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인터뷰전문보기

손흥민도 또 다른 피해자, 심리치료 받을 예정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1-06 10:10  | 조회 : 5648 
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11월 6일 (수요일)
□ 출연자 :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스포츠 뉴스,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장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이하 최동호): 안녕하세요.

◇ 노영희: 오늘의 키워드 한 번 이야기해볼까요. 뭐죠, 키워드가?

◆ 최동호: 오늘의 키워드는 ‘품격’으로 정해봤습니다.

◇ 노영희: 품격이요. 이게 뭔가 요즘에 가장 핫한 이슈인 손흥민 선수와 관련된 겁니까?

◆ 최동호: 그렇습니다. 지난 4일에, 그제 경기에서 손흥민 선수가 에버튼전이었는데 백태클을 해가지고 안드레 고메즈라는 선수가 부상을 당했죠. 그런데 손흥민 선수가 고메즈 선수의 부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하고서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고 괴로워하는 모습으로 퇴장당하는 모습이 있었는데요. 이날 경기장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뒤늦게 제가 이야기를 듣고, 또 이 사고를 전하는 영국 언론의 태도에서 제가 느꼈던 바가 ‘품격’이었습니다.

◇ 노영희: 그래서 품격이라고 이야기하시는군요. 좋습니다. 오늘 그렇다면 품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우선 손흥민 선수가 괴로워하는 장면이 많이 보도가 돼서 사람들이 많이 이제 알고는 있는데요. 이날 무슨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나오게 된 건지,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 최동호: 그제 경기였거든요. 토트넘하고 에버튼이에요.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경기가 열렸고요. 손흥민 선수가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습니다. 그리고 후반 18분에 팀 동료예요. 서로 골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델리 알리 선수에게 어시스트를 연결해줘서 1:0으로 앞서가게 됐거든요. 이때까지는 딱 좋았습니다. 그런데 후반 33분, 안드레 고메스, 에버튼의 미드필더인데 수비하러 들어왔다가 안드레 고메스를 막으려고 주위에서 태클을 시도했어요. 그런데 고메스 선수가 태클을 받고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토트넘에 세르쥬 오리에라는 선수가 있거든요. 넘어지면서 오리에 선수하고 또 다시 충돌한 겁니다. 오른쪽 발목이 완전히 돌아가서 발목뼈가 부러지는, 발목 골절 부상을 당했거든요. 주심이 맨 처음에 손흥민 선수에게 옐로우카드, 경고카드를 꺼내려고 하다가 부상이 심각한 것을 알고서 레드카드를 줬죠. 그런데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손흥민 선수가 얼굴 표정은 덤덤했거든요. 그런데 선수들이 몰려들면서 부상이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하고서는 괴로워하고, 경기 끝나고 난 뒤에는 혼자 라커룸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도 보도가 됐었죠.

◇ 노영희: 그랬군요. 그런데 사실은 이 태클을 당해서 물론 피해를 입은 사람이 수술도 해야 하고 문제였단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 사람이 사실 평상시에 우리 손흥민 선수를 공격하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인종차별적 발언도 많이 하고 그랬다는데.

◆ 최동호: 그날 경기에서 백태클 나오기 전에 손흥민 선수를 괴롭혔던 장면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손흥민 선수도 약간 감정이 섞인 과감한 플레이를 한 게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있었죠. 일부 일리는 있다라고 봐요. 그러나 이게 감정이 생겨서 화가 나서 과감한 플레이를 한 것까진 저는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상을 입히려고 그렇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일부러 한 것은 고의성은 없었다고는 분명히 구별해야 되겠죠.

◇ 노영희: 그렇죠. 제가 봐도 고의성 자체가 있어 보이진 않았는데. 그러니까 손흥민 선수도 깜짝 놀랐겠죠. 본인이 태클을 했는데 그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으니까. 그러니까 자책하는 마음이 많이 있었는데. 그러면 그래서 어디서 어떤 품격을 느끼셨다는 거예요?

◆ 최동호: 지금 말씀해주신 대로 고메즈 선수도 그 이전에 손흥민 선수를 막 괴롭혔어요. 그래서 서로 화가 날 수도 있겠죠. 이겨야겠다, 이런 생각. 선수들은 경기할 때 그라운드에서 위험할 정도로 최선을 다해서 과감한 플레이를 하는데. 그런데 손흥민 선수가 고메즈 선수의 부상을 보고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그라운드에서 에버튼 선수들이 손흥민 선수에게 왔습니다. 와가지고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결코 너의 잘못이나 책임이 아니다, 괴로워하지 말아라. 이렇게 위로해주는 거예요. 거기다가 또 경기 끝나고 난 뒤에 토트넘의 라커룸에서 손흥민이 혼자서 괴로워하면서 울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에버튼의 주장인 시무스 콜먼 선수가 일부러 토트넘 라커룸에 찾아왔어요. 와가지고 손흥민을 위로해줬죠. 이건 저는 굉장히 품격 있는 장면이라고 보거든요. 서로가 그렇게 위험하게 이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위험한 플레이를 하긴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 서로에게 부상을 입히거나 너를 죽이고 내가 살겠다는 식의, 사생결단 하겠다는 식의 스포츠, 축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너를 믿는다. 서로가 서로를 믿는다는 일종의 신뢰의 표시이기도 하거든요. 이것을 보고서 굉장히 품격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그라운드라고 생각했습니다.

◇ 노영희: 그런데 사실 그때 선수들끼리는 그랬는데, 이 장면을 보고 일부 팬들이, 관중들이 손흥민 선수를 공격하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 최동호: 인종차별적인 행위를 하는 그런 팬들도 나왔죠. 그 얘기가 무슨 얘기냐면, 제가 품격을 느꼈다고 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모든 선수들이 다, 그리고 잉글랜드 축구의 관중 모두 다가 아니겠죠. 그런데 일단 주류적인 분위기라고 할까요. 우리가 살펴볼 것은 인종차별적인 행위로 손흥민 선수를 그 경기에서 비난하는 팬들이 있자, 대다수의 팬들은 그 팬을 찾아냈어요. 찾아내서 다시는 경기장에 축구장에 출입하지 못하게 우리가 대처를 하자. 그러니까 일부의 그런 행위를 하는 팬들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문제는 사고가 벌어지고 난 다음의 대처. 이 대처를 바라보는 팬들의 제지, 선수들의 태도. 이것에서 진정한 품격이 느껴진다고 볼 수 있겠죠.

◇ 노영희: 진짜 품격 맞네요. 실질적으로 그럴 수 있죠, 사실은. 화가 날 수도 있고 순간적으로 오해할 수도 있고.

◆ 최동호: 그런데 우리가 흔히 하는 이야기로 사고는 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사고가 발생한 이후의 대처하는 것을 보면 수준과 품격을 알 수 있단 이야기죠.

◇ 노영희: 상당히 성숙한 그런 의식이나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선수들이 어차피 이런 운동을 하다 보면 사실 격렬해질 수밖에 없고, 그 순간에 그런 행동이 나올 수 충분히 있다. 다만 일부러 그런 게 아니니까 그런 사고가 터졌을 때는 항상 미안해하고 수습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거잖아요. 

◆ 최동호: 그렇죠. 그런데 꼭 그 반대되는 사례도 많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꼭 우리만 그렇다는 것도 아니고,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건데. 스포츠에 대한 잘못된 이해죠.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스포츠는 경쟁해야 하잖아요. 승리를 위해서 뛰는 거죠. 그런데 우리도 보통 언론에서도 전사니, 전쟁이니, 이런 표현을 하는데, 스포츠는 너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전쟁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기는 것에 매달리다 보니까 경기 도중에 상대 선수들에게 욕설하는 경우도 있고요. 또 부상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위험한 플레이를 하는 경우도 있고요, 실제로. 지도자 같은 경우에도 본인이 흥분해서 상대 선수들을 욕설하고, 우리 선수에게 지시할 때도 흥분해서 욕설하는 경우도 많이 있거든요. 이게 스포츠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겁니다. 최선을 다하되, 너를 죽여야 내가 사는 그런 사생결단의 경쟁무대는 아니거든요.

◇ 노영희: 그렇군요. 그런데요. 지금 사실 이걸로 인해서 손흥민 선수는 원래 3게임 출장정지를 받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게 지금 풀렸습니까?

◆ 최동호: 예, 풀렸죠. 토트넘이 3게임 출장정지는 좀 억울하다. 왜냐하면 심판도 맨 처음에 옐로우카드 꺼내려고 하다가 부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서 레드카드로 바꿨거든요. 그런데 손흥민 선수의 태클이 하나의 원인은 됐지만 결정적으로 심각한 부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라는 것들이 많은 분들 전문가들의 이야기기도 하고요. 고의성이 없었는데 3경기 출장정지는 너무 과하다라고 항소했습니다. 잉글랜드축구협회가 이 항소를 받아들여가지고 오늘 새벽에 3경기 출장정지는 취소를 했죠.

◇ 노영희: 그렇죠, 맞습니다. 어쨌든 그 소식을 꼭 전해드리고 싶어서 제가 콕 집었습니다. 그런데요. 에버튼 선수들이 보여준 이런 태도에서 사실 품격을 느꼈다고 지금 소장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이 사고를 보도한 영국 언론의 보도도 사실 상당히 주목할 만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최동호: 우리가 보고 생각해볼 만한 보도가 몇 차례 있었거든요. BBC 팟캐스트가 있어요. 이 팟캐스트의 이름은 ‘풋볼데일리’거든요. 여기서 사고가 난 그 다음 날 방송을 하는데, 첫 번째 소식으로 고메즈의 부상을 다뤘거든요. 패널에 은퇴 선수들이 나왔어요. 두 명의 은퇴 선수들이 패널로 나왔는데. MC가 첫 번째 질문을 뭐라고 했냐면, 우리 같았으면 아마 가장 궁금해하는 것, ‘누가 잘못한 거냐’ 아니면 ‘고의성이 있었나, 없었나?’, ‘나쁜 사람이냐, 좋은 사람이냐’ 가리는 질문을 했을 텐데, BBC 팟캐스트의 첫 번째 질문은 “이렇게 경기 중에 큰 사고를 났을 경우 부상을 당한 선수나, 부상을 가한 선수나, 아니면 사고 장면을 지켜본 선수들이 트라우마가 있을 텐데 어떻게 하면 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 이것이 첫 번째 질문이었어요.

◇ 노영희: 첫 번째 질문의 품격이 다르다.

◆ 최동호: 예. 그리고 BBC 스포츠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이 있거든요. 이 프로그램은 사고 당일에 부상 소식 전해주면서 앵커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이제 레드카드가 나온 장면을 함께 보실 텐데요. 우리는 와이드 앵글로 준비했습니다” 와이드 앵글이라는 것은 멀리서 크게 잡아가지고 자세하고 심각하게 강조하지 않는단 뜻이거든요. “리플레이도 물론 보여드리겠는데 고메즈 선수가 다치는 장면은 그 바로 앞 장면에서 화면을 멈추겠습니다”

◇ 노영희: 왜 그러는 거예요?

◆ 최동호: 왜냐하면 부상 장면을 부각해서 반복적으로 보여줄 경우에 이 화면들로 인해서 또 다른 상처를 받게 될 선수들이나 이 선수의 관계자들이나. 예를 들어서 손흥민 선수가 이 장면이 TV 뉴스에서 계속해서 반복돼서 나오는 장면을 보게 된다면 더 괴로워지겠죠. 고메즈 선수도 마찬가지고요. 관계자들, 이런 것들에 대한 배려거든요. 그런데 우리도 한 가지 봤을 때 이런 사고가 있었다는 것은 뉴스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사고 장면을 부각시켜서 반복되어서 나오는 장면을 우리가 꼭 화면으로 봐야 할 이유는 없죠. 

◇ 노영희: 이거네요. 그때 경기장에 있던 사람들이 그 부상 당하는 장면을 봤을 거고, 그분들의 트라우마. 그다음에 부상을 당한 사람의 트라우마. 부상을 어쩔 수 없이 입히게 만든 사람의 트라우마. 그리고 또 그것을 보도하는 과정 중에서 우리 시청자들이 알고 그 장면을 보면서 느끼게 될 트라우마. 이걸 모두 다 고려한 거네요.

◆ 최동호: 다 고려하고 배려한 거죠. 마치 저 같은 경우에도 아까 청취자분들이 문자 주셨지만 아빠 마음이 되는 나이가 됐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가끔 가다가 유치원에서, 유치원 어린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폭행하는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이 사건이 있을 때 제 기억으로 CCTV에 촬영됐던 유치원 교사가 어린 아이를 반복적으로 폭행하는 장면을 찍은 화면이 계속 방송된 적이 있었거든요. 저 정말 그거 보기 싫었어요. 그 화면을 꼭 보여줘야지만 뉴스가 전달되는 형식을 갖추는 것도 아니었거든요. 배려심이 전혀 없고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선정적으로 보도하려는 내용인데, 이런 점들은 우리가 생각해봐야 한다는 얘기죠.

◇ 노영희: 우리의 언론 태도도 사실 이걸 보고서 좀 고쳐져야 하겠다. 이런 생각 하셨군요.

◆ 최동호: 물론 우리라고 다 고쳐야 하고, 영국이라고 다 품격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어떤 주류적인 반응이나 태도를 보면 조금 생각해볼 문제는 있단 이야기죠.

◇ 노영희: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느낀 품격이 또 하나 더 있다고 그러시네요. 뭐에요?

◆ 최동호: 손흥민 선수도 충격을 받았잖아요. 나의 행동으로 다른 선수의 어떤 선수 생명을 끊을 수도 있는 부상이 나왔기 때문에 괴로워하는 거죠. 그래서 토트넘이, 구단이 어떻게 행동했냐면, 손흥민 선수에게 심리치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구단 입장에서 보게 되면 손흥민 선수도 어쩌면 피해자일 수도 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 나의 행동으로 인해서 부상 선수가 나왔고 그것을 보고 내가 괴로워하니 손흥민 선수도 또 다른 피해자일 수도 있다라고 가정하고 손흥민 선수에게 심리치료를 제공하겠다고 하는 거죠. 그런데 이게 왜 큰 차이가 있냐면, 손흥민 선수가 빠지면 토트넘도 전력상 큰 구멍이 생기거든요. 더군다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손흥민 선수 계속 내보낼 수도 있어요. 그런데 말로 “너 잘못이 아니야”라고 몇 마디 하고 난 뒤에 경기는 뛰어야지, 계속 내보내는 게 대부분 구단들의 계산이거든요. 그런데 충분한 휴식을 주고 심리치료를 하고 심리회복을 지켜보면서 기다려주겠다는 이 자세. 이것도 또 다른 품격이라고 저는 본 거죠.

◇ 노영희: 그렇죠. 그럼 마지막으로요. 부상당한 고메즈 선수 수술했는데, 잘됐습니까?

◆ 최동호: 잘됐습니다. 잘됐고요. 손흥민 선수, 레드카드 철회되면서 3경기 출장정지도 취소됐고요. 하기 때문에 제가 봤을 때는 좋게 말씀드리면 아름다운 결말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 노영희: 다 전체적으로 잘됐군요. 고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최동호: 고맙습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