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역사맛집] 조선시대에도 그루밍 족이?! 뿌리 깊은 K-뷰티의 역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0-24 15:58  | 조회 : 696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김준우 신일고 선생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역사맛집] 조선시대에도 그루밍 족이?! 뿌리 깊은 K-뷰티의 역사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거리의 나무들은 울긋불긋 가을 옷으로 차려입고 있습니다. 이걸 보니 저 왕조현지, 가을 단풍처럼 곱게 화장을 하고 고궁 나들이를 나서고 싶은데요. 이때, 이분이 함께 해준다면 왠지 재미난 역사 탐방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을 나들이 때 간식처럼 즐기기 좋은 역사 이야기, 오늘도 맛있게 준비했습니다. 올해 가을도 북새통을 이룰 역사 맛집. 역사셰프, 신일고 김준우 역사 선생님과 함께합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준우 신일고 선생님(이하 김준우)> 네, 안녕하세요. 

◇ 조현지> 지난주 방송 끝나고 난리가 났었어요. 이 집이 맛집이네, 여기 잘하네.

◆ 김준우> 드디어 소문이 나기 시작하는 건가요?

◇ 조현지> ○슐랭 가이드에 언제 나오냐 등 반응이 남달랐는데요. 그만큼 많은 분들이 줄 서기 전에 빨리 여기 맛집 다녀와야겠다고.

◆ 김준우> 그렇죠. 여기 주파수 94.5MHz, 꼭 맞춰서 찾아오시기 바랍니다.

◇ 조현지> 선생님, 역사탐방 학생들하고 가끔 가는 편이세요?

◆ 김준우> 네, 많이 갑니다. 또 학교 동아리도 역사탐방 동아리를 해서요. 한 달에 한 번 이상씩은 가는데, 아이들이 그래도 교실에서만 배우던 것뿐만 아니라 직접 그 현장에 가서 보면 사뭇 느끼는 게 다른 것 같더라고요. 제가 느끼는 것도 많고, 아이들도 좋아해서 자주 가는 편입니다.

◇ 조현지> 아무래도 직접 가서 보고 들으면 잊지 않을 것 같아요.

◆ 김준우> 맞아요.

◇ 조현지> 제가 얼마 전에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2015년 경기 남양주 삼패동에서 영조의 딸, 그리고 사도세자의 친누나인 화협옹주의 무덤이 발굴됐다. 그런데 이때 화장품도 함께 나왔다, 이런 기사였거든요? 그런데 화장품이 예전에도 분명히 있기는 있었겠죠. 사극만 보더라도 분칠을 하고, 목욕을 시켜주고, 분 찍어주고 이런 게 나오잖아요. 옛날에는 어떤 화장품을 사용했나요?

◆ 김준우> 궁금해 하실 것 같기는 해요. 왜냐하면 당연히 옛날에도 화장품이 있었겠지? 하는 생각은 하지만 막상 그러면 뭐로 만들었지?

◇ 조현지> 그러니까요. 연지곤지 빨갛게 찍고.

◆ 김준우> 그리고 요즘 메이크업 1인 방송, 혹은 뷰티 방송, 이런 것들이 많이 유행하는데요. 과연 조선시대 때 화장법은 어땠는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궁금하신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일단 조선시대 같은 경우에는 검소함이 미덕이다, 라고 하는 생각이 많이 깔려 있어서 화려한 화장보다는 수수한 화장을 선호하는 편이었습니다. 

◇ 조현지> 조선시대에는 과한 것보다는 한 듯 안 한 듯.

◆ 김준우> 한 듯 안 한 듯, 그런 화장을 선호했고요. 또 하나 그런 것을 선호한 이유가 기생들이 있지 않습니까? 기생들이 진한 화장을 했어요. 그래서 내가 진한 화장을 하면 기생 아니야? 그런 오해를 받을 수 있어서 그런지 수수한 화장을 하는 화장이었습니다.

◇ 조현지> 조선시대 유행이 그런 이유가 있었던 건데요. 그러면 화장품을 도대체 무엇으로 만들어서 했을까요? 지금이야 각종 계속 뭐가 나오잖아요. 이때는 그런 게 없었을 거 아니에요?

◆ 김준우> 보통 화장품을 만드는 원료는 자연에서 추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기술이나 이런 게 덜 발달되어 있으니까요. 그런데 우리나라 화장기술이 발달된 편이었어요. 일본에서 임진왜란 이후에 화장품이 들어올 때 조선에서 최첨단 만든 화장품이다, 이런 식으로 선전할 정도니까요. 우리나라의 화장기술은 그나마 발달된 편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단 화장을 하면 크게 두 가지 종류의 화장이 있어요. 첫 번째는 기초화장, 두 번째는 색조화장. 

◇ 조현지> 그건 옛날도 똑같네요. 지금 들으면 들을수록 K-뷰티의 역사가 오래됐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 김준우> 맞습니다. 기초화장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스킨, 로션 아니겠습니까? 일단 세안을 할 때는 미안수. 그다음에 크림에 해당하는 면약, 이런 것이 있는데요. 미안수는 수세미, 오이, 박, 이런 식물을 자르면 나오는 즙이나 수분을 사용해서 만들게 됩니다. 이것으로 얼굴을 씻고요. 그러고 난 다음에 면약이라고 해서 꿀과 자연재료를 섞어서 만든 약이 있어요. 좁쌀물에 웃물, 복숭아꽃, 동아씨, 이런 것들과 함께 사용이 되었는데요. 이것은 기름이 많이 들어가 있다 보니까 보습의 효과도 있지만, 색조화장을 지울 때 클렌징이 있잖아요? 클렌징크림으로도 면약이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 조현지> 있을 게 다 있었네요. 정말 궁금한데, 그러면 색조화장으로 넘어가 볼까요?

◆ 김준우> 색조화장으로 넘어가면 삼홍이라고 해서 보통 미인들 기준으로 볼이 발갛고, 입술이 붉고, 손톱이 붉은 여인들이 미인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많이 했거든요. 그랬을 때 볼과 입술을 붉게 하기 위한 색조화장이 들어갑니다. 이것을 연지라고 하죠. 보통 연지곤지, 이렇게 하는데요. 볼에 바르는 것을 연지, 이마에 찍는 건 곤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죠. 연지는 붉은 색을 내는데, 이것도 원료는 어디에서 가지고 왔느냐? 잇꽃이라고 하는 것을 씁니다. 이것은 국화 종류에요. 국화로 1~2년 정도 된 어린 국화인데요. 원래는 황색을 띱니다. 황색을 띠면서 붉은빛이 나는 주황색인데요. 이것을 찧어서 물에 담그면 황색색소는 물에 녹고, 붉은색 색소만 남게 됩니다. 그래서 이것을 약품처리해서 나온 게 붉은색 연지의 원료로 사용하게 된 거죠. 이 색깔이 붉은색이기는 한데, 그렇게 예쁘지는 않은가 봐요. 그래서 조금 더 예쁜 붉은색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생각해서 만든 화장품이 있습니다. 그것을 주사연지라고 이야기를 해요. 이 주사연지는 수은을 주성분으로 하는 주사라고 하는 광물을 갈라서 계란 노른자 등에 섞어서 솥에 끓여서 만듭니다.

◇ 조현지> 그런데 수은이요. 몸에 안 좋은 거 아니에요?

◆ 김준우> 안 좋죠. 그런데 그 당시에 그런 것을 알았나요? 몰랐죠. 

◇ 조현지> 예쁘다니까.

◆ 김준우> 이게 붉은색에 광택이 나고 바르면 색깔이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생들이라든가, 혹은 궁녀들이라든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이 화장품을 많이 쓰게 돼요. 이것을 많이 쓰게 된 경우에는 수은 독성에 의해서 피부가 붉게 부어오르거나 혹은 검게 변색되거나 드물지만 심한 경우에는 피부가 썩기도 하는 부작용을 낳게 되는 거죠.

◇ 조현지> 한 마디로 화장독 같은 거네요. 그 당시만 해도 이런 게 몸에 안 좋은 줄 모르니까. 색이 예쁘게 나고 그래서 사용을 하다가 이렇게 됐다는 건데요. 왠지 씁쓸해지기도 하고. 또 저는 궁금한 게 사극에서도 보면 분칠을 하잖아요, 하얗게. 그 하얗게 하는 건 어떻게 만들었을지 궁금하거든요.

◆ 김준우> 하얀색 하면 생각나는 게 쌀을 갈아서 원료로 삼습니다. 곡식을 원료로 했는데, 문제는 이것을 원료로 하다 보니까 비린내가 날 뿐 아니라 접착력이 떨어집니다. 흰색 쌀가루를 붙이면 떨어질 것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기름과 섞어서 바르게 돼요. 기름과 섞는데, 이것도 마음에 안 드나 봐요. 효과가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납을 가미하게 됩니다.

◇ 조현지> 납도 안 좋은 거잖아요?

◆ 김준우> 안 좋죠. 그런데 그때 알았나요. 납을 가미한 것을 연분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탄산납과 활석으로 해서 접착력을 높입니다. 분이 얼굴에 잘 스며든다고 해야 할까요? ‘화장빨’을 잘 받게 하게 되는데요. 이것도 역시 납에 있는 독성 때문에 얼굴이 파랗게 변하고, 역시 이것도 납 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굉장히 안 좋은 화장품이 되는 것이죠.

◇ 조현지> 그 당시에는 몰랐으니까 썼다는 이야긴데요. 그러면 화장품을 어떻게 만들어서 섰는지는 지금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이게 그냥 각자 만들어서 쓰지는 않았을 거고, 방물장수, 이런 사람들이 가져다가 판매를 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사람들이 이것을 사고, 또 가격이 어느 정도 했을지, 일반 백성들도 쓸 수 있었을지 궁금하거든요.

◆ 김준우> 화장품 가게들에서 요즘은 보통 화장품을 사잖아요. 조선시대 때도 화장품 가게가 있습니다. 보통 분전이라고 해서 서울에 있는 시전상인들이라고 있어요. 서울 시장이 중심가에 있는데, 거기서 화장품을 파는 분전이라고 하는 가게가 있었습니다. 분이라고 하는 건 얼굴에 바르는 파운데이션 같은 하얀 분이잖아요. 그런데 이것만 팔았는지, 아니면 그와 관련된 다양한 화장품들을 팔았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쨌건 이런 화장품 가게가 있었고요. 그런데 이것보다는 조금 더 조선 후기 때 활성화 된 게 매분구라고 하는 방문 판매원이 존재했습니다. “똑똑, 좋은 물건 있어요, 사세요.” 매분구 같은 경우는 일반 평민보다는 주로 업으로 삼고 다니는 기생들을 대상으로 많이 팔았죠.  

◇ 조현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의외기도 하고요.

◆ 김준우> 그리고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기생뿐만 아니라 궁녀들도 화장을 많이 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국가관청에서도 화장품을 만들어서 파는 관청이 있습니다. 분장이 만들어서 화장품을 만들어서 공급하는 데고요. 향장이라고 해서 이거는 향수죠.

◇ 조현지> 조선시대에도 향수가 있었어요?

◆ 김준우> 그럼요. 중요합니다. 이 향수를 만드는 관청도 존재했습니다.

◇ 조현지> 향수는 그러면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 김준우> 향수 같은 경우에는 여러 향들이 있어요. 그런데 가장 대표적인 향이 바로 ‘백단나무’ 향입니다. 이게 은은한 향으로 백단향인데요. 이것을 여인들이 가지고 다니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한 번쯤 다시 그 향이 생각나면서 뒤돌아보게 만드는 이런 백단향이 인기였다고 합니다. 향갑이라고 해서 향이 나는 지갑 같은 것을 가지고 다니거나 향낭이라고 해서 주머니죠. 

◇ 조현지> 지금처럼 액체로 뿌리는 그런 향수는 아니군요.

◆ 김준우> 아니죠. 향이 나는 것을 가지고 다니는 이런 것으로써 향을 내게 됩니다.

◇ 조현지> 너무 재밌는데요. 요즘에는 남성분들도 화장품을 잘 챙기시잖아요. 저희 남자 아나운서들 같은 경우에는 비비크림이나 눈썹까지 다 자기가 하는 동료들도 있어요. 이때도 혹시 남성들이 화장을 했을까요?

◆ 김준우> 조선시대 남성들, 당연히 화장을 합니다. 요즘 아나운서 저리 가라, 비비크림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화장 강하게 합니다. 

◇ 조현지> 뭘로 했을까요?

◆ 김준우> 일단 기록에 보면 춘향전 아시죠? 이몽룡과 성춘향의 이야기인데요. 춘향전에 보면 이몽룡이 글공부를 하다가 나 더 이상 공부하기 싫다, 한 번 놀러나가야겠다, 나가기 전에 꽃단장하고 나가야지, 하면서 화장을 하면서 나간 이것이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 조현지> 지금 꽃단장이라고 하면 씻고, 머리 빗고, 옷 예쁜 것 입고 나갔다, 이정도로 해석될 줄 알았는데, 진짜 화장을 했군요?

◆ 김준우> 이때 화장을 뭐라고 부르냐면 분세수 한다고 하거든요. 분세수라는 건 어떻게 하는 거냐? 일단 세숫대야에 물을 받습니다. 물을 받은 다음에 흰 쌀가루를 거기에 풀어요. 그러고 난 다음에 그것을 얼굴에 꼼꼼하게 바릅니다. 그다음에는 바로 씻는 것이 아니라 자연광에 말립니다. 자연광에 마른 다음에 다시 깨끗한 물로 씻으면 얼굴이 하얘집니다. 여러분들도 집에서 화장품 없는 분들, 남성분들, 힘내십시오. 집에 있는 쌀가루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분세수를 한 이유가 뭐냐면, 조선시대 때 양반들은 글공부를 하는 게 목적이에요. 과거에 합격해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책만 집에서 읽다 보면 햇빛을 안 보잖아요? 그러면 얼굴이 하얘지겠죠. 이것이 바로 양반의 상징이다, 이런 것입니다.

◇ 조현지> 지금 구릿빛 피부를 사람들이 원해서 일부러 태닝하는 것과 정반대군요?

◆ 김준우> 그 당시 구릿빛 피부는 평민이나 노비. 양반들은 하얀색.

◇ 조현지> 제가 얼굴이 정말 하얀데, 조선시대로 가면 그런 대접을 받았겠구나, 이런 생각도 드네요. 얘기를 듣다 보니까 조선시대 때나 지금이나 남자건, 여자건, 뭔가 잘 보이고 싶고, 예쁘게 보이고 싶고, 이런 건 매 한 가지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 김준우> 맞습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가 아닐까 생각이 돼요. 이것은 남성이건, 여성이건 간에 차이 없이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구를 표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에 좋은 것을 해야겠죠. 이 욕구가 너무 강하다 보면, 저거 하면 더 예쁠 것 같은데? 하고 쓰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몸에는 정말 안 좋은 것일 수 있거든요. 그랬을 때는 물론 알면 안 하게 되지만 몰랐을 경우에는 그것을 해서 더 아름다워지고 싶다고 해서 사용하게 되는 거죠. 그렇게 되면 오히려 자신이 파멸되게 되는. 원래는 나를 더 드러내고 싶어서 화장을 하거나 아름다워지는 것인데요. 그것이 오히려 나를 파멸시니는 것. 이것은 오히려 거꾸로 가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조현지> 아까 기생들이나 궁녀들이 나중에는 납 중독이나 수은 중독이 돼서 피부가 괴사하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도 해주셨는데요. 너무 과하게 하면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지금은 우리가 모르고 사용하고 있는 것들도 있을 수 있잖아요.

◆ 김준우> 그렇죠. 나중에 200년, 300년 뒤에 그 당시에 대한민국 사람들은 원료가 이거인 화장품을 사용했대, 이러면서요.

◇ 조현지> 그러게요. 역사가 흘러봐야만 알 수 있는 거네요. 갑자기 무서운 생각도 들고, 역시 수수한 화장이 최고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건강한 아름다움이 사실 가장 큰 아름다움이지 않을까요? 오늘 역사맛집, 많은 분들 어떤 맛을 느끼셨을지 모르겠어요. 맛있는 역사 한상 차림, 역사맛집. 오늘도 신일고등학교 김준우 선생님과 함께했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준우>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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