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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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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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머니> 정지영 감독 "잘 팔리던 상품 '구석에 놔' 강자 논리로 협박"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1-27 20:26  | 조회 : 1982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11월 27일 (수요일)
■ 대담 : 정지영 영화 ‘블랙머니’ 감독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블랙머니> 정지영 감독 "잘 팔리던 상품 '구석에 놔' 강자 논리로 협박"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겨울왕국2' 요즘 난리입니다. 개봉 일주일 만에 500만을 넘었다고 하는데, 그런데 이 500만 이라는 숫자의 이면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시장 논리를 감안한다고 해도 상영관의 63%, 전체 좌석수의 70%를 영화 한 편이 차지하고 있다. 이건 좀 문제가 아닌가,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4부에서는 이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블랙머니’ 정지영 감독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정지영 영화 ‘블랙머니’ 감독(이하 정지영)> 안녕하세요. 

◇ 이동형> 일단 손익분기점은 넘어섰다고 하는 것 같은데요, 블랙머니가?

◆ 정지영> 네, 손익분기점 넘고, 오늘 날짜로 200만 잘하면 될 것 같은데요?

◇ 이동형> 저널리즘M대박님께서 “정지영 감독님, 지난 토요일 아내와 함께 블랙머니 재밌게 봤습니다. 정말 온통 겨울왕국뿐이라 엄청난 장애를 극복하고 영화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렇게 보내주셨는데, 다른 영화를 보고 싶어도 다 겨울왕국2만 있다 보니까 볼 수가 없다. 다른 영화들은 아침 시간, 심야 시간만 배정돼서 그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죠, 이게?

◆ 정지영> 소위 블록버스터가 등장하면 영화관을 거의 장악하고, 다른 영화들이 피해를 보죠. 그게 그들의 시장논리라고 하는 거죠.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니까 우리는 문 열어두는 거 아니냐. 그런데 저는 그 문 열어주는 것 자체를 비판하는 게 아니고,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다른 것도 있다. 그것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보고 싶은 것을 열어줘라, 이런 의미로 제가 기자회견도 했고, 그런 거죠. 그런데 아무튼 다행히도 그렇게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는데도 말씀하신 관객처럼 열심히 블랙머니를 찾아서 사랑을 줘요. 그래서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구나 이거. 끝까지 기다려보고 관객들의 응원을 기다려야 하는 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이동형> 어쨌든 관객들의 선택의 자유를 조금 제한하는 거 아니냐. 시장논리라는 이유를 갖다 대고 있습니다만, 극장이 철저하게 이렇게 특정 영화만 틀어준다고 하면, 감독님의 영화는 그래도 상업 영화입니다만, 다큐멘터리 영화 같은 경우 설 자리가 아예 없어지는 것이다.

◆ 정지영> 시장을 왜곡한 거죠. 논리가 아니고 시장을 왜곡한 논리에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겨울왕국2가 극장을 70% 장악했다고 하는 거 아닙니까, 처음부터? 그러면 대한민국 관객 중 70%가 그것을 보고 싶다고 했다고요? 자기들이 만든 거죠. 말이 안 되죠.

◇ 이동형> 국내 영화가 1000만, 1500만 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왜 외화가 흥행하니까 이렇게 나서서 이야기하느냐?

◆ 정지영> 그런데 국내 영화가 할 때마다 말은 있었어요. 한국 영화인들이 국내 영화니까 가만히 있었다, 이거는 조금 일부러 만든 말인 것 같고요. 사실은 말은 있었는데, 기자회견을 하고 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죠. 이번에 기자회견을 한 것은 이 영화가 손님이 더 들고 있는데, 국내 영화가 많이 장악하는 거 블록버스터니까 장악할 수도 있는데, 이번 영화는 블랙머니라는 영화가 손님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관을 1/3로 줄여? 이거는 너무한 거 아니냐, 너무했다. 그래서 기자회견을 한 겁니다.

◇ 이동형> 후배 감독들, 배우들, 영화관계자들이 많은데, 왜 또 정 감독이 나섰느냐.

◆ 정지영> 그들이 나서서 이야기해주면 나는 블랙머니 당사자니까 안 나서면 더 좋죠, 사실은. 그들이 소극적으로 나설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이왕이면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적극적으로 변명도 하고, 해명도 하고, 문제제기를 해서 이것을 정책적으로 반영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나선 거죠.

◇ 이동형> 봉준호 감독하고 이 문제로 의견을 주고 받으셨다고 하는데요?

◆ 정지영> 그 얘기는 말하자면 댓글 중에 그런 이야기가 있었어요. “한국 영화 때는 가만히 있다가 너 자기 영화가 피해 보니까 나선 거 아니냐,” 이런 식의 논리에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서 내가 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상영할 때 미리 문자를 넣었어요. 이 영화가 틀림없이 또 배급업자들은 극장 전체를 장악하려고 할 텐데, 그러지 말고 전체 스크린 1/3 정도 장악하고 시작해도 다 손님 얼마든지 볼 사람 볼 거 아니냐. 그렇게 만약에 모범을 보여준다면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영화인들한테 큰 힘이 될 거다. 그리고 정부 정책당국도 깨달을 거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더니 봉준호 감독은 배급업자들을 자기가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과연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반으로 한 번 줄여보는. 전체 스크린 수를 반으로 하는 것은 한 번 해보겠다. 그렇지만 기대는 하지 말아 달라.

◇ 이동형>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는 말씀이시죠. 지금 겨울왕국2가 70% 정도 상영관을 차지하고 있고, 극장 쪽 이야기는 어쨌든 30% 정도는 하지 않았느냐, 이거 같은데 문제는 그 30%를 일반 관객들이 보기 힘든 시간에 배치했기 때문에 다른 영화를 보기 어렵다는 거죠. 실질적으로 따지면 이게 70%가 아니고 80, 90%가 된다, 이거잖아요? 청취자 분들도 의견을 많이 주고 계시는데, 4852님께서 “저도 주말에 여자친구랑 블랙머니 보러 영화관 갔는데, 늦은 저녁시간에만 상영해서 결국, 못 봤습니다.” 결국 이런 거거든요.

◆ 정지영> 그들이 말장난을 하는 거죠. 30% 주지 않았느냐고 하는 것은 말장난인 것이 예를 들어서 어느 기업에서 어떤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서 진열하는데, 원래 잘 팔리던 상품을 그건 그냥 구석에 놔, 안 보이게 놔, 우리 거 더 내놔야 해, 이렇게 말하자면 강자논리로 협박하는 거나 다름이 없는 그런 상황이에요.

◇ 이동형>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관련해서 지금 문체부 장관님이 과거에 또 배급사 거대 회사의 관계되어 있었기 때문에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거 아니냐, 이런 문제도 지적이 되기는 했습니다.

◆ 정지영> 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현 장관도, 박양우 장관도 해결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 이동형> 네, 이야기는 했죠. 그 구체적으로 그러면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계속 시장논리를 들이대면 방법이 있느냐는 거죠.

◆ 정지영> 시장을 왜곡시키지 말라는 거죠. 왜곡시키지 않는 방법은 그러니까 한 영화가 멀티플랙스 스크린 2/3 이상을 점유하지 말아라. 그게 좋은 영화라고 하면 손님이 계속 들고, 길게 들고, 한두 달 하면서 손님이 좋은 영화에 올 거 아닙니까? 그리고 조금 재미는 없지만 의미 있는 영화, 그것도 계속 손님을 얻을 수 있고요. 중요한 것은 이번 경우처럼 한꺼번에 극장 70%를 장악한다, 이거는 지나친 거다. 그것이, 또 아까 이야기했지만 구석에 상품을 놔라, 이런 것들이 엄격히 이야기하면 공정거래법에 걸려요. 이런 것을 공정거래위에서 조사를 해야 합니다. 

◇ 이동형> 법과 정책으로?

◆ 정지영> 그럼요. 

◇ 이동형> 그런데 이런 문제를 우리나라만 겪고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 외국은 어떻습니까?

◆ 정지영> 미국은 이미 옛날에 배급과 상영을 분리시켜서 그것을 정리했고, 프랑스 같은 경우는 스크린 상한제가 있어요. 

◇ 이동형> 한 영화를 몇 % 이상 못 걸게?

◆ 정지영> 그렇죠. 한국에서는 그 법이 없기 때문에 기업이라는 게 법만 위반하지 않고 최대한의 돈을 벌고 싶은 거 아닙니까? 극장에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 이동형> 프랑스 같은 경우는 20개의 스크린을 보유했으면 한 영화를 4개까지만 걸 수 있네요? 퍼센트로 하면 상당히 떨어지는 건데, 우리는 지금 70%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까.

◆ 정지영> 우리는 한 30%만 하라고 하는 것도 상당히 봐준 거라고 봐야죠. 

◇ 이동형> 그런데 블랙머니가 어쨌든 200만 가까이 보고 있다고 하니까 블랙머니가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만드신 영화죠?

◆ 정지영> 네.

◇ 이동형> 소위 말하는 론스타 먹튀 사건?

◆ 정지영> 네.

◇ 이동형> 이게 경제 문제이기 때문에 조금 복잡하지 않습니까? 이거를 극 영화로 풀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 정지영> 그래서 버전이 100번은 고친 시나리오에요. 열심히 하여튼 최고로 관객들에게 쉽게 전달하면서 재밌게 풀어가는 방법은 없는가 하는 것을 고민하면서 쓴 시나리오인데, 마침 영화가 나오고 나니까 관객들이 진짜 재밌고, 쉽고, 그러고 의미도 있다고 받아들이니까 나는 상당히 큰 보람을 느꼈죠. 그것이 지속만 되면 큰 돈벌이가 되는데, 그게 안 되네요. 보니까.

◇ 이동형> 큰 돈벌이가 돼야 또 좋은 영화를 만들 텐데. 이 영화로서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의미, 메시지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 정지영> 저도 사실은 경제를 모르거든요? 특히 금융 자본주의 시대에 금융의 매커니즘을 잘 몰라요. 그런데 나도 모를뿐더러 대중들은 더 모를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이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서 공부하면서 조금 알았단 말이죠. 그러면 그것을 일부러 공부하기 전에는 모른다고 하면 많은 대중들이 자기들이 살고 있는 환경을 모른 채 살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최소한 이런 금융 자본주의의 보이지 않는 논리라고 할까, 실체라고 할까? 이런 것을 함께 공유해서 우리가 이렇게 바보처럼 살지 말자, 이게 메시지입니다.

◇ 이동형> 그래요. 캐투님께서 “저는 시간 내서 하루에 영화를 두세 편씩 몰아보는 타입인데, 저런 식으로 배급하면 한 편밖에 못 봅니다. 소비자 선택권이 없어요.” 이런 분도 계시거든요. 주말에 극장에 가서 쭉 보고 싶은 거 세 편, 네 편 보시는 분들. 아침부터 저녁까지.

◆ 정지영> 여기 청취자들은 반론 펴는 사람이 없네? 정지영 감독, 너는 자기가 손해 보니까 나와서 떠드는 거 아니냐, 이런 논리를 펴는 사람이 왜 없어요?

◇ 이동형> 그렇네요. 청취자 분들이 아주 훌륭한 의견을 주고 계십니다. 반론이 있으면 제가 소개하죠. 4322님, “영화 보고 난 후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진행형이라는 사실이 매우 슬펐습니다.” 이 사건이 끝난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의견을 주신 것 같고요. 블랙머니를 왜 봐야 하는지 홍보 한 번 하시기 바랍니다.

◆ 정지영> 우선 안 본 분들한테 여러분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자신이 있는 게 본 사람마다 나한테 영화 참 재밌게 잘 만들었다고 얘기했거든요? 그러니까 재밌을 겁니다. 재밌고, 아마 그냥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고 뭔가 머릿속에 담고 나오게 될 것입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번 영화도 그렇고, 감독님 그동안 ‘남영동’이나 ‘부러진 화살’ 이런 사회성 짙은 영화를 만들고 계신데, 그 이유가 있을까요?

◆ 정지영> 그게 참 사실은 일반 관객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소재라고 이야기해요, 그런 소재를. 잘 아시다시피 텔레비전에서 보고, 신문에서 보는 골치 아픈 이야기를 영화로 또 봐? 싫죠, 당연히. 그래서 저는 그런 것을 어떻게 재미있게 만들어서 보여주느냐가 숙제에요. 그런데 다 아는 이야기를 재밌게 만든다고 관객이 오겠습니까?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대중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 그 사실 이면에 더 큰 사실을 드러내서 관객들이 모르고 있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해주는 거죠. 그것이 말하자면 우리들이 살고 있는 사회의 진면목을 함께 보고 느끼고 토론하자. 이런 의미에서 그런 이야기, 보기 싫은 이야기를 재밌게 만들려고 애를 쓰고 있는 거죠.

◇ 이동형> 감독님의 의도는 알겠는데요. ‘하얀전쟁’ 같은 경우에는 월남전, ‘남부군’은 빨치산, 또 ‘남영동’은 민주주의, 고문, 관객들이 당연히 불편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렇게 되면 흥행 면에서 도움이 안 되지 않느냐?

◆ 정지영>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가 전체적으로 흥행을 다 했어요. 그러니까 내가 노력한 만큼의 소득은 얻었다고 봐야죠. 다만 블랙머니는 그것보다 더 크게 소득이 늘 거라고 예상했는데, 안타깝게도 역풍을 맞았네요.

◇ 이동형> 오동진 평론가가 나이 먹은 감독이 예술 영화 찍는 건 역설적으로 쉽다, 그런데 반대로 정지영처럼 나이 먹은 감독이 상업 영화를 찍는 것은 아주 어렵다.

◆ 정지영> 우선 저는 예술 영화 감독이 아니에요. 예술 영화 감독이 아닌 사람한테 예술 영화를 찍으라고 하면 그것도 어려울 수 있어요. 다만 오동진 씨가 이야기하는 건 아마 이런 걸 거예요. 나이를 먹었기 때문에 아마 당대 트렌드나 감성을 잘 모를 거 아니냐, 그런데 어떻게 상업 영화를 만드느냐, 이런 논리일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내 영화를 되도록 많은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기 때문에 공부해야죠. 요즘 애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 이것을 다 공부해야 하는 거죠.

◇ 이동형> 이번 영화에 이하늬 씨하고 조진웅 씨를 캐스팅한 이유가 있을까요?

◆ 정지영> 조진웅 씨는 한 번 같이 일해보고 싶었어요, 옛날부터. 작품이 없으니까 됐는데, 이번에 조진웅 씨가 딱 맞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리고 아주 조진웅 씨 캐스팅이 큰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들이 조진웅의 연기에 반했기 때문에. 그다음에 이하늬 씨도 마찬가지. 이하늬 씨는 사실은 캐스팅을 처음부터 하려고 했던 연기자가 아니에요. 왜냐하면 이하늬 씨가 그동안 나한테 보여준 이미지가 이 영화에서 냉정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을까 의문이었어요. 그런데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이하늬 안에 그런 것이 원래 있는데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선택을 해봤더니 아닌 게 아니고 훌륭하게 연기를 했습니다.

◇ 이동형> 그렇군요. 청취자 댓글 좀 봅시다. 우리 방송 출연하는 신유진 변호사 같네요? “블랙머니 꼭 보고 인증할게요.” 이현숙 씨가 “이번 주 금요일 날 블랙머니 보러 갑니다.” 저널리즘M대박님께서 “다음 영화에서는 이경영 씨를 착한 역으로 캐스팅해주시기 바랍니다.”

◆ 정지영> 심각하게 고려하겠습니다. 

◇ 이동형> 그래요. 혹시 코미디 영화 만드신 적 있습니까?

◆ 정지영> 제가 코미디는 조금 자신이 없어요.

◇ 이동형> 그래서 한 번 여쭤봤어요.

◆ 정지영> 코미디는 자신이 없고, 다만 지난번 부러진 화살이나 이번처럼 캐릭터의 재미 때문에 약간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이런 영화는 많이 해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죠.

◇ 이동형> 블랙코미디 같은 것은 괜찮을 것 같은데?

◆ 정지영> 엄격히 이야기하면 블랙머니를 블랙코미디 아니냐,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데 블랙코미디하고는 조금 다르고, 다만 캐릭터의 재미를 통해서 코믹함을 유도해서 관객들한테 웃음을 선사하는 이런 것은 많이 연구해보려고 합니다.

◇ 이동형> 9423님, “블랙머니 방송 듣고 바로 예매하려고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오늘 시작시간이 밤 11시에서 새벽 1시에 끝나네요?” 이렇게 되면 보기 어려운 거죠. 아쉽습니다. 지금 현역으로 활동하시는 감독 중에서는 최고령이십니까?

◆ 정지영> 그렇게 하면 지금 감독을 안 하고 있는 사람들이 섭섭해요. 자기도 하려고 하는데, 하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다만 못할 뿐이지. 현재 2~3년 사이에 현황을 보면 내가 최고령이구나, 이렇게 얘기할 수는 있어요.

◇ 이동형> 영화에 대한 열정이시고, 당연히 또 앞으로도 영화를 만드실 테죠?

◆ 정지영> 네.

◇ 이동형> 다큐멘터리 영화는 어떻습니까? 생각해보시기도 할 것 같은데요?

◆ 정지영> 다큐멘터리 영화도 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데. 아까 말씀드렸듯이 저는 내 영화를 많은 관객이 봐주기를 원하는데, 다큐멘터리는 사람들이 안 보더라고요. 그래서 참 망설여져요.

◇ 이동형> 의견들이 상당히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 제가 감독님하고 반대 의견이 되는 것을 알려드리려고 했는데, 없어요. 안 올라와서 알려드릴 수가 없고. 청자님께서 “유독 스크린 독점 잣대가 국내 영화에는 가혹하고, 외화에게는 관대한 것 같습니다. 저변에 깔려 있는 한국 영화에 대한 편견이 높아서 그런 것 아닐까요?” 이런 것도 있을 것도 같습니다. 한국 영화는 조금 질이 떨어지지 않느냐, 이런 식의 생각들?

◆ 정지영> 그것은 조금.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이야기하려면 지금보다 수없이 깊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어려워요. 그래서 일반 대중들은 잘 이해를 못할 정도로 복잡해요. 그것을 제가 다 설명할 수는 없어요. 어렵기 때문에. 왜 골 아픈 것을 이 좋은 시간에 들어야 합니까?

◇ 이동형> 요즘에 ‘기생충’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데, 한국 영화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정지영>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런 시장 왜곡, 이런 것들이 지속된다고 하면 한국 영화의 위기가 오는 셈이죠. 그런데 이것이 잘 제도적으로 정리가 되면, 저는 길게 보자는 거예요. 당장 눈앞에 보는 이익도 중요한데, 조금 길게 봐서 한국 영화의 미래까지 보면서 시장도 정리해보고 작품도 선택하고, 이렇게 해보자. 이러면 우리가 다 기업도, 영화인도 윈윈하면서 잘 갈 수 있을 것이다.

◇ 이동형> 올해가 한국영화 100주년, 이런 이야기가 있던데요. ‘의리적 구토’로 시작해서. 마지막으로 그런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아서 청취자 여러분께 한 마디 하고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 정지영> 네, 한국영화 100년 맞이해서 거의 100년이 지나가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이때 마친 우리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 칸에서 상을 타왔고, 이것을 바탕으로 힘을 내서 여러분들의 도움과 우리들의 노력으로 한국영화 지속적으로 발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이동형>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정지영 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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