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과학을 품은 뉴스] 소맥이 술술 넘어가는 이유? 송년회 시즌, 음주에 대한 모든 것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1-26 14:46  | 조회 : 908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

[과학을 품은 뉴스] 소맥이 술술 넘어가는 이유? 송년회 시즌, 음주에 대한 모든 것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언제 밥 한번 먹자!” 이 말을 이제 슬슬 실천해나가는 때가 돌아왔죠. 연말을 앞두고, 약속에 약속이 이어지고 피곤이 겹친다고 하더라도, 결코 지나칠 수 없는 흥미진진한 코너죠. 매주 화요일, 우리가 놓치고 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할게요.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 나눠 볼까요?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 (이하 이동은) :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이제 슬슬 모임이 많아질 땐데요, 아마 직장인분들은 대부분 회식 자리가 몇 개씩 생기실 것 같아요, 조현지 아나운서는 어떠세요?

조현지 : 저는 지금 2개 정도 계획이 되어 있어요. 앞으로 더 생길 것 같아요.

이동은 : 그렇죠. 특히 연말 모임이 많아지면서 술자리도 늘어나게 되는데요, 아무래도 술을 잘 못 드시거나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힘든 일이 될 수도 있겠죠.

조현지 : 저는 술을 잘 마시는 건 아니지만 술자리의 분위기를 즐기는 편이라 참석하는 게 좋은데, 사실 술을 체질적으로 잘 못 마시는 분들 있잖아요. 그런 것도 과학적인 이유가 있는 건가요?

이동은 : 실제로 그렇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알코올 분해 효소'의 기능이 떨어지는 건데요, 술을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 분들 있잖아요? 그런 분들이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우리가 마시는 술은 에틸알코올, 쉽게 말해 에탄올인데요, 이 에탄올이 우리 몸에 들어가면 1차 분해 과정을 거쳐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효소가 됩니다. 이게 또 다른 효소인 ALDH라는 물질을 만나면 아세트산과 물로 분해되면서 사라지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다 분해되지 못하고 남은 아세트알데히드가 우리 몸에 쌓여서 독성을 내뿜게 됩니다. 이게 바로 숙취의 원인인데요, 우리가 '술이 깬다'라고 하는 게 몸속에서 알코올이 분해된다는 건데 계속 아세트알데히드가 남아있으니까 술이 안 깨는 거죠. 그래서 이 ALDH라는 효소가 부족하거나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은 이런 분해 과정이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얼굴도 쉽게 빨개지고 술도 잘 취하는 겁니다.

조현지 : 그럼 이런 ALDH 효소의 기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건가요?

이동은 : 대부분 그렇습니다. 특히 한국 사람의 경우는 이 ALDH 효소가 부족한 편이라고 하는데요, 한 연구 결과를 보면 한국인의 약 40% 정도가 다른 민족에 비해서 ALDH 효소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천적으로 술 못 마시는 체질인 분들이 꽤 많다는 거죠.

조현지 : 그런데 술은 마시면 는다는 얘기도 있잖아요. 이렇게 선천적인 이유라면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요?

이동은 : 그렇죠. 사실 아무리 술을 많이 마신다고 해도 몸속 술 분해 효소의 기능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술을 자꾸 마시다 보면 얼굴도 좀 덜 빨개지는 것 같고 주량도 실제로 느는 것 같기도 하잖아요? 그건 뇌 일부가 알코올에 적응해서 일종의 내성이 생겼기 때문인데요, 간 기능이 좋아진다거나 알코올 분해 능력이 좋아지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조현지 : 술이 좀 약하다 싶으신 분들은 무리하지 말아야겠어요. 그리고 술의 종류에 따라서도 취하는 정도가 다르잖아요. 요즘은 또 여러 술을 섞어 마시는 '폭탄주'를 많이 마시는데요, 이런 술들의 도수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이동은 : 보통 일반적인 소주나 맥주 외에는 흔히 소맥이라고 하죠,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물론 어떤 비율로 섞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은 도수가 10~15도 정도 됩니다. 소주가 17도 정도고 맥주가 4~5도 정도니까 그냥 소주보다 조금 낮아지는 거죠. 그런데 이 10~15도가 알코올이 우리 몸에서 가장 흡수가 잘 되는 도수입니다. 단순히 도수가 낮다고 해서 더 좋은 게 아니라는 거죠.

조현지 : 그냥 소주만 마실 때보다 도수는 낮지만, 더 빨리 취한다는 거네요.

이동은 : 그렇죠. 거기다가 이렇게 탄산이 들어가게 되면 위장에서 알코올이 더 빨리 흡수됩니다. 한마디로 거품이 많은 술을 마시면 더 빨리 취한다는 거죠. 여기에 대한 연구 결과도 있는데요, 영국 연구팀이 두 그룹을 대상으로 절반은 거품이 많은 샴페인을 마시게 하고 나머지는 거품이 빠진 샴페인을 마시게 했습니다. 그리고 40분 정도 지난 뒤에 혈중알코올농도를 재봤는데요, 거품이 많은 샴페인을 마신 사람이 다른 그룹보다 알코올 농도가 약 20% 높게 나왔습니다. 우리가 탄산음료에 술을 섞어 마시면 더 빨리 취한다고 얘기하잖아요, 그것도 마찬가지로 탄산음료의 이산화탄소 때문에 알코올 흡수 속도가 빨라지면서 더 빨리 취하게 되는 거죠.

조현지 : 사실 소주보다 소맥이 더 마시기 쉽다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술을 섞어 마시는 건 피하는 게 좋겠네요.

이동은 : 네, 특히 술은 양조 과정에서 알코올뿐만 아니라 향료나 색소 같은 각종 화학성분을 같이 넣는데요, 한꺼번에 여러 종류의 술을 마시면 몸속에서 흡수하는 화학성분도 많아지고요, 이런 성분들이 몸속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숙취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또 맥주나 와인 같은 발효주의 경우는 소주나 위스키 같은 증류주와 다르게 메탄올이 들어있거든요. 이 메탄올은 간에서 분해될 때 그냥 에탄올보다 훨씬 오래 걸리고 독특한 냄새도 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발효주를 마시면 숙취가 더 오래간다는 분들이 많죠.

조현지 : 뭐 어떻게 마시든 적게 마시는 게 좋은 거잖아요. 선천적이든 술의 종류에 따라서든 술이 깨는 데 걸리는 시간도 사람마다 다른데요, 특히 요즘에는 음주운전 규정이 강화되면서 다음 날이 돼도 운전대를 잡으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보통 술을 마시고 알코올이 완전히 분해되려면 얼마나 지나야 할까요?

이동은 : 물론 여러 가지 변수에 따라 달라지긴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위드마크 공식'이라는 계산법이 있습니다. 마신 술의 양과 도수, 체중, 성별 등을 고려해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적하는 방법이죠. 보통 술을 마신 사람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가 평균적으로 시간당 0.0015%씩 감소하는 거로 알려져 있거든요. 이걸 이용해서 음주 상태를 추정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체중이 70kg인 남성이 알코올 도수 19%인 소주 한 병을 마셨을 때 완전히 술이 깨려면 평균적으로 4시간 6분 정도가 걸립니다. 그런데 이건 절대적인 평균에 의한 계산법이고요, 사람마다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완전히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전날 늦게까지 과음을 했다면 당연히 다음날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게 좋고요, 꼭 운전해야 한다면 적어도 열 시간 정도는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조현지 : 맞아요. 자신은 술이 깼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는 거니까 최대한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이 술이 있으면 안주가 따라오잖아요. 연말 술자리의 문제가 이런 안주를 많이 먹게 된다는 건데요, 이것도 건강을 해치는 데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이동은 : 그렇죠. 항상 먹고 나면 다음 날 후회하는 게 술뿐만 아니라 바로 이 안주들인데요, 딱 떠오르는 게 보통 삼겹살, 치킨 이런 거잖아요?

조현지 : 맞아요. 삼겹살, 치킨도 좋지만 저는 안주 중에 오돌뼈를 제일 좋아해요.

이동은 : 오돌뼈라니 맛있겠네요. 이렇게 술 마실 때는 보통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데요, 사실 술이랑 잘 맞지 않는 것들입니다. 술을 마신 다음 날에는 분해되지 않은 알코올 성분이 배출되면서 설사를 일으키기 쉬운데요, 이런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으면 위에 더 부담을 주게 됩니다. 그러면 탈수가 일어나게 되고 숙취가 회복되는 데 더 오래 걸리는 거죠.

조현지 : 그럼 안주를 최대한 덜 먹는 게 좋지 않을까요? 사실 건강도 문제지만 술을 먹을 때는 안주를 너무 많이 먹는다는 것도 문제거든요.

이동은 : 많은 분이 술보다 안주 때문에 살이 찐다고 생각하시는데요, 사실 술만 마셔도 충분히 살은 찝니다. 술에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같은 게 없어서 살이 찌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알코올은 1g당 7kcal의 고열량 식품입니다. 실제로 소주 1병의 평균 열량은 343kcal인데요, 쌀밥 한 공기 200g의 열량이 270kcal 정도니까 훨씬 높은 거죠. 또 달짝지근해서 많이들 좋아하시는 과일 향 소주 있잖아요. 이런 술들은 일반 소주보다도 칼로리가 5~6kcal 정도 더 높고요, 당 함량도 콜라 1캔과 맞먹을 정도로 높습니다. 거기다가 알코올은 분해되는 과정에서 중성지방을 증가시키고 기존의 지방 연소를 방해하는데요, 그만큼 살이 찌기 쉽다는 겁니다. 특히 빈 속에 안주 없이 술만 마시는 건 정말 독이 될 수 있는데요, 우리가 공복에 술을 마시면 금방 취하잖아요? 분해 효소가 미처 작용하기도 전에 알코올이 몸속으로 흡수되면서 체내 알코올 농도가 급상승하게 됩니다. 또 식도나 위에 직접 자극을 줄 수도 있으니까 주의해야겠죠.

조현지 : 그럼 조금이라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안주가 있을까요?

이동은 : 일단 기름진 음식이나 흔히 먹는 찌개, 탕 같은 맵고 짠 음식들은 위에 부담을 줄 수 있거든요. 기름이 적은 고기나 생선, 두부 같은 고단백 식품을 같이 드시는 게 좋고요, 숙취 해소 물질인 아스파라긴산이 들어 있는 과메기라든가, 알코올 분해를 돕는 타우린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들, 오징어나 조개류 이런 것들을 안주로 드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술을 마시기 전에 어느 정도 빈속을 채우는 게 좋겠죠.

조현지 : 물론 술은 덜 마시면 좋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술자리들이 많잖아요. 술을 즐기시는 분들도 있고요, 최대한 건강을 지키는 방법들을 기억하셔서 올 연말 회식 자리 즐겁게 보내시면 좋겠네요. 지금까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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