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뉴스를 품은 음악] 유재하, 김현식, 신승훈을 연결하는 날 11월 1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0-30 14:56  | 조회 : 785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뉴스를 품은 음악] 유재하, 김현식, 신승훈을 연결하는 날 11월 1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스산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떠오르는 두 사람이 있어요. 우리가 한 살 한 살... 나이 들어도, 두 사람은 그 모습, 그 목소리로 기억되고 있는데요. 이들을 좋아한 나머지, 두 사람이 세상을 떠난 날 데뷔한 가수도 있다고 합니다. 자... 누군지 짐작이 되나요? 지금부터, 이 세 가수의 특집으로 함께 할게요.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이슈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평론가분들의 직업이 부러울 때가 있는데요, 공연을 자주 보는 점 때문이에요. 물론, 이게 일이 되면 또 나름대로 고충이 있겠지만요~ 정민재 평론가님, 지난 주말에 공연에 다녀오셨다면서요?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이하 정민재) : 네, 지난 주말 송파구 일대가 여러 공연으로 들썩였죠. 방탄소년단, 위너, 보아가 각기 다른 공연장에서 단독 공연을 펼쳤는데, 저는 보아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보아의 공연은 여러 번 봤는데, 이번은 특히 감동이었어요.

조현지 : 이유가 뭔가요?

정민재 : 보아의 이번 공연은 9월부터 일본에서 진행한 투어의 마무리 공연이었거든요. 그래서 일본 공연과 거의 동일한 구성일 거로 생각했는데 공연에 가보니 한국 곡으로 레퍼토리가 상당수 바뀌었더라고요. 어떻게 된 일인가 하니 보아가 이번 투어를 준비하면서 아예 일본 공연과 한국 공연을 동시에 준비했대요. 준비 기간도 평소보다 길게 잡고, 댄서와 라이브 밴드도 사실상 두 개의 공연을 준비하느라 고생을 했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공연이 됐습니다. 보아의 노래와 춤이야 말할 것도 없고, 평소에 보기 어려웠던 앨범 수록곡들의 무대를 최초로 공개해서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연내 발표를 목표로 새 앨범을 작업하고 있다는데, 이번엔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기대가 됩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앞으로는 좋은 공연 소식 있으면 저희 청취자분들도 가실 수 있도록 미리 알려주시고요, 오늘 준비한 소식으로 넘어가죠.

정민재 : 내일이 벌써 10월의 마지막 날이죠. 10월의 마지막 날 하면 이용 씨의 ‘잊혀진 계절’도 있고 할로윈 데이도 있지만, 음악 팬으로서는 11월의 첫날이 참 중요한 날입니다. 두 명의 전설적인 뮤지션을 떠나보낸 날이면서, 한 명의 전설적인 뮤지션이 데뷔한 날이기도 합니다. 무려 세 명의 전설이 11월 1일 하루에 연결되어 있는 거죠. 바로 1987년 11월 1일에 세상을 떠난 유재하, 1990년 11월 1일에 세상을 떠난 김현식, 같은 날에 데뷔한 신승훈 씨인데요, 오늘은 우리 가요계의 보석 같은 세 뮤지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조현지 : 11월 1일 하루에 세 분이 이렇게 연결되어 있다니 신기하네요.

정민재 : 그래서 힙합 그룹 에픽하이가 유재하 씨와 김현식 씨를 기리며 ‘11월 1일’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앨범에 수록하기도 했었죠. 더구나 세 분은 음악적으로, 또 개인적으로 연결이 되어있기도 하거든요. 세 분 다 싱어송라이터이면서, 유재하 씨는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였고, 신승훈 씨는 유재하 1집에 충격을 받아 곡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죠. 세 분의 이야기를 어떻게 꾸려볼까 고민을 하다가 주제를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유재하, 김현식, 신승훈의 노래! 저는 제 이야기를 전해 드릴 테니 청취자 여러분들께서는 문자와 댓글로 많은 이야기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조현지 : 네, 그럼 유재하 씨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정민재 : 작년에 음악 평론가들과 음악 관계자들이 모여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을 선정, 발표했습니다. 저도 이 작업에 참여했는데, 이때 100대 명반 중 1위에 선정된 앨범이 바로 유재하 1집 <사랑하기 때문에>였어요. 유재하 1집은 우리 대중음악 사상 가장 중요한 음반으로 꼽힙니다. 앨범에는 9곡이 실려 있는데, 모든 노래를 혼자서 작사, 작곡, 편곡했어요. 유재하 이전에는 이런 앨범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실상 최초라고 봐도 무방하죠. 신승훈 씨가 유재하 앨범을 샀는데 작사, 작곡, 편곡 유재하라고 되어있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잖아요. 언젠가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대요.

조현지 : 작사, 작곡만 혼자 다 해도 놀라운데 편곡까지 했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그런데 단순히 그 이유로 명반 1위를 한 건 아니겠죠.

정민재 : 물론이죠. 유재하의 음악은 곧 한국형 팝 발라드 교과서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가요계에서 그런 평가를 받는 분이 딱 두 분 있는데, 이문세와 눈부신 협업을 펼쳤던 작곡가 이영훈, 그리고 유재하죠. 제가 요즘 날이 추워져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유재하 1집을 다시 꺼내 듣고 있었는데, 새삼 다시 느끼지만 1번부터 9번까지 버릴 곡이 없어요. ‘우리들의 사랑’, ‘그대 내 품에’, ‘텅 빈 오늘 밤’,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클래식 기악곡이었던 ‘Minuet’, ‘가리워진 길’, ‘지난날’, ‘우울한 편지’, ‘사랑하기 때문에’. 제목만 들어도 멜로디가 툭툭 튀어나와요. 이런 음악은 정말 없는 것 같아요. 앨범을 단 한 장 남기고 고인이 되신 게 참 슬프죠.

조현지 : 그렇습니다. 유재하의 어떤 노래를 들어볼까요?

정민재 : 시간 관계상 많은 얘기를 하지 못해 참 아쉬운데, 한마디로 정리하면 유재하는 전무후무한 가요계의 천재였단 겁니다. 결코 시대를 타지 않는 황금 선율과 마음을 울리는 노랫말을 썼죠. 제가 골라온 노래는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인데요, 요즘 이 노래를 들으면서 유독, 이 가사가 마음에 들어오더라고요. “이제 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 윤종신 씨가 유재하의 가사는 도저히 따라잡기가 어렵다 그런 얘기를 하셨더라고요. 아마 이 노래를 들어보시면 그 마음이 더욱 이해되실 겁니다.

M.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 유재하

조현지 : 유재하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들어봤습니다. 11월 1일에 세상을 떠난 유재하와 김현식, 그리고 11월 1일에 데뷔를 한 신승훈에 관한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김현식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정민재 : 김현식 씨의 목소리처럼 끌리는 목소리도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가리워진 길’, ‘여름밤의 꿈’ 같은 노래를 들으면 굉장히 맑고 소년 같은 목소리, 순수한 소리가 나는데, ‘비처럼 음악처럼’, ‘사랑했어요’ 같은 곡을 들어보면 성인 남성의 절절한 소리가 나요. 어떻게 보면 전혀 다른 갈래의 소리인데, 이러한 양면적인 매력이 김현식의 인기를 견인한 1등 요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며 텔레비전은 나오지 않고 오로지 음악만으로 전국 스타가 됐으니까요.

조현지 : 중요한 얘기를 해주셨어요. 텔레비전은 나가지 않고 음악만으로 스타가 됐다!

정민재 : 텔레비전 쇼 프로그램에 나가서 노래하지 않고, 오직 공연과 음반, 라디오 에어플레이를 통해 스타가 된 거죠. 김현식을 두고 사랑의 가객이라고 칭한 이유는 사랑 노래를 많이 부른 탓도 있지만, 언더그라운드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그 이력 때문에 ‘손님 객’자를 쓴 겁니다. 김현식 이후에 언더그라운드의 스타들이 줄을 잇죠. 대표적으로 들국화와 봄여름가을겨울이 그랬습니다.

조현지 : 아까 유재하 씨가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였단 얘기도 해주셨어요.

정민재 : 그렇죠. 김현식 씨와 연관이 있는 뮤지션이 참 많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에는 유재하 씨 외에 김종진, 전태관, 장기호 씨도 있었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김종진, 전태관 씨는 봄여름가을겨울을 2인조로 개편해서 활동했고, 장기호 씨는 유재하 씨를 대신해 밴드에 들어온 키보디스트 박성식 씨와 함께 사랑과 평화를 거쳐 빛과 소금을 결성했죠. 윤상 씨도 김현식 씨의 1988년 4집 앨범에 ‘여름밤의 꿈’을 수록하며 음악계에 데뷔했고요.

조현지 : 김현식 씨의 노래는 어떤 곡 들을까요?

정민재 : 김현식 애청곡 하면 ‘비처럼 음악처럼’, ‘내 사랑 내 곁에’, ‘골목길’ 등 참 많은데, 제가 처음으로 들은 김현식 씨의 노래는 ‘사랑했어요’ 였습니다. 1984년 2집에 실린 곡인데, 호소력 짙은 가창이 아주 인상적인 곡이죠.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 가족들과 노래방에 가면 아버지께서 이 노래를 많이 부르셨던 그런 애틋한 기억도 납니다. 아마 많은 분의 노래방 애창곡일 것 같고요, 최근 김현식의 명곡을 토대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을 하고 있는데, 이 뮤지컬의 제목도 <사랑했어요>입니다. 명실상부한 김현식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겠죠.

M. ‘사랑했어요’ - 김현식

조현지 : 김현식 ‘사랑했어요’ 듣고 왔습니다. 오늘 11월 1일의 아티스트들 유재하, 김현식, 신승훈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아직 신승훈 얘기를 못 했는데 시간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정민재 : 그러게요. 유재하, 김현식에서 하고 싶은 얘기를 대폭 줄인 건데도 워낙 전설이다 보니 내용이 길어졌습니다. 신승훈 씨 이야기는 기회가 되면 더 자세히 하는 거로 하겠고요, 오늘은 이것만 얘기하고 오늘 순서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데뷔 음반부터 7장의 정규 앨범을 모두 밀리언셀러에 올려놓은 유일무이한 가수. 총 판매량 1,400만 장 이상! ‘넘사벽’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의 노래 중에서 2002년 ‘I believe’ 듣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신승훈의 노래가 정말 많지만, 실시간으로 들으면서 제 것으로 흡수한 노래는 역시 <엽기적인 그녀>에 삽입된 ‘I believe’ 였습니다. 이 노래는 작곡가 김형석 씨가 만든 곡입니다만, 신승훈 씨의 미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지금 들어도 참 아름다운 노래죠.

조현지 : 네, 그럼 정민재 평론가 보내드리면서, 신승훈의 ‘I believe’ 들을게요. 지금까지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이슈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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