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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정시확대로 불공정문제 해결 될 거라 생각할 교사 없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0-24 09:40  | 조회 : 2533 
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10월 23일 (수요일)
□ 출연자 : 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서울 하나고 교사)

-시민교육 학생 자율성 중시하고, 논쟁 적 주제는 다양한 입장 드러나게 해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인헌고 학생 구호 반일 주장, 공감 안돼
-정시확대는 10년전 수능문제풀이 위주의 교육으로 돌아가는 것
-공정한 입시, 고교서열화 문제 해소가 우선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2014년 전국 교사들이 청와대 게시판과 신문광고에 세월호참사 교사 시국선언을 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5년 만인 지난 3월에 교육부가 시국선언 참여교사들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긴 했지만, 결국 교사의 정치적 발언은 유죄다. 이게 쟁점이 아니었나 생각이 드는데요. 서울 인헌고 학생들이 일부 교사가 학생들에게 반일구호를 외치게 하는 등 특정한 정치적 편향성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기자회견을 어제 열었습니다. 이게 어떠한 맥락에서 나온 내용인지, 이게 또 현재 지금 시점하고 어떻게 연결되는지, 서울 하나고등학교 전경원 선생님, 모시고 이야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이하 전경원): 안녕하세요.

◇ 노영희: 교내 마라톤 대회에서 교사로부터 반일구호를 외치도록 강요받았다. 이렇게 주정하면서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이 서울시 교육청에 감사를 요청하는 청원을 냈습니다. 선생님 보시기에 이것은 어떠한 의미가 있는 청원입니까?

◆ 전경원: 네. 아마 이 문제가 불거지게 된 계기는 헌법상에 보장되어 있는 교사의 기본권과 관련된 문제가 사회적으로 노출됐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교사의 정치기본권이 지금 보장되지 못한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현상들로 이해하고요. 실제 이날 관련 기사들을 제가 보니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구호도 사용됐다고 하는데, 이런 구호가 반일구호인지는 공감이 안 되는 측면도 물론 있어요. 그러나 학생들의 이런 주장도 있고 한데. 시대상황을 우리가 좀 고려해서 같이 검토해볼 필요가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노영희: 학생들이 주장하고 있는 반일구호라고 하는 게 아까 말씀하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아이 러브 코리아’ ‘아베 자민당 망한다’ 이런 구호였는데 이게 정말 반일구호인지 여부는 차치하고, 일단 이게 학생들의 기본권 혹은 교사의 정치 참여권 이런 것들과 맥락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는 것이 필요하겠다. 이런 얘기시네요. 지금 우리가 왜 인헌고 이야기를 하면서 갑자기 전 선생님을 모셨냐. 우리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이기도 하시기 때문에 저희가 여쭌 건데요. 지금 인헌고 교장인 나승표 교장은 교내 마라톤 대회에서 학생들이 반일구호가 담긴 띠를 달고 뛴 것은 자발적인 일이었다, 강요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인헌고 학생회에서도 맞다, 일부 학생들이 지금 내놓는 이야기는 대표성이 없다. 이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러면 같은 상황인데도 이렇게 교장선생님, 학생, 학생들 중에서도 이쪽은 다른 말, 저쪽은 다른 말,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뭡니까?

◆ 전경원: 지금 보면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이제 서울시 교육청에서 아마 현장에 나가서 그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정확하게 어떤 전제를 가지고 말씀드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이 되는데요. 통상 학교 현장에서 이러한 쟁점이 되는 사안에 대해서 논의할 때 같이 공유하고 있는 조항이 있어요. 그걸 저희가 보이텔스바흐 협약이라고 해서 시민교육의 3대 원칙인데. 교사들이 다 공감하고 있는 세 가지는 뭐냐면 어떤 특정한 사안에 대해서 강압적인 교화나 주입식 교육은 금지하고, 학생의 자율적 판단을 중시한다는 게 첫 번째 요소고. 두 번째는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서는 수업 중에도 다양한 입장과 논쟁 상황이 그대로 드러나게 한다는 원칙이 있고요. 그다음에 세 번째는 학생의 상황이나 이해관계를 고려해서 스스로 시민적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라는 이 원칙 하에서 지금 학교 현장이 운영되고 있는데, 지금 인헌고 같은 사례에서 보면 이게 사회적인 논쟁의 주제인가. 아니면 학계에서 상당 부분 정리가 된 내용이고 그것이 성취 기준을 바탕으로 해서 교과서에도 다 수록된 내용인데 이 부분에 대한 견해에서 이것이 쟁점으로 서로 입장 차이를 보일 대목인가 하는 부분도 지금 사실은 논쟁의 지점이 있어요. 그래서 이런 세 가지 원칙 하에서 교육활동이 일어나고 있고. 그런데 지금 인헌고 문제에서는 또 학교장과 또 학생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대립되는 지점이 있죠. 그래서 그 부분을 지금 현장조사를 하기 위해서 서울시 교육청에서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서로 간에 입장 차이는 그런 조사를 통해서 정리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노영희: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고 있는 세 가지 교육 원칙이 만약에 지켜지고 있다면 어제 학생의 기자회견 같은 것이 조금 나온 배경이나 이런 것들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는데요. 그것은 확인해봐야 할 것 같고요. 어쨌든 지금 학생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 중의 하나는 뭐냐면, 교사가 평소 수업시간에도 조국 전 장관 관련 뉴스는 모두 가짜니까 믿으면 안 된다, 이러기도 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긍정적 평가를 어떤 학생이 하니까 ‘너 일베니’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는 건데. 이게 사실이라는 전제에서, 이건 확인 아직 안 됐습니다만,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서 그렇다면 교사의 이런 행동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습니까?

◆ 전경원: 만약에 조사를 해서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학생이 이야기했던 주장대로 그런 학생이 어떤 다른 관점을 보였을 때 그 부분에 대한 평가를 긍정하지 않거나 그 바로 현장에서 부정하기보다는 학생의 어떤 다양한 관점들이 아까 이야기 나눴듯이 논쟁 상황이 그대로 재현되고 그 부분에 대한 논리의 근거가 무엇인지가 토론이 되고 공유가 되는 상황이 바람직하고요. 그 부분에 대해서 학생이 좀 다른 의견을 보였다고 해서 그 부분을 일베냐, 이런 표현으로 학생들을 대하는 것은 좀 바람직하진 않다.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교육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포용적으로 수용하면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그렇다면요. 선생님께서 지금 이번의 사건과 관련해서 인헌고 학생들에게 혹시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 전경원: 예, 학생의 교육과정에서 지금 우리 학생들의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층위가 있는가. 이런 관점을 보면 사실 학생의 인권은 충분히 더 신장돼야 하고, 학생들에 대한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보는데요. 다만 학생들의 자율성 못지않게 학생들도 민주시민으로서의 시민성도 기르는 그런 자세가 같이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그리고 선생님, 연결된 김에 하나만 여쭙겠습니다. 어제그제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면서 정시 확대 이야기를 했고요. 이에 대해서 일반 국민들도 정시 확대가 바람직하다라는 쪽으로 여론이 많이 모아진 것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거든요. 지금 바로 학교 현장에 계시는 선생님으로서, 정시 확대와 관련된 대통령의 시정연설이라든가 학부모들의 반응, 이런 건 어떻게 지금 보십니까?

◆ 전경원: 일단 정시 확대 문제가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이게 교육불평등이나 불공정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국민적인 분노가 좀 높아진 상황인데, 정시와 수시의 비율 문제로 교육불평등이나 불공정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교사들은 거의 없을 것 같고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교육불평등 문제 해소하고는 좀 거리가 멀지 않을까. 그렇게 판단하고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사실 학력 간 임금 격차가 만약에 없다면, 고등학교 학생들이 고등학교만 졸업한 회사원이 대졸 회사원과의 급여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근본적으로 대학 진학에 대한 그렇게 목을 맬 정도로 그렇게 치열하게 하진 않을 거거든요. 근본적인 문제는 그런 문제인데 현장에 던져진 이 신호 때문에 좀 혼란스러운 게 사실이고요. 과거의 문제집 풀이 위주의 교육에서 이제는 다양한 교육혁신이나 평가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시확대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까 그러면 다시 수능 문제집 풀이 위주의 교육으로 10년 전으로 우리가 돌아가는 것인가라는 것에 대한 불안함, 혼란 같은 게 있었습니다.

◇ 노영희: 그러면 사실 정시 확대 관련해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또 10년 전으로 돌아가는 거냐. 결국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돈 있는 집안 학생들에게만 유리하고 경제적으로  중하위 계층 학생들에게는 더 타격이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그러면 현재 고등학교 교사로서, 특히 하나고와 같은 약간 특수한 형태의 자율형사립고의 교사로서 공정한 입시를 위해서 우선돼야 할 것이 뭐라고 보십니까?

◆ 전경원: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고교서열화 문제를 해소를 해야 할 것 같고요. 대학도 역시 서열화되어 있는데. 실제 정시 확대되었을 때, 수능이 확대되었을 때의 통계 데이터나 연구 결과를 보면 고소득 가정일수록 수능을 선호하는 비율이 높아지고요. 실제 수능 중심의 체제에서 지금 서울대학교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국에 있는 고등학교 가운데 수능 중심 체제에서는 약 400여개 고등학교에서 서울대학교 합격생을 배출하고 있는데, 학종을 도입한 이후에는 최근에는 900여개 고등학교에서 입학생을 배출하고 있거든요. 수능 중심으로 했을 때보다는 학생부종합전형이나 수시 중심의 이 전형에서 전국에 있는 고교에서 많은 학교들이 더 입학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소득이 높을수록 수능을 선호한다는 이런 연구결과와도 일치하고 있는 데이터다. 이렇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 노영희: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전경원: 고맙습니다.

◇ 노영희: 서울 하나고등학교 전경원 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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