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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스페인 총선 4년새 4번째, 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9-20 11:27  | 조회 : 799 

 

[앵커멘트]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의 핫키워드.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1. 지난 4월말 이 시간에 스페인 조기 총선 결과를 전해드렸는데 또다시 조기 총선이 치러진다는 얘기가 나오던데 어떤 내용인가요?

 

저희가 이 시간에 스페인 관련 주제를 두 번째 다루게 되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조기 총선 얘깁니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428일 치러진 스페인의 조기 총선에서 하원 350석 중 중도좌파인 사회노동당이 123석을 얻어 제 1당이 됐는데요

 

문제는 과반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했고 5개월째인 현재까지 제대로 된 연정 구성을 하지 못해 또 다시 조기 총선 얘기가 나오게 된 겁니다.

 

스페인 의회법에 따르면 제1당의 대표가 임시 총리직을 맡은 상태에서 내각을 꾸리고 의회에 신임을 묻는 투표를 해야 하는데요

 

첫 번째 투표 시도 이후 2달 이내에 내각을 구성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지난 723일에 첫 번째 내각 신임을 의회에 물었지만 불신임 결과가 나왔고 이틀 후 또 다시 신임 투표를 진행했지만 불신임 결정이 났는데요

 

어쨌든 의회법에 따라 첫 번째 신임 투표가 있었던 723일의 두 달 후 즉, 923일 내에 의회의 신임을 받아야 하고 실패할 경우 스페인은 오는 1110일 또 총선을 치르게 돼, 4년 새 4번째 총선이라는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1-1. 4년 새 4번의 총선을 치르게 된 이유는 뭔가요?

 

스페인은 입헌군주제 국가로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데요

 

4년 임기의 총 350석으로 구성된 하원은 주민들이 정당에 투표해서 3% 이상의 득표율을 얻은 정당들이 의석수를 나눠 갖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선출됩니다.

 

지난 201512월 총선에서 중도우파인 국민당이 제1당을 차지했지만 과반에 미치지 못하고 각 정당의 의석수가 비슷해 정부 구성에 실패하는 바람에 해산되고 20166월 다시 총선을 치르게 됐는데요

 

또 다시 국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제1당이 되지만 연립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스페인에서는 무정부 상태가 10개월 동안 지속됐습니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201610월 국민당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대행이 이끄는 보수 정부가 출범했는데요

 

하지만 라호이 총리가 20186월 자신의 정당인 국민당과 관련한 부패 스캔들로 실각하면서 당시 제 2당이었던 사회노동당의 산체스가 총리에 오르지만 84석이라는 현실적 한계 때문에 의회 해산을 선언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된 겁니다.

 

 

2. 혼란도 혼란이지만 선거 비용도 만만치 않을 텐데 923일까지 아직 며칠 남았는데 그 사이에 연정이 제대로 구성될 가능성은 전혀 없는 건가요?

 

현재 상태로는 전혀 없습니다.

 

42석을 가진 연정 파트너인 급진좌파정당 포데모스가 연정 참여의 전제 조건으로 내건 요구 사항을 사회노동당이 받아들일 의사가 없고요

 

사회노동당이 지난 총선 당시보다 지지율이 훨씬 많이 오른 상태여서 차라리 총선을 다시 치르는 게 낫다는 계산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노동당은 지난 총선 이후 포데모스와 연정을 구성하기 위해 협상을 벌여왔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는데요

 

두 정당 간의 이념의 문제라기보다는 포데모스가 사회노동당에 내각의 주요 각료 자리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과 최저임금 추가인상, 교육예산 확대 등 포데모스가 내건 정책에 대한 이견 때문입니다.

 

 

3.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사회노동당과 포데모스당의 입장은 각각 어떤 건가요?

 

산체스 총리는 경제 위기 타개 및 카탈루냐 지방 독립 문제 등 국정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이견 없이 통합되고, 강력한" 정부가 필요하기 때문에 좌파 성향이 너무 강한 포데모스와 일반적인 의미의 연정을 구성할 수는 없다며 포데모스의 각료직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는데요

 

그러면서 포데모스에게 장관이 아닌 그 아래 직급에 만족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포데모스 측은 "사회당이 마치 과반의 제1당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면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는데요

 

그러자 사회노동당은 복수의 정파가 함께 내각을 운영하는 연립정부 방식이 아닌, 포데모스를 상대로 향후 4년간 사회노동당의 국정 운영에 큰 틀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으로, 일종의 협정을 체결하는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물론 주택 임대료 인하, 배기가스 청정 구역 설정, 무료 유치원 확대를 비롯한 복지지출 대폭 확대 등 370개의 진보적 조치들도 함께 내놓으며 포데모스의 정책을 포용하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하지만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포데모스 당 대표는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책을 펴기 위해서는 연립정부 구성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면서 "우리는 여전히 연정 구성을 희망한다"며 사회노동당의 제안을 일축했습니다.

 

 

4. 결국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현재 사회노동당의 조기 총선에 대한 공식 입장은 뭔가요?

 

현지시각으로 17일 산체스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11월 새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는 새 정부 구성을 위해 다른 정당으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정치적 교착상태에 대한 책임을 다른 정당들의 탓으로 돌렸는데요

 

그러면서 스페인 국민들을 향해 "사회 안정을 위해 다시 투표를 할 땐 더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자신이 이끄는 사회노동당에 더 많은 표를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사실 사회노동당은 첫 번째 협상 파트너로 포데모스를 지목했지만 57석을 차지한 신생 중도우파 정당인 시민당과의 협상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요

 

같은 중도 성향의 정당으로 2016년에는 산체스 총리를 공식 지지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현지시각으로 16일 시민당의 알베르트 리베라 대표가 세 가지 조건을 내걸며 "조건이 충족된다면 산체스 내각의 신임을 지지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2011년 총선 이후 좀처럼 과반을 차지하는 정당이 나오지 못하는 상태에서 사회노동당이 가장 최근 여론 조사에서 41.3%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에 힘입어 산체스 총리는 통일되고 강력한 정부를 위한 조기 총선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5. 11월에 새롭게 총선을 치른다면 사회노동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2011년 마리아노 라호이가 이끈 국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때의 지지율이 44.6%였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사회노동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섣불리 과반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데요

 

특히 지난 4월 총선에서 극우정당인 복스가 1975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24석을 얻어 의회 진출에 성공하면서 정국이 더 복잡해졌기 때문입니다.

 

중도좌파와 중도우파의 양대 진영으로 나뉘던 정치 지형이 극우와 극좌 등으로 분열돼 전통 정당들의 표가 깎이면서 연정 구성의 방정식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정권 유지도 불안해지고 있음을 스페인의 정치 지형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영국 소재 컨설팅 업체 테네오의 분석가인 안토니오 바로소는 "새로운 선거는 또 다른 분열된 의회를 가져오는 데 그칠 것"이라며 "올해 말 이전엔 정부가 수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6. 그런데 여전히 스페인 정계에서는 카탈루냐 지역의 독립 문제가 핫이슈라고 할 수 있죠?

 

맞습니다. 지난 총선에서도 각 정당들은 경제 관련 논의보다 카탈루냐의 독립과 같은 감정과 정체성의 문제를 놓고 가장 격렬하게 대립했는데요

 

카탈루냐 독립 추진에 강경한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스페인 민족주의에 호소한 복스당이 급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카탈루냐 지역의 분리 독립 요구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난 11일에도 국경일인 '라 디아다(La Diada)'를 맞아 카탈루냐의 중심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 60만 명이 모여 가두 행진을 벌였습니다.

 

라 디아다는 1714년 스페인 국왕 펠리페 5세에 의해 바르셀로나가 함락됐을 때 스페인을 상대로 격렬히 저항했던 카탈루냐인들을 기리는 날인데요

 

최근 독립을 원하는 정당 간의 분열과 대립으로 인해 참가 인원이 지난해의 100만 명에 비해 40만명 가량이 줄어들었습니다.

 

실제로 최근 카탈루냐 자치정부 측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독립에 찬성한다는 여론이 44%, 반대 48.3%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지난 201710월 카탈루냐 독립 국민투표 결과가 찬성 92% 반대 8%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확실히 독립의 동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7. 그런데 카탈루냐에서는 독립 얘기가 나오지만 카탈루냐 지역을 제외한 스페인 대다수 지역의 국민들은 절대 독립을 시켜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데 그 이유는 뭔가요?

 

1714년까지 카탈루냐는 독립된 지역으로, 고유의 언어와 전통, 문화, 깃발 등을 지니고 있었는데요

 

따라서 스페인이 무력으로 강제 병합했기 때문에 독립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하지만 스페인에서는 카탈루냐 말고도 프랑스와 접해 있는 바스크주에서도 독립 요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카탈루냐의 독립 요구에 강경 대응을 할 수밖에 없고요

 

또 카탈루냐 지역이 스페인 전체 GDP20%를 차지하는 튼튼한 산업 자산을 가지고 있고 서유럽 관문으로서의 입지, 피레네 산맥과 지중해를 동시에 가진 관광 명소란 점도 스페인이 카탈루냐를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현실적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4년 이후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시민들은 본격적으로 독립을 위한 작업에 착수해왔는데요

 

2017년에는 독립 찬반 시민투표를 실시한 후 독립 선언과 동시에 카탈루냐공화국 탄생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스페인 중앙정부는 즉각 진압에 나서 이 지역의 자치권을 빼앗고 이듬해 6월 지방선거까지 직접통치를 실시했는데요

 

하지만 지방선거 결과 다시 분리독립 세력이 카탈루냐 주정부를 장악해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는 상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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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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