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엄마는 왜 서른이 다 된 나를 걱정할까? 나만의 책처방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0-28 15:30  | 조회 : 816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남영준 중앙대 교수

엄마는 왜 서른이 다 된 나를 걱정할까? 나만의 책 처방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엄마는 살면서 처음으로 내일이 막 궁금해져.”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 엄마가 되기 전에 당신에게도 소망하는 내일과 기대하는 미래가 있었을 텐데, 엄마가 된 이후로는 자신을 내려놓은 채 온전히 누나와 나만을 위해 살았다는 사실을. 고마운 마음 한편에 미안한 마음이 차분하게 내려앉는다. 늘 오늘을 살아내는데 모든 신경을 곤두세웠던 엄마, 진짜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매주 월요일에만 문을 여는 <영준책방>, 태원준 작가의 여행 에세이 ‘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에 실린 글로 시작했습니다. 태원준 작가님은 2주에 한 번, 금요일마다 ‘여행이 별거냐’라는 코너로 함께 하고 있죠? 이렇게, 책으로 만나니까 정말 반갑네요. <영준책방>의 오프닝을 장식했다는 건, 오늘 처방책이라는 뜻인데요. 자세한 얘기는 <영준책방>의 책 주치의 모시고 얘기 나눠볼게요.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남영준 교수님입니다. 안녕하세요.

남영준 중앙대 교수 (이하 남영준) : 안녕하세요.

조현지 : 교수님, 태원준 작가가 <뉴스FM 조현지입니다>의 패밀리라는 거, 알고 계셨어요?

남영준 : 제가 원고 받기 전까지 몰랐습니다. 정말 인연이란 것이 있나 봐요. 그래서 너무 신기해하고 있습니다.

조현지 : 매주 월요일, 청취자분께 맞춤 책 처방을 해드리고 있는데요. 책 처방 받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문자로 말머리 ‘책 처방’ 달아서 사연 보내주세요. 자, 그럼 오늘의 첫 번째 주인공 사연! 읽어드릴게요.

[청취자 문자] 스물 여덟 살 아들이 취직했는데요, 회사와 집이 멀어서 자취하게 됐어요. 그동안 품 안의 자식으로 키웠는데 혼자 지낼 생각을 하니까 걱정인 거 있죠. 애가 덩치만 컸지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엄마 손이 필요하거든요. 자취생을 위한 추천 도서도 혹시 있을까요?

조현지 : 교수님, 이 사연 미리 받아보셨죠? 아드님 생각도 들었을 것 같은데요. 어머니들의 눈에는 스물여덟 살 아들도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아슬아슬하게 느껴지나 봐요.

남영준 : 그러게요. 28살이면 다 컸는데도 아들은 엄마한테는 영원히 아기인가 봐요. 아무튼 어머님의 찐한 사랑이 짧은 사연에 다 들어 있습니다. 품에 데리고 있고 싶은데 직장이 너무 멀어 아들 힘들까 봐 원룸을 얻어주시지만 혼자서 밥은 잘 챙겨 먹을지. 겨울에 줍지는 않을지 걱정하시는 어머니... 제가 너무 오버인지 몰라도 원룸을 결정할 때 어머니는 반드시 따라 가셨을 거예요. 왜냐하면 제 어머니도 막내아들인 저에게 똑같이 해주셨거든요. 사설이 이렇게 긴 이유는 오늘 책 처방을 조금 다르게 시작하려고 해서입니다. 평범한 처방은 아들에게 엄마의 진심 어린 당부가 들어 있는 에세이를 추천하는 것인데 오늘은 거꾸로 엄마가 아들에게 위로를 받는 책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바로 태원준의 “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 입니다.

조현지 : 태원준 작가가 엄마의 환갑잔치를 위해 모아둔 돈으로, 300일간 어머니랑 세계 일주. 그것도 배낭여행을 다녀와서 쓴 여행기죠. 지금의 태원준 여행작가를 만들어준 책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책을 처방책으로 고르신 이유는 뭘까요?

남영준 : 이 책을 처방한 이유는 사연 보낸 어머니를 안심시키고 싶어서입니다. 아마 자취를 시작하면 아들은 몇 달간 금요일 오후만 되면 지친 몸으로 집에 올 것입니다. 그러면 엄마는 보나 마나 없는 반찬, 있는 반찬을 다 차려서 아들에게 저녁을 차려 주실 거고요. 그리고 일요일에 자취방으로 돌아가는 아들의 뒷모습에 아무것도 아닌 작별임에도 불구하고 이별이라는 짠한 마음으로 엄마의 가슴에 남게 되고요. 그런데요... 아들은 시간이 지나면 슬슬 주말에 안 오더라고요. 그리고 결혼할 사람이라도 생기면 엄마는 뒷전입니다. 그래서 오늘 책 처방의 방향성은 어머니의 생각과 거꾸로 이 책을 아들이 읽고 ‘아하. 엄마가 이런 것을 기다리고 있구나’를 생각나도록 하는 엄마 마음 알아주기 처방을 하였습니다.

조현지 : 이 책이 2013년에 출간됐는데 이때만 해도 엄마와 아들이 단둘이서 세계 일주 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화제가 되었던 것 같은데요, 교수님은 어떤 부분이 인상적이셨나요?

남영준 : 아들이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엄마의 행복한 모습을 하나씩 발견해나가는 과정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여행하면서 아들이 엄마에게 공감하고 이해하고 집중하는 모습도요. 엄마와 대화하는 것이 마치 드라마 대본처럼 되어 있고 적절하게 배열된 사진 덕분에 책을 읽었다는 느낌보다는 가슴 뭉클한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아서 이 책이 더 좋았습니다.

조현지 : 앞서, 영준 책방의 문을 열었던 글귀... “엄마는 살면서 처음으로 내일이 막 궁금해져.”는 태원준 작가의 어머님이 하신 말씀이죠? 가슴이 참 먹먹해지는 말이에요.

남영준 : 그렇죠. 엄마도 꿈 많은 소녀였었는데요... 위아래에 끼어 있는 요즘 어머니들은 누가 말해주지도 않고, 당신이 표현하지도 않지만 인생 최고의 위시리스트가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가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남편은 집에 두고요. 왜냐면 아빠가 같이 따라가면 아들이 엄마를 책임지지 않고 슬며시 아버지에게 미루기 때문입니다. 아들 앞세우고 가는 여행은 아버지인 제가 생각만 해도 너무 흐뭇합니다.

조현지 : 교수님, 처방책을 주신 뒤에, 청취자분께 음성 편지를 남기시던데요, 오늘도 준비하셨나요?

남영준 : 네. 어머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아들은 혼자서도 얄미울 정도로 잘 지낼 겁니다. 진짜 아프거나 외로우면 알아서 엄마 옆으로 쪼로록 달려옵니다. 그러니 자취하는 아들을 믿어보세요. 잘 해낼 것입니다. 물론 이런 처방을 하면서 저도 직장 잡고 멀리 사는 제 큰아이에게 이 책을 택배로 보내려고 합니다. 제가 지난주에 선물은 자고로 자기가 받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제 아들이 이 책을 읽고 저 데리고 해외여행 다녔으면 하는 마음을 전달하려고요.

조현지 : 네, 첫 번째 청취자님!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자취생활 잘할 겁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교수님, 아버지가 아들에게 선물하면 좋은 책도 준비하셨네요?

남영준 : 오랜만에 올해 출판된 책을 추천합니다. 모든 이 땅의 아들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인데요, 윤태진 님의 “아들아,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이 글을 읽어라. ”입니다.

조현지 : 아들에게 전하는 인생 지침서 같은 걸까요?

남영준 : 네 맞습니다. 이 책은 달콤한 초콜릿같이 처음부터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기보다는 설렁탕처럼 구수한 격언집에 가까운 책입니다. 이 책의 내용을 아버지가 앉혀놓고 말로 하면 아마 아이들은 잔소리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깨어나면 즉시 이불 밖으로 나와라, 소식해라, 어리석은 자를 멀리해라 등등 요즘 젊은이들이 싫어하는 해라 마라 체로 대부분 쓰여 있어서입니다. 그런데 내용은 어머님이 보시면 그래 맞아 이거야 이거라고 격하게 공감하실 겁니다. 하나같이 어머니가 아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들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아들에게 엄마 보고 싶을 때 한 번씩 그냥 보라고 아들 앞에 무심히 툭 던져 놓고 오시면 됩니다. 아드님이 현명하기 때문에 읽다 보면 틀림없이 아들도 공감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조현지 : 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태원준 작가의 “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와 윤태진 님의 “아들아,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이 글을 읽어라” 이렇게 두 권을 처방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재테크 관련한 책 추천 부탁드립니다~” 라고 하셨던 두 번째 청취자님을 위해 팁을 하나 주신다고요?

남영준 : 두 번째 청취자님. 제가 재테크로 성공을 보장하는 책을 알면 이러고 살겠습니까. 저도 부자가 되었지요. 그렇지만 저한테는 귀중한 사연이라서 답을 찾기 위해 혹시 우리 대학도서관에 이런 류의 책이 있을까 하고 관심을 두고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재테크 관련 베스트셀러가 생각보다 많이 도서관에 있더라고요. 청취자 여러분은 근처 대학도서관에 방문해보세요.

조현지 : 대학도서관을 지역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나요?

남영준 :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대학도서관에서 지역주민에게도 책을 대출하거나 열람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지역공동체 플랫폼 역할을 자임하는 대학들이 지역주민들에게 도서관을 개방하고 있는 거죠. 재테크나 혹은 토익 만점 받는 법 등 전문 서적류들은 공공도서관보다 대학도서관에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청취자분들은 대학도서관을 이용하면 원하는 자료를 더욱 폭넓게 얻을 수 있습니다. 공공도서관에 혹시 찾는 책이 없으면 지역주민에게도 대학도서관을 개방하는지 직원에게 문의해보세요. 그리고 혹시 청취자께서 끝내주는 재테크 책을 발견하면 조현지 아나운서와 저에게도 좀 알려주세요. 우리도 재테크하렵니다.

조현지 : 네, 청취자분들의 추천 책, 저도 기다릴게요. 그리고 교수님! 청취자분들과 같이 듣고 싶은 곡이 있다고요?

남영준 : 오늘 제 신청 곡은 김범수의 집밥(feat. 이희선 여사)입니다.

조현지 : 네, 함께 듣겠습니다. <영준 책방> 중앙대학교 남영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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