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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전세계 금융시장 출렁!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가 뭐길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9-10 11:03  | 조회 : 823 

[앵커멘트]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의 핫키워드.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1. 미국 동부 해안에서 발생한 현대글로비스의 운반선 사고,

어제 우리 한국 선원 4명이 실종상태다,라고 이야길 드렸었는데

정말 반가운 소식이 들어와있죠.

 

일단 선체 화재는 모두 진압된 상태로 해안경비대와 구조대는 우선 예인선 2대로 기울어진 선박을 안정화하는 작업부터 진행했는데요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해안경비대는 선박 기관실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던 한국인 선원 4명 전원을 우리 시각으로 오전 7(현지시간 9일 오후 6) 전원 구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는 "구출된 선원 4명의 건강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상황이며 건강상태 체크를 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발표했는데요

 

외교부와 주애틀란타총영사관은 미국 해안경비대 등 관계기관, 우리 유관부처 및 선사 등과 긴밀히 협조해 구조된 선원 및 가족을 지원하고 사고원인 규명 등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한 영사조력을 지속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2. 사고 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은 나온 것이 있나요?

 

미국의 교통 관련 독립 조사기구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조사관 2명을 배정해 사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는데요

 

해상 사고는 통상 1년 정도 지나서 조사결과를 공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공식 조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미 당국 측은 구조 스케줄이나 사고 원인에 대해 굉장히 조심스러운 입장으로, 사고 상황이나 원인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다만 선박 위치를 추적하는 웹사이트 마린트래픽 자료를 보면 골든레이호가 급하게 방향을 꺾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맞은편에서는 일본 미쓰이사의 에메랄드 에이스호가 다가오고 있었고 두 선박 거리가 가까워지자 충돌을 피하려다 사고가 났다는 관측도 나왔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급하게 방향을 바꾸더라도 대형 선박이 쉽게 전도되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에 골든레이호가 출항 당시 복원력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였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3. 선원들이 무사히 구조됐다는 사실이 상당히 반가운데요 이번에는 주제를 바꿔보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인 아람코와 관련된 소식을 전해 주신다고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아람코는 원유의 채굴과 정제, 판매를 주 업무로 하는 세계 최대의 산유회사라고 할 수 있는데요

 

2017년 총 지분의 5%를 국제 주식 시장에 상장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기업공개를 위한 작업에 착수한 상탭니다.

 

기업공개란 개인이나 소수의 주주들에 의하여 설립되었던 회사가 일반 대중이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게 소유지분을 개방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일반 투자자들이 공개 회사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증권 거래소에 상장하는 것을 전제로 진행됩니다.

 

이 아람코의 기업공개를 책임질 주관사로 미국의 투자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과 막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최종 결정은 다음 주중에 이뤄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 일단 아람코라는 이름 자체가 약간 생소한데요 어떤 곳인지 조금 설명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9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주요 산유국들의 채굴과 판매권은 거의 대부분 영국과 미국 회사들이 독점하고 있었는데요

 

그 당시까지만 해도 나라가 안정돼지 못했던 탓에 많은 산유국들은 원유의 중요성을 알지도 못했고 설사 알더라도 채굴할 수 있는 기술력도 없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른 나라 기업들이 싼 값에 원유를 채굴해가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1930년대에 미국계 석유자본에 의해 아라비아 아메리칸 석유 회사(Arabian American Oil Company)’ 일명 아람코가 건립됐는데요

 

이후 1980년대 사우디 정부가 지분 전량을 사들여 국유화하면서 사우디 아람코로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현재 사우디 정부 재정의 87%를 아람코가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법인세, 로열티, 배당 등을 통해 전체 회사 매출의 약 60%가 사우디 정부로 흘러들어가 말 그대로 사우디 왕가의 금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아람코가 상장한다는 게 사우디 국영기업의 주식이 시장으로 풀리게 된다는 얘기인 거죠?

 

그렇습니다. 국제 경제계에서는 그동안 세계 최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을 것으로 짐작만 될 뿐 구체적인 재정 상황을 전혀 알 수 없었던 아람코가 어느 정도 스스로를 공개한다는 사실에 상당히 고무돼 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사우디의 원유 매장량은 2668억 배럴로 베네수엘라(3009억배럴)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브리티시 페트롤륨(BP), 엑손모빌, 로열더치셸, 토털, 쉐브론 등의 민간 산유회사들의 보유량을 모두 합한 양보다도 많기 때문입니다.

 

아람코 기업 가치는 20162조 달러(242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돼 세계 최대급인데요

 

기업공개를 통해 주식 5%를 팔아 1,000억 달러(121조 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탭니다.

 

아람코는 당초 올해 사우디 증권거래소인 타다울에 상장해 500억 달러(605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뒤 내년이나 내후년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최근 이르면 올해 11월에 기업공개를 진행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참고로 아람코는 지난달 12일 올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순이익 469억 달러(572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요

 

실적 발표는 아람코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순이익의 규모 역시 세계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6.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까 전세계 증권거래소들의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면서요?

 

맞습니다. 아람코가 단 5%만 공개하겠다고 해도 그 수치는 2014년 최대 규모를 기록한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250억 달러(298500억 원)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데요

 

지난 4100억 달러 모집을 위한 채권 판매에 1000억 달러 이상의 주문이 몰려 120억 달러를 최종 발행하고 심지어 사우디 국채보다 아람코 채권이 비싸게 팔리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벌어지는 등 전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기도 합니다.

 

영국은 테리사 메이 총리가 직접 나설 정도로 아람코 유치에 공을 들여왔지만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고요

 

홍콩 역시 뉴욕, 런던 증시보다 우선 순위로 꼽혀왔지만 최근 반정부 시위로 인해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뉴욕과 도쿄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데요

 

아람코와 사우디 관리들은 지난해 일본의 대형 이동통신사인 소프트뱅크가 상장한 도쿄 증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 그런데 오랜 시간 폐쇄적으로 운영돼오던 아람코가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끌어모으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한 마디로 돈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현재 실세로 불리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2016비전2030’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원유 의존형 경제에서 탈피하겠다고 선언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자금을 아람코 기업공개를 통해 끌어모으려는 겁니다.

 

오일머니에 대한 의존성을 최대한 줄이고 국제투자자들에게 국내시장을 개방하는 등 다각화를 통해 경제를 현대화할 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사우디의 국가 재정을 떠받치는 것이 오일머니이다 보니 유가의 영향을 너무 크게 받고 최근 몇 년 간 지속된 저유가 상황으로 국가 재정이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에서 사우디의 경제 체질 자체를 바꿀 필요성이 있다고 무함마드 왕세자가 느끼게 된 것이 원인 중 하납니다.

 

하지만 사우디 입장에서 아람코의 내부 상황을 공개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큰 상태여서 여전히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따라서 일부에선 아람코가 재무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거대 자본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주식의 비공개 매각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초대형 에너지기업 '페트로 차이나'가 아람코 지분을 직접 인수할 의향을 내비쳤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8. 사우디는 상당히 폐쇄적인 국가로 알려져 있는데 무함마드 왕세자의 개혁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요?

 

나라 이름부터 사우드 가문의 아랍국가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사우디는 사우드 가문과 이슬람의 원리주의 학파인 와하브파가 함께 손을 잡고 만든 나란데요

 

따라서 사우드 왕가가 종교적인 엄격함을 무기 삼아 국민들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권한이 강했던 종교 경찰의 힘을 약화시키면서 여성들에게 운전을 허용하는 등 이전에 비해 비교적 개혁적인 정책들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종교계와 수천 명에 달하는 왕족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살만 국왕의 묵인 아래 돈 많은 기업가들과 왕족들을 부패혐의로 체포 구금하기도 하고 재산 몰수를 단행하기도 하면서 세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또 지난 3일에는 측근인 야세르 알루마얀 사우디 국부펀드(PIF) 총재를 아람코 회장에 임명하는 등 최측근들을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기도 한데요

 

왕위에 오르기 전 권력을 공고히 해야 하는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 경제개혁 자금 확보를 위해 아람코 기업공개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동투자펀드'PIF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더불어 실리콘밸리의 '큰손'으로 꼽히는 등 전세계를 상대로 한 투자를 통해 막강한 자본의 힘을 발휘하는 중인데요

 

아람코 상장으로 끌어모으게 될 자금 1000억 달러의 상당 부분도 PIF를 통해 다른 기업들에 투자하고 이를 통한 수익으로 사우디 재정을 어느 정도 확보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9. 그런데 아람코가 우리나라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요?

 

맞습니다. 우리 나라는 원유를 사와서 정제한 후 다시 수출하는 정유 산업이 특화된 나란데요

 

2018년 기준 한국의 정유 분야는 세계 6번째로 큰 규모이고 총 수출품 중 석유제품이 전체 4번째,금액으로는 약 400억 달러에 달할 정돕니다.

 

국내 정유 4(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가운데 아람코는 에스오일의 지분 6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올 4월에는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17%를 사들여 2대주주가 됐는데요

 

당연히 아람코가 관여하는 기업들은 대부분의 원유를 사우디로부터 들여오고 경영과 시장 가격 형성에 대한 영향력 역시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아람코 코리아라고 해서 아람코의 한국지부가 국내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벌이고 있는데요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아람코의 기업 활동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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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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