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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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음에 감사하며 걸어요, "생명사랑 밤길 걷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8-26 13:01  | 조회 : 2217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19년 8월 24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하상훈 한국 생명의 전화 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걸어요, 생명사랑 밤길 걷기"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저희 프로그램에서 연속으로 마련 중인 시간이죠. 자살 공화국이라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짚어보고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겨보는 시간입니다. 한강 다리에는 조금 특별한 전화기가 있다고 해요. 삶에 치여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다리를 걷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위해 마련된 SOS 생명의 전화라고 하는데요. 막다른 길에서는 이런 작은 틈새가 큰 돌파구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전화를 거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도 하는 이 특별한 전화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합니다. 함께 말씀 나눠주실 한국 생명의 전화 하상훈 원장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하상훈 한국 생명의 전화 원장(이하 하상훈)>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앞서 제가 잠깐 언급했는데요. 이 생명의 전화, 자세히 소개해주시죠.

◆ 하상훈> 원래 SOS 생명의 전화는 2011년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원래 생명의 전화 1588-9191, 이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는 생명의 전화는 한국 최초의 전화 상담으로 시작했습니다. 1976년 시작해서 올해가 43년째가 됐고요. 24시간 365일 어느 사회학자가 말씀하시기를 생명의 전화가 우리 사회의 정신적 119다, 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 김양원> 그것 참 좋은 말씀인데요.

◆ 하상훈> 그렇습니다. 고민과 갈등, 위기와 자살 같은 문제들, 그리고 또 여러 가지 생활상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생명의 전화에 걸어오는 상담이 생명의 전화고요. 한강 교량에 있는 생명의 전화는 한강에서 투신 자살자 수가 많아지고 있다고 하는 보도를 접하고, 저희 생명의 전화와 생명보험 사회공헌재단에서 지원을 해주셔서 2011년부터 마포대교부터 설치를 시작해서 지금은 인도교가 있는 전 다리, 19개 다리에 74대의 전화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전화는 처음에 설치를 하고 나서 전화가 과연 얼마나 올까, 라고 궁금해 했었는데, 실제로 2011년부터 2018년도까지 7300여 건의 위기 전화가 왔고요. 그중에서 투신 직전의 사람, 자살 고위험자를 119 구조대가 출동해서 구조한 건수가 1430여 건이 됩니다. 이 전화기에는 버튼이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의 버튼은 빨간색 버튼이 있는데, 지나가는 시민이 주변에서 자살 위험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을 때 버튼을 누르면 119 구조대가 3~4분 내에 출동해서 구조해주는 서비스고요.

◇ 김양원> 굳이 통화를 하지 않더라도 버튼만 누르면?

◆ 하상훈> 그렇죠. 아래 초록색 버튼을 누르게 되면 상담원이 24시간 전화를 받습니다. 전화를 받으면서 상담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고위험자라고 생각될 때는 119 구조대에 연락하면 119 구조대와 경찰이 3~4분 내에 출동해서 그분의 신변을 확보하고, 필요한 도움을 주는 그런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양원> 정말 정신적인 119라고 말씀하셨는데, 마음의 119네요. 이렇게 지치고 막다른 골목에 서 있다고 느꼈을 때 붉은색 버튼, 또는 초록색 버튼 하나로 세상과 연결되는, 말할 수 있는 누군가와 연결되는 그런 소중한 전화였네요. 원장님께서 실무를 하시지는 않잖아요?

◆ 하상훈> 제가 실무자입니다. 저도 전화를 받고. 한강 교량의 전화는 우리 상담원들이 받지만, 저는 일반 전화는 한 달에 한 번씩 시간표를 작성해서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 김양원> 제가 왜 이 말씀을 드리냐면, 투신 직전에 있던 그분이 직접 버튼을 눌러서 상담한 사례도 있다고 하시길래 얘기해주실 수 있나 궁금해서 여쭤봤거든요.

◆ 하상훈> 원래 이쪽으로 전화를 하시는 분들은 양가감정이 있어요. 살고 싶은 마음과 죽고 싶은 마음이 마치 시소를 타는 것처럼 왔다 갔다 하는 거죠.

◇ 김양원> 내가 여기서 그냥 뛰어내릴까, 그냥 집으로 갈까.

◆ 하상훈> 막상 자기 힘들고 어려워서 한강에서 풍덩 빠져버리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하는 생각으로 한강에 나와 봤습니다. 밑을 내려 보면 흐르는 강물이 두렵죠. 자살이라고 하는 게 쉬운 선택이 아닙니다. 그래서 죽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또 살고 싶은 마음도 이면에는 또 있습니다. 방황하는 사람이 왔다 갔다 하다가 전화기를 발견하고, 전화를 걸게 됩니다. 그래서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기능을 이 전화가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래서 그분이 전화를 걸어오면 그분의 얘기를 상담원 선생님이 아무 비판하지 않고, 이야기를 잘 들어줍니다. 그리고 그분의 마음을 잘 경청하고, 공감해주면서 수용을 해주다 보면 자기의 속마음을 다 끄집어냅니다. 처음 전화를 받는 그 순간부터 울면서 전화하는 분들이 많이 있으시고요. 그리고 그렇게 자기의 부정적인 감정들, 죽고 싶은 두려운 감정들을 다 쏟아내게 되면 그다음에 살아야겠다는 그런 마음이 조금씩 싹이 틉니다. 싹이 터 나옵니다. 그러면 그 마음을 격려하고, 또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면 살아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좋은 자원들을 연결해주면 죽지 않고 살아가는 경우들을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 김양원> 투신 직전에 있으신 분들이 SOS 생명의 전화를 통해서 전화하셨을 때 그냥 전화 받고 상담하고, 네, 고맙습니다,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분들이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그 이후의 자원들을 연계해주신다는 말이 참 마음에 와 닿았는데요. 그런 것은 이를테면 어떤 사례를 말씀하시는 걸까요?

◆ 하상훈> 여러 가지 사례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 상담원 선생님들이 30분~1시간 정도 상담을 하게 되는데, 그 시간 동안에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모든 생활상의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저희들은 많은 연계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의료 문제, 또 법률적인 문제, 경제적인 어려움의 문제, 이런 문제들을 우리 상담원 선생님들이 상담을 통해서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은 저희들이 전문기관에, 그것과 관련해서 전문적으로 상담할 수 있는 그런 법률 전문 기관이라든가, 또 의료 상담이라든가, 또는 경제적인 문제는 구청이나 동사무소, 이런 데와 연계를 해서 그분이 상담 이후에도 계속적인 도움을 받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저희들이 의뢰를 해주는 그런 서비스들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 김양원> 아까 번호 말씀해주셨어요. 1588-9191. 일부러 구 하나 구 하나(9191)로 하신 거예요?

◆ 하상훈> 네, 원래 구원구원이라고 하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김양원> 구원구원, 구일구일, 이 번호로 전화를 거시면, 전문 상담원님들과 말씀 나누실 수 있고요. 그런데 이번에 이렇게 자살 예방을 위해서 애써주시는 분들과 함께 뜻깊은 행사를 하신다고요?

◆ 하상훈> 네, 그렇습니다. 올해 14번째 생명사랑 밤길 걷기가 진행됩니다. 원래 이 생명사랑 밤길 걷기의 취지는 미국 자살예방재단에서 자살 유가족들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겁니다. 저희들도 그 프로그램에 참석을 하고, 한국 사회에 와서 그 프로그램을 적용해보려고 했더니 한국에서는 자살 유가족에 대한 편견들, 그런 것들이 너무 많아서 이것을 유가족 프로그램으로 하기보다는 생명 존중 프로그램으로 하자. 생명 경시 문화가 만연된 속에서 생명 존중 문화를 확산하는 그런 프로그램으로 이 프로그램을 다시 수정해서 한국적인 상황에 맞게 이름을 짓고, 지금까지 진행을 해왔습니다. 올해는 전국 아홉 개 도시에서 진행을 하게 될 것 같고요. 5km, 10km, 34km를 걷습니다. 사람들이 저보고 종종 물어보는 것 중에 하나가 왜 낮에 걷지, 밤에 걷느냐.

◇ 김양원> 저도 지금 여쭤보려고 했습니다.

◆ 하상훈> 그렇습니까?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밤에 걷는 것은 원래 미국의 ‘Out Of The Darkness Walking Of The Night’이라고 해서 밤새도록 걸으면서 우리들의 삶이 이렇게 칠흑 같이 어둡고 고통스러울지라도, 그게 사실 자살 유가족들이 경험하는 심정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또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우리가 함께 걷다 보면 아침에 해가 뜨듯이 또 새로운 새 날을 우리가 맞게 된다고 하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도 모두가 밤새도록 걷기는 어려우니까 5km, 10km, 34km. 34km는 우리나라가 하루에 34명이 자살합니다. 그래서 34명 자살을 막아보자고 해서 34km를 걷게 됩니다. 각각 자기의 능력에 맞게 선택을 해서 밤에 걷는 프로그램을 14년 동안 해 와서 올해는 전국 아홉 개 도시에서 행사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 김양원> 네, 아이들과 함께 걸어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번 행사, 생명사랑 밤길 걷기. 잘 치르시고요. 또 늘 하시는 일이지만, 생명의 전화에 걸려오는 전화 한 통, 한 통을 위해서도 앞으로 계속 애써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 하상훈> 고맙습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한국 생명의 전화 하상훈 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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