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이란-미국 두 정상 마주할 가능성, 전화통화라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9-27 12:21  | 조회 : 660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9월 27일 금요일
□ 출연자 :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지난해 미국이 이란 핵합의를 탈퇴한 뒤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어오고 있습니다. 그런 데다 최근 미국이 사우디 피격 주범으로 이란을 지목하면서 상황은 더욱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고 있고요. 이런 상황 속에서 유엔총회가 열렸습니다. 미국, 이란 두 정상이 과연 한 자리에 마주할 수 있을까. 이 부분에 전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죠.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박현도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이하 박현도): 안녕하십니까.

◇ 전진영: 이번 유엔총회에서 각 정상들의 여러 연설이 있었습니다만,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건 아마도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연설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연설 내용을 보니까 “한 번의 실수가 큰 불을 부채질할 수 있다” 이렇게 미국을 향해서 굉장히 강경하게 발언한 내용이 주를 이뤘는데. 로하니 대통령의 연설, 어떤 점을 눈여겨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 박현도: 네, 로하니 대통령의 연설은 특별히 저희가 생각했던 것과 큰 틀에서 벗어나는 것 같진 않습니다. 미국에 대해서 이야기를 분명히 했고요. 미국이 만약에 페르시아만에서 긴장을 높인다면 이게 사소한 실수 하나가 전체 불바다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런데 그 점은 이란이 계속적으로 전 세계를 향해서 했던 이야기고요. 그리고 이제 무엇보다도 저는 개인적으로는 페르시아만, 요즘 파병 문제로 우리가 좀 곤욕을 치르고 있지 않습니까. 어떤 면에서 우리가 가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정부에서 고민하고 있을 텐데요. 거기에서 로하니 대통령이 이번에 정확하게 유엔에서 전 세계를 향해서 페르시아만에 미국이 그런 걸 만드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면서 이 지역에서, 페르시아만의 안전은 이 지역 국가들이 할 수 있다. 이 지역 국가들이 할 수 있고 그래서 미국이 빠지고 이 주변 국가들로만 해서 호프라는 거예요, HOPE. 영여 약자인데요. 이게 Hormuz Peace Endeavour, 호르무즈 평화 협력방안을 만들자. 그래서 일종의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체에 대한 지역 호위체를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지역 국가들이 페르시아만의 안전을 보장하는 그러한 협력안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한 게 상당히 국제사회에 이란이 미국의 그러한 것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도 보면, 연설에서 이란에 할애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란을 맹비난하기도 했고, 그런 표현을 쓰기도 했고요. 이란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 박현도: 그냥 사실은 양쪽이 다 예상했던 얘기들이라서요. 이란에서 절대 좋은 반응은 나올 수 없고. 그러니까 무조건 이란을 계속적으로 위협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사실 이란에서 보는 입장에서는 위협은 사실 미국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이란에서는 절대 좋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당연히 이것도 거기서 반박하고 있고요. 그래서 이란에서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보다도요.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로하니 대통령을 만나서 뭔가를 좀 해보려고 계속 시도했거든요. 그런데 그 시도가 결국엔 실패로 끝났는데 거기에 대한 미국의 반응이 좀 강하게 나왔어요. 예를 들면 이란 고위층들에 대해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걸 다 금지시켜버리는 거거든요. 지금 이번에 로하니 대통령 일행이 80명 정도 됩니다. 미국에 있는 이란 외교관들이 다 따라 같이 들어왔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고위관리들에 대해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거 다 막아버리겠다고 이야기했으니까요. 이런 것들이 오히려 더 양측 관계를 안 좋게 만드는 거죠.

◇ 전진영: 연설이야 양국 다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수준에서 이뤄지긴 했습니다만, 이런 제재 부분이라든지, 이런 부분은 서로의 심기를 건드렸을 수도 있겠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박현도: 그렇죠. 기분 굉장히 나쁘죠. 왜냐하면 이란의 고위 관리가 미국에 들어올 수 없게 만들어버렸고요. 그다음에 그 가족까지도 다 미국 여행을 금지시켜버리니까 이것은 대단히 심한 조치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대화를 하려면, 예를 들면 자리프 외무장관 같은 경우에는 미국에서 대화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지 않습니까. 이번에 그리고 미국에서도 로하니 대통령과 자리프 외무장관에 대해서 비자를 굉장히 늦게 내줬거든요. 이러한 것들이 전부 다 사실은 비자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사실 상상하기 어려운데요. 보통 정상적인 국제관계에서는 말이죠. 미국이 그만큼 지금 어떤 면에서는 절실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란과 대화를 해야 하는데 이란에서는 미국이 대화의 당사자인데,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먼저 해결을 한 다음에 들어와야지 우리가 대화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 이런 입장이고요. 미국은 그것은 생각 안 하고 이란 너희들이 계속 테러를 하지 않느냐. 그걸 멈추면 우리가 한 번 제재를 풀어보려고 생각하겠다. 이 입장이 계속 부딪히고 있기 때문에 안 되는 거고. 이번에도 사실 미국과 이란이 대화가 안 되는 것도 결국에는 그겁니다. 이란의 조건은 항상 일관적이에요. 미국이 다시 핵협정으로 들어오고 제재를 풀어라. 그전에는 우리는 대화하지 않겠다. 그 기조를 계속 보여주는 거고요. 지금 이란 입장에서 그게 미국의 입장이 전혀 변한 게 없는데 만난다는 것은 사실 수치스럽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이란에서 최고 지도자가 그건 안 된다라고 이미 선을 그었기 때문에 대화는 불가능한 거죠.

◇ 전진영: 대화는 불가능하다는 표현을 써주신 만큼 지금 서로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 워낙 팽팽하다 보니까 유엔총회에서 이 두 정상이 만나지 않을까. 이런 기대감도 사실 높았지만 지금까지 교수님께서 해주신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국은 만나기 어렵지 않을까. 이런 생각 쪽으로 기우는 것 같은데요?

◆ 박현도: 네, 사실 겉으로는 계속 그렇게 강경하게 해도 물밑에서 만날 수도 있고 간접적으로도 만날 수가 있을 텐데요. 이란에서 최고지도자가 이미 정확하게 미국의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대화가 없다라는 것을 천명한 상태에서 대통령이나 외교장관이 그러한 말을 무시하고 하긴 어려웠을 겁니다. 물론 대화를 하면 좋은 부분이 있어요. 분명히 좋은 부분이 있고 접점을 찾아가는 부분들이 있을 텐데, 그렇게 되면 이란에서는 자기의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만난다는 것은 약자의 입장에서 대화를 한다는 게 되거든요. 그런데 이란에서는 항상 미국과 대화할 때 약자의 입장에서 나서지 않겠다라는 게 입장이에요. 그래서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야지 대화가 될 텐데, 일단 우리의 조건을, 우리가 이런데도 한 번 들어나 보자 하고 들어간다는 것은 이미 지고 들어가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건 안 하겠다는 거죠. 그러니까 대화가 안 이뤄지고 있습니다.

◇ 전진영: 2013년 유엔총회 때도요. 로하니 대통령하고 당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적도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럼 혹시 그런 비슷한 그림이 그려질 가능성은 있지 않을까요?

◆ 박현도: 글쎄요. 그건 나중에 뒷얘기로 나와야 할 것 같은데요. 만약에 그것도 별로 이 상황에서는 대화 통화를 했다 하더라도 말하기는 어려울 거고요. 어렵습니다. 한 가지 좀 말씀을 드리면 지금 이란의 가장 정예부대라고 할 수 있는 혁명수비대의 쿠드스 군단의 사령관인 카심 솔레이마니라는 사령관이 있거든요. 이라크에서 같이 IS를 격퇴할 때 폼페이오, 당시 CIA였죠. CIA 담당하고 있던 폼페이오가 편지를 보냈어요. 그런데 솔레이마니가 어떤 행동을 했냐면 아예 열어보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열어보지도 않고 돌려보냈고, 그것을 그랬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대화에 대해서는요. 이란은 정확하게 어떤 대화든 간에 조건이 맞아야지 하는 그런 것을 내걸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 이렇게 우리가 겉에서 보기에는 이란이 이렇게 힘든데. 이렇게 돈줄도 다 막고 하는데 좀 대화를 하는 게 어떻냐고 하지만 이란 입장에서는 그렇게 하면 절대 좋은 대화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안 합니다.

◇ 전진영: 제가 실제로 자료를 찾아보니까 1979년에 이슬람혁명으로 친미성향 왕조가 전복된 이후에 미국과 이란 양국 정상이 만난 적이 단 한 번도 없더라고요.

◆ 박현도: 네, 네. 만날 수가 없죠. 사실은 여러 가지로.

◇ 전진영: 그런 상황까지 쭉 본다면 이번에도 만날 가능성이 그렇게 커 보이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상황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 박현도: 네, 그래도 나중에 또 이 방송 나갔는데 만나면 저희가 창피하니까요. 1%의 가능성은 있다고 해두겠습니다. (웃음)

◇ 전진영: 알겠습니다. 그리고 또 주목할 만한 게 이란 군부 쪽의 이야긴데. 유엔총회 기간 동안 이란 군부가 굉장히 강경하게 대미 메시지를 잇달아 내고 있는데요. 로하니 대통령과 자리프 외무장관이 총회에 참석 중이긴 한데, 이란 군부와는 좀 온도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이런 분석도 있거든요.

◆ 박현도: 네, 항상 이란은 군부는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요. 자리프 외무장관과 로하니 대통령은 다소 유연한 방향을 보여요, 사실은요. 로하니 대통령하고 자리프는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능력이 있는 분들인데, 이게 이란의 강경한 입장, 즉 보수적인 보수파들의 강경한 입장 때문에 자기 의견을 쉽게 펴기 어렵거든요. 그리고 만약에 그것을 어기고 했을 경우에 다시 국내에 들어왔을 때 그 파장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또 자리프 장관에 대해서 해임안도 나오기도 했어요. 그래서 나도 그만두겠다고 사표도 던진 적 있었고, 그러다가 말려가지고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왔는데요. 이런 것들이 있는데 군부는 이란의 가장 중요한 핵심 보수세력입니다. 더군다나 지금이 이란-이라크 전쟁이 80년 9월 22일 날 일어난 것을 기념으로 해서 항상 성스러운 방어주간으로 올해도 9월 22일부터 성스러운 방어주간 행사가 시작되거든요. 이 기간에는 당연히 이런 기간에서 유연한 발언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특히나 이란-이라크 전쟁을 단순히 이라크하고 한 전쟁이 아니라 이란의 혁명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이라크를 내세워서 미국이 뒤에서 조종한 전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유연한 발언이 나온다. 예를 들면 6·25 때 우리가 대단히 북한에 대해서 유연한 발언이 나왔을 경우에 우리 쪽 보수층도 굉장히, 우리나라도 시끄러울 것 아닙니까. 마찬가지입니다. 이란은 지금 더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군부가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습니다.

◇ 전진영: 이런 이란 내부의 어떤 강경파의 입김이 계속해서 지금 작용하고 있는 게 국제관계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박현도: 이란 군부를 계속 자극하는 건 사실 좋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미국이 강력한 군사력으로 1년에 국방비가 1000조원이 넘는 나라가 이란 정도 가볍게 이기지 못하겠느냐라고 이야기하지만요. 이란이 이라크하고 다른 나라고요. 이란은 지형적으로도 이라크보다 훨씬 더 험준한 곳이고. 그다음에 이란 국민들의 침략에 대비하는 정신이 굉장히 뛰어나요. 원래 군대라는 게 좋은 장비도 필요하지만 싸우려는 의지가 강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란은 그것에 대해서는 이라크하고 상대가 안 될 정도로 싸우려는 의지가 강하고요. 이란을 만약에 이 상황에서 보복을 한다 해서 어느 한 지점을 타격해서 공격을 한다. 그러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란은 반격을 하거든요. 그런데 반격을 할 경우 이란 어디를 반격하겠습니까.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겁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유전지대, 아랍에미레이트 유전지대, 여기를 일단 초토화시킬 거기 때문에요. 그럴 경우에는 전 세계가 상상할 수도 없는 경제위기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이란에 대해서 함부로 할 수가 없는 상황이고요. 현재 국제사회도 지금 굉장히 곤욕스러운 게, 유럽 같은 경우에는 미국 말을 들어주자니 분명히 협정을 깨고 나간 쪽은 미국이기 때문에 미국이 잘못한 건 맞아요. 그렇다고 해서 미국에 대해서 잘못했다고 계속 이야기하고 하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나 강하게 나오니까 그건 잘 못하겠고. 그렇다고 해서 이란 편을 들자니 좀 그렇고. 그래서 이게 중간 다리를 쓰면서 자리를 이어보려고 노력하는데 안 되죠. 그래서 이번에도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 정상들이 이번에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에 이란이 뒤에 있고 그건 이란의 잘못이다라고 이야기하고, 그다음에 미국도 제재 문제에 대해서 전환적으로 나와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향을 표시했는데, 이란 쪽에서는 유럽 너희 무슨 이야기 하느냐. 우리가 무슨 사우디 공격을 했느냐. 아무런 증거도 없이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서 지금 굉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공동성명까지 발표했으니까 이란 입장에서는 반발할 수밖에 없고요.

◆ 박현도: 네, 이것은 중상모략이라고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굉장히 격앙돼 있는 상태거든요. 그래서 국제사회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주춤주춤하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해결책이 잘 안 보입니다. 다만 우리가 확실히 알고 있는 건 이란은 무조건 미국이 다시 돌아와서 제재를 풀어라. 제재를 풀어야지만 대화를 한다고 하고, 미국은 너희들이 호전행위를 멈추면 우리가 제재를 풀 수 있다고 하기 때문에 양쪽의 조건은 정확하게 알아요, 이제는. 아는 상태에서 양자가 속된 말로 부끄럽지 않고 얼굴 낯을 상하지 않는 그런 조건으로 만날 수 있는 것을 유럽이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유럽이 과연 그걸 할 수 있을까. 좀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고지도자도 유럽은 믿을 수 없다고 지금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 전진영: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현도: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박현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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