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지난 5년간 1만3천명 사망...우크라이나 내전 곧 마침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0-04 11:09  | 조회 : 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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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코너명 : 문희정의 핫키워드

방송일시 : 2019104() 오전 1010분 경

-문희정 / 국제정치평론가

참고/ 010 25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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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의 핫키워드.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1.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전이 드디어 끝날 기미가 보인다는 소식이 있는데 자세히 전해주시죠.

 

사실 우크라이나 하면 2014년에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사실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내용인데요

내전이라고 하니까 좀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내전이라는 말보다는 우크라이나의 동부와 러시아의 남부 일부 지역을 가리키는 돈바스전쟁이라는 표현이 더 익숙하실 텐데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실제로 주민들 중 러시아계 비율이 높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크림반도 사태가 벌어지던 2014년에 분리 독립 움직임이 크게 일어났고 친러시아계 민병대와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의 무력 충돌이나 대치로 지금까지 13천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특히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에서는 자체적으로 분리 독립을 선언하고는 각각 인민공화국을 세우기도 했는데요

지금까지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를 결코 인정하지 않았고 서로 간에 갈등이 계속돼 왔습니다.

 

하지만 현지시각으로 지난 1일 우크라이나가 친러시아 무장세력의 점령지인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자치정부를 구성하는 지방정부를 선출할 수 있는 선거를 개최할 수 있게 하는 등 자치권을 인정하는 특별 지위를 부여하기로 했다는 얘기가 나온 건데요

 

이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독일, 프랑스 정상은 10월 중 프랑스 파리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합의를 이행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 자치권을 인정하는 수준에서 합의를 한 거군요.

 

맞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 독립을 선언한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루간스크 인민공화국, 정전 감시역인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대표가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서 회담을 열고 분쟁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데 합의했는데요

 

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위협이 사라질 때만 비로소 지방선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군대가 거기 있다면 선거는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 특별지위를 부여하는 문제를 놓고 우크라이나 내부의 반발이 상당히 거셌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이번 합의를 두고도 우크라이나 내 민족주의자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속국이 되려 한다고 비난하면서 수도인 키예프의 마이단광장에서 수백 명이 반대 시위를 열기도 했습니다.

 

 

3. 내부 반발은 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치권을 인정하고서라도 전쟁을 끝내려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속내는 뭘까요?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형태의 전쟁과 갈등을 종료시키겠다는 게 지난 4월 당선된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약이었습니다.

 

정의로운 국민의 영웅 역할로 인기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되긴 했지만 정치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과연 실질적인 정치적 결단과 수완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많은 것도 사실인데요

 

아마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당면한 러시아와의 갈등 문제부터 시급해 해결해야 내부의 분열을 봉합하고 경제 위기 등 다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취임 후 곧바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 등 분쟁지역에 대한 해결을 위한 대화를 먼저 제안했는데요

 

지난달 7일 서로 억류 중이던 '정치범' 성격의 상대국 인사 35명씩을 석방해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맞교환을 오랜 협상 끝에 성사시키면서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러시아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공화국에 이미 행정력과 경제적 영향력을 깊게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차라리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 정부에 속하는 자치정부 수준으로 두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4. 그동안 돈바스 전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유럽 차원에서도 계속돼 왔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 반군,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간 다자회담이 2014년부터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렸는데요

 

이들은 20152월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개국 정상들이 16시간이 넘는 끝장토론 끝에 합의한 민스크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20152150시를 기해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교전 중단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평화안에 합의했지만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교전은 계속돼 왔는데요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거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친러시아적 행보를 보인다면 민스크 협정을 파기하겠다는 경고도 해왔습니다.

 

참고로 우크라이나, 러시아, 독일, 프랑스 등 4개국 지도자는 201466일 프랑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회담을 했는데요

 

이후 4개국 회담은 '노르망디 형식'이라고 불리고 있고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핵심 회담으로 간주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5. 그런데 분명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문제인데 러시아가 해결 당사자로 나서는 상황이 언뜻 이해가 안 되는데 왜 러시아가 연관된 건가요?

 

돈바스 지역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서 원래 러시아계 주민들의 수가 많기도 하고 우크라이나에 속해 있던 시절에도 친러시아 성향의 정치인들이 주로 당선되던 곳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분리 독립 움직임이 일어날 때 물론 러시아는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반군이 러시아군의 도움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국경에 군대를 집결시킴으로써 반군을 지원하는 모양새를 취해왔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 사이의 전쟁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국제 사회에서도 돈바스 전쟁으로 불리고 있는 거고요

 

20144월 전쟁 발발 당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이 발표한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리주의 세력이 러시아 무기로 무장하고 계급장 없는 군복을 입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이곳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면 국제적으로 더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도 있습니다.

 

 

5-1. 그렇다면 돈바스 지역에 미치고 있는 러시아의 영향력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가요?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공화국은 현재 러시아를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비밀리에 이들에게 무기와 자금을 공급하고 군 병력을 파견해 왔는데요

 

이미 많은 서방국가 언론들은 러시아가 이 지역과의 경제적 연계를 강화하면서 이 지역을 우크라이나로부터 완전히 격리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도네츠크 주와 루간스크 주 두 곳의 석탄 생산량은 우크라이나의 95%를 차지할 정도로 중공업이 발달한 곳인데요

 

러시아 철도공사가 2017년 돈바스 지역으로의 석탄과 철광석 운송 요금을 크게 낮추는 등 우크라이나 정부의 통제가 느슨해진 틈을 타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면서 경제적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더불어 푸틴 대통령은 2017년 초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발급한 여권을 인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요

 

반군이 발급한 출생과 결혼 증명서, 운전면허증, 교육증서 등 기타 문서들도 인정하면서 러시아 입국 절차도 간소화시켜 버렸습니다.

 

그리고 올해 8월부터는 아예 친러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거주 주민들이 3개월 안에 신속하게 러시아 여권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는데요

 

바로 이런 부분들 때문에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돈바스 지역을 통합할 계획이 없음을 밝혀 왔지만 그 진의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6.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을 지원하는 이유는 뭔가요?

 

지역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강대국의 전형적인 지역 장악 전략의 하나라는 분석이 우세한데요

 

특히 소련 시절 연합국가를 이루고 있다가 독립한 국가들, 동유럽에 대한 영향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지난 1990년 우크라이나의 서남부에 있는 나라인 몰도바에서 분리 독립을 선언한 친러시아 성향의 자치공화국인 트란스니스트리아라는 곳이 있는데요

 

50여만 명의 주민 가운데 약 30%가 러시아계인 상황에서 지금까지 몰도바의 통제를 벗어나 러시아와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데 돈바스 지역 역시 러시아가 이렇게 만들려 하고 있다는 겁니다.

 

비슷한 지역으로 2008년 조지아로부터 떨어져 나온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등도 있는데요

 

물론 러시아 측에서는 이를 결코 인정하지 않으며 자국 정부로부터 핍박받는 지역에 인도주의적 도움을 주고 있을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외에 국제사회는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요

 

러시아는 1992년 몰도바와 맺은 협정에 따라 트란스니스트리아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수천 명의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데 유엔에서는 러시아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지만 러시아가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7. 러시아가 이렇게 유럽 쪽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에 대해 유럽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상당히 견제하고 있지 않나요?

 

맞습니다. 우크라이나 문제에 유럽이 나서서 지원을 하는 이유도 어떻게 보면 러시아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지정학적 위치로서의 우크라이나의 중요성 때문인데요

 

우크라이나가 친러시아로 넘어가 버리게 되면 동유럽 국가들이 전방위적으로 러시아의 위협에 노출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심리적 물리적 마지노선이 우크라이나인 셈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약간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스스로를 국제 관계의 중재자로 자처하면서 여러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를 적대시하는 것을 멈추고 유럽의 일원으로 포용해야 한다러시아 포용론'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세계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우크라이나·이란·시리아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이들 문제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러시아를 인정하고 러시아의 힘과 위상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데요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는 "미국과 중국의 압도적 우위 앞에서 유럽의 소멸을 피하기 위해 유럽연합과 러시아의 화해가 필요하다는 것이 마크롱의 생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러시아 포용론에 대한 반발과 비판 역시 만만치 않은데요

 

무엇보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과거 소련에 속해 있으면서 억압을 받았던 동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반러시아 경향이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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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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