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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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아랍의 봄 '튀니지' 대선 1차 투표 결과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9-17 11:09  | 조회 : 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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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코너명 : 문희정의 핫키워드

방송일시 : 2019417() 오전 1010분 경

-문희정 / 국제정치평론가

참고/ 010 25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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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의 핫키워드.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1. 아랍 국가의 민주화를 촉발시킨 나라라고 할 수 있는 튀니지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고요?

 

그렇습니다. 2011114아랍의 봄의 방아쇠를 당긴 튀니지 혁명이 시작된 후 2014년 첫 번째 대통령 선거에 이어 지난 15일 두 번째 선거가 치러졌는데요

 

원래는 오는 1117일이 대통령 선거일이지만 지난 725일 베지 카이드 에셉시 당시 대통령이 건강 악화로 별세하면서 일정이 두 달 가량 앞당겨진 겁니다.

 

700여 만 명이 자발적으로 유권자 등록을 마쳤고 투표소에는 경찰과 군인 10만 명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공정한 선거 감시를 위해 유럽연합과 미국 등에서 6000명의 참관단을 파견하기도 했습니다.

 

튀니지는 대통령이 국방, 외교 정책, 국가 안보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국회에서 선출되는 총리가 내치를 맡는 이원집정부제로 운영되는데요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참고로 첫 민선 대통령이었던 에셉시 대통령은 지난 5년 간의 통치 기간 동안 국가의 안정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1-1. 이번 선거의 결과는 나왔나요?

 

이번 대선의 정확한 결과는 이르면 현지시각으로 17일에 나올 예정이고요

 

여론조사기관 시그마 콩세이’(Sigma Conseil)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는 무소속의 보수 성향 헌법학 교수 카이스 사이에드 후보(19.5%)와 언론계 거물 나빌 카루이 후보(15.5%)가 각각 1,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이에드 후보는 정치적 배경은 없지만 솔직한 성격과 반()체제 이미지, 헌법 전공 등의 경력에 힘입어 젊은 층 사이에서 지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많았고요

 

지난달 23일 돈세탁, 탈세 등의 혐의로 체포돼 수감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른 카루이 후보는 자신이 소유한 방송국을 자선 모금 활동에 활용하는 등 가난한 사람들을 대변하는 후보로서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만약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어느 후보도 과반 득표를 얻지 못함에 따라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1013일 결선 투표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2. 이번 선거의 1, 2위 모두 기성정치인들이 아닌데 이런 결과가 나온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무려 26명의 후보가 나선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8년 동안 튀니지를 이끈 타하야 투네스당과 엔나흐다 등 기성 정치권은 참패에 가까운 결과를 받아들었는데요

 

영국 일간지인 가디언은 2011년 튀니지 혁명 이후 지난 8년 간 주류 정치세력이 주도해온 국가 발전에 대한 튀니지 국민들의 환멸감이 드러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온건 성향 이슬람 정당인 엔나흐다의 압델파타 무루 현 국회의장 권한대행이 11%를 기록하며 3위에 그쳤고 세속주의 정당 타하야 투네스당은 유세프 샤히드 현 총리를 내세웠지만 7.5%의 득표율로 5위를 기록했는데요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2016년 이후 실업률 15%, 생활 물가 30% 인상,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부정부패로 인해 정치 엘리트들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1464%를 기록했던 대선 투표율이 45%로 떨어지는 등 정치에 대한 혐오나 외면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는데요

 

올해 초에는 프랑스의 '노란조끼' 시위를 모방한 정부 부패, 높은 실업률과 물가 등에 반발하는 '빨간 조끼'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2-1. 이처럼 현재 집권을 하고 있는 기성 정치세력에 대한 민심 배반이 일어난 이유는 뭔가요?

 

아랍국가들 중에서는 가장 민주화된 국가이고 비교적 아랍의 봄 혁명이 성공한 나라로 인정받고 있지만 여전히 내부는 안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몇 몇 장관들이 아랍에미리트의 정보기관이나 무슬림 형제단과 같은 외부 세력과 쿠데타를 모의하다 발각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카이드 에셉시 대통령과 유세프 샤히드 총리와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11월에 총리가 대통령을 배제한 채 내각 개편을 단행했고 의회의 신임권까지 얻으면서 대통령의 권한을 무력화시키는 일이 발생한 겁니다.

 

이런 가운데 의회가 과거 부패에 연루된 공무원들과 기업인들에게 면제권을 주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는데요

 

일련의 사태들을 지켜본 튀니지 국민들은 정작 경제 상황 악화나 민생 문제는 제쳐두고 자신들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의회를 비롯한 주류 정치세력에 대한 분노가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2-2. 튀니지라는 나라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도 필요할 것 같은데 북아프리카에 있는 나라죠?

 

. 저희가 이 시간에도 전해드린 적이 있는 알제리와 리비아 사이에 끼어 있고 지중해에 접해 있는 나란데요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슬람을 믿고 아랍어를 사용하는 아랍국가이지만 상당히 세속주의적이고 종교의 권위도 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슬람에서 종교적으로 금기시하는 술과 돼지고기를 파는 개방된 국가이기도 한데요

 

또 역사적으로 로마 제국 때부터 유럽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혼혈이 많을 수밖에 없어서 외모가 남유럽 사람들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1878년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고 1956년에 독립하게 되는데요

 

같은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에 비해서는 프랑스의 문화가 뿌리깊이 자리잡지 못해 비교적 튀니지 고유의 문화를 많이 유지하고 있는 편입니다.

 

 

3. 튀니지에서 아랍의 봄이 시작됐다고 하셨는데 2011년 튀니지 혁명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201012월 직업을 구하지 못해 과일 노점상을 하던 청년이 당국의 단속에 물건들을 빼앗기게 되고 이에 항의하자 구타를 당했고 끝내 분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이듬해 1월 이 청년이 병원에서 숨지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 튀니지 혁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튀니지는 1987년 쿠데타를 통해 30년 간 장기독재 중이던 하비브 부르기바 대통령을 축출하고 대통령에 오른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 리가 23년째 철권 통치를 하던 상황이었는데요

 

무능한 경제 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엄청난 실업률, 빈곤으로 국민들이 고통을 받는데도 벤 알리 대통령 일가는 서방국가의 원조를 사적으로 취해 온갖 사치와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청년들의 실업률에 대한 불만이 단초가 된 시위는 점차 벤 알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발전했는데요

 

이에 벤 알리 대통령이 시위대에 대한 발포 명령을 내림으로써 군부의 지지도 잃게 됐고 결국 사우디아라비아로 도망을 치게 됩니다.

 

 

3-1. 혁명이 성공한 후 첫 번째 대통령 선거가 있기까지 튀니지도 우여곡절이 많았다면서요?

 

사실 혁명이 성공하면 우선은 성공에 도취돼 모든 것이 좋은 쪽으로 달라질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저희가 이 시간에 전해드리는 수많은 나라들 역시 그런 경우가 많았고 혁명 이후 안정적인 체제를 구축하기까지 결코 쉽지 않음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이집트는 첫 민선 대통령이었던 무함마드 무르시가 사실상의 군사 쿠데타로 축출당하면서 다시 독재 정권으로 회귀했고 바레인에서는 수니파 왕정의 권력 독점에 항의하는 시아파 국민들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리비아와 시리아도 독재 정권을 무너뜨렸지만 여러 반군 세력과 영향력이 미미한 정부 등이 테러와 전쟁을 지속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튀니지 역시 새롭게 헌법을 제정하고 제헌의회를 구성하기까지 혁명 이후 10개월의 진통을 겪었는데요

 

첫 민선 대통령 선거 역시 혁명이 성공하고서도 3년이 지난 2014년에서야 1956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자유 경선을 치뤘습니다.

 

 

4. 당시 튀니지의 영향으로 많은 아랍 국가들에서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지만 결국 실패하거나 여전히 혼란스러운 경우가 대부분인데 유독 튀니지만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맞습니다. 대다수의 아랍국가들은 기존 독재 정권이 무너졌지만 다른 독재 정권이 들어선다거나 여러 세력들의 권력 다툼으로 내전이 발발하는 등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아랍의 봄 혁명은 실패했는데요

 

튀니지는 이슬람국가이면서도 상당히 세속적이고 민주적인 국가 체제를 유지하는 거의 유일한 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랍권에서는 최초로 20177월 여성들에게도 동등한 수준의 상속권을 보장하고 가정 폭력의 피해자들을 보호하는 등 여성들의 권리 증진법을 제정하기도 했고요

 

여성 의원의 비중이 25%를 넘고 44년 만에 무슬림 여성들이 비무슬림 남성과 합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게 되는 등 여성들의 권리 신장을 위한 목소리와 비판이 상당히 자유롭고 활발하게 나오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물론 여전히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의 테러가 일어나고 있고 청년들의 실업률이 15%에 달하는 등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데요

 

하지만 국민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와 민주화에 대한 열망은 여전히 혁명 당시와 비슷하기 때문에 많은 서방국가들은 튀니지에 희망을 걸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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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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