연금 문제를 중심으로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데. 원래 초기에는 노조들에 의해서 임금 문제와 연금 문제를 중심으로 시작이 됐는데. 최근 한 사회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해서 120여명이 평화협정 이후에 암살당하는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어요. 그래서 그 원인들은 평화협정에 반대했던 전 게릴라 활동대원들과 그다음에 민병대 조직원들. 이들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사회 각계 인사들이, 특히 평화를 주도했던 그런 각계 인사들이 암살당함에 따라서 사회적으로 평화협정 이행에 대한 어떤 정부의 능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서. 더군다나 정부가 이러한 상황에서도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함에 따라서 여러 가지 사회·정치·경제·평화협정 문제, 여러 가지가 겹쳐서 이번에 시위가 발생하게 됐습니다.

◇ 문희정: 워낙 말씀하신 것처럼 다양한 목소리들이 지금 한꺼번에 반정부 시위의 모습으로, 겉으로 봤을 땐 그렇게 뭉뚱그려지는 건데. 그러다 보니까 콜롬비아 정부 측에서는 지금 상당히 강경대응을 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 차경미: 네, 네. 사실 이번 콜롬비아 시위의 특징이 뭐냐면 굉장히 평화적인 시위를 주도하고 있어요. 각계각층 모든 그런 시민, 교육계, 각계각층이 다 참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위가 상당히 축제와 같이 이뤄지고 있고, 대거 예술가들이 참여함으로 인해서 상당히 평화적으로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라는 게 상당한 특징인데요. 그래서 교회나 아니면 각계각층의 지도자들도 이런 시위에 대해서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있고요. 이런 과정 속에서 지난 25일인가요. 학생 한 명이 경찰이 살포한 최루탄에 의해서 사망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진행된 칠레나 볼리비아,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에서 진행된 시위에서 희생된 희생자들과 비교해볼 때는 그래도 콜롬비아 이번 시위는 상당히 평화적이다. 그리고 정부가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은 미리 엄포를 놓는 그러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고요. 시위 자체는 상당히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 문희정: 콜롬비아라는 나라가 유독 중남미에서는 좀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게, 사실 다른 나라들에서는 좌파정권들이 그래도 꽤 많이 출범했지만 콜롬비아는 유독 우파정권이 계속해서 정권을 잡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도 굉장히 친하고, 대표적으로 나머지 좌파정권들하고 각을 세우고 있는 나라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사실 지금 벌이고 있는 시위가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다른 좌파정권이 하고 있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시위하고는 약간 양상도 다르다라고 볼 수 있는데. 저희가 좀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게, 첫 번째 평화협정과 관련된 시민들의 어떤 반대 목소리 또는 지금 정권이 그 평화협정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불만들,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설명을 해주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차경미: 네, 콜롬비아 역대 정권들은 정파에 관계없이 사회적 안정을 위한 노력을 해왔거든요. 다른 나라에 비해서 지난 50년간 무력분쟁, 게릴라라든가 아니면 마약 조직과의 대치된 그런 상황에서 정부는 그 무엇보다도 사회적 안정을 위해 노력해왔어요. 그래서 역대 정부들이 게릴라에 대한 사면조치와 비무장지대 및 마약 지배지를 완충지역으로 조성하면서 게릴라와의 협상도 추진했는데, 이것이 계속 매번 실패하다가 2002년 보수성향의 우리베 대통령을 이해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데요, 이번 현 정권과 연결해서 봤을 때. 2002년에 보수 성향의 우리베 대통령이 당선이 되게 되는데 미국의 군사적 지원 아래 굉장히 강력한 국가안보 정책을 추진하게 되고,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고요. 그래서 콜롬비아 역사상 재집권에 성공한 유일한 대통령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집권 2기에 와서 강경한 게릴라 소탕작전으로 인해서 발생했던 여러 가지 문제들. 오히려 마약거래와 생산이 감소하지 않고 마약거래는 도리어 증가했고, 그다음에 양민학살 문제라든가 여러 가지 문제가 이게 겹치면서 2010년에 이러한 내전 종식을 선언한 산토스 대통령이 정권을 장악했고. 그 무엇보다도 게릴라와의 평화협정에 상당히 심혈을 기울여서 결국은 2016년에 5개 항목에 대해서 게릴라와 쌍방의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서 평화협정이 체결됐죠. 그래서 콜롬비아라는 나라는 역사적으로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걸어온 역사와는 조금 다르게 무력분쟁과 정치폭력이라는 자체가 장기적으로 지속되어온 과정 속에 국민들은 상당히 보수화될 수밖에 없었고요. 그래서 여태까지 2000년 들어서 남미 전체가 좌파정권이 상당히 강세를 이뤘던 반면에 유일하게 남미에서 콜롬비아만은 우파정권이 정권을 유지해 왔고요. 지속적으로 콜롬비아는 우파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아마 장기내전으로 인한 이런 어떤 사회 안정, 그다음에 어떤 국민들의 상당히 다른 국가들보다 보수화되어 있는 그러한 정치적 성향, 이런 것들이 아마 콜롬비아의 우파정권을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현재 2018년에, 작년에 등장한 신 정권 역시 우파정권이긴 한데. 이반 두케 대통령은 사실 정치적으로 알려지지도 않았던 인물이고요. 정계에 있지 않았던, 다시 말해 정치적으로 훈련된 그런 인물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워싱턴에서 다국적 기업이라든가 금융가에서 경제활동을 하던 인물이었는데, 우리베, 우파정권이 대통령 후보로 내세웠고, 결국은 2018년에 당선이 됐는데. 정치적 경험이 없는 그러한 대통령이 당선됨에 따라서 결국 콜롬비아의 위기가 더 초래되지 않았나. 그리고 평화협정 이행에 대한 의지도 상당히 좀 약하고요. 왜냐하면 평화협정 체결 반대시위를 주도했던 인물이 조금 아까 언급한 우리베 전 대통령인데요. 그 대통령이 현 대통령, 이반 두케 대통령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서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그런 인물이기 때문에 사실 현 이반 두케 대통령과 전 우리베 대통령의 그런 어떤 정치적 밀약 혹은 정치노선은 거의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반 두케 대통령이 산토스 대통령이 추진했던 평화협정 일부 부분에 대한 수정 의사는 결국은 평화협정 반대를 주도했던 우리베 대통령의 의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과정 속에 국민들은 평화협정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발생할 여러 가지 또 다른 내전, 이런 것들에 대한 어떤 우려, 두려움 이런 것으로 평화협정 이행에 대한, 정부가 평화협정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라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게 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문희정: 우리베 대통령과 지금 이반 두케 대통령 사이에 있던,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이 사실은 콜롬비아 최대 반군이라고 할 수 있는 FARC와 평화협정을 맺었잖아요.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여러 가지 반대의견도 있었습니다만 어쨌든 52년간의 내전이 종식됐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지금 이반 두케 대통령이 산토스 대통령을 이어받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 조금 더 반군에 강경한 입장이었던 우리베 대통령을 이어받는 모양새가 되면서 지금 혼란이 가중됐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차경미: 네, 그럴 수 있죠.

◇ 문희정: 그런데 지금 저희가 평화협정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사실 처음에 교수님께서 평화협정 말고도 각계각층에서 여러 가지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라고 말씀하셨거든요. 그러면 이 부분과 관련해서 과연 지금 콜롬비아 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 차경미: 어제 뉴스를 보면 이반 두케 대통령이 시위대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사실 이런 시위는 콜롬비아 역사상 전대미문의 시위라고 볼 수 있어요.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는 달리 노조에 의한 시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노조의 그런 시위도 하루 정도면 끝나는 정도.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마치, 파업이 되면 임시공휴일로 정부가 지정하기 때문에 마치 이것을 휴일로 즐기거나 이런 상황이었는데 이번 시위는 전국 규모로 이뤄지고, 그다음에 다양한 문제들이 이렇게 이뤄지고 있다라는 점에서 상당히 특별한 시위라고 볼 수 있어요. 역사상 없었던 시위.

◇ 문희정: 그렇다면 굉장히 특별한 지금 상황이 벌어진 건데. 워낙 여러 가지 요구사항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과연 이 정부가 그걸 다 수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인 데다가, 사실 확실한 계기를 가지고 요구사항이 모아지게 되면 시위가 장기화될 동력을 얻지만, 여러 가지 목소리로 나뉘게 되면 이게 과연 장기전으로 갈 수 있을까. 이것도 의문인데,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 차경미: 저는 평화적 시위가, 일단 정부가 시위 참가대와 평화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상태고요. 그리고 일단 기본적으로 콜롬비아 사람들은 장기내전으로 인한 사회불안 이런 것들에 대해서 굉장히 되도록 피하자라는 그런 생각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저는 정부가 아직 어떤 구체적인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일단 시위대와 대화를 시도하고 있고, 이런 과정 속에서 아마 서로 정부가 기존에 해왔던, 혹은 이런 시위의 원인이 됐던 정부의 정책의 어떤 방향들이 조금 수정돼서 평화적으로 해결되지 않을까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문희정: 그래도 폭력적으로 장기전으로 번지기 전에 정부가 잘 협상을 할 거다라고 생각하시는 거군요.

◆ 차경미: 네, 네. 왜냐면 이번 시위의 가장 큰 목적도 평화적으로 하자. 그리고 어떤 폭력도 없는. 콜롬비아 그러면 항상 폭력이라는 게 키워드로 각인돼 있기 때문에 폭력이 없는 평화적인 시위, 평화적인 해결 이런 것들을 시위대가 원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저는 정부와 대화를 진행하면서 정부는 어찌 됐든 시위대 요구를 일부 반영해서 정책적인 방향을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완만한 상태에서 서로 평화적인 그러한, 서로 양방이 지금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이것이 그렇게 크게 과격화되거나 그럴 소지는 없지 않나. 이렇게 조심스럽게 전망해봅니다.

◇ 문희정: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차경미: 감사합니다.

◇ 문희정: 지금까지 현재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차경미 연구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