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같이의 가치] 벌금이 부담 안 되니 어긴다? 장애인 의무고용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9-26 14:07  | 조회 : 762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출연 : 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

[같이의 가치] 벌금이 부담 안 되니 어긴다? 장애인 의무고용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갓 구운 고소한 빵이 많이 팔릴수록 장애인 고용이 늘어나는 카페가 있답니다. 바로 직원 중 절반가량이 중증장애인인 대구의 한 카페, '남산제빵소'의 이야기인데요.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따뜻한 시선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에 장애인을 고용하는 기업은 더 빠르게 늘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 <같이의 가치>에서는 직장 속 장애인과 장애인의 고용 현황에 대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서울 시립대 교수이자, 한국 장애인재단 이성규 이사장과 함께할게요.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 (이하 이성규) : 안녕하세요.

조현지 : 며칠 전(9월 23일)이 밤과 낮의 길이가 같다는 추분(秋分) 이었는데요, 어느덧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어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밤공기는 심지어 쌀쌀하기까지 하고요.

이성규 : 네. 낮에는 맑고 쾌청한 하늘에 가을 햇살이 내리쬐면서 기온이 제법 오르지만 해가 저물면 굉장히 서늘해졌죠.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큰 환절기에 청취자분들 모두 건강 관리에 유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조현지 : 그리고 가을은 또,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붙는 계절입니다. ‘천고마비의 계절’부터 ‘독서의 계절’, ‘나들이의 계절’, ‘남자의 계절’ 등. 참 많은 단어가 가을을 표현하는데요. 이사장님은 어떻게 다가오시나요?

이성규 : 저도 가끔 가을을 탑니다. 그리고,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가을은 어떤 계절일까 생각해 봤는데요, ‘공채의 계절’, ‘채용의 계절’로 불리는 것 같습니다. 국내 주요 대기업이 9월부터 하반기 공개 채용을 시작했다는 뉴스를 본 기억도 납니다.

조현지 : ‘취준생(취업준비생)’에게 극심한 취업난으로 가을은 그저 단순한 채용의 계절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장애인 고용은 더욱 험난하다는 소식도 여전히 들리고 있습니다.

이성규 : 네. 맞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2018년 장애 통계 연보’를 살펴보면, 15세 이상 장애인 인구대비 장애인 고용률은 36.5%로 15세 이상 인구대비 전국 고용률 61.3%보다 24.8% 낮게 조사되었습니다.

조현지 : 장애인들의 취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수치로 비교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수치가 나타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요?

이성규 : ‘UN 장애인 권리협약’에도 개방적이고 접근 가능한 근로환경 및 고용조건을 제공하여 장애인들의 일할 권리를 보장하여야 한다고 꼼꼼히 명시하고 있고, 장애인 고용 친화적 사회 분위기 조성에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앞장선다고 이야기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지요.

조현지 : 장애인 고용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실천이 부족하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실제 현장의 현황은 어떤가요?

이성규 : 고용노동부의 ‘장애인 의무고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2월 기준 국내 30대 대기업 중 법률로 정해진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을 준수한 곳은 대우조선해양이 대기업 중 유일했습니다. 나머지 대기업 29곳은 장애인 고용 비율이 2.1%로 나타났는데, 장애인 고용의무 기준(3.1%)을 지키지 않는 대신 고용부담금을 납부하는 것으로 대신한 것입니다.

조현지 : ‘장애인고용부담금’이라는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왜 이렇게 장애인 고용은 지지부진한 걸까요?

이성규 : 부담금이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는 것이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는데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발표한 ‘2018년 기업 장애인 고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미고용기업체 중 83.0%는 ‘장애인을 고용할 의사가 없어서’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고용의사가 없는 주된 이유 중에선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가 부족하거나 찾지 못해서’가 57.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조현지 : 장애인을 채용하면 업무가 느려지고 비효율적일 거라는 잘못된 인식과 장애인에게 적합한 별도의 직무로 업무 영역을 분리하고 한정 짓는 편견도 상당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는데, 장애인 취업은 제도보다 편견이 가로막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성규 : 네.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애인 고용 확산을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데요, 조현지 아나운서는 혹시 ‘베어 마트’라고 들어보셨나요?

조현지 : 처음 들어보는데요. ‘베어 마트’가 무엇인지요?

이성규 : 베어 마트는 장애인 고용형 매점으로 설치된 대웅제약 사내매점인데요. 방금 말씀드린 ‘인식의 전환’을 잘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어 마트는 직원들에게는 할인된 가격(20% 수준)으로 사내매점을 이용할 기회를 제공하여 장애인 고용 창출과 직원복지를 강화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창출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조현지 : 직원 복지와 장애인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접근 방식이 신선한데요, 자연스럽게 장애인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도 개선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성규 : 맞습니다. 베어 마트 사례처럼 장애인 고용 장려금, 의무 고용률은 일시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겠으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인식의 전환 혹은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 ‘인식의 전환’에서부터 장애인 일자리 창출이 이어진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조현지 : 국내 자동차 기업의 광고(2018년 6월)에 등장한 청각장애인 택시인 ‘고요한 택시’를 본 적 있는데요, 신선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성규 : 유튜브 조회 수 700만 회를 돌파해 이슈가 되었던 영상인데요, 과학 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이 장애인이 겪는 물리적 환경을 해소하여 고용 영역이 확대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고요한 택시’는 택시 앞자리와 뒷자리에 설치된 태블릿을 이용하여 청각장애인 택시 기사[도로교통법 기준 55데시벨(예 – 빗소리) 기준 면허 취득 가능]와 승객 간 의사소통을 돕습니다.

조현지 : 한국장애인재단에서도 발달장애인의 고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시죠?

이성규 : 재단에서도 발달장애인의 고용이라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커리어 점프-업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발달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직무를 개발하여, 교육 후 관련 기업에 연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도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지 충분한 반복 훈련을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요, 실제로 많은 교육생이 고용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조현지 : 발달장애인의 고용이 가져오는 효과는 개인의 자립과 함께, 가족의 보호 부담 완화, 직장 내 주변 동료의 인식개선 등 효과가 많을 것 같아요. 오늘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이야기 나눠 봤는데요, 이사장님, 오늘은 어떤 노래 준비해 오셨을까요?

이성규 :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이 향상되기 위한 마음과 함께, 취업 준비로 힘든 우리 사회 청년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노래로 제이레빗의 ‘요즘 너 말야’를 준비해봤습니다.

조현지 : 네, 이 노래 들으면서 인사할게요. 지금까지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걸음이 우리 사회의 장애인식을 바꾸는 거름이 되는 시간! <같이의 가치> 서울시립대 교수이자, 한국장애인재단 이성규 이사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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