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이태백' 탈출한 비결은... '위트(Woman In Tech)'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0-02 17:21  | 조회 : 2552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혜민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졸업생, 한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이태백' 탈출한 비결은... '위트(Woman In Tech)'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배움이 일자리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할 분들이 제주도에서 오셨는데요. 이분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위트’라는 단어, 여러분들 잘 아시죠? 우리가 보통 위트있다고 할 때 말과 글을 재치 있고 즐겁게 구사하는 능력을 말하는데요. 이 ‘위트’를 요즘에는 다르게 해석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우먼 인 테크의 앞글자를 딴 거라고 해요. 우먼 인 테크, 위트인데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절벽 여파로 성장 잠재력에 빨간불이 켜진 국가에서는 여성 기술인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우리나라죠. 오늘은 여성 기술인으로 성장한 폴리텍대학 졸업생, 그리고 교수님과 함께 여성 기술인력 양성의 중요성, 여성 기술인의 힘에 관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멀리 제주도에서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교수님?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 한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교수(이하 한재희)> 네, 안녕하십니까.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그린에너지설비학과장 한재희입니다. 반갑습니다.

◆ 김혜민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졸업생(이하 김혜민)> 네, 안녕하세요. 저는 2017년도 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그린에너지설비과를 졸업한 김혜민이라고 합니다.

◇ 김혜민> 저하고 이름이 같아요. 성도 같아요. 김 씨는 흔한 성이기는 하지만. 반갑습니다. 저하고 이름이 꼭 똑같은 김혜민 학생이 나오셨어요. 우리 혜민 씨가 특별히 더 반가운 이유는 이 기술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 인재이기 때문이에요. 제 이름이 자랑스러운데 현재 어떤 일하고 계세요?

◆ 김혜민> 졸업 직후에는 관광지에서 시설관리를 하다가 지금은 한라산 소주라고 소주 제조 공장에서 공무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소주 제조 공장에서 공무팀으로 근무하고 있고요. 폴리텍 입학하기 전에 원래 다른 대학을 다녔다면서요? 그때에도 전공이 기술이었어요?

◆ 김혜민> 아니에요. 저는 제주대학교 동물생명공학이라고 예전에 축산과예요. 동물생명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 김혜민> 원래 그러면 꿈이?

◆ 김혜민> 원래 사육사였거든요. 

◇ 김혜민> 사육사였는데, 왜 진로를 바꿨어요?

◆ 김혜민> 원래 제가 말 키우는 농장에서 일하고 싶었거든요. 4학년 1학기 때 좋은 기회가 있어서 말 사육장에서 일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막상 일을 해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거하고 다른 거예요. 돈도 솔직히 많이 들어가고요. 말도 사야 하고, 말이 있으려면 마굿간도 있어야 하고, 뛰놀아야 하니까 넓은 대지도 필요하고요.

◇ 김혜민> 사육사인데 말을 사서 본인이 사육을 해야 해요?

◆ 김혜민> 네. 제가 원했던 것은 그런 거였어요. 그래서 처음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다 보니까 일단 아버지 일을 같이 따라서 도운 거였죠. 

◇ 김혜민> 아버지 일을 돕다가 내가 기술을 공부해봐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거예요?

◆ 김혜민> 네. 그리고 어찌 보면 인턴이죠. 4학년 1학기 때 그것을 다닌 것도 하다 보니까 이것 가지고 과연 돈벌이가 될까.

◇ 김혜민>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됐군요. 그래서 아버지 따라서 어떤 일을 한 거예요?

◆ 김혜민> 아버지가 원래 농사를 지으세요. 아버지 따라서 밭에 따라 다녔죠.

◇ 김혜민> 저는 아버지를 따라 일을 하다가 기술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해서 아버지가 기술자인 줄 알았는데, 농부셨군요. 그런데 어떻게 기술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김혜민> 농기계가 저희가 중고로 사고, 계속 쓰다 보니까 고장이 잦더라고요. 이걸 고치려면 용접이 기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용접을 배워야 하는데 아버지도 바쁘고, 아버지도 솔직히 전문적으로 배운 건 아니니까. 그래서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필요했는데, TV를 보다 보니까 폴리텍대학에서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더라고요. 그래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 김혜민> 아버지를 따라 농사일을 하다가 아버지가 쓰던 그 농기계가 너무 오래돼서 직접 고치다 보니 기술을 조금 배워야겠다고 하다가 폴리텍의 그린에너지설비과에 들어오게 된 건데요. 교수님, 에너지 설비과는 뭐하는지 알겠는데요. 그린에너지설비과는 뭐하는 곳이에요?

◆ 한재희> 저희 제주캠퍼스 그린에너지설비과는 2017년에 신설·개편된 학과입니다. 학과의 설립배경을 말씀드리면 기존의 기계과, 기계설비 가공학과에서 제주 지역에 맞는 학과로 개편을 하려고 하다 보니 그린에너지설비과, 정부 정책에서도 그린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춘 것 같습니다. 저희도 그것을 따라갔고요. 에너지를 절약하면 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면서 그런 타이틀, 그런 캐치프레이즈를 갖고자 그린에너지설비과를 만들었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기존의 기계설비 가공 분야이기는 하지만 이게 조금 더 제주라는 이미지와 친환경적인 기계 관련된 공부를 가르치는 그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 한재희> 일반인 분들이 생소하시긴 할 텐데요. 전국에 있는 산업현장에 보시면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학과들이 많습니다. 학교들 중에서. 그런데 제주는 제조업 기반이 아닌 곳이다 보니까 그래서 아예 기계라는 분야에 대한 내용은 없애고 설비에 대한 개념 학과로 바꿨습니다. 

◇ 김혜민> 오늘 사실 혜민 씨뿐만 아니라 그동안 배움이 일자리다,를 통해서 여성 졸업생들이 많이 나오셨어요. 굉장히 멋진 분들이 많이 나오셨거든요. 용접공 1호인 분도 나오셨고, 잠수 기술인도 나오셨고, 제가 진짜 같은 여성으로서 가슴이 벅차 오를 만큼 너무 멋있는 분들이 많이 나오셨는데요. 요즘에 산업기술 분야에서도 여성 인력이 늘고 있는 추세인 것 같아요.

◆ 한재희> 여성 기술인력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현재 현장에서는 미스매치 현상이 아직까지는 남아 있습니다. 산업부 2018년 산입기술인력 수급실태조사 결과 2017년 말 기준으로는 여성 산업기술 인력은 약 22만 명, 남성은 141만 명에 비해 크게 밑도는 수치로 나와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폴리텍대학의 여성 학생 비율은 어느 정도 됩니까?

◆ 한재희> 각 캠퍼스마다 다른 양상을 띠고 있는데요. 저희 학교는 10% 비율로 그 10%도 학과에 편중된 편입니다. 융합디자인학과가 디자인 계열의 학과이다 보니 여학생들이 많은 편인데, 그래도 학교 전체적으로는 10% 정도로 되어 있습니다.

◇ 김혜민> 폴리텍대학이 아무래도 기술 전문대학이다 보니 여학생 비율이 조금 더 떨어질 테고, 특히 그나마 디자인학과는 있어도 우리 혜민 씨가 다닌 설비과는 더 소수일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불편하지는 않았어요? 

◆ 김혜민> 특별하게 불편한 건 없었어요. 굳이 꼽자면 화장실이 여자 화장실이 층이 달랐어요. 그리고 저 빼고는 모두 남학생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그 친구들이 교실에서 갈아입는데 갈아입는 속도는 다르잖아요. 그래서 다 갈아입을 동안 밖에서 기다리고. 굳이 꼽자면 그 정도예요.

◇ 김혜민> 그렇군요. 이제 이런 질문은 안 하기로 하겠습니다. 사실 이런 질문 자체가 조금 전제조건을 다는 것 같아요. 남학생, 여학생이 어디에 있어요. 다 같이 공부를 배우는 학생들인데요. 그러나 가르치는 교수님 입장에서는 어떠셨을까 제가 궁금한 게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그동안 남성 전유 직업, 이런 게 있었고, 기계나 설비는 남자들이 많이 한다, 이런 개념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사실 교수님이 공부하실 때도 그랬었죠?

◆ 한재희> 네, 그랬습니다. 

◇ 김혜민> 어떠셨어요? 우리 혜민 씨는 어떤 학생이었어요?

◆ 한재희> 혜민 씨 같은 경우는 묵직하다고 해야 하나요. 실습과제나 이론과제가 주어지게 되면 혼자 열심히 공부를 하고,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찾아오고, 혹은 여타 남학생들에 비해서는 약간은 학구열이 있어서 조금 잘하는 친구들한테 물어보고 그래서 자기의 기술 연마를 위해서 말은 없지만 묵묵히 물어보는 친구였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그래서 혜민 씨가 8개나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자격증을 딴 거예요?

◆ 김혜민> 우선 과에서 딸 수 있는 자격증은 모두 다 따고 나왔어요. 그런데 하나 공부하다 보면 기계라는 게 다 조금씩 겹치더라고요. 이거 하나 땄더니 이거 아까 전에서 공부했던 과목이 겹쳐 있네? 하다 보니까 과에 있는 것을 다 땄어요.

◇ 김혜민> 그러면 그 전에 제주대 동물생명공학과 다닐 때는 다니다가 실습을 해보니까 내가 배운 것과 현실이 달랐잖아요. 이번에는 어땠어요? 폴리텍에서 공부하고 자격증까지 따고 나갔는데 배운 것과 현실의 괴리 같은 것이 있었어요?

◆ 김혜민> 수업시간에 배운 것하고 실제로 본 것이 크기가 너무 달랐어요. 수업시간에는 손바닥 정도겠는데? 했는데, 실제로 가보니까 제 몸통만하고, 크기가 커서 놀란 것은 많았는데 오히려 폴리텍에서 그렇게 배우고 들어갔으니까 제가 처음에 취업해서 들어갔어도 이거는 어떤 밸브예요? 하면 구조 같은 것도 수업시간에 들었던 게 생각나고. 그러면 예를 들어서 누수가 있으면 그냥 다른 친구들은 누수가 났어요, 이럴 텐데 메커니컬 씰이 깨졌습니다, 이렇게 전문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윗분들에게 보고가 가능했으니까 윗분들도 좋아했고, 저도 적응이 빨랐죠.

◇ 김혜민> 그렇군요. 일단 입사가 되면 그다음부터 실력을 증명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설계 부분은 아무래도 그동안 남자 직원들을 많이 뽑아왔으니까 혜민 씨를 뽑는 데 조금 망설이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어땠어요?

◆ 김혜민> 서류 통과도 솔직히 저는 많이 힘들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일단 통과되고, 면접 볼 때도 다들 여기 여자가 지원할 줄은 몰랐다, 여자가 할 수 있겠느냐, 불안하다, 또는 이제 나는 여자 가르쳐보는 게 처음이다, 나는 그래서 혜민 씨를 뽑은 것 자체가 나에게 있어서 큰 도전이다,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들도 되게 많아요. 취업을 하고 일 때문에 외부 업체 직원 분들을 만날 일이 가끔씩 생기는데 그분들도 돌아다니면서 여직원은 처음 본다고 다들 여자는 처음 본대요.

◇ 김혜민> 새로운 역사를 혜민 씨가 쓰고 있어요. 한 교수님, 어떻습니까. 혜민 씨 이야기 들어보니까 참 짠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또 대견하기도 하고 한데요. 우리 사회가 우리 혜민 씨 같은 여성 인적 자원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이유는 어떤 게 있을까요?

◆ 한재희> 여성 인적자원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 지표나 언론보도, 통계자료 등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잠재 성장률 하락을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고요. 또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활동 참가율이 GDP를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시적인 지표들은 이미 많이 나와 있고요. 이러한 자료들의 결론은 결국, 미래 성장 동력 측면에서 여성 인적자원 개발은 필수라는 것입니다. 우리 산업현장 속에서도 여성 인력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아직은 미미하지만 남성 전유의 직업처럼 인식되었던 용접 분야나 산업기계 분야, 설비 분야 등에서도 여성 기술인력이 남성분들과 같은 일을 하고 계십니다. 여성의 산업현장 진출이 여성 인적 자원 개발의 중요성을 방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여성인적 자원 개발은 더 이상 선택이나 도전이 아니라 필수라는 거죠. 시대적 흐름이라는 거고요. 시대적 흐름 가운데 우리 폴리텍대학과 혜민 씨 같은 실질적으로 일하는 여성 인력들이 있습니다. 혜민 씨, 그러면 마지막으로 여성 기술인을 꿈꾸는 분들에게 한 마디 조언을 해준다면요? 이제 그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데요.

◆ 김혜민> 육체적으로 힘든 일은 여자가 힘든 건 남자도 힘들어요. 내가 여자라고 연약해, 힘이 없어, 그러니까 남자들 네가 해, 이런 것은 절대 생각하시면 안 되고요. 힘이 부족하면 도구를 쓰면 됩니다. 우리는 인간이잖아요. 그리고 똑같은 신입이더라도 저 같은 경우에는 서류를 내고 통과를 했을 때 이 사람 말고 나를 뽑게 하려고 했던 게 저는 자격증이었거든요. 그래서 자격증 공부를 많이 했었고요. 그러면 하려면 전문적인 기관이 필요하잖아요. 물론 독자적으로도 할 수는 있겠지만. 저는 그게 폴리텍에서 도움을 진짜 많이 받았거든요. 여러분들도 도움을 받고 싶다면 폴리텍대학을 한 번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김혜민> 한재희 교수님 같은 분들이 남학생, 여학생 차별 안 하고 똑같이 세게 훈련시킬 겁니다.

◆ 한재희> 똑같이 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힘이 없으면 도구를 쓰면 됩니다. 오늘 명언이네요. 함께해준 두 분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다시 태풍을 뚫고 제주 가셔야 하는데 제 마음이 무겁지만. 오늘 두 분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혜민> 네, 감사합니다.

◆ 한재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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