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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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에 15억 깔고 종부세 폭탄? 전문가 "집을 파세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1-25 20:29  | 조회 : 3138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11월 25일 (월요일)
■ 대담 : 박정호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산업정책연구실 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엉덩이에 15억 깔고 종부세 폭탄? 전문가 "집을 파세요"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경제 이야기해봅니다. 지난주 통계청이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청와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성과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한 반면 다른 해석도 나옵니다. 이 문제와 더불어 지난 20일부터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되면서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종부세 폭탄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데, 과연 그렇게 볼 수 있는지, 정부의 규제 정책 속에서도 서울 집값은 왜 뛰고 있는지, 얘기 나눠봅니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산업정책연구실 박정호 실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정호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산업정책연구실 실장(이하 박정호)>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3분기 가계동향조사,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인데요. 쉽게 이야기하면 일단 소득은 늘어났다. 1분위, 2분위, 3분위, 4분위, 5분위, 조금씩 다 늘어났다는 것처럼 보이고요. 다만 자영업자들은 소득이 줄었다,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 박정호> 네, 구체적인 통계수치를 말씀을 드리면, 1분위, 그러니까 하위 20%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하위 20% 같은 경우 137만 4400원으로 4.3%,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고요. 2분위도 298만 원으로 4.9%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하위 소득자의 계층이 한 4% 가까이 상승한 반면, 가장 소득이 높은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같은 경우는 98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밖에 늘지 않았다는 거죠. 그래서 소득주도 성장으로 인한 소득의 안정성, 불균형이 완화됐다, 이렇게들 보도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 이동형> 처분 가능 소득도 1분위, 2분위, 3분위, 다 증가했습니다. 5분위만 약간 감소했고. 그래서 불평등이 개선됐다고 볼 수 있나요?

◆ 박정호> 통계상, 수치상으로는 개선됐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제일 중요한 것은 이런 통계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은 분명히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릴까요? 일단 1분위, 2분위, 하위 소득자의 소득이 늘어나는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뭐냐고 하면, 분명 공공부문에서 제공하는 단기 일자리가 큰 성과를 보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재밌는 건 뭐냐면 공공부문에서 제공하고 있는 단기 일자리는요. 가장 왕성하게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3,40대들에게는 아무 효과를 가져다줄 수 없어요. 왜냐하면 이분들은 어떻게 보면 가장이잖아요. 가장 돈을 많이 써야 하는 시기고요. 그런데 이분들이 이렇게 단기 일자리에 해당하는 등하교 도우미라든가, 문화재지킴이, 이런 주당 근무시간이 36시간이 안 되는 이런 데에서 일을 하다 보면, 단순히 내 용돈벌이가 필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 패스라고 해야 하나요? 직무 설계를 해야 하는 과정에서 직무 단절이 생겨버려요. 그러면 그 뒤에 뭔가 견실한 일자리를 얻을 찬스를 잃어버리게 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서 제공하는 공공일자리라는 것이 노인들만을 위한 일자리다, 이렇게 이야기한 적 한 번도 없어요. 누구나 할 수 있게끔 세팅이 되어 있지만, 그 과정에서 그 일자리에 더욱 편하게 접근 가능한 분들은 그래? 집에서 노느니 그거 하겠다, 라고 하는 장년층들이 관심이 많은 거죠. 그러다 보니 이 결과는 어떻게 됐느냐? 장년층의 용돈벌이 일자리가 아니냐, 이런 오명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이동형> 지금 청와대는 소득주도 성장의 정책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자평을 했어요. 했는데, 물론 1분위, 2분위, 3분위 소득이 다 늘었습니다. 늘었습니다만, 사업소득은 다 줄어들어 버렸거든요. 그런데 정부에서 이야기한 것은 저소득층의 소득이 늘고, 또 단기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소득이 늘면 그 소득으로 자영업자들의 물건을 많이 사줄 테니까 자영업자들도 늘고, 이러면서 경제 선순환 이야기를 했단 말이죠? 그런데 지금 사업소득이 줄어들었다고 하면 소득주도 성장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기 어려운 게 아니냐, 이게 보수언론의 비판인 것 같아요.

◆ 박정호> 네, 맞습니다. 일단 이것도 구분을 해야 해요. 일단 단기 일자리로 인해서 기초생활을 간신히 유지했던 노인들에게는 분명 나름대로 또 하나의 기회를 드린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노인 빈곤율 1위 국가에서 노인들에게 나름대로 유의미한 일자리를 주는 데 성공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것이 내수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만큼 견실한 소득으로 누구의 주머니에 들어갈 수준까지는 아니었던 거죠. 대표적으로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3,40대 같은 경우는 어떤 일이 생겼냐면, 지난 25개월 연속 30대, 40대는 취업자 수가 계속 감소했어요. 지난 25개월 내내. 그러면 어떻게 보면 가장 소비활동을 왕성하게 할 수 있는 계층들은 소득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그것으로 인해서 직접적으로 아까 사업소득이 줄어들었다고 말씀하셨는데, 나 홀로 자영업자들이 있잖아요? 이제 근로자를 두기도 어려워서 혼자 가게를 꾸려나가는 사람이 10만 명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것은 약간 지금 공적자금을 투여해서 제공되는 일자리가 온전하게 내수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지는 못하는 부분도 있다는 것도 분명 살펴봐야할 내용이죠.

◇ 이동형> 어쨌든 사업소득이 줄어든 것은 통계로 나온 사실이고, 그래서 지금 언론들도 자영업자들은 최악이다, 이런 제목의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단 말이죠? 그런데 자영업자가 힘든 점이 과연 무엇이겠느냐. 경기 안 좋은 것만으로 해석이 되겠느냐. 왜냐하면 일단 우리나라 자영업자 숫자가 OECD 국가 중에서 상당히 많이 때문에 제 살 깎아먹기, 경쟁, 이게 너무 심한 거고요. 두 번째는 우리 국민들의 소비패턴과 구매패턴이 달라졌다. 오프라인에서 사지 않고 온라인에서 모든 것을 사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 쇼핑몰이나 대형 마트도 소득이 줄어들어 버렸거든요? 그래서 자영업자 문제를 과연 국가에서 해결할 수 있겠느냐? 이런 회의론까지 나옵니다.

◆ 박정호> 그것도 중요한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특히 방금 말씀해주셨던 지적들은 다 유의미한 지적들이고요. 거기다가 플러스알파로 요즘 굉장히 자영업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가 미세먼지가 심해진 거예요. 미세먼지가 심해지니까 바깥으로 안 나오는 거죠. 

◇ 이동형> 외출은 금한다?

◆ 박정호> 그렇죠. 바깥에 나와서 가게 쇼윈도에 있는 물건도 보고 그래서 들어와서 구매해주는 것들이 일반적으로 필요한 요소인데, 이 미세먼지가 많으니 당연히 바깥 출입을 잘 안 하는 거예요. 그래서 자영업자 분들의 이런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다면 자영업자들의 소득을 보전한다는 표현보다도 경기 활성화를 위한 다른 대안들이 필요한데, 무조건 등하교 도우미나 문화재지킴이 사업들을 늘린다고 해서 자영업자들의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법은 아니거든요. 지금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 이동형> 쉽지 않네요. 소비는 그러면 과연 늘었을까? 

◆ 박정호> 소비도 표면상으로 보면 전년 동기 대비 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그동안 있었던 여러 가지 소비가 크게 늘 만한 계절적 요인이 있었다는 점에서 크게 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점을 생각해봤을 때 이번 달이 조금 늘었다고 해서 소비가 늘었다, 이렇게만 단정적으로 보기에는 조금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은 저희가 몇 개월, 반 년 이상 데이터를 살펴봐야 할 상황이고요. 지금 이렇게 조금 늘어난 소비로 인해서 이게 공공일자리를 제공했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이렇게 설명하기에는 시기상조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이동형> 소비심리는 개선된다, 이런 이야기는 몇 달 전부터 있지 않았습니까?

◆ 박정호> 소비심리가 개선된다고 하는 얘기는 있었습니다만, 사실 그것도 눈에 띄는 수치 정도는 아닙니다. 소득 분위별로 차이는 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3~4% 이상의 소비 증가율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고요. 전년 동기 대비 1.7% 정도 증가한 것에 그쳐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거는 크게 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고요. 이 수치는 2013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하는 수치에요.

◇ 이동형> 소득격차, 나랏돈으로 줄였다. 이런 뉴스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 박정호> 이것도 이렇게 보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경기가 정말 안 좋을 때는 나랏돈이라도 써서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것은 분명히 있어요.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일자리가 없었을 때 공공일자리라도 제공해야지만 소나기 올 때 피해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것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다 공감하는 거잖아요. 그렇다고 하면 이 다음 대안을 같이 제공하면서 이런 공공일자리, 단기성 일자리를 제공한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단순히 그런 대안도 없이 단기일자리만 계속 제공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어요.

◇ 이동형> 비소비지출이 역대 최고라고 하는데, 비소비지출은 뭡니까?

◆ 박정호> 비소비지출이라고 하는 건 말 그대로 이런 거죠. 쉽게 이야기해서 부동산 투자. 이것은 소비가 아니지 않습니까? 

◇ 이동형> 돈은 쓰는데, 소비가 아닌 소비를 비소비지출이라고 한다?

◆ 박정호> 그렇죠. 그런 것들은 어딘가 돈이 흘러가고 있는데, 이게 참 재밌는 거죠. 비소비지출이 커지고 있다고 하는 것은 앞으로 자신이 꾸준히 소비할 자신이 없다는 것은 반증하기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어딘가 돈을 미래 자신의 소비를 위해서 보존하고 있다, 이렇게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각종 연금이나 저축도 비소비지출입니까?

◆ 박정호> 네.

◇ 이동형> 그러면 어쨌든 비소비지출에 돈을 많이 쓰게 되면, 소비하는 데 돈을 당연히 적게 쓸 수밖에 없네요?

◆ 박정호> 그렇죠.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것도 재밌는 현상인데요. 얼마 전에 우리가 금리를 최저치로 인하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저희가 기대한 것인 소비 진작인데, 오히려 돈이 어디로 갔느냐? 시중 정기예금 통장이나 저축성 예금통장으로 더 흘러간 거예요.

◇ 이동형> 이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저축하는 데 돈을 더 썼다?

◆ 박정호> 네, 그 이유는 이자가 낮아졌으니까 그 낮아진 이자만큼 덜 나오는 것을 벌충하기 위해서 돈을 더 넣은 거죠. 지금 모두 소비가 일어나기 위해서 시도한 여러 가지가 참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안타깝네요.

◇ 이동형> 그렇네요. 어렵습니다. 통계청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요. 종부세 고지서가 지난 20일부터 발송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각종 언론을 중심으로 벌써 종부세 폭탄론, 이런 기사가 쏟아지고 있어요. 이게 과연 폭탄이라고 할 수 있을까?

◆ 박정호> 저도 보수언론에서 자꾸 폭탄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거는 말이 너무 과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대표적으로 몇 가지 짚어보겠습니다. 저도 몇 가지 조사를 해봤는데요. 마포 레미안 푸르지오 같은 경우 공시지가가 2018년에 8억에서 2019년 10억으로 늘었어요. 그래서 늘어난 종부세가 22만 원 증가했고요. 보유세는 220만 원에서 310만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공시지가가 10억이면 이 아파트의 실제 가격은 얼마겠습니까? 그러면 진짜 15억 이상짜리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분께서 200만 원 내던 거 300만 원으로 올랐다고 해서 이것을 폭탄이고, 이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하는 거는 저는 문제가 심각하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 다른 예를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우리 한남 더 힐, 가장 부유층들이 많이 사는 동네 중 하나죠. 여기 같은 경우도 31% 올라서 종부세가 1232만 원 정도 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시가 3,40억 이상 되는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분께서 종부세가 30% 올라서, 그것도 없었던 게 1200만 원 내는 게 아니라 그냥 원래 내던 게 7~800만 원 내고 있었는데, 3~400만 원 더 내는 것이 이분들에게 엄청난 부담이라고 얘기하는 게, 사실은 저는 조금 맞지 않는 얘기라고 봅니다.

◇ 이동형> 그러면 다시 한 번, 아까 마포 레미안 푸르지오를 말씀해주셨으니까. 공시가격이 2018년 8억에서 2019년 10억으로 올랐고, 지금 제가 보니까 실거래가가 15억, 16억 정도 하네요. 15억, 16억 있는 사람이 세금 100만 원 오른 것 가지고 폭탄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게다가 아파트 가격이 또 올랐거든요, 그 사이에?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에 100만 원 세금보다 아파트 가격이 훨씬 더 뛰었단 말이에요. 그것을 가지고 폭탄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이런 반론이 나올 수 있다는 거죠.

◆ 박정호> 그래서 폭탄이라는 발언은 저는 굉장히 심한 표현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 이동형> 과거 노무현 정부 때 이 세금폭탄론이 먹혀 들어갔거든요. 그때는 9억 원 이상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한테 부과하는 게 종부세였는데, 일반 서민이, 지금 10여 년 전이니까. 9억짜리 집을 가지고 있을 수가 없잖아요. 그럼에도 모든 사람들이 나서서 다 폭탄이다, 큰일 났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지금도 똑같은 상황이 아닌가. 그래서 이 문제로 논란이 조금 있기는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집값이 올랐고, 또 공시가격이 올랐으니까, 공시가격은 오르는 게 정상이니까. 그만큼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니냐? 반면에 아무것도 없고 은퇴한 사람이다, 소득이 없다, 집 한 채만 있는데, 이런 사람들한테 세금을 조금 더 내라고 하면 그것은 폭탄 아니냐, 이런 것 같아요.

◆ 박정호> 이것도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예를 들어서 진짜 아무 소득도 없는 분이 왜 엉덩이에 15억짜리, 20억짜리 아파트를 가지고 계시냐고 하는 것은 반문 드리고 싶어요. 본인의 노후가 그렇게 걱정이 되신다고 하면 그 아파트를 파셔야죠. 정말 죄송한 얘기지만. 그리고 설사 못 팔 이유가 있을까 봐 정부에서 다른 정책적 대안도 내놨잖아요. 주택연금이잖아요. 가지고 계신 주택을 바로 국가에 맡기고 그것으로 인해서 연금을 받아 가시라는 제도도 뒀어요. 따라서 그런 제도적 보완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부세 조금 오른 것을 가지고 세금 폭탄이라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저는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이동형> 주택은 파는 것보다 가지고 있으면 더 오를 가능성이 있으니까.

◆ 박정호> 그래서 가지고 계신 거잖아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 이동형> 그래요. 보유세를 더 강화해야 한다, 이런 주장도 있어요.

◆ 박정호> 저도 사실 굳이 제 사견을 말씀드리자면 부동산 가격을 낮추는 데 가격 유의미한 방법은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서 양도세라든가, 이런 것을 낮추는 게 아니라 제일 중요한 건 지금 가지고 있는 부동산에 이렇게 엉덩이에 15억 이상씩 깔고 있을 게 부담이 된다고 하면 그것을 내놓게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사실 노무현 정권 때도 향후 20년 동안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굉장히 많이 올리겠다고 공약을 했었고, 단계적으로 시행을 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그 이후에 여러 정권의 변화가 되면서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내실화하는 게 실패했죠. 그러다 보니까 우리는 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하는 보유세를 가지고 있는 나라 중 하나가 되어 버린 겁니다. 그러니 쉽게 이야기해서 큰, 그 무거운 아파트를 들고 있어도 부담이 안 되니까 들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그 강남에 있는 아파트들의 가격들, 그리고 또 나름대로 그렇게 아파트에 많은 자금을 쏟아 붓고 있는 그 부분을 어떻게 보면 경제를 활성화하고, 투자나 고용으로 이어지게 만들려면 돈을 부동산에서 다른 곳으로 빼야 하거든요. 

◇ 이동형>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이 지금 실장님처럼 집값을 잡으려면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그렇게 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결국은 얼마 안 올린 것으로 타협을 봤다고 해야 하나요? 

◆ 박정호> 그렇죠. 왜 그런지는 아실 거 아니에요? 표를 의식하는 거예요. 모든 정권에서 다. 이게 보유세를 올리겠다고 하는 순간, 세금 올리는데 누가 표를 주겠습니까. 야든, 여든 모두 여기에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 이동형> 지난번 정부가 8.13 종합대책입니까? 내놓고 나서 집값이 조금 잡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뛰고 있는 모습이 보이거든요. 부동산은 안 잡히는 겁니까?

◆ 박정호> 이게 저도 마음이 조금 아파요. 저도 분양가 상한제나 뭐나 이런 것에 대해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의구심을 갖기는 했습니다만 그런 개인적인 의구심과 상관없이 정책적 효과가 발휘되어서 부동산이 잡혀주기를 바랐는데, 이게 쉽지 않은 구조가 있습니다. 점점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너무 높아지는 거죠. 특히 요즘 들어서 제가 현장에서 더욱 목격하는 현상 중 하나는 지방의 집값은 떨어지고 있는데,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부산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값은 더 올라가고 있거든요. 그 과정에서 지방에 살고 계신 분이 서울에 땅 투기하러 오시는 거예요. 왜냐하면 뻔히 보이는 거죠. 우리 동네, 우리 구는 인구가 30만 명에서 9만 명으로 줄었다. 앞으로 더 줄 것 같다. 그러면 내가 이 동네에 가지고 있는 건물, 아파트, 이거 시세 점점 떨어질 게 뻔한데, 언젠가 우리 애들에게도 집 장만해줘야 하고, 우리 애 대학갈 때 뭐라도 하나 있어야 하니 서울에 원정 투자하러 오시는 거예요. 지금은 기존의 자금뿐만 아니라 지방에서 넘어오는 이런 자금까지 해서 더욱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요. 정부가 다양한 정책으로 이것을 누르고, 누르고, 누르는데도 불구하고 구조적으로 자꾸 수요가 더 많아지기 때문에 오를 수 있는 요인도 굉장히 크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 이동형> 그러니까 서울은 결국은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 지금도 서울 인근 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직장은 서울에 있는데, 집값이 너무 비싸니까 인근으로 가는 거 아니겠어요? 언제든지 오고 싶어 하겠죠. 그러면 수요가 그만큼 있는데 서울 집값이 떨어지겠느냐?

◆ 박정호> 그런 주장을 많이 하고요. 우리의 인구구조상 미래를 볼 수 있는 게 일본인데, 일본 전 국토에는 860만 화의 빈집이 있어요. 860만 호입니다. 그런데 재밌는 건 매년 12만 명씩    계속 동경권으로 유입해요. 그 얘기는 동경원이 우리로 서울하고 수도권이죠. 우리도 앞으로 그 일이 계속 일어날 것 같아요. 지방은 점점 빈집이 늘어나고, 서울은 점점 사람들이 몰리고, 이런 현상이 생길 것 같습니다.

◇ 이동형> 지방은 공동화, 서울은 집중. 

◆ 박정호> 그래서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서도 특이한 현상이 생겼어요. 전라도에 있는 모 지자체에서 초등학교가 폐교 직전이었습니다. 그 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해서 이 초등학교에 자녀를 보내면 그 근처에 집을 주는 그런 혜택을 준다고 했었는데, 이게 일본에서는 진작 했거든요. 지방으로 이사를 오면 그냥 등기부 등본을 이사온 사람 소유로 바꿔주는, 그렇게까지 하는데도 매년 12만 명씩 동경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쉽게 생각해서 공급을 더 늘려라, 서울에. 그러면 해결되는 거 아니냐?

◆ 박정호> 그렇죠. 그런데 문제가 뭐냐면 공급을 늘릴 땅이 현재 없다는 거죠. 그리고 공급을 늘리려는 세력들이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자가 거주 비율이 제일 낮은 아파트, 그러니까 집주인이 안 사는 아파트, 그게 제일 비율이 낮은 데가 은마아파트예요. 은마아파트에는 집주인이 거주하는 비율이 10%도 안 됩니다. 다 뭐겠어요? 투기 수요죠. 그러면 그런 투기 수요의 붐을 부화뇌동해서 재건축, 재개발해서 지금 15층, 20층 안 되는 아파트를 30, 40층대로 올리면 분명히 공급은 늘 거예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이것은 자칫 잘못하면 또 다른 투지 세력에게 좋은 본보기를 주기 때문에 건전한 부동산 문화를 해친다고 생각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그러고 있는 상황이죠.

◇ 이동형> 당연히 가격은 엄청 뛸 테니까요. 재건축을 하면.

◆ 박정호> 그렇죠.

◇ 이동형> 불로소득자가 또 엄청 늘어나겠죠.

◆ 박정호> 그럼요. 쉽게 이야기해서 로또 당첨되는 거죠.

◇ 이동형>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상당 기간 부동산 가격을 잡아왔고,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됐다, 자평했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박정호> 전국적으로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지방의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에 낮아진 것은 맞아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모두 거주하고 싶었던 서울과 수도권, 이쪽을 봤을 때 그 말씀이 얼마나 타당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 이동형> 오늘 부동산 이야기했고, 또 통계청에서 발표한 3분기 경제동향 이야기했는데요. 내년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 박정호> 다행히 본격적인 5G의 원년에 해당하는 게 사실 올해가 아니라 내년입니다. 올해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최초로 5G를 개통한 거고요. 본격적으로 5G가 내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될 텐데,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참 안타깝게도 반도체 의존율이 높은 국가로서 5G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하면 당연히 반도체 경기가 조금 살아나거든요. 그것으로 인해서 내수경제뿐만 아니라 수출이 조금 호조가 일어날 것 같고요. 그래서 올해보다는 내년에, 일단 구조적인 거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년에 일시적으로 반도체 경기 등에 힘 입어서 경기가 조금 더 살아날 개연성은 보인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이동형> 올해는 계속해서 경기 불확실성 이야기가 있지 않았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주식도 계속 빠지고, 이렇게 했는데요. 내년에는 불확실성이 해소될까요?

◆ 박정호> 내년에 미국도 대선이 있고요. 일본도 마찬가지고, 이런 여러 가지 선거적인 이슈가 있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과정에서 글로벌 리더십들이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빨리 해소해서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 할 상황적인 요인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일부 제거되기를 저도 희망하고 있죠.

◇ 이동형> 9381님께서 “한 가구 3주택 정도는 투기로 보고 누진세를 매기면 매물이 풀리지 않을까요?”

◆ 박정호> 저도 공감은 하는데요. 정서상 쉽지는 않더라고요. 그것을 과연 어느 분이 해주실지 궁금합니다.

◇ 이동형> 또 표입니까? 네, 알겠습니다. 부동산,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전문가들이, 정부 당국자들이 여러 가지 정책을 만들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네요.

◆ 박정호> 네.

◇ 이동형> 그래요. 알겠습니다. 오늘 경제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박정호 실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정호>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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