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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美민주 트럼프 탄핵절차 돌입 & 파푸아 사태 원인, 원숭이라 불러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9-26 09:03  | 조회 : 689 

 

[앵커멘트]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의 핫키워드.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0.

오늘 아침 속보로 전해진 내용입니다만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죠?

 

 

1. 인도네시아령인 파푸아에서 지난달부터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관련 내용 좀 전해주시죠.

 

파푸아뉴기니라는 이름은 자주 들어보셨을 텐데요

뉴기니라는 섬의 동쪽에 있는 독립된 나라가 파푸아뉴기니고, 반으로 나뉜 서쪽이 인도네시아령인 파푸아, 오늘 말씀드릴 내용과 관련된 지역입니다.

 

지난달 17일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한 날을 기념하는 독립기념일에 동부자바의 주도인 수라바야에서 경찰이 인도네시아 국기 훼손혐의로 파푸아 출신 대학생 43명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시작되는데요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군 장교와 민족주의 성향의 민병대가 파푸아인들을 향해 원숭이’, ‘돼지’, ‘라고 조롱했고 이 영상이 퍼지면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게 된 겁니다.

 

그동안 쌓여있던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면서 다음날부터 500만 명이 살고 있는 파푸아주의 여러 도시에서 격한 시위가 일어났는데요

 

초기 시위로 5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지 인권운동가들은 사망한 시위대 수가 더 많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1. 인도네시아 정부가 강경 진압을 하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건가요?

 

그렇습니다. 시위대 진압을 위해 경찰이 아닌 군이 곧바로 투입돼 파푸아인들을 향해 발포를 한 건데요

 

당시 파푸아 여러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관공서를 불태우는 등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터넷을 차단하고, ·경 수천 명을 보내 소요사태 진정에 나섰습니다.

 

지난 2일에는 파푸아 지역 전체에 폭력 집회 및 '분리 독립' 연설 금지령을 발동했는데요

 

정부와 경찰 당국은 "파푸아의 시위는 계획된 것"이라며 이번 시위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됐을 가능성도 수사하는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2. 그러면 현재 시위 상황은 어떤가요?

 

지난 5일 정부 당국은 파푸아의 치안 상황이 다시 정상화됐다며 인터넷 접속을 복구했고, 10일에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파푸아 지도자 61명을 대통령궁으로 초청해 여러 요구사항을 들어주겠다며 달래기에 나섰는데요

 

문제는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군의 총격에 의해 시민들이 숨지고 무차별 체포를 당하는 인권유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23일 파푸아의 2개 도시에서 발생한 소요사태로 최소 30명이 숨지고 70여 명이 다쳤는데요

 

전날에도 파푸아주 와메나에서 23명이 사망하고 77명이 다쳤으며 약 700명의 시위대가 군·경에 체포됐습니다.

 

파푸아주 중앙에 위치한 와메나에서는 지난주 한 고등학교 교사가 현지인 학생을 원숭이라고 불렀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격한 시위가 벌어진 건데요

 

와메나 시내의 상점과 주택, 관공서가 불탔고 항공기 운항도 중단된 상태로, 시위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경찰은 원숭이 발언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했지만 사실이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했고요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2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위는 가짜뉴스에 의해 선동된 것이라고 설득에 나섰지만 정부와 경찰 당국을 향한 파푸아인들의 불신이 깊은 상탭니다.

 

 

3. 그런데 파푸아주에서 이렇게까지 격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이유는 뭔가요?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파푸아인들은 문화적, 언어적으로 이질적인 인도네시아로부터 분리 독립하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인도네시아라는 나라는 수백 개의 언어와 문화를 가진 종족들을 한데 묶어 만든 근대국가라고 할 수 있는데요

 

17세기 초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가 지배를 시작하면서 현재의 지역으로 통합됐기 때문에 당연히 독립할 때 갈라졌어야 했지만 당시 인도네시아 독립 세력이 강제 병합을 하면서 현재까지 분리주의 운동이 벌어지게 된 겁니다.

 

파푸아인들은 인종적으로 태평양의 멜라네시아계 특성이 강해 자바, 수마트라, 술라웨시 및 보르네오 등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방 주민들로부터 차별적이며 모욕적인 언사를 들어왔다고 하고요

 

독립 직후부터 인도네시아는 30년 동안 군부 독재 정권 시기를 거치게 되는데 강력한 경제 정책을 실시하고 분리 독립 세력을 억누르는 과정에서 많게는 1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학살하고 인권을 유린했습니다.

 

또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 수많은 혜택을 주면서 의도적으로 파푸아로의 이주를 장려해 왔는데요

 

그 과정에서 점점 늘어나는 이주민들이 경제 권력을 장악했고 파푸아인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4. 인도네시아에서 무력으로 강제 병합한 것이라면 당연히 국제 사회에서 어떤 조치를 취했어야 하지 않나요? 왜 그냥 내버려둔 건가요?

 

공식적으로는 파푸아인들이 주민투표라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인도네시아 병합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2차 세계대전 뒤 네덜란드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서파푸아 지역의 주민들은 친인도네시아계와 친독립계로 나뉘어 분쟁상태에 돌입하게 되는데요

 

그러자 유엔은 뉴욕법(New York Act)이라는 결의안을 통해 파푸아를 유엔임시행정기구(UNTEA) 아래 두고 196982일 국민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국민투표 결과 파푸아 주민 다수가 인도네시아로의 병합에 찬성했고, 유엔은 19691119일 결의안 2504를 통해 서파푸아 지역을 인도네시아의 합법적인 영토로 인정하게 됩니다.

 

여기까지 보면 상당히 민주적인 절차를 거친 것 같지만 실상은 전함과 전투기를 동원한 인도네시아 정부군의 협박 속에 선거가 치러졌다는 건데요

 

따라서 지금까지도 파푸아인들은 이 당시의 선거 결과를 결코 인정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5. 투표의 정당성 문제와는 별개로 어쨌든 현재 파푸아인들도 법적으로는 인도네시아 국민인데 엄청난 차별과 학대를 계속 당하고 있다는 게 현실이라는 말씀이죠?

 

맞습니다. , 구리, 우라늄, 니켈, 석유, 천연가스, 인도네시아 삼림 면적 중 4분의 1을 차지하는 원목 등 막대한 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주민들은 극단적인 빈곤에 시달리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건데요

 

게다가 정부군과 경찰은 현지 주민들을 보복대상쯤으로 여기면서 불법 체포, 고문, 살해 같은 만행을 수십 년째 저질러오고 있습니다.

 

빈곤 수준은 인도네시아 평균의 2배에 달하고 영유아 사망률은 지역에 따라 2~6배 정도로 높다고 하는데요

 

인도네시아 다른 지역들에 비해 감염률이 40배 수준으로 높은 에이즈 바이러스(HIV)의 경우 성매매 종사자들의 주요 고객인 군인들이 이들의 건강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있어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재정 마련을 해야 하는 인도네시아군은 성매매, 도박, 무기·주류 밀매, 불법 벌채, 각종 개발사업 이권에 대한 유착, 갈취 등 온갖 활동에 관여하며 파푸아인들 착취에 앞장서고 있는데요

 

국제 인권 단체들은 파푸아인들에 대한 인종 말살이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합니다.

 

 

5. 말씀을 들어보면 오랜 동안 정말 심각한 상황이었다는 건데 왜 국제 사회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건가요?

 

사실 그 부분이 오늘 이 시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인도네시아 정부는 걸핏하면 파푸아에 대한 외국인들의 여행 금지령을 내리면서 외부와 철저히 차단하는 정책과 더불어 내부 분열 획책을 통해 독립 의지를 약화시키는 정책을 써왔습니다.

 

인도네시아인들은 나라를 분리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인도네시아의 정부, 영토, 국가 개념 전부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할 정도로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데요

 

국제 사회를 향해 파푸아 독립을 지원하는 국가와는 외교를 단절할 수도 있다며 공식적으로 경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막대한 천연자원을 지닌 파푸아 개발 사업의 이권을 노린 전세계의 다국적 기업들이 파푸아의 인권유린 상황에 철저하게 눈을 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정 부분 동조하고 있기도 한데요

 

그 결과 파푸아의 자원으로부터 나오는 엄청난 액수의 돈은 다국적기업과 인도네시아 군부, 그리고 부패한 공무원들이 나눠 갖는 형국입니다.

 

결국 파푸아인들의 비극이 시작된 원인은 경제적 이권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개발 과정에서 파푸아인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환경 오염과 훼손 역시 재앙수준이어서 많은 우려를 낳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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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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