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브렉시트 3개월 연기법안 통과, 보리스존슨 리더십 타격”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9-05 12:30  | 조회 : 708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9월 9월 5일 목요일
□ 출연자 : 안병억 대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영국 의회가 현지시간으로 어제 저녁,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탈퇴하지 못하도록 하는 ‘노딜 방지 법안’을 표결에 부쳤는데요. 찬성 327표, 반대 299표로 가결됐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하원은 이어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요구한 의회 해산과 조기총선 실시 요구도 부결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31일 시한 내에 무조건 유럽연합을 떠나겠다는 보리스 존슨 총리 구상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취임 40여일 만에 존슨 총리의 지도력,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됐는데요. 오늘은 안병억 대구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전화 연결해서 앞으로의 영국 정치 상황 전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안병억 대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이하 안병억): 안녕하세요.

◇ 전진영: 일단 어제 가결된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안,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건가요?

◆ 안병억: 예, 영국이 원래 다음 달 31일 유럽연합을 탈퇴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어제 통과된 노딜 브렉시트 방지 법안은 일단 탈퇴일자를 세 달, 그러니까 2020년 1월 31일까지 연기한다가 주요 내용입니다.

◇ 전진영: 노딜 브렉시트 방지 법안이 상정될 때까지의 과정이 굉장히 긴박했잖아요. 일단 보리스 존슨 총리가 정회 날짜, 정회 일정을 조율하기도 했었고, 또 이것에 반발해서 하원이 지난 3일에 내각 의사일정 주도권을 하루 동안 가져오는 결의안을 가결시키면서 어제 결과로까지 이어진 건데. 이 과정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리겠습니다.

◆ 안병억: 먼저 하원의 일시 정회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7월 말부터, 보리스 존슨이 중도에 총선 없이 총리가 보수당원들의 선에서 총리가 된 다음에 5주 정도 영국 하원이 여름 정기휴회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9월 3일 날 개원 예정이었는데요. 8월 28일 날 오전에 보리스 존슨 총리가 전격적으로 9월 9일부터 10월 14일까지 5주 동안 의회를 정회하겠다, 그런 노림수, 그러니까 셈법을 던졌습니다. 그렇게 한 것은 의회가 노딜 브렉시트 저지하겠다는 법안을 준비 중인 걸 알기 때문에 보리스 존슨은 어떤 일이 있어도 10월 31일에 노딜 브렉시트 불사하겠다는 그런 입장을 계속해서 천명해 왔지 않습니까. 그래서 의회한테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서, 노딜 브렉시트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이렇게 노림수를 쓴 건데요. 의회가 일치단결해서 개원하자마자, 9월 3일 날 노딜 브렉시트 법안 상정을 하겠다는 동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집권여당인 보수당의 존 버코 하원의장인데요. 집권 보수당의 하원의장이지만 행정부가 아니라 의회가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이 확고한 사람입니다. 그동안 브렉시트 일자를 두 번이나 연기 과정에서도 의회 우선권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집권여당인 하원 버코 의장하고 나머지 야당 일치단결, 그리고 보수당의 반란표가 합치해서 이렇게 강력하게 요구하기 때문에 상당히 드물게 의회가 일정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 전진영: 이게 굉장히 드문 일인 거죠? 의사일정 주도권이 하루 동안 하원에 부여된다, 이런 경우가요.

◆ 안병억: 예, 보통 영국은 불문법의 나라기 때문에 의사절차 규정도 많은 부분 관례에 따르는데요. 원래 정부 법안이나 정부 제안을 우선 토론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하원의장하고 야당이 일치단결하고 보수당에서 반란표가 나와서 아니다, 이렇게 중요한 것은 의회에서 먼저 토론하고 이 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해서 의사 주도권을 가져온 것입니다.

◇ 전진영: 굉장히 영국 정치에서 특이한 부분이네요. 원래 그런데 총리의 정회조처 자체는 사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거기 때문에 저희가 이 시간에 한 번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법적으로 정회 자체를 막기는 어렵지 않겠느냐, 이런 전망이 많다. 이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어찌 됐건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안을 상정시킨 이 부분에 대해서 외신들도 굉장히 많이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도를 하더라고요.

◆ 안병억: 예, 그렇습니다. 헌법학자들이 해석을 했는데, 총리의 합법적인 권한범위 이내이다, 의회의 정회라고 하는 것은. 물론 법이 허용하는 최대치를 갖다 하는 그런 해석이었고요. 그런 상황에서 의회가 할 수 있는 게 이 짧은 기간에 총리가 노렸던 게 그거거든요. 노딜 저지 법안 시간을 주지 않겠다. 이걸 과연 해서 통과시킬까 했었는데 야당이 힘을 규합했고 그다음에 보수당에서 상당 부분 반란표가 나와서 이게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전진영: 방금 교수님께서 보수당 내부에서 반란표가 상당히 많이 나왔다, 이 부분을 이야기해주셨는데 이 부분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거든요. 존슨 총리가 지금까지 계속 막무가내 식으로 밀어붙였던 노딜 브렉시트가 결국은 여당 의원들한테도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 안병억: 그렇습니다. 이번에 21명의 집권보수당 의원들이 반란표를 떳떳하게 던지고 존슨 총리가 반발해서 이 사람들을 출당시켰습니다. 그런 극단적인 조치까지 했는데요. 이 사람들 면면을 보면 화려합니다. 전직 재무장관이 두 명이나 있고요. 그다음에 영국의 위대한 정치인인 윈스턴 처칠 손자까지 이런 행렬에 가담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에 너무 큰 손실을 끼치기 때문에 안 된다. 브렉시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막무가내식으로 지금 앵커께서 이야기하셨던 살든지 죽든지 10월 31일이면 EU를 탈퇴하겠다는 보리스 존슨의 막무가내 이것에, 이것은 양심을 걸고 내가 저지하겠다. 그런 걸 적극적으로 표명한 것이죠.

◇ 전진영: 그리고 예상대로 보리스 존슨 총리가 하원 표결 직후에 바로 조기총선을 치르자고 이야기했고, 조기총선 여부도 표결에 바로 부쳤는데 이것도 역시 예상대로 부결이 됐죠. 

◆ 안병억: 네, 그렇습니다. 일단 보리스 존슨이 7월 말에 총리가 될 때부터 나온 어떤 카드를 구사할까에서 노딜 브렉시트를 불사하면서 하원을 압박하고 조기총선을 실시하겠다. 그런 게 계속 구상했는데요. 노딜 저지 법안이 나온 다음에 총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조기총선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조기총선은 하원의 2/3가 지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노동당에서 다 기권했고요. 제1야당인, 다른 야당도 조기총선이 불가피함을 인정하지만 아직 시기나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노딜 브렉시트 법안을 총리가 시행해야 한다. 그러니까 유럽연합에 서한을 보내서 연기를 요청하고 유럽연합이 이걸 승인해야 하거든요. 그것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시간을 보면서 조기총선 아니면 다른 카드를 쓰겠다. 야당은 그런 입장입니다.

◇ 전진영: 존슨 총리가 조기총선 카드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사실 애초부터 총선 실현 가능성 자체가 낮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슨 총리가 이 카드를 쓴 이유가 있을까요? 그냥 압박 차원이었을까요?

◆ 안병억: 일단 조기총선은 보리스 존슨이 총리 취임하면서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요. 그렇게 여겼던 것은 내각 대부분이 다 강경 브렉시트,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그런 사람들로 채웠고요. 재무장관이나 내무장관이나. 또 하나, EU 탈퇴 선거운동에서 핵심 역할을 한 사람이 지금 보리스 존슨의 수석참모입니다, 수석전략가. 도미닉 커밍스라는 사람이. 그래서 의회 하원의 2/3가 노딜 브렉시트에 반대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존슨은 총선도 거치지 않고 중도에 전임자가 사퇴했기 때문에 총리가 된 거거든요. 그래서 이제 국민의 신임을 얻어서 다시 브렉시트를 단행하겠다, 그런 게 있었기 때문에 조기총선 카드는 얼마든지 쓸 수 있었고 오히려 일부에서는 보리스 존슨이 패배를 알면서도 야당한테 조기총선을 함정을 판 것이다, 그런 시각도 있습니다.

◇ 전진영: 어찌 됐건 노딜 브렉시트 방지 법안이 이렇게 가결이 됐고요. 그러면 그 다음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 건가요?

◆ 안병억: 예, 하원에서 통과됐기 때문에 상원에서 통과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번 주말에 상원에서 통과되면 엘리자베스 2세가 승인하면 법이 되기 때문에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법이 된다. 중요한 것은 총리가 이 법을 실행하려면 유럽연합에 연기공식서한을 보내고 유럽연합에서 만장일치로 이걸 승인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은 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합니다.

◇ 전진영: 상하원 모두 통과하는 데에는 문제가 크게 없다고 보시는 거고요?

◆ 안병억: 그렇습니다.

◇ 전진영: 그러면 존슨 총리가 10월 안에는 무조건 EU랑 협상을 벌여야 하는데, 사실 존슨 총리는 협상 자체를 굉장히 부정적으로 이야기했던 사람이잖아요. 그러면 협상에 대한 압박을 계속해서 받게 되면 혹시 협상이 일부러 안 되게 한다거나, 이런 다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 안병억: 보리스 존슨이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걸 하면서 의회의 손발을 묶어서 5주 정도 임시 정회를 하려 했던 이유는, 일단 영국이 EU와 협상에서 협상력이 매우 부족합니다. 그러니까 협상력을 높이려고 하는 그런 이유도 있었고. 또 하나는 일주일에 두 번씩 유럽연합과 협상을 가속화하겠다. 지금 협상은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탈퇴조약 영국 하원에서 거부된 가장 큰 이유가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에 국경통제 없음을 유지하면서 안전장치를 영국 하원이 반대한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것에 대해서 영국이 다른 대안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연합도 이것을 변경해줄 의사가 전혀 없기 때문에 말로는 협상한다고 하는데 전혀 협상에 진전도 없고 지금 앵커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냥 시늉만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의심을 충분히 가져볼 수 있죠.

◇ 전진영: 혹시 국민투표를 다시 재개할 가능성도 있을까요?

◆ 안병억: 제가 브렉시트하고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국민투표 언제 할까요,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대답한 것은 정치인들은 보면 바람직한 것이 무엇인가는 금방 아는데,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마지못해서 제일 마지막 순간이거든요. 무슨 말이냐면 조기총선이 실행되고 결과도 불확실해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브렉시트는 계속 연기만 되지, 해결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마지막 수단으로 우리가 브렉시트 결정을 국민투표 했듯이 다시 국민투표, 국민의 의견을 묻자. 이게 나올 수 있는데요. 그것은 앞으로 더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가능한 최후의 수단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전진영: 왜냐면 영국 국민들도 이제는 좀 체감적으로 많이 지쳐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보기에는 들거든요.

◆ 안병억: 그렇습니다. 지금 제가 영국 연구자들이나 아니면 언론 보도를 보면 제일 많이 나오는 게, 브렉시트 피로감이 너무 크다.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러면 끝으로 혹시 정부 불신임안이 제기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어떻게 보시나요?

◆ 안병억: 예, 일단 제1야당 노동당은 현재는 불신임을 더 선호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불신임이라는 것은 총리가 잘못했기 때문에 신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거든요. 그리고 과반만 필요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야당이 일치단결하고 집권여당 보수당에서 반란표 한두 표만 나면 가능한데요. 일단 여기에 대해서 여러 야당 간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제3야당인 스코틀랜드민족당 SNP는, 그리고 가장 친유럽적인 자유민주당은 제4당이죠. 일단 보리스 존슨이 브렉시트를 연기한 다음에 조기총선이나 아니면 불신임을 하자. 그러니까 총리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연기를 확실하게 한 다음에, 아까 제가 말씀드렸듯이 유럽연합에 서한을 보내서 유럽연합이 10월 17~18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습니다. 그때 연기를 해줄 걸로 예상되거든요, 어떤 이유가 있으면. 그럴 경우에 단행된 다음에 생각하자. 그렇게 보면 조기총선은, 불신임에 따른 거나 아니면 의회 회산에 따른 거나 조기총선은 상당히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문제는 시기다. 예를 들면 10월 중순이 될 것이냐, 아니면 11월이 될 것이냐. 그 둘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어쨌든 금방 쉽게 끝날 문제는 역시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병억: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안병억 대구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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