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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英존슨, 취임 두 달 만에 낙마위기.. 최단기 총리되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9-26 11:13  | 조회 : 578 

 

[앵커멘트]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의 핫키워드.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1. 지난달 말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5주간 의회 정회를 하겠다고 선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영국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이 났다고요?

 

그렇습니다. 당시 상황을 다시 정리해 드리면 지난 828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의회의 새 회기 시작을 알리는 여왕의 연설을 1014일에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910일에 이번 회기를 마무리하고 1013일까지 5주간 의회를 정회하겠다고 선포했습니다.

 

당시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가 아닌 시급한 국내 정책들에 대한 논의 때문에 새 회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총리가 밀어붙이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논의가 의회에서 진행될 수 없도록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크게 일었는데요

 

야권과 시민운동가들은 EU와 합의 없는 노딜 브렉시트에 반대하며 지난달 말 스코틀랜드 법원과 영국 지방법원에 각각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 결정을 제소하게 됩니다.

 

스코틀랜드 법원은 지난 11일 재판부 만장일치로 존슨 총리의 동기에 의회 방해라는 부적절한 목적이 작용했다며 의회 정회 결정이 위법이라고 판결했는데요

 

하지만 런던 고등법원은 해당 사안이 정치적인 문제일 뿐 법원이 심리할 문제가 아니라며 기각함으로써 상반된 결정이 나오자 대법원이 두 건의 판결을 병합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심리를 진행해 24일에 재판부 만장일치로 위법 판결을 내린 겁니다.

 

 

2. 영국 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린 이유는 뭔가요?

 

영국 대법원은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 결정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의회가 헌법적 기능을 수행할 능력을 좌절 또는 차단하는 효과를 발휘했다면서 총리가 여왕에게 정회를 권고한 것은 위법하고 무효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판시했는데요

 

재판의 주심인 브렌다 헤일 대법관은 의회는 정회되지 않았다. 이것이 11명 재판관의 만장일치 결정이라고도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조치와 관련해서는 의회에 달려있다며 하원의장과 상원의장이 다음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이에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즉각 환영의 뜻을 표하며 판결 다음날인 25일 오전 1130분 복귀할 것을 하원의원들에게 요청했습니다.

 

 

3. 대법원 판결에 대해 존슨 총리는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간단히 말하면 대법원의 판결에 동의하진 않지만 존중한다. 하지만 영국은 오는 1031일 유럽연합(EU)을 탈퇴한다.’라고 할 수 있는데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 방문 중에 판결 소식을 들은 존슨 총리는 "사법부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비정상적 판결"이라고 거세게 반발하면서 예정된 1031일에 브렉시트를 강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후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존슨 총리가 즉시 뉴욕 방문을 중단하고 런던으로 돌아가 격분한 하원의원들과 맞딱뜨리게 됐다""굴욕적"이라고 평가했는데요

 

하지만 한편에서는 존슨 총리가 26일 의회에서 또다시 조기 총선 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며 만약 패배한다면 다시 의회 정회를 시도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3-1. 조기 총선 안을 표결에 부치는 건 어떤 이유가 있는 건가요?

 

지난 4일과 5일 영국 하원과 상원은 각각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을 통과시켰는데요

 

이 법안은 EU 정상회의 다음 날인 1019일까지 정부가 EU와 브렉시트를 합의하거나, 아무 협상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해 의회 승인을 얻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합의를 하지 못하거나 노딜의 상황이 되면 존슨 총리는 EU 집행위원회에 브렉시트를 내년 131일까지 연기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야 내용도 포함돼 있는데요

 

지난 9일 여왕이 이 노딜 브렉시트를 방지하는 유럽연합(탈퇴)을 재가함으로써 더 힘이 실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존슨 총리는 이 법에 따라 브렉시트를 연기하느니 "차라리 도랑에 빠져 죽겠다"고 할 정도로 크게 반발했는데요

 

그러면서 조기 총선이라는 꼼수로 브렉시트에 대한 논의 자체를 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으면서 결국 자동적으로 노딜 브렉시트가 될 수밖에 없게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총선 발의가 통과되는 데 필요한 재적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낸 후 여왕에게 총선 일자를 추천하고 일정을 확정을 지은 다음 선거법에 따라 25일 간의 선거 유세 기간을 가진다고 가정하면 당연히 브렉시트 논의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없어지는데요

 

새로운 내각을 구성한다고 해도 14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존슨 총리는 불신임안이나 조기 총선 등을 통해 시간 벌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4. 의회가 열린 만큼 존슨 총리가 또다시 조기 총선 안을 표결에 붙일 거라는 얘기죠?

 

그렇습니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연기법'을 뒤집고 다음달 말 브렉시트를 강행하고자 지난 4일과 10일 두 번이나 조기 총선 동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거듭 퇴짜를 맞았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얼마 전 당론을 어긴 보수당 의원 21명을 존슨 총리 스스로 제명한 데다 추가 탈당이 발생하면서 현재 하원 의석수가 288석에 불과해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한 민주연합당 10석을 고려하더라도 하원 3분의 2는커녕 과반인 320석에도 한참 모자란 의석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또다시 조기 총선 안을 표결에 부친다고 해도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하고 참고로 지난 724일 취임한 이후 하원에서 실시된 여섯 번의 표결에서 모두 패배했는데요

 

게다가 야당 대표들이 일찌감치 회동을 갖고 정부가 유럽연합(탈퇴)법에 따라 1031일 예정된 브렉시트를 연기하기 전까지는 총선 개최에 동의하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원은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노딜'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한 추가 입법에 나설 가능성도 큰데요

 

특히 정부 브렉시트 전략과 관련한 내부 대화와 문서 공개 등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4-1. 실제로 비슷한 법안이 이미 통과됐다면서요?

 

'브렉시트 연기법'이 확정됐음에도 존슨 총리가 이 법안 자체를 무시할 수도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 10일 하원은 의회 정회 결정과 정부의 노딜 브렉시트 비상대책, 일명 '노랑멧새 작전'(Operation Yellowhammer)과 관련한 의사 소통 내용 일체 공개를 요구하는 의안을 찬성 311표 대 반대 302표로 가결했습니다.

 

노랑멧새 작전 기밀문서에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몇 달 간 식품·의약품 부족 등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들을 담고 있는데요

 

영국 정부는 이 문서가 존슨 총리가 취임한 지 9일 만인 지난달 2일 준비됐고 노딜 브렉시트 계획의 기초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달 18일 선데이 타임스가 입수해 보도함으로써 노딜에 대한 우려 여론이 크게 확산하는 계기가 됐는데요

 

노동당은 "존슨 내각이 이런 중대한 경고를 무시하고 대중이 증거를 보지 못하도록 시도한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었다""존슨 총리는 국민들에게 정직하지 못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존슨 총리를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5. 이래저래 사면초가에 몰린 존슨 총리인데 사퇴 압박도 본격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라고요?

 

대법원의 판결 직후 그동안 존슨 총리와 각을 세워왔던 야당 측 의원들은 직접적이고 공식적으로 퇴진 요구를 하기 시작했는데요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브라이튼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존슨 총리가 자신의 자리를 고려해보길 바란다""총리가 의회를 폐쇄하는 잘못된 행동을 했고,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경멸과 권력 남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인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영상 성명을 통해 "보리스 존슨은 물러나야 한다, 그는 위법행위를 했다고 대법원이 결정했다"고 밝혔는데요

 

의회 제4당인 자유민주당의 조 스윈슨 대표도 존슨 총리가 "총리로서 적합하지 않다"며 그의 사임을 촉구했습니다.

 

심지어 보수당 정부 일각에서도 소수이긴 하지만 퇴진론이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존슨 총리는 그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오로지 노딜 브렉시트를 관철시키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 일단은 제동이 걸린 상황이기 때문에 노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하원이 법적 제동 장치들을 아무리 꼼꼼하게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완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 연기를 막기 위해 일종의 사보타주’(의도적인 파괴 또는 태업)를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유럽연합(탈퇴)법에 따라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하되, 사실은 이를 원하지 않고 브렉시트를 연기할 이유도 없다는 식의 속내를 밝힘으로써 오히려 EU가 영국 요청을 거부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는 건데요

 

게다가 프랑스의 경우 더 이상 브렉시트를 연기해 줄 뜻이 없음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에 존슨 총리의 전략이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브렉시트 연기가 EU 27개 회원국 만장일치를 필요로하는 사안인 점을 이용해 개별 회원국을 공략하는 방법이 동원될 수도 있음을 지적했고요

 

한편에서는 존슨 총리가 아예 법 자체를 위반하는 불복종을 통해 노딜 브렉시트를 강행할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전망도 있습니다.

 

 

7. 존슨 총리가 그토록 원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들이 펼쳐지게 되는 건가요?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존슨 총리의 선언대로 1031일 오후 11시 노딜 브렉시트가 발동되는데요

 

하룻밤 사이에 영국은 EU의 단일 시장과 단일 세관, 즉 회원국 간 통상 교역의 편의를 위해 통관 절차와 수입 상품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 주는 합의에서 제외됩니다.

 

당연히 유럽재판소와 유럽공동 경찰기구인 유로폴 등 EU의 공공기관에서도 자동 탈퇴되는데요

 

공공 및 사업 분야에서 준비상태 부족으로 혼란을 빚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국해협을 통한 물류 이동에 가장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영국에서 프랑스로 건너가는 트럭들은 프랑스 통관 절차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아 통관이 2.5일까지 지연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물동량이 최대 60%까지 줄어들 수 있고 이런 상황은 3개월까지도 지속될 수 있습니다.

 

물류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건 신선식품의 수급 차질로 비용 상승을 불러오고 연료 부족 사태도 불러올 수 있으며 당장 시급한 의약품 공급이 지연되는 등 연쇄적으로 심각한 문제들을 발생시키게 되는데요

 

영국인들이 광범위하고 일상적인 모든 부분에서 이처럼 엄청난 위험에 노출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노딜 브렉시트라도 강행하겠다는 존슨 총리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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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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