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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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의 불편한 진실? 황교익 “한국 치킨 세상 맛없다” 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8-30 18:55  | 조회 : 2911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8월 30일 (금요일)
■ 대담 : 황교익 맛칼럼니스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치킨의 불편한 진실? 황교익 “한국 치킨 세상 맛없다” 왜?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불금의 소리를 찾아서. 지금 이 소리는 치킨이 튀김옷을 입고 바삭바삭 노릇노릇하게 튀겨지는 소리입니다. 금요일 첫 번째 인터뷰는 음식 이야기인데요. ‘치킨은 맛이 없다.’ 이런 도발적 주장을 책속에 담은 분,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 연결합니다. 황교익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황교익 맛칼럼니스트(이하 황교익)> 네, 황교익입니다. 반갑습니다.

◇ 이동형> 사회에 논란을 일으키는 것을 즐기십니까?

◆ 황교익> 아니요. 저도 조용히 살고 싶습니다.

◇ 이동형> 한국 치킨은 맛이 없다, 이 이야기 같은데, 이렇게 하면 또 불편할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 황교익> 많죠. 그래도 불편해도 할 이야기는 해야죠. 왜 치킨이 맛이 없다고 하냐면, 튀김 음식은 다 맛있다고 이야기하잖아요.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고 이야기하는 게 공식처럼 이야기되곤 하는데, 물론 튀기면 맛있죠. 그런데 그 안에 있는 닭이 그렇게 맛있는 닭은 아니거든요. 전 세계에 육계라는 품종. 이거는 다 세계 공통이거든요. 그 육계를 키우는 것이 보통 외국에서는 40일 정도 키워서 2kg 이상, 일본 같은 경우는 2.7kg, 중국은 2.2kg, 2.5kg까지 키워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1.5kg로 키웁니다. 1kg 정도 차이가 나요. 자료들을 보면, 2kg 넘어가면 감칠맛이 훨씬 더 풍부해지고, 조직감도 훨씬 더 좋아져요. 그래서 농진청이나 기타 공공기관들을 보면 큰 닭으로 키워서 먹어야 된다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들을 해요. 그런데 우리는 1.5kg의 닭에서 멈춰버렸어요. 더 안 나가요.

◇ 이동형> 빨리 출하한다는 얘깁니까?

◆ 황교익> 그렇습니다. 한 30일 정도 키워서 내는데, 그게 40일 정도, 열흘 더 넘게 키우면 그 정도에 이르거든요. 그것을 안 해요. 안 하는 이유가 그 안에 사육 환경 때문에 폐사율이 높고 한 것도 이유가 있지만, 치킨집이라든지, 프랜차이즈 사업업자라든지, 육계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크게 키우든, 작게 키우든, 팔리는 단위는 마리 당 팔거든요. 치킨 사먹을 때 한 마리에 얼마, 이런 식이잖아요. 또 굳이 크게 키워서 비용 더 들여서 마리로 팔 필요가 없죠. 그래서 되도록이면 작게 키워서 판매하는 게 유리한 조건으로 갖춰져 있는 거죠. 지금 한국인들이 치킨 참 많이 먹어요. 저녁에는 다 배달하는 게 치킨이지 않습니까? 기왕 그렇게 많이 먹는 치킨이면, 더 맛있게 먹자는 게 제 주장이고요. 그 주장에 조금 더 귀를 솔깃하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치킨은 맛없다. 

◇ 이동형> 그래요. 그런데 옛날에 영계, 이런 말 있지 않았습니까? 그 닭이 그러면 맛이 없다는 거예요?

◆ 황교익> 영계라는 것이, 그거 가지고 내가 잘못됐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예전에 영계, 연한 닭, 영계라는 말이 있었어요. 그게 영계라는 말로 바뀐 건데, 최소한 3개월 정도 키운 것을 두고 영계라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30일 정도면 닭도 닭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해요. 거의 병아리 상태라고 보면 되거든요. 40일 정도만 키워도 닭이 성체에 이릅니다. 그리고 맛이 달라요. 감칠맛이라든지, 조직감이 달라요. 제가 늙은 닭을 튀겨서 먹자, 이게 아니라 한 열흘 정도 더 키워서 먹자는 이야기죠.

◇ 이동형> 그러면 거의 대부분 프랜차이즈가 이렇게 30일 정도 된 닭으로 출하가 되는 겁니까?

◆ 황교익> 그렇죠. 거의 다 그렇게 닭을 내죠. 지금 한국의 치킨이 맛있다는 게 외국인들이 다 그러지 않습니까? 

◇ 이동형> 네, 외국에서 인기 있다고 하는데.

◆ 황교익> 그 이유가 닭이 맛없으니까 튀기는 솜씨와 양념 솜씨는 굉장히 발달했어요. 치킨집들이 경쟁이 심하니까 새로운 양념법들을 개발하는 것에 굉장히 많이 집중을 했거든요. 그래서 다양성에서는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놔도 모자라지 않을 겁니다. 그런 조리법을 가지고 있으면 그러면 안에 닭도 같이 맛있으면 더 맛있을 수 있을 것 아닌가. 왜 마리 당 파는 것으로 이것을 정해놓고 작은 닭으로 우리가 계속 먹어야 하느냐. 더 맛있게 먹자는 거죠.

◇ 이동형> 그러면 외국처럼 40일 이상 키워서 출하하게 되면 가격이 올라가는 거 아닙니까? 치킨 가격은?

◆ 황교익> 그렇지 않습니다. 40일 정도 키우면 정체율이라고 하죠. 정체율에 따른 사료비가 더 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램당 단가로 계산을 하면 가격이 떨어집니다. 자료를 보면. 그래서 마리당 팔게 되면 손해를 봐요. 그런데 그램당으로 팔게 되면 오히려 큰 닭으로 파는 게 유리할 수가 있습니다. 소, 돼지, 이런 거 다 그램당으로 우리가 식당에서 먹지 않습니까? 1인분에 150g, 그렇죠? 닭도 그렇게 팔면 되죠. 왜 닭은 그램당 안 팔고, 마리당 파느냐. 무게 단위로 팔면 틀림없이 큰 닭도 시장에서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질 거거든요. 1인 1닭이라는 컨셉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들, 그리고 어린 닭이 더 맛있다, 한국 사람들이 그것을 더 좋아한다고 하는 이런 말을 퍼뜨리면서 이 일을 막아 세우고 있어요. 그런 일들은 이제 그만해야죠. 맛있는 닭 먹고 싶어요.

◇ 이동형> 삼계탕이나 백숙은 어떻습니까? 그것도 작은 닭으로 하는 겁니까?

◆ 황교익> 삼계탕은 산란계의 수컷 가지고 하는 데도 있고요. 그냥 육계로 하는 데도 있는데, 한 20일을 내는 곳도 있죠. 이거는 살이 너무 여려서 닭 맛이 안 나죠. 닭은 웬만큼 커야, 토종닭이든, 육계든, 무슨 닭이든 간에 웬만큼 커야 감칠맛도 풍부해지고, 육향도 좋아지고, 조직감도 좋아집니다. 

◇ 이동형> 백숙 같은 것은 큰 닭으로 많이 하잖아요?

◆ 황교익> 큰 닭으로 좀 하죠. 그게 국물도 많이 나고 하니까 큰 닭으로 하는데, 큰 닭을 쓰는 데들이 그래도 백숙하는 곳은 제법 있어요. 맛이 확실히 다르죠, 큰 닭으로 하면.

◇ 이동형> 알겠습니다. 이번에 ‘치킨은 맛이 없다’ 챕터가 들어간 게 책입니다. ‘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었나’ 신간이 나온 건데요. 내용을 보면 4부에서 맛 칼럼리스트는 정치를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이런 게 있는데요. 이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 황교익> 우리의 식탁에 놓인 음식의 양, 질, 이것을 결정하는 것이 내 주머니 사정과 연결되어 있죠. 내가 맛있는 음식을 먹자고 하면 먹을거리에 들여야 하는 돈이 많아야 그런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이 돈을 많이 버는 나라라고 이야기하는데, 직장인들은 겨우 하루에 6000원 정도 점심값을 낼 수밖에 없는 처지고요. 청년들은 최저임금 받아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이나 컵라면으로 때워야 하는 형편이고, 이렇거든요. 그래서 더 많은, 더 좋은 음식을 먹자고 하면 많이 버는 것에서 먹을거리고 쓰이는 돈이 많아져야 하겠죠. 그러려고 하면 사교육비라든지, 집값이라든지, 유류비라든지, 이런 것에서 부담을 줄여야 먹을거리에 대한 것이 좋아지겠죠. 그래서 결국은 좋은 음식을 먹자고 하자면 정치 문제가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치가 바로 돌아가게 만들려고 하면, 그러니까 제가 좋은 음식을 많이 먹자고 하는 게 좋은 음식, 이런 게 있다고 하는 것이 정치 문제 앞에서는 의미가 없는 거죠. 결국은 정치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제가 되어 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자꾸 맛 칼럼리스트가 정치 이야기한다고 많이 이야기하기에 나 정치 이야기하는 사람이에요, 맛 칼럼리스트라는 직업이 제가 만든 직업이고, 제가 원래 정치 이야기하려고 음식 이야기해요, 하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겁니다. 

◇ 이동형> ‘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었나.’ 이 책에 자세한 내용이 나올 거고요. 그래요, 그러면 최근에 조국 논란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황교익> 마녀사냥이죠. 마녀사냥이라는 것은 물에다가 의혹이 있는 사람을 집어넣고 살아서 나오면 마녀고, 죽여야 되고, 물에 빠져서 죽으면 마녀 아니니까 죽는 거고. 그러니까 어떻게 하든 죽이는 게 마녀사냥이거든요.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으려고 하고 있는 거잖아요. 해명을 듣고, 범죄행위가 있는가 없는가, 검찰에서 조사를 하고 있고, 이러니까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의 말을 최소한 들을 기회는 줘야 하는 거죠. 말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고, 그렇게 몰아서 물 속으로 집어 넣으려고 하는 것. 이거는 야만이죠.

◇ 이동형> 오늘 준비된 시간이 다 돼서요. 어쨌든 ‘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었나’ 많은 판매 있기를 바랍니다.

◆ 황교익> 고맙습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맛 칼럼리스트 황교익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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