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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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니즘] "수의 입고 관 속으로 들어가 보니" 너무 무서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9-05 20:25  | 조회 : 1779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9월 5일 (목요일)
■ 대담 : 김성현 YTN 플러스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해보니즘] "수의 입고 관 속으로 들어가 보니" 너무 무서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해보니즘 "백문이 불여일행">. 오늘 네 번째 시간인 것 같습니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 평소 우리가 궁금하고 호기심을 가졌을 법한 일, 하지만 내가 직접 해보긴 어려운 일을 기자가 직접 체험해보고 이 자리에서 후기를 나누는 시간, YTN라디오와 YTN플러스가 만나서 진행하는 콜라보 프로젝트입니다. 오늘은 YTN 플러스의 김성현 기자 나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 김성현 YTN 플러스 기자(이하 김성현)> 네, 안녕하세요. 김성현입니다.

◇ 이동형> 네 번째 시간, 오늘은 어떤 주제입니까? 앞에서 다른 기자들이 잘하고 갔거든요. 호평을 받았습니다.

◆ 김성현> 들었습니다. 너무 다들 잘하셔서 긴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오늘 준비한 주제는 죽음을 먼저 생각하고, 고민해볼 수 있는 임종체험 취재 후기를 들려드리고자 하는데요. 임종체험에 대해서 준비했습니다.

◇ 이동형> 임종체험, 이거 기획을 왜 한 겁니까?

◆ 김성현> 임종체험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사실 잘사는 것만큼 잘 죽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에 조금이라고 후회가 적은 삶을 사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데요. 세상에 태어나서 죽지 않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런데 죽음에 대해서는 사실 이야기할 기회도 적고, 시간도 적고 해서 임종체험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죽음에 대해서 경험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취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 이동형> 이거 기획하고, 취재했다는 이유는 다른 어느 곳에서 이런 게 있었나 보죠?

◆ 김성현> 기존에 예능 같은 곳에서 연예인 분들이 체험하는 게 TV를 통해서 나가기도 했고요. 보도를 통해서도 몇 군데 나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이동형> 어디서, 어떻게 하는 겁니까? 

◆ 김성현> 제가 특정 업체의 이름을 방송 중에 말씀드리는 게 어렵기 때문에 청취자 분들께서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인터넷에 임종체험이라고 검색을 하시면 체험할 수 있는 곳이 굉장히 여러 곳이 나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각종 예능 등에서 연예인 분들이 체험을 하고 소개를 했기 때문에 조금만 검색하시면 쉽게 찾아보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참고로 제가 체험했던 곳 같은 경우는 전액 다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 이동형> 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 김성현> 전체적인 과정은 두 시간 정도 진행된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우선 도착해서 영정사진을 촬영한 다음에 죽음에 관련된 강의 같은 것을 듣고, 짧은 다큐멘터리도 시청하고요. 그리고 입관 체험을 하러 이동합니다. 입관 체험을 하는 곳에서 짧은 명상을 하고, 그곳에서 유언장을 작성하는데요. 유언장을 모두 작성하고 나면 몇 분이 돌아가면서 유언장을 낭독하고 준비된 수의를 입습니다. 수의를 입고 관에 들어가서 관 뚜껑이 실제로 닫히고요. 10분 정도 입관 체험을 하고 나면 전체적인 임종체험이 되겠습니다.

◇ 이동형> 김 기자도 유언장을 작성했습니까?

◆ 김성현> 네, 유언장을 작성해서 오늘 실제로 들고 나왔는데요. 

◇ 이동형> 그런데 조금 내용을 살펴보면 후회 없는 삶을 위해서 치열하게 달려왔는데, 오히려 더 후회만 남은 것 같다. 삶이 힘들고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떠나려고 하니 왜 그때 그런 생각을 했나 싶었다. 이런 내용인데, 나는 이제 간다.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사랑했던 이에게 더 표현하지 못하고 죄 지은 이에게 미안하다고 얘기하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 사랑하고, 미안하고, 고마웠다고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 그런데 이거 유언장 작성하면서 엄청 눈물을 흘리셨다고요?

◆ 김성현> 유언장을 작성하면서 저뿐만 아니라 거기에 계신 분들이 다 눈물을 흘리셨는데요. 유언장 적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눈물이 쏟아져 내리더라고요. 그리고 연세가 있으신 분들 같은 경우에는 유언 내용이 실제로 재산 분할 같은 것을 부탁하거나 가족이 행복하고, 화목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의 화장이나 수목장을 부탁하는 그런 현실적인 내용이어서 조금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많이 우는 경우를 봤습니다.

◇ 이동형> 김 기자의 장례 방법은 화장, 매장, 가족 결정 중에 가족 결정을 택했네요?

◆ 김성현> 네, 저는 가족들이 저의 마지막을 결정해주셨으면 합니다.

◇ 이동형> 유서 마지막은 이제 정말 안녕.

◆ 김성현> 이제 정말 안녕. 네.

◇ 이동형> 유언장을 작성하면서 과거의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겠네요?

◆ 김성현> 지난 삶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남은 삶이 하루든, 10년이든, 남은 기간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조금이라도 더 가치 있게 살 수 있는 그런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 이동형> 사랑하고,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는데, 누가 제일 떠오르던가요?

◆ 김성현> 아무래도 가족들이 제일 많이 그렇고, 친구들도 떠올랐고요. 굉장히 오랜 시간 함께했던 친구들도 떠올랐고. 사실 가족이 많이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 이동형> 이번에 임종체험을 하고 나서 가족의 중요성을 더 느꼈겠네요?

◆ 김성현> 네, 가족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습니다.

◇ 이동형> 가족에게 잘해줘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 김성현> 효도도 하고, 더 나은 자녀가 되어야겠다, 이런 생각.

◇ 이동형> 그런데 우리 군대 갈 때 다 그런 생각하거든요? 가족한테 잘해야겠다. 그런데 제대하면 바로 잊어버리더라고요. 

◆ 김성현> 그런데 그런 분들이 실제로 말씀하신 것처럼 계셨어요. 어차피 죽을 건데 이것을 왜 하느냐.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스스로 삶을 되돌아보면서 가치 있게 살 수 있는 다짐을 스스로 할 수 있는 계기로 삼는 그런 체험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동형> 어차피 죽을 거, 이런 말씀을 해주셨는데, 수의를 입는다거나 관에 들어간다거나 그거는 정말 내가 죽고 난 뒤에 하는 거잖아요? 내가 전혀 모르는 일인데, 미리 체험하는 의미가 있을까요?

◆ 김성현> 그런데 수의 같은 경우에도, 작가님이 혹시 수의를 입어 보셨나요?

◇ 이동형> 왜 입어 봅니까. (웃음)

◆ 김성현> 그렇죠. 입을 일이 없죠. 당연한 얘기지만, 저도 수의를 처음 입어봤는데요.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더라고요. 주머니 없는 수의를 입으니까 저희가 흔히 공수래공수거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게 진짜 피부로 와 닿은 경험을 해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 의지랑 무관하게 그 어떤 것도 가지고 갈 수 없는 게 이 삶의 마지막이구나, 하면서 조금 삶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그런 계기가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관에 들어갔을 때는 어떤 느낌이었습니까?

◆ 김성현> 관에 들어갔을 때 진짜 눈물만 이렇게 많이 흐르는데요. 정말로요. 입관하고 나서 죽음이 진짜 무섭고, 두렵고, 슬픈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멈추질 않더라고요. 눈물이 멈추지 않으면서 너무 무서운데, 그 10분이 10분처럼 느껴지지 않고, 굉장히 길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렇게 있으면서 누구나 죽는 거고, 나도 결국에는 죽는구나, 받아들여야지, 받아들여야지, 이런 생각을 하니까 조금씩 평온함이 찾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마음속에 흔히 이야기하는 겨자씨만큼 작았던 평화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커지면서 마음속에 안정이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이동형> 관에 들어가면 뚜껑도 닫는다고 하던데, 빛은 하나도 안 들어오겠네요?

◆ 김성현> 네, 빛도 안 들어오고, 제가 지금 안경을 쓰고 있는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안경도 의미가 없고, 눈을 뜨고 있어도 너무 어둡고, 깜깜하기 때문에 진짜 죽으면 이런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이동형> 답답하지는 않았어요, 10분 동안?

◆ 김성현> 답답했습니다. 진짜 답답하고. 사실 답답한 것보다 무서운 감정이 더 처음에는 컸던 것 같아요.

◇ 이동형> 영정사진 어때요? 본인의 영정사진을 본인이 직접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어요?

◆ 김성현> 영정사진이 내 생의 마지막 사진이잖아요. 제가 영정사진 찍은 것도 들고 왔는데요. 이게 사진을 촬영해주시는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장례식장이 보통 슬픔이 가득한 장소니까 사진만큼은 밝고 행복한 미소가 가득한 사진으로 찍어야 한다.

◇ 이동형> 지금 굉장히 해맑게 찍었네요?

◆ 김성현> 네. 웃으라고 하셔서 해맑게 찍었습니다. 미소를 띠우면서 찍었는데, 취업이나 여권 같은 용도로 증명사진을 저희가 많이 찍잖아요. 그동안 찍었던 증명사진은 어떤 시작을 위한 것이라면 이런 영정사진은 삶의 마무리, 마지막을 준비하는 사진이라서 조금 더 느낌이 묘하고, 달랐던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그런데 많이 울었다고 했잖아요? 이 체험 하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운다고 하던데요?

◆ 김성현> 네, 정말 다들 많이 우시고요.

◇ 이동형> 저는 안 울 것 같은데요.

◆ 김성현> 작가님은 왜 안 우실 것 같으세요?

◇ 이동형> 성격상. 

◆ 김성현> 아,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그거는 실제로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요? 실제로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조금 더 초연하게 받아들이는 분도 계실 테고, 아쉬움도 있을 테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못 했거나 미안하다는 말을 못 했거나 하는 조금 아쉬움이 남아서 그런 경우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동형>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까? 직접적으로 프로그램 체험하시는 분들?

◆ 김성현> 제가 조사를 해봤는데요. 제가 체험했던 업체 기준으로 한 580회차 정도 진행됐다고 하더라고요. 지금까지 하셨던 분들이 2만 4000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 이동형> 많네요.

◆ 김성현> 조금 더 부연설명을 드리면, 제가 실제로 그 체험을 갔을 때 지금 체험하시는 분들이 그렇게 연령도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했고요. 세대, 성별, 그런 것을 초월해서 왔었는데요.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20대가 50% 정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20대 분들이 요새 삶에 대해서 고민하는 분들이 많지 않나. 자기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어떤 어른이 될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지 않나, 이런 것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 이동형> 임종체험 하러 온 분들하고 인터뷰도 혹시 해봤습니까?

◆ 김성현> 네, 인터뷰를 해봤는데요. 그분들이 어떻게 오게 되셨는지 당연히 여쭤봤는데, 보통 TV나 인터뷰에서 보고 오신 분들도 많았고, 죽음에 대해서 궁금해서 오셨다는 분들, 그다음에 이런 체험을 통해서 무언가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오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 이동형> 인터뷰한 분들 중에 기억에 남는 분들이 계십니까?

◆ 김성현> 기억에 남는 분이 두 분 정도 계시는데, 그 두 분이 왜 기억에 남느냐면, 유언장을 낭독하는 시간에 제 마음을 후벼 파는 유언장을 낭독하셔서 괜찮으면 한두 가지 정도 그분들의 유언장을 짧게 대신 읽어보겠습니다. “사랑하는 딸아, 천국에서는 더욱 너그러운 아빠가 되어주마. 아빠의 장기 중 눈, 간, 콩팥 등 좋은 상태의 장기는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눠주고, 혹 연명 치료가 필요한 경우, 인간답게, 품위 있게 가고 싶은 아빠의 심정을 헤아려다오.” 이런 진짜 본인의 딸에게 전하는 유언장을 작성하신 분들이 계셔서 그런 유언장 낭독을 듣는데, 자연스럽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 이동형> 부부가 가서 함께 체험하면 서로 사랑도 새로 싹트고 하겠네요?

◆ 김성현>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요? 연인이나 가족이나 그러면 서로 그런 경우가 있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체험하러 오셨던 분들 중에 어떤 40대 여성분께서는 남편이 없으신데, 아이 세 명과 함께 1억 원의 빚을 지고 살아가시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안 좋은 생각을 가지고 죽음이 얼마나 두려울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곳에 오셨다가 유언장을 작성하시는 과정 중에 내가 떠나면 나 없이 남겨질 세 아이가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다고 해서 안 좋은 마음을 접으셨다는 그런 얘기도 전해 들었습니다.

◇ 이동형> 그래요. 가족이 다시 한 번 서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겠네요. 김 기자, 만일 오늘이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날이면 무엇을 하고 싶어요?

◆ 김성현> 일단 가족과 함께 당연히 시간을 보낼 것 같고요. 그리고 시간이 되면 사랑하고, 미안했던 사람들에게 손 편지나 영상 편지해서 인사를 대신 전하고 싶은데요. 

◇ 이동형> 그래요. 기사에 대한 네티즌들 반응은 어땠습니까?

◆ 김성현> 페이스북 같은 SNS상에서 조금 유독 화제가 됐었는데요. 체험을 하고 싶다는 분들이 많았었고, 실제 메일을 주시는 분들도 있었고요. 

◇ 이동형>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

◆ 김성현> 네. 정확한 위치나 그런 것을 물어보는 분들도 계셨고, 댓글 같은 것을 보면 온라인상에서 후회 없도록 열심히 살아야겠다, 잠깐이나마 삶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체험인 것 같다는 반응들을 보여주셨습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이런 방송에 나온 경험이 있어요?

◆ 김성현> 네, 처음입니다.

◇ 이동형> 처음인데 굉장히 잘하시네요.

◆ 김성현> 감사합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김성현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 김성현>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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