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아프리카 돼지열병, 과연 살처분이 최선이었을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1-19 17:50  | 조회 : 2029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아프리카 돼지열병, 과연 살처분이 최선이었을까?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YTN 생생경제 생생초대석입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발생 이후 두 달이 지났습니다. 최근에는 확진 판정 소식들이 들어오지는 않아서 안심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우리가 그렇다고 넘어갈 수만은 없는 것 같아요. 생각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어서 오늘 농촌사회학자 정은정 작가 모셨습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이하 정은정)> 네, 안녕하세요. 정은정입니다.

◇ 김혜민> 저희가 지난번에는 치킨으로 모셨는데, 오늘은 돼지열병에 관한 이야기로 말씀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두 달간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살처분한 돼지가 최악의 구제역 사태 이후로 최고로 많았다고 해요. 이게 집계가 나왔습니까?

◆ 정은정> 네, 지금 14곳 정도 확진 판정이 됐고요. 다행히 10월 10일 기점으로 해서 의심축 신고는 없기는 한데, 끝난 것은 아닙니다. 야생 멧돼지에서 계속 ASF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엄중하다고 봐야 할 거고요. 지난 두 달간 동계를 보니까 살처분된 돼지는 약 38만 963마리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거의 39만 마리 정도로 보셔야 할 것 같고요. 여기에 선제적인 조치로 돼지를 수매했거든요.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특히 경기 북부 지역에. 그 돼지가 4만 7577마리 정도. 합치면 40만 마리가 훌쩍 넘어가죠. 

◇ 김혜민> 이것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면 사실은 굉장히 끔찍한 일이에요. 물론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적극적으로 막기 위한 정부에서의 조치라고는 할 수 있지만 과연 이 살처분만이 답인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일단 살처분이라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 정은정> ‘살’ 자가 사실 무서운 말이죠. 죽인다는 건데요. 살처분의 방식이 많이 있어요. 랜더링이라고 해서 기기에 넣고 1차로 소각을 하고 기름하고 분리하는 방법이 있고요. 그리고 전체 소각하는 방법이 있고요. 그리고 매몰 처분 방법들을 지금 많이 쓰는데, 오늘 이야기할 것은 이 매몰 처분인 거죠. 긴급행동지침, SOP라고 하는데요. 여기에 따르면 매물처분은 가급적 선택하지 말아야 하는 최후의 선택방식이어야 하는데요. 아무래도 상황이 긴급하고, 짧은 시간에 하려다 보니까 무리수를 두게 된 거죠.

◇ 김혜민> 소각하는 것과 매몰하는 것이 살처분에 들어가 있고, 이 매몰이라는 방법은.

◆ 정은정> 짧은 시간 안에 대량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인 거죠. 랜더링 방식이라든가, 소각 방식은 아무래도 순차적으로 하다 보니까 시간이 걸리죠. 그렇다 보니 선택을 하고, 문제는 지난번에 구제역. 2000년부터 2015년까지 구제역으로 대가축이라고 보통 구분을 하거든요. 돼지, 소, 염소까지 다 포함해서 그때 우리나라가 387만 마리를 15년간.

◇ 김혜민> 15년간이요? 그러니까 이게 단기간에 끝나는 게 아니군요.

◆ 정은정> 네, 그리고 구제역이 가장 극심했던 2010년 겨울부터 2011년 초봄까지는 한 계절에 347만여 마리가 죽어 나갔거든요. 

◇ 김혜민> 그러면 이때도 매몰한 거예요, 다?

◆ 정은정> 네, 그때는 랜더링 방식도 있고, 소각 방식도 있는데, 워낙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가축들을 처리하다 보니까 매몰처분을 하게 된 거죠. 이번에 연천에서 벌어진 일들도 있기는 하지만, 매몰을 하고 나면 그 이후에 모니터링 과정이 계속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현장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뭐냐면, 매몰지를 선정할 때 이미 구제역이 휩쓸고 간 지역이 있었어요. 파주나 연천에. 솔직히 말씀드리면 묻을 곳이 없었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였으니까요. 도시에서는 잘 모르는 이야기죠.

◇ 김혜민> 그러네요. 저는 사실 생각도 못했고,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 많이 보도했지만 소비자들이 먹는 데에는 별 지장이 없다고 하길래 그렇게 큰 관심을 갖지는 못했거든요. 그런데 이런 일들이 있었군요. 물론 상황이 심각하면 극단적인 대처를 해야 하는 것은 맞는 얘기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모니터링이라든지, 뒷받치될 수 있는 것들이 계속되어야 하는 것은 맞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 이 사례를 작가님하고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돼지 핏물이 임진강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어요.

◆ 정은정> 네, 그래서 빨갛게 물든 하천을 보게 되니까 다들 시각적인 충격이 컸죠.

◇ 김혜민> 이게 그냥 우리집 바로 옆이 아니라고 기사만 읽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게 왜 이렇게 핏물이 흘러내린 겁니까?

◆ 정은정> 침출수가 생긴 거고요. 늘 이게 가장 매몰처분에서 큰 문제가 되는 게 지하수 오염문제, 그리고 5년에서 10년 사이에는 사체 자체는 사라지는데, 지하수 오염이나 침출수 문제는 깔끔하게 해결하기가 어려운 거죠. 최소 20년 장기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래서 매몰지 선정을 할 때 굉장히 엄밀하게 선정을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그런 원칙들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한 번은 되돌아봐야 하는데요. 일단은 이번에 침출수 유출 문제가 있었고, 농식품부의 해명을 먼저 들어봐야 할 것 같아요. 농식품부 장관 김현수 장관은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이기도 해요. 그러니까 이 사태를 조망하고 해결해야 하는 가장 위자리에 있는 사람이기도 한 거죠. 그래서 뒷북 대응했다고 하는 수많은 언론의 비판과 이야기들에는 그런 적이 없다, 일부 미흡했던 부분은 있었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신속히 대응했고, 이번에 사실 펌프로 핏물을 다 뽑았다고 하거든요. 일단 정상적으로 돌아오기는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계속 불안한 거죠. 왜냐하면 농촌에서 지하수는 상수도 대신에 사용을 하기도 하고요. 농업용수로도 써야 하고요. 그런 생각들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결국에는 죽이는 곳도 농촌이고, 그 뒷감당을 하는 것도 농촌의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지역사회의 문제거든요.

◇ 김혜민> 그래서 농촌사회학자로서 정은정 작가께서 살처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계신데요. 아까 전에 매몰지 선정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하셨어요. 조건이 있습니까?

◆ 정은정> 조건이 있습니다. 일단 시장, 군수, 구청장, 이런 분들이 다 모여서 TF팀처럼 꾸려야 하거든요. 왜냐하면 부적합한 장소가 선정되면 안 되기 때문에 그래서 후보지가 선정되고, 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이라고 있어요. 여기에 등록을 해서 계속 추후에 관리를 해야 합니다. 

◇ 김혜민> 그러면 시간이 꽤 걸리는 일인데, 굉장히 빨리 이루어진 거잖아요? 

◆ 정은정> 네, 발생농장, 특히 하천 등에 위치할 경우에는 더더욱 세심하게 해야 한다고 하는 매뉴얼은 있는데, 현장에 막상 갔을 때 이것들이 지켜졌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살펴봐야 할 것 같고요. 유실이나 붕괴 등의 위험도 없어야 하고, 그리고 도로나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곳도 아니어야 하고요. 그리고 음용 지하수 관전과도 굉장히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는 하지만, 막상 매몰지를 선정할 때 쉽지가 않다는 거고요. 장기적으로 10년, 20년, 이렇게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데, 그런 인력들이 충분히 확보되기가 어렵지 않나. 그래서 이번에 김현수 장관도 인정했죠. 사실은 랜더링 공장으로 갔어야 하는데, 워낙 상황이 시급하다 보니까 매몰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관리하겠다, 이렇게 이야기는 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구제역 때 너무 많이 묻어서 묻을 땅이 없을 정도라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러면 그 구제역 이후에 모니터링은 계속하고 있을까요?

◆ 정은정> 매몰지 선정할 때 원칙이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 해요. 파이프를 넣어서 지금 이 안의 상태들을 관찰을 해야 하고, 그게 국제적인 기준이에요.

◇ 김혜민> 현재 하고 있겠죠?

◆ 정은정> 네, 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말씀하신 것처럼 인력이 워낙 없고, 그리고 농촌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등한시하는 게 사실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면서 이 돼지 핏물을 사진으로 보니 이것을 계속해서 모니터링 해야 할 필요성을 너무 느끼겠는 거예요. 

◆ 정은정> 그리고 구제역, AI 포함해서 사실은 닭하고 7000만 마리가 묻혔거든요. 그래서 지금 한 10년차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를 통해서 역산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AI 같은 경우 2003년부터 2017년까지 약 15년 정도에 걸쳐서 발생했고요. 2년 주기로 발생했고요. 구제역도 2000년부터 발생했으니까 어쩌면 지금 우리가 구제역 사태를 다시 한 번 모니터링 해볼 필요가 있는 거죠.

◇ 김혜민>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을 계기로 구제역 때 우리가 어떻게 했고, 또 반성과 하나의 변곡점으로 삼아서 농축산물을 관리하는 제도를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선진국 같은 경우는 어떻습니까? 축산업을 대규모로 하는 선진국들이 많잖아요?

◆ 정은정> 그렇죠. 유럽, 미국 다 포함해서 한국보다 훨씬 더 현대 축산업의 기준을 만든 곳이거든요. 앤더슨 보고서라고 있어요. 영국하고 네덜란드의 사례를 보게 되면, 구제역에 대한 대응책, ASF 같은 경우는 스페인에서 발생했지만 네덜란드하고 영국은 아니어서, 우리가 구제역 매뉴얼을 봐야 하는데요. 2000년대 초반에 굉장히 큰 홍역을 치른 나라가 영국과 네덜란드였습니다. 비슷한 과정을 겪은 거죠. 너무 급하다 보니까 매몰처리를 많이 하게 된 거예요. 그 보고서의 결과는 뭐냐면, 하지만 결국 환경비용이 더 많이 남는 것이 매몰처리 방식이다. 왜냐하면 지하수 오염의 문제, 해충과 냄새 등 지역주민들의 고통이 있거든요. 그래서 매립 방법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해서 거기에 들어가는 또 추가 비용부터 해서 우리도 이런 보고서도 봤고요. 그리고 구제역을 경험한 나라이기 때문에 향후에는, 혹시라도 또 이런 일이 발생하면 그때는 조금 더 신속하게 대응을 해야 할 거고, 한 가지 그래도 제가 대신 해명하고 싶은 것은 많이 발전했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무서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이 정도로 방어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강력하게 했다는 것 정도는 인정을 해야 하는데, 또 이게 막상 농촌에 가게 되면 잘 기르던 멀쩡한 돼지까지 살처분 대상이 된 거기 때문에 시각의 차이는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돼지열병 걸린 돼지들만 살처분한 게 아니잖아요. 그런 것들이 농민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 같고, 정부에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주어야 받아들일 수 있는데 또 정부 입장에서는 상황이 급박하다 보니 일괄적으로 해결하는 부분들이 있고요. 지금 작가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이런 상황을 계기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가이드맵을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 정은정> 이번 경험, 놓치지 말아야죠.

◇ 김혜민> 또 하나의 문제는 트라우마 이야기를 많이 해요. 동물들이 겪을 그 어려움도 있겠지만 살처분을 하는 사람들, 매몰을 하는 사람들의 트라우마도 상당하다고 하더라고요.

◆ 정은정>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이미 보고서가 나와 있고요. 그래서 당연히 이렇게 살처분 이후에 축산 관련 종사자들, 그런데 이 종사자의 범위가 굉장히 넓습니다. 우리는 당연히 축주들, 그리고 그 가족들, 종사자들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실제로 보게 되면 수의사부터 해서 농장 관리자, 그리고 백신 접종 의원들까지 관련 산업이 굉장히 광범위해요. 심리치료를 권유하고, 매뉴얼도 나와 있지만 중요한 것은 뭐냐면 이주노동자들의 경우에는 많이 불법체류 형태이기도 하고 해서 등록이 안 되어 있고, 또 언어의 문제가 있잖아요. 국가인권보고서나 SOP의 심리지원단에서 당연히 통역이나 번역을 지원한다고 나와 있지만 지금 가장 큰 문제는, 긴급행동지침, 이런 것은 굉장히 완벽해요. 그대로만 지켜진다고 하면 문제가 없지만, 현장에서는 그런 것들을 충분히 숙지한 상태도 아닐뿐더러 현장상황은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까 그게 지켜지지 않아서 문제인 거죠.

◇ 김혜민> 이런 일을 우리가 보통 3D라고 하는데요. 이주민 노동자들이 할 경우가 많겠네요. 앞으로 더 많아질 것 같고요.

◆ 정은정> 조금 더 충격적인 말씀을 드리면, 우리나라 농산축산 분야에는 주로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진출해 있거든요. 기르던 자가 자기가 일하던 농장에 구제역이라든가, 혹은 ASF라든가 해서 농장이 문을 잠시 닫게 되잖아요. 그렇게 되면 살처분 업체로 다시 가서 일을 하는 경우도 많고요. 죽이는 자는 곧 기르는 자이기도 하고요. 그런 부분들을 염두에 두셔야 할 것 같아요.

◇ 김혜민> 이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네요. 아까 작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여러 분야의 여러 사람들이 함께 얽혀 있는 산업이다 보니까. 그리고 어쨌건 생명이 있는 산업이잖아요.

◆ 정은정> 생명의 산업이기도 하고, 축주라고 하는데요. 농장주의 경우에는 직업이잖아요. 가족의 생계가 달려 있는 거고, 평생 가장 잘할 수 있는 직업인데, 갑자기 이렇게 살처분되고, 그리고 재입식이라고 해서 다시 돼지를 기르려면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모르니까 2년 정도의 50대 가장이 실업 상태라고 하면 가족들의 문제까지. 사실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죠. 소비자들이야 먹을까, 말까, 이 정도의 고민이지만 사실 누군가는 생계를 걸고 있고, 잘 아시다시피 돼지에 매달리는 외식업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김혜민> 지금 생계로 이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 정부에서 그래도 일정 금액을 보상을 해주죠?

◆ 정은정> 네, 지금 ASF 생계안정비용 지급기준이 나왔는데요. 지금 최근에 이게 문제가 됐습니다. 보상체계가 너무 복잡해서요. 801마리에서 1200마리까지 살처분하게 되면 상한액이 월 337만 5000원 정도가 지급될 거라고 하니까 아무래도 시민들이나 소비자들은 그렇게 되면 생계가 가능하시겠네, 하는데요. 구간별로 계산을 해보니까 실제 수령액이 67만 원이 되어 버리는 거예요. 지금 연천이나 이런 쪽에서 살처분을 많이 하시고, 그리고 강제 수매라고 하죠. 이렇게 된 농장주들은 최근에 수령을 거부했습니다.

◇ 김혜민> 생생경제에서도 그분들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네요. 사실은 돼지열병 한참 있을 때 연락을 몇 번 드렸는데, 그때 얼마나 바쁘셨겠어요? 연락이 잘 안 됐는데, 저희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67만 원 이야기에 깜짝 놀랐는데,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어떤 사람들은 이게 그래서 도덕적 해이가 있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지적하는 분들도 있거든요.

◆ 정은정> 늘 농업분야에서는 냉혹한 시선인 것 같아요. 나의 세금을 갖다주어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러면 역으로 이야기하면 농촌과 농업이 지켜지기 때문에 우리가 먹고사는 것도 있고요. 그리고 논과 밭, 산과 강이 지켜지잖아요. 이것을 보통 외부불 경제라고 하는데, 화폐로 환산되지 않은 선한 가치들이 있거든요. 이거는 그냥 우리가 누리고 사는 거잖아요. 예를 들어서 과수원의 꽃이라든가, 황금들판, 이런 것들은 도시민들도 보면 행복한 거고. 그래서 그것을 농업의 다원적 기능이라고도 얘기를 하는데요. 그런 부분에 대한 정당한 지불이라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오로지 최후의 농산물 가격으로만, 그리고 왜 우리가 맨날 우리 세금을 쓰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들이 보통의 지금 농촌을 보는 차가운 시선들이죠.

◇ 김혜민> 작가님 그 말을 들으니까 농촌사회학자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겠어요.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것에 대한 가치를 전달하는 사람인 거예요. 저는 지금 굉장히 눈이 번뜩 뜨이는 것 같습니다. 화폐로 환산되지 않는 가치, 그게 바로 농업이고, 그게 우리 땅에서 나오는 거고, 그게 바로 돼지, 닭, 소, 이런 것들인데요. 그런 것들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분명히 명확한 개념을 가지고 변해야 하는 행동도 있는 것 같아요. 

◆ 정은정> 최근에 많은 정보가 있어서 동물복지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요.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까다롭다고 이야기를 해요. 값도 싸야 하고, 양도 많아야 하고, 맛도 있어야 하고, 안전해야 하고, 심지어 예쁘기까지 해야 하는데, 그런 친환경 농산물은 없다고들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요. 뼈아프지만 이런 큰 사건을 통해서 계속 배워나가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한국의 축산업 방향, 그리고 동물복지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농가만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큰 국가의 정책 틀 속에서 나와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들이 필요한 거죠. 시민들이 관심을 안 가지면 그냥 알아서 하게 되거든요. 그리고 이런 사건이 또 터지게 되면 또 그때서야 뒷북이라고 할까요. 그때 잠깐 안타까워 하다가 다시 반복되니까요.

◇ 김혜민> 이런 사태가 안 일어나기를 바라고요. 그리고 만약에 불행히도 일어난다고 하면 그때 얼마나 발전했는지, 변화했는지, 저도 관심을 가지고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농촌사회학자 정은정 작가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작가님, 고맙습니다.

◆ 정은정>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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