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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아프간은 대선투표ing 투표율이 바닥인 이유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9-30 11:26  | 조회 : 742 

[앵커멘트]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의 핫키워드.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0. 지난 주말에도 홍콩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됐는데 상황 정리 좀 부탁드립니다.

 

홍콩 시민들은 캐리 람 행정장관의 송환법 완전 철회로는 부족하며 그동안 요구해왔던 나머지 4개 사항인 행정장관 직선제와 경찰 폭력에 대한 독립 조사위원회 구성, 시위대에 대한 폭도 규정 철회,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등이 이루어질 때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지난 주말에도 '전체주의 반대'를 주제로 대규모 반중국 시위가 열렸고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발사하며 강경 진압에 나섰습니다.

 

이번에도 홍콩 시민들은 미국, 영국을 포함해 대한민국 국기까지 열개가 넘는 외국 국기를 들고 나와 "홍콩에 자유를 달라. 홍콩을 지지해 달라"고 외치며 도심을 행진했고요

 

일본 도쿄와 호주 시드니 등 세계 스무 개 국가에서도 홍콩을 광복하고 시대를 혁명하자는 구호와 함께 검은 옷과 마스크, 노란 색 헬맷 등으로 연대를 표시하는 시위대의 지지시위가 열렸습니다.

 

 

0-1. 지난 28일은 특히 우산혁명 5주년을 맞는 날이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30만 명의 시민들이 우산혁명 5주년을 기념하는 집회와 행진을 했는데요

 

중국을 독일 나치에 비유한 차이나찌 포스터를 붙이고 시진핑과 마오쩌둥의 사진을 밟고 지나가는 등 중국에 대한 반감을 강하게 드러냈고 경찰은 역시나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강제 진압에 나섰습니다.

 

우산혁명은 중국 정부가 2017년부터는 행정장관 직선제를 약속했지만 2014831일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사실상 거부를 결정한 것에 대해 홍콩 시민들이 불복종 운동을 벌인 건데요

 

926일 시위가 시작되면서 대규모 체포가 이뤄지고 28일부터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강경 진압을 시작하자 우산이 등장하면서 실질적인 혁명의 서막이 오르게 됐습니다.

 

그해 1215일까지 무려 1000여 명의 시위 주동자가 체포되고 79일 간의 우산혁명이 사실상 실패로 끝나면서 이후 시위에 가담했던 인물들에 대한 본격적인 탄압과 중국 중앙정부의 간섭이 노골화되기 시작했는데요

 

우산 혁명의 실패와 후폭풍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 송환법 반대 시위대는 결코 쉽게 타협하고 물러서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0-2. 내일도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다면서요?

 

내일 101일은 중화인민공화국이 세워진 지 70주년이 되는 국경절로, 법정 공휴일만 7일에 달할 정도로 중국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중요한 날인데요

 

기념대회는 물론이고 시진핑 국가 주석의 중요 담화 발표, 장병 15000여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열병식과 군중 퍼레이드 등이 계획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콩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온 민간인권전선은 국경절인 다음달 1일 오후 2시에 빅토리아 공원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는데요

 

홍콩 경찰은 일단 이를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이 다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1. 내일 특히 전세계 이목이 중국으로 쏠리는 만큼 홍콩 시위의 양상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홍콩보다 더 혼란스러운 나라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탈레반의 위협 속에 아프가니스탄의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는데 관련 내용 좀 전해주시죠.

 

현지시각으로 지난 2818년째 내전 중인 아프가니스탄에서 2001년 탈레반을 몰아낸 후 4번째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는데요

 

톨로뉴스 등 현지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투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전국 4942개 센터에서 2시간 연장된 끝에 오후 5시까지 진행됐습니다.

 

선거가 치러지기 전부터 탈레반이 "선거 당일 투표소 근처로 가지 마라"며 선거를 보이콧하라고 주장하며 테러 공격을 공언했고 실제로 테러가 일어나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는데요

 

게다가 3400여만 명의 국민 가운데 약 967만 명이 유권자로 등록했지만 실제 투표자는 약 200만 명, 투표율은 20% 정도로 상당히 낮을 거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참고로 선거 결과도 3주 뒤인 1017일 이후에 예비 발표가 나오고, 최종 발표는 117일 이후에 나올 예정인데요

 

만약 51%를 득표한 후보자가 없을 경우 1, 2위 후보자를 놓고 1123일 결선투표가 치러지게 됩니다.

 

 

1-1. 지금 나오는 기사들을 살펴보면 선거가 진행된 게 신기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들이 많이 벌어진 것 같더라고요.

 

맞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7300여개의 투표센터가 마련돼야 하지만 무장반군조직인 탈레반이 완전히 장악한 지역에는 설치되지도 못했고요

 

그나마 마련된 총 5373개의 투표센터 가운데 431곳 이상은 테러 등 치안 우려로 인해 막판에 투표가 취소됐고 선거가 시작된 후에도 901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연락이 두절돼 실제 투표는 4041개 투표센터에서 이뤄졌습니다.

 

아프간 정부는 유권자의 안전을 위해 치안 병력 72천명을 각 투표소에 배치했고 경찰, 군인, 정보국 요원 등이 투표센터 주위에 3단계 보안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23만 명의 예비 병력도 대기한 채로 투표가 진행됐는데요

 

대형테러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국방부는 68차례의 테러 공격으로 2명의 경찰관과 1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 테러 위협까지 있는 상황에서 아프간 정부가 선거를 강행했다는 느낌도 있는데 어떻습니까?

 

원래는 지난 4월에 치러졌어야 할 선거가 한 차례 미뤄진 건데요

따라서 아프간 정부 입장에서는 더 이상 선거를 미루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하신 것처럼 굳이 강행했어야 하는가에 대한 비판이 많은데요

 

탈레반과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당초 탈레반은 투표 연기를 요구했고 투표소를 공격하겠다는 공언과 함께 실제로 선거일이 다가오자 테러 수위도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대선 후보로 등록한 이는 18명이지만 이미 3명이 사퇴했고, 테러 위협 등으로 실제 유세는 제대로 열리지 못했는데요

 

대부분 온라인 유세를 펼쳤고 주요 후보 6명 외에는 이렇다 할 캠페인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오랜 전쟁으로 국고가 바닥난 정부가 선거까지 치르는 바람에 앞으로 더욱 큰 경제적 부담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는데요

 

AP통신은 이번 대선이 결선 투표까지 이어진다면 관련 비용은 15천만 달러(18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3. 막대한 비용을 무리하게 들여 강행한 선거치고는 투표율도 너무 낮은 것 아닌가요?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현지시각으로 29일 보도를 통해 아프간 대선은 예상됐던 것보다 덜 폭력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정부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적은 수가 투표했다이 낮은 투표율은 정부와 두 주요 대선후보에게는 충격적인 결과라고 지적했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다른 후보들이 제대로 된 유세조차 하지 못한 상태에서 결국 기존의 인지도와 대중성을 가진 아슈라프 가니 현 대통령과 총리 역할을 하고 있는 압둘라 압둘라 최고 행정관의 양강 대결로 압축된 상황이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아프간 대선 투표율은 2001년 탈레반 정권 붕괴 이래 200484%에서 2009년과 2014년 각각 35%로 낮아져 왔다고 보도했는데요

 

선거 모니터그룹은 이를 탈레반의 테러와 폭력에 대한 두려움, 부정선거에 대한 우려, 선거가 과연 지난 18년 간 지속된 충돌을 종식하고 평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4. 선거를 해봤자 바뀌는 게 없더라에 더해서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까지 문제로 불거진 상황이죠?

 

맞습니다. 국민들이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는 지난 2014년 선거가 투명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당시 1차 투표에서 45%의 득표로 승리했지만 결선 투표에서 55%를 득표한 가니 후보에게 역전당 한 압둘라는 선거 결과에 불복했고, 투표 결과가 나오는 데만 수개월이 걸렸습니다.

 

결국 가니와 압둘라는 미국의 중재 끝에 대통령과 최고 행정관 자리를 나눠 가진 채 지금까지 정부를 이끌어왔는데요

 

아프간 정부는 본인 확인을 하는 생체 정보 기기를 보급해 부정투표를 예방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투표소에서는 그저 사진 대조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따라서 낮은 투표율과 부정선거 의혹까지 더해져 누가 당선되더라도 정통성을 가지긴 힘들어지고 정부의 통제력 역시 약화할 수밖에 없고요

 

가뜩이나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아프간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탈레반과의 협상은 더 험난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해 아프간의 평화 역시 더 멀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미국과 탈레반 사이에 진행돼 오던 평화협상도 현재는 멈춘 상황이죠?

 

. 그렇습니다. 지난 4일 저희가 이 시간에 미국과 탈레반이 협상 시작 1년 여 만에 드디어 평화협상 초안에 합의했다고 전해드렸는데요

 

물론 당시에도 이에 대해 비판과 우려의 시각이 더 많다는 말씀과 함께 초안이 발표되던 당일 탈레반이 테러를 저질렀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얼른 발을 빼고 싶어하는 미국의 성급한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탈레반의 테러 공격은 그 후로도 계속됐고 아프간 내부뿐만 아니라 미국 내부에서조차 과연 평화협상이 합의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던 상황이 펼쳐졌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탈레반과의 협상은 죽었다며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무장반군조직 탈레반 최고 지도자들과의 비밀회동을 취소하고 탈레반과 초안에 합의한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정을 중단한다고 발표해버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미군 등 12명이 희생된 공격을 언급하며 탈레반이 어렵게 합의한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정을 없던 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는데요

 

그러면서 직접적으로 도대체 어떤 인간들이 그들의 협상 지위를 강화하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느냐며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6. 당분간은 평화협상이 재개되기는 쉽지 않겠군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테러도 서슴지 않는 탈레반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늘어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아졌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탈레반 대표단은 지난 13일 러시아 모스크바, 17일에는 이란 테헤란, 22일에는 중국을 방문해 중단된 평화협상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미국과 탈레반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탈레반을 향해서 테러의 근절을 촉구하는 등 공식적인 비판을 이어갔는데요

 

대통령 투표일까지 테러를 저지르는 탈레반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섣불리 숙이고 들어갈 수도 없는데다 다시 평화협상을 재개할 그럴싸한 명분이 대외적으로 형성되지 않는 상황에서 협상 테이블에 공식적으로 앉기가 힘든 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현재 14천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상황에 어떻게든 변화를 주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상대적으로 탈레반보다 전력이 한참 부족한 아프간 정부 입장에서는 미군의 철수가 늦춰지는 것을 더 반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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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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