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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침착한 통화, 범행 시뮬레이션 여러번 했을 것”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1-06 10:20  | 조회 : 3479 
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백기종 & 이호선의 ‘사건 Y파일’

□ 방송일시 : 2019년 10월 23일 (수요일) 
□ 출연자 : 백기종 前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 이호선 심리상담 전문가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

백기종 前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

-‘청소하고 올게, 물감놀이 하고왔어’ 고유정 아이와 통화, 시신 훼손 분리 시각 추정
-국과수 결과, 세 번 이상 찌를 때 나오는 정지이탈흔 15회 드러나
-경찰조사 친아빠를 삼촌이라 부르게 한 고유정에  충격

이호선 심리상담 전문가

-살인 행위, 평범한 사람이면 감당 못할 감정 반응 나올 것
-고유정 통화 감정의 침착성, 심리적 시뮬레이션 여러 번 했을 것
-성장과정 어려움과 고통 있다하더라도 다 공격적인 건 아니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하나의 사건을 입체적으로 풀어보는 <사건 Y파일> 시간입니다. 오늘도 불꽃 케미 보여주실 두 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두 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백기종 前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이하 백기종): 안녕하십니까, 백기종입니다.

◇ 노영희: 이호선 심리상담전문가,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이호선 심리상담 전문가(이하 이호선): 안녕하세요.

◇ 노영희: 전 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 너무너무 잔인해서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는데. 6차 공판이 이틀 전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유정이 범행 전후에 태연하게 펜션 주인과 수차례 통화한 점도 나왔고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이런 것들이 나와 가지고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지 않습니까. 백기종 팀장님,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시죠.

◆ 백기종: 네, 4일 날 제주지법에서 고유정의 심리가 있었죠. 검찰 측에서 그동안에 밝히지 않았던 부분들을 공개적으로 발표했어요. 그런데 고유정이 5월 25일 날 범행 추정 시간이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입니다. 그런데 이때 사전에 펜션 주인과 예약을 할 때 예약을 하면 우리 가족만 간다, 세 명. 남편과 아기랑 저만 간다. 그런데 이때 뭘 엿볼 수 있냐면 혹시 주인 사장님 다른 분들이 펜션에 오시는가요? 라고 물어요. 그런데 굉장히 밝은 형태의 대화를 주고받는데. 이때 이미 전 남편을 살해할 의도를 굳혔다, 이렇게 보는 것은 그앞에 여러 가지 정황이 있지만 또 거기서도 드러나는 거죠. 그리고 이제 이런 거예요. 범행 추정 시간에 예를 들어서 펜션 주인이 전화가 걸려옵니다. 그러면 굉장히 밝은 모습으로 대화를 하는데. 사실은 범행 시각에 부재중으로 찍힌 전화가 포렌식 기법에 다 나왔죠, 포렌식 검사에. 그런데 이때 아이가 게임을 하고 있다가 엄마의 전화를 펜션 주인이 오니까 게임을 하고 있다가 바꿔줘요. 그러니까 거기서 집안에 청소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이한테 바꿔주니까 밝은 모습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예를 들어서 엄마 물감놀이 하고 있다. 그리고 자라. 그다음에 청소하고 올게용. 보통 올게가 아니라 올게용 하는 애교스러운 그런 어떤 모습들이 과학수사의 일환인 녹취분석에 의해서 드러났거든요. 이런 부분들인데. 문제는 어떤 거냐면 엄마가 물감놀이 하고 있어라고 하는 부분의 추정시각을 보면 이미 범죄를 하고 난 이후에 욕실에서 시신을 훼손 분리하는 형태였다는 게 추정되거든요. 그런데 이걸 물감놀이로 표현했다는 거고요. 그리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어떤 분석이냐면, 소위 다이닝메시지라고 전문용어로 하거든요. 다이닝룸에서 예를 들어서 칼을 휘두르기 시작,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는데 사실 이거예요. 내용이 뭐냐면, 아이가 수박을 달라고 해서 수박을 식도로 썰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 뒤에 와서 성폭행 시도를 하니까 자기가 펜션 다이닝룸으로 도망갔는데, 이때 남편이 흉기를 들고 쫓아와서 몸싸움 중에 우연히 그 흉기를 빼앗아서 한 번 찌르고 현관 쪽으로 도망을 갔다. 그렇게 돼서, 검찰이나 경찰이 주장하는 혈흔 형태 분석에 대해서 추궁하니까 이렇게 대답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면 정지이탈흔이라는 게 있어요. 이게 어떤 거냐면, 예를 들어서 한 번 사람을 흉기를 사용해서 찔렀을 때 묻은 혈흔이 두 번이나 세 번 계속해서 찌르게 되면 이게 비산 형태가 바로 있어요. 흉기에 묻은 혈흔이 튕겨져 나가는 모습이에요. 비산, 혈흔의 비산 형태, 이런 부분들로 해서 무려 다이닝룸에서 7번, 그다음에 주방에서 3번, 현관에서 3번 5번 이런 식으로 해서 15회를 찔렀는데 이런 부분들이 모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혈흔 형태 분석 결과 드러났다.

◇ 노영희: 그러니까 우발적으로 한 번 그런 범행을 저질렀다 했는데 알고 봤더니 15번 정도의 횟수가 있었다. 또 하나 더 중요한 게 아이에게 ‘엄마 물감놀이 하고 왔어’ 물감놀이라는 말을 왜 했을까를 생각해보면 추정이 가능하다. 또 하나, 펜션 주인에게 우리 세 식구 갈 건데 아무도 안 오죠? 라고 물어보면서 목격자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노력을 했었다. 이런 것들이 중요하게 나왔다는 건데, 정말 소름끼친다, 이렇게 말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교수님, 통화 내용이 그렇게 공개되면서 국과수의 결정적인 여러 가지 증거들이 나오니까 방청석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지 않습니까. 살인을 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애한테, 애한테 그것도 물감놀이 했어, 청소했어, 이런 이야기 한다는 게 끔찍한데요. 이게 우발적 범행이라면 가능한 일입니까?

◆ 이호선: 가능하기가 조금 어렵죠, 보통의 경우에는. 일단 우리가 살인행위라고 하는 게 우리가 사람을 죽이는 장면만 봐도 사실 살이 떨리고, 제가 지금 백 팀장님 설명하시는 걸 들으면서도 제가 몸이 움츠려질 정도인데. 보통 이런 살인행위가 있을 때는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본인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 굉장히 강렬한 감정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지금 사건의 추이에 관련된 시간 순서가 이번에 나온 자료에 의하자면 펜션 주인이 3번의 통화를 했고 그 사이에 여러 녹취를 통해서 나왔던 이야기들. 그랬을 때 그 물감놀이라든지, 이런 모든 이야기는 뭐냐면 고유정이 보였던 침착성에 관련된 이야기거든요. 이 침착성, 우리가 알고 있는 살인이라고 하는 엄청난 사건에 대해서 이 정도의 감정적 침착성을 보일 수 있다라면 그렇다면 아마도 고유정이 이 사건과 관련해서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고, 아마 이런 계획범죄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정도의 침착성을 보일 수 있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이미 여러 번의 심리적 시뮬레이션을 여러 번에 걸쳐서 했다고 저는 봐요. 이를테면 우리가 마음으로 어떤 장면을 상상하면 그 상상이 처음에는 끔찍하고 두렵고 무섭지만 여러 번 상상하면 그 상상마저도 감각이 둔감해지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상이 실제 상황에서의 침착성을 유발해낼 수 있느냐. 충분히 가능합니다. 아마 보통 사람의 경우라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이 정도의 침착성이라면 고유정은 이미 이 치명적 계획에 대해서 심리적 시뮬레이션을 아마 수도 없이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미리 마음속으로 여러 번 정말 수차례, 자동적으로 나올 수 있게끔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연습을 했을 것이다. 이런 얘긴데요. 검찰에서 또 그래요. 이번 사건의 쟁점 중의 하나가 ‘졸피뎀’이라고 하는 수면제 성분이었는데요. 고 씨가 의도적으로 흔적을 감추려 했던 정황과 증거가 나타났다. 이렇게 나오거든요. 이건 무슨 말이에요? 

◆ 백기종: 제주도에 펜션에 들어가기 전에 청주에서 계획을 위해서 했다는 부분들이 정황이 드러난 건데요. 예를 들어서 감기약을 처방받으면서 수면유도제 성분이죠. 졸피뎀 성분 수면제를 처방받았습니다. 이게 7정이에요. 그런데 이걸 지금 사용을 했다는, 또 혈흔 분석에서도 고유정의 차량 속에 있는 무릎담요에서 피해자, 전 남편의 혈흔과 그다음에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잖아요. 그런데 파우치라고 보통 여성들이 작은 소도구를 넣어가지고 다니는 분홍색 파우치가 있어요. 이 속에다가 약봉지가 있었는데, 약은 5일치가 있는데 7정의 졸피뎀이 사라졌어요. 그러니까 결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혈흔 형태 분석과 졸피뎀 성분이 나왔다는 부분들이기 때문에 졸피뎀이 사용됐다고 하는데. 우리가 이걸 생각해봐야 해요. 고유정의 몸무게가 키가 어떤 거냐면 50kg 정도에 160cm예요. 그런데 전 남편의 키는 어떤 거냐면 180cm에다가 80kg이 넘는 신체란 말이죠. 그런데 만약에 정상적으로는 고유정이 자기 전 남편을 제압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졸피뎀 성분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이 부분들이 결국 어떻게 됐냐면 고유정이 찍은 사진에서 뭐가 나왔냐면, 카레라든가 음식을 먹지 않았다고 했는데 햇반과 카레라이스 먹은 빈 그릇, 그리고 파우치가 모습에 담겨 있었어요. 그런데 그 속에서 전 남편이, 그 이후에 전 남편에게 뭘 물어보냐면 구속이 된 상태에서 파우치를 어떻게 했느냐 남편에게 추궁해요. 그래서 남편이 이상하다 생각하고, 

◇ 노영희: 지금 남편이 접견했을 때 말하는 거죠?

◆ 백기종: 그렇죠. 그래서 집에 가서 보니까 그게 있는데 수면제는 없어진 거죠. 그래서 그걸 경찰에 제출해서 압수를 했는데. 더더욱 중요한 것은 어떤 거냐면 아이가 이렇게 진술했어요. 그때 펜션에서 엄마만 카레를 안 먹고 그다음에 삼촌과 저만 먹었다. 그런데 여기서 삼촌은 뭐냐면 자기 친아빠를 삼촌이라고 표현해요. 이건 뭐냐면 고유정이 자기 아들에게 아빠가 아니야, 라고 하는 인식을 시켰다, 라고 하는 부분들. 이런 부분들이 새로 드러나서 굉장히 충격을 주는 그런 어떤 법정의 증언들이 있었죠.

◇ 노영희: 그러니까 지금 분홍색 파우치도 보이고, 사실 졸피뎀이 사라지고, 햇반과 카레라이스 관련된 사진이 있는데, 아이가 증언을 직접 한 거죠. 엄마만 안 먹었어. 그런데 그리고 친아빠를 삼촌이라고 부른다. 법정에 있던 피해자의 부모나 가족들은 얼마나 끔찍했을까요. 자기 손자가 자기 아버지를 삼촌이라고 부르는 모습을 보고.

◆ 백기종: 그러니까 지금 피해자들 입장에서 보면요. 어떤 형태냐면, 36살 먹은 아들이 정말 결혼을 하고. 지금 또 친손자가 살아 있잖아요. 그러면 내 며느리, 내 손자를 낳은 며느리를 사형에 처해달라고 할 수밖에 없는 건 36세 된 내 아들이 사라졌어, 사망을 했어. 그런데 그 시신마저 찾을 수 없고. 고유정은 어떻게 하느냐. 진술이 계속 번복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발적으로 찔러서 살해했는데 겁이 나서 시신을 훼손해서 완도항 인근이나 바닷가에 버렸다. 그런데 또 진술을 번복해요. 김포를 갔었잖아요. 그런 형태로 해서 무려 경찰을 엄청나게 힘들게 해버리는 이런 형태까지 왔는데. 이때 이 동생과 어머니는 무슨 증언을 하냐면요. 내 아들의 시신을 찾아서 장례라도 치러주기 위해서 고유정이 진술한 그런 부분에 해변가에 가서 장갑도 끼지 않고 흙을 맨손으로 파면서 내 아들과 내 형의 시신을 찾으려고 했었다. 그러면서 울부짖는데, 이게 피해자들 입장에서 보면 어떻겠어요. 정말로 킬러가 되고 싶은 심정이 아닐까요?
 
◇ 노영희: 그렇죠. 그런데 정말 너무 끔찍한데 더 웃긴 건 고유정이란 사람이 너무 뻔뻔하고 너무 태연하고 너무 침착하다는 게 사실 더 끔찍할 것 같습니다.

◆ 이호선: 이게 지금 가족들 심정을 우리가 생각해봐야 해요. 가족의 죽음만으로도 엄청난 고통인데. 예를 들어서 저희가 상담을 하다 보면 여러 사건이나 사고로 인해서 가족의 시신이 훼손되어서 그 장면을 봤던 가족들이 있어요. 이 가족들이 받은 충격이라는 건 이루 말로 할 수 없는데. 지금 피해자의 시신을 찾을 수가 없는 상태인데, 찾을 수 없지만 이미 어떤 식으로 어떤 사건이 벌어졌고 시신이 어떤 방식으로 훼손됐고 어떤 식으로 나눠졌다는 걸 우리가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는데 이 가족들은 아무래도 조금 더 많은 정보, 또 조금 더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을 가능성이 높을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러면 가족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떠나보낼 수가 없는 겁니다. 사건이 종료되고 내가 아무리 고통스러운 일이 있어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우리가 장례를 치르고, 불교식으로 하자면 49재를 하면서 그의 몸을 보내고 영혼을 보내면서 우리가 일상생활을 건강하게 하도록 하는 것. 이게 의례가 가지고 있는 굉장히 중요한 개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상황들 중에 시신이 없는데 그것도 훼손된 상태로 증발되어버렸다. 가족들은 이 안타까운 내 가족을 떠나보낼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러면 가족은 죄책감은 남아있죠, 미안함은 남아있죠. 거기다가 판결이 지금 간접증거만 있는 상태니까 만약에 억울한 판결이 나온다면 이 억울함은 어디 가서 호소하고 읍소할 데도 없는 겁니다. 가족들의 고통이란 건 이루 말로 할 수가 없죠.

◇ 노영희: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 가족이 또 겪는 고통 중의 하나가 이거일 것 같아요. 일단 손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쨌든 간에 아버지가 비명횡사 한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현재 할머니랑 삼촌이 그 아이에게서 엄마를 사실 사형시켜 달라고 법원에서 호소하는 상황이 됐단 말이에요. 그러면 그 엄마, 자기 아들을 그렇게 만든 나쁜 며느리에 대해서는 정말 그런 마음이 당연히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손자 생각하면 좀 미안한 마음도 들 수밖에 없거든요. 그게 얼마나 서로 간에 모순적이고 힘들고 견디기 어렵겠습니까.

◆ 이호선: 가족 참극이죠. 역사를 반복하는 가족 참극이 벌어지게 되는 거예요.

◇ 노영희: 그렇습니다. 나중에 또 그 아이가 알게 되면 그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게 될지, 그것도 걱정인데요. 백 팀장님, 지금 유족 김 씨의 동생과 모친이 살인마 고유정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거 어떻게 될까요?

◆ 백기종: 지금 많은 분석이 나와 있죠. 이번에 장대호, 그러니까 자기가 일하는 모텔에 찾아온 손님을 결국 단순 시비 끝에 살해하고 시신을 한강에 유기를 했었던 부분들이 결국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거든요. 그런데 무기징역형에서 판사님이 어떤 판시를 했느냐면, 사회와 영원히 격리를 시키고자 하는 이런 형태의 판시를 하셨단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고유정 같은 경우에도 시신, 소위 말하면 살해를 하고, 그다음에 치밀하게 계획살인을 하고 그 이후에 어떤 증거 은폐, 이런 부분들이 됐고. 또 지금까지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데 여기서 지금 하나 더 드러난 게 있어요. 어떤 거냐면요. 얼마나 경악스러운 행동이냐면, 5월 25일 날 8시 10분부터 밤 9시 50분 사이에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분리하고 그런 형태로 은폐시켰잖아요. 그런데 5월 27일 날, 소위 말하면 여객선을 타고 나가기 전에 전 남편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나와서 자기 전화로 전 남편, 이미 사망을, 본인이 살해한 전 남편 전화에 이렇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어떻게 보내느냐. ‘네가 인간이냐? 나를 성폭행하고 폭력을 행사한 것에 대해서, 성폭행 하려고 했던 부분들에 고소를 하겠다. 가만 두지 않겠다’ 이렇게 메시지를 이미 사망한 전 남편 휴대전화로 보내요. 그리고 잠시 후에 사망한 전 남편이 마치 살아서 도망가면서 지금 고유정한테 보내는 것처럼 위장해서 어떻게 보내느냐. ‘미안하다. 내가 내년에 취업을 해야 하는데 제정신이 아니었다. 고소하지 말아라’ 이런 식으로 보낸단 말이에요. 이런 형태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모두 법정에서 정말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하고, 반성하지 못하고, 그런 부분들이기 때문에 아마 검사는 사형을 구형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그런데 이중에 또 하나가 뭐가 있냐면, 3월 초에 현재 남편의 아들, 의붓아들을 살해한 부분이 잠정적으로 결론이 나서 이것도 기소가 될 겁니다. 그러면 병합해서 되겠지만, 병합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검찰은 사형 구형을 할 것이고. 제가 볼 때는 판사가, 지금 실질적인 사형 폐지 국가입니다. 하지만 사형 선고를 할 수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 영원히 사회와 격리시키는 무기징역형을 1심에서는 최소한 선고하지 않을까. 그렇게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 노영희: 그런데요. 사실 이 문제도 또 있더라고요. 고유정이 왜 이랬나, 사람들이 궁금해하잖아요. 고유정 씨의 아버지가 평소 딸에게 폭행과 고성을 일삼았다. 그리고 고유정 씨는 그래서 재혼한 사실조차 가족에게 말하지 않았고. 이중적인 얼굴을 하고 살았던 거죠. 주변인들에게는 상냥한 사람으로, 하지만 남편에게는 휴대폰을 얼굴에 던지고 칼로 협박하고. 이런 식으로 폭력적인. 그래서 두 얼굴의 고유정이 왜 생겼느냐, 봤더니 이게 바로 경계성 성격장애의 유형으로 나타난 게 어렸을 때 양육의 문제였던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 있거든요. 이거 맞습니까?

◆ 이호선: 우리가 안타까운 개인 과거 역사가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지난 상처가 고통스럽긴 해도 이게 범죄의 변명이 될 수는 없는 거예요. 실제 우리가 과거 고통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극복하고 또 다른 삶을 창출해가면서 자기의 삶이 어쩌면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해서 또 다른 세대에게는 그 고통을 안겨주지 않기 위해 애를 쓰고, 그렇게 살아가는 게 인류거든요. 그런데 지금 고유정 같은 경우 개인사가 있었고 아버지의 폭행과 고성이 이어지는 과거를 거쳤다. 안타까운 일이에요, 그것은 당연히. 그러나 이런 고성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런 여러 공격적인 부분들이 의식적·무의식적으로 학습이 됐을 수 있겠죠. 그런데 외부에 나가서는 굉장히 아주 나이스한 사람이었다고요. 그리고 위기에 봉착했을 때는 공격적인 요소가 나오는데. 우리가 아무리 내가 성장 과정에서 어려움과 고통을 겪었다 하더라도 이런 방식의 잔혹하고 이런 방식의 결과를 내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겁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기의 여러 성장과 교육과 환경을 통해서 우리가 성숙하게도 반응하고 미성숙하게도 반응하지만, 병리적으로도 반응하게 될 경우도 있거든요. 이런 경우는 우리가 경계성 인격장애라고 이야기할 때 이건 어떤 경계냐면 정상성과 비정상성 그 사이의 경계를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고유정의 정상성이라는 것은 대외적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이고, 비정상성이라는 건 이런 상상할 수 없을 만한 고통스러운 결과를 낸 이 장면에 대해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는 건데. 경계성 인격장애가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거예요, 진단을 해봐야 알겠지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계성 인격장애 환자들이 이렇게 잔혹하지만은 않습니다. 그건 분명해요.

◇ 노영희: 그렇죠. 어쨌든 마지막으로 이거 하나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고유정 사건은 결과적으로 역대 가장 잔인한 사건으로 꼽힐 수밖에 없고요. 한 여성이 6년 동안 연애한 남자랑 결혼했다가 3년 만에 그 남편을 이렇게 잔인하게 살해하고, 인터넷에서 수면제의 일종인 졸피뎀 등을 검색하면서, 표백제 청소도구 이런 걸 구입해서 완벽하게 모든 걸 처리했다. 이게 정말 이리 끔찍한 행동이 잠재된 공격성에서 나온 거라고밖에 볼 수가 없는 상황이다.

◆ 백기종: 사실 지금 전체적으로 보면 다른 매체에서도 나오는 이야기지만요. 과연 이게 상대방의 공감이라든가 슬픔, 고통 이런 걸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형태의 행위를 했다라고 해서 사실 방금 말씀하셨지만 경계성 인격장애라기보다도 어떤 싸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의 기질이 분명히 존재한다.

◇ 노영희: 네, 그렇죠. 그렇게 보죠. 이호선 교수님, 한마디.

◆ 이호선: 잠재적 공격성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공격성은 아무에게나 표현되는 건 아니에요. 이런 표현의 방식에 있어서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동기는 반드시 알아봐야 할 부분이고, 가장 잔혹했기 때문에 가장 많은 분석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노영희: 고맙습니다. 두 분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백기종, 이호선: 고맙습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백기종 전 팀장, 이호선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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