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英컨테이너 집단사망, 베트남인들은 왜 영국으로 향했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0-31 12:03  | 조회 : 652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10월 31일 목요일
□ 출연자 : 이인선 호치민시기술대학교 한국어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얼마 전 영국에서 39구의 시신이 담긴 화물트럭 냉동 컨테이너가 발견되는 사건이 있었죠. 피해자 신원확인에 수사력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피해자 다수가 베트남인인 것으로 추정되면서 베트남 사회는 충격에 빠졌고, 또 베트남인들의 유럽 밀입국 실태도 다시 조명되고 있습니다. 오늘 나우 인터뷰에서는 이번 영국 냉동 컨테이너 참사 사건과 관련해 베트남 현지 분위기는 어떨지, 그리고 베트남인들의 유럽 밀입국 실태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베트남 호치민시 기술대학교 한국어학부 이인선 교수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인선 호치민시기술대학교 한국어학부 교수(이하 이인선): 안녕하세요. 호치민의 이인선입니다.

◇ 전진영: 처음에는 영국 경찰들이 이 사건 피해자들이 중국인인 것으로 추정을 했다가, 영국 내 대표 베트남 커뮤니티에서 희생자로 추정되는 베트남인 20여명의 실종신고가 접수되면서 베트남인일 가능성이 지금 굉장히 커진 상황인데요. 일단 베트남 현지에서는 관련 내용들이 어떻게 보도되고 있습니까?

◆ 이인선: 베트남 언론에서도 베트남인으로 추정된다라는 것을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고요. 그래서 베트남 외무부 장관은 실종자 접수 받겠다. 그러고 나서 영국과 확인한 다음에 그다음에 DNA 검증해서 희생자를 확실히 밝히는 것으로 하겠다라고 이야기하고 있고요.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 영국으로 대처단을 파견하겠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 많은 보도들은 사망의 원인이 동사나 질식사, 이런 것에 대해서 상당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사망 원인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요.

◆ 이인선: 네, 네. 지금 베트남인으로 추정된다라는 것을 여기서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까 일단 조사를 해서 확실하게 밝히겠다 이야기하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관심이 사망원인이 무엇일까에 대해서 지금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는 상황이에요.

◇ 전진영: 베트남 국민들도 뉴스를 지금 많이 접하고 있을 텐데, 국민들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 이인선: 안타깝다라는 건 기본적인 생각들이고요. 사건의 원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건의 원인이 영국을 포함한 유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요. 그런 사람들은 유럽 사람들이 잔인하다. 착한 베트남 사람들을 부려서 착취하는 것이다. 또 베트남 사람들이 가난해서 이용당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고요. 사건의 원인을 당사자로 보는 사람들은 베트남도 이제 잘사는 나라인데 왜 가냐. 젊은 사람들이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두 부류로 나뉘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이번 사건이 크게 보도가 되면서 지금 베트남의 밀입국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데. 아까 베트남인들 중에서도 베트남 이제 잘 사는 사람들인데 왜 거기까지 가느냐라고 이야기하는 여론도 있다고 말씀해주셨잖아요. 그런데 이게 밀입국 시도하는 사람들이 일부 빈곤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들었습니다.

◆ 이인선: 예. 베트남에서 살 만하면 밀입국 할 이유가 별로 없겠죠. 유럽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빈곤지역에서는 실제로 외국에서 돈을 벌어서 송금해주면 그걸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고요. 그렇다 보니까 빈곤한 지역에서는 가족들을 위해서 밀입국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빈곤한 지역이라고 언급되는 곳이 이번에 실종신고가 접수됐던 지역인데, 응에안성이라고 들었거든요. 이곳이 어떤 곳인가요?

◆ 이인선: 응에안성은 베트남 중북부 해안에 있는 곳인데요. 성안은 한국으로 따진다면 도, 시 이 정도 행정구역으로 나누는데, 베트남 9개 성이 있는데요.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에서는 가장 소득수준이 낮은 지역입니다. 여기가 해안가다 보니까 농업과 어업에 많이 종사하고 있고요. 특히 여기가 소수민족들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소득이 많이 낮은 곳이 아닌가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이렇게 가난한 지역에서 밀입국을 하게 될 때 밀입국의 수단으로 브로커를 당연히 이용할 거고, 브로커에게 내는 돈도 굉장히 어마어마하다고 들었거든요.

◆ 이인선: 네. 1만5000달러에서 5만달러까지 이야기합니다. 베트남의 평균임금이 1년에 소득인 2500달러 정도를 생각한다면 엄청난 돈이죠.

◇ 전진영: 소득과 비교해도 정말 어마어마한 돈인데. 브로커에게 지급하는 돈의 액수에 따라서 밀입국 방식도 달라진다던데요.

◆ 이인선: 지금 액수가 1만5000달러에서 5만달러까지라고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4만이나 5만달러 정도 내면 가짜 여권을 만들어주고요. 항공을 이용해가지고 밀입국을 도와준다라고 이야기하고 있고요. 1만5000달러면 베트남에서 중국 러시아 거쳐서 독일 프랑스 이렇게 거쳐서 영국까지 갈 수 있도록 해준대요. 그러다 보니까 하여튼 그 여정이 상당히 험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전진영: 돈의 액수가 적어지면 밀입국 하는 여정이 굉장히 험난한 거고, 돈의 액수가 높아지면 밀입국을 하는 데 좀 더 쉬운 경로로 할 수 있는 거고요.

◆ 이인선: 예. 그런데 비용 차이가 상당히, 3배 정도까지 되니까 이것은 엄청난 금액의 차이니까 어떤 걸 선택할지가 상당히 힘들어지겠죠.

◇ 전진영: 가뜩이나 그런 밀입국을 신청하는 사람들의 소득수준도 높지 않은데 굉장히, 우리나라에서 봐도 5만달러면 거의 4500만원 정도가 되는 수준이라 굉장히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영국으로 밀입국하는 베트남인들이 주로 영국에서 정착해서 어떤 일을 하나요?

◆ 이인선: 대부분 대마초 생산과 관련된 일을 한다라고 합니다. 영국의 대마초 생산 산업이 많이 융성한가 봐요. 그러다 보니까 그와 관련돼서는 베트남 사람들이 주로 일을 하고 있고요. 그 외에 네일이나 마사지, 성매매 업소까지 일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성매매 업소까지요. 그러면 영국에서 돈을 벌어서 자신의 고향에 돈을 많이 보내준다거나, 자신의 고향에 새로 집을 짓는 젊은이들이 있어서 그런 것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고 들었거든요. 실제로도 그런가요?

◆ 이인선: 예, 당연하겠죠. 영국으로 가는 가장 큰 이유는 돈 때문이고요. 특히 이 돈이 자신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서 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기가 번 돈의 대부분을 고향으로 송금하고요. 한 달에 100달러, 200달러 정도 영국에서 살면서 그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다 고향으로 보낸다고 합니다. 그 돈으로 가족들은 돈 모아서 집도 짓고 차도 사고 오토바이도 구입하는데요. 차나 오토바이나 집은 눈에 보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옆에서 보면서 유럽에 가서 영국 가서 일을 하니까 이렇게 잘 살게 되는구나라는 게 다들 시각적으로 바로 보이는 상황이니까 시도하시는 분들도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래서 예전에 우리가 흔히 들었던 아메리칸드림처럼, 베트남 청년들 사이에서 브리티시드림이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하던데. 그렇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서까지 영국을 가는 거겠죠?

◆ 이인선: 네, 영국 가면 진짜 꿈이 이뤄진다라고 이야기하고 있고요. 사실 베트남에서는 브리티시드림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을 하늘이라고 이야기해요. 스카이입니다.

◇ 전진영: 유럽을 하늘이라고 표현한다고요.

◆ 이인선: 네, 그 정도로 표현할 정도로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에 대한 선망이 상당히 많은 상황이고요. 사실 지금 영국에 사건이 나와서 하는 이야긴데, 독일에도 많이 밀입국을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 전진영: 유럽 중에서도 그런데 특히 영국을 또 선호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 이인선: 영국에 지금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대마초 생산과 관련되는 일을 베트남 사람들이 많이 하고 있고요. 그 일이 불법이다 보니까 다른 일에 비해서 소득이 상당히 높대요. 그리고 베트남인들이 점점 많아지다 보니까 영국에 베트남인들의 공동체가 잘 형성돼 있고. 그리고 그러다 보니까 영국 가면 공동체 사람들의 도움으로 일자리라든지 다른 어떤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어서 영국을 선호하고 있는 경향이 많다라고 합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사실 저도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조금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베트남이라고 흔히 생각하면 다낭이나 호치민, 하노이 같은 대도시들만 접하고, 또 그런 쪽으로만 관광을 가기 때문에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을 대부분 못하셨거든요. 베트남의 일부 이런 국민들이 이렇게 유럽으로의 불법이민을 감행할 만큼 베트남 빈부격차가 그렇게 심한 상황인가요?

◆ 이인선: 상당히 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비자 발급할 때도 베트남 분들한테 단기비자 다낭 호치민 하노이만 포함돼 있고요. 다른 지역에 대해서는 비자 발급에 대해서 제한을 하고 있거든요. 한국도 그 상황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있다라는 것 같고요.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이 2500달러라고 아까 말씀드렸는데, 상위 10% 정도는 1만8000달러라는 보도가 있어요. 

◇ 전진영: 정말 많이 차이가 나네요.

◆ 이인선: 그런 데다가 지금 저는 제가 호치민에 살고 있는데 호치민 지역에 지금 아파트가 계속 많아지고 있고요. 가격은 보통 1억 이상은 기본이고요. 10억 이상 되는 아파트들도 꽤나 많은 상황이니까. 하여튼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빈부격차가 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전진영: 이번 일을 계기로 베트남의 빈부격차가 얼마나 큰지를 저희가 알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베트남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들었고요. 그리고 관련해서 베트남 정부가 어떤 정책이나 대책을 발표한 것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 이인선: 현재 사건 처리에 집중하고 있어서 정책이나 대책을 발표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아닌 것 같고요.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조사하겠다, 수사하겠다라는 것을 계속해서 밝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정책이나 대책보다는 지금은 수사 관련 쪽으로 지금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군요.

◆ 이인선: 예, 지금 베트남인으로 추정된다라고 하니까 확실하게 베트남인인지 아닌지를 밝히고, 그다음에 아마 대책을 논의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정확하게 어떤 정책, 대책에 대해서는 그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인선: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호치민시기술대학교 한국어학부 이인선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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