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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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지소미아 종료 잘했다, 美 '실망' 우리한테 한 말 아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8-23 19:24  | 조회 : 3522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8월 23일 (금요일)
■ 대담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세현 "지소미아 종료 잘했다, 美 '실망' 우리한테 한 말 아냐"

- 지소미아, 대중 압박 한·미·일 삼각동맹 만들려는 미국 전략... 여기서 빠져나와야
- 지소미아 종료, 절체절명 필요성에 입각해 ‘잘한’ 결정... 아베가 도와준 셈
- 정서적으로 불편한 분위기 몇 달은 갈 것, 그러나 한미동맹은 65년 넘은 거목
- 미국, 적극적으로 조정했어야... 이제 와서 ‘실망’ 오리발 내밀어
- 미국 우리 입장 충분히 이해했을 것
- ‘실망’은 우리한테 실망 아닐 것, 미국 뜻대로 전략 구상에 차질 온 것에 실망
- 일본에서 미국에 강한 저항 들어갔을 것
- 北 험한 말 써가며 비판, 실무협상 가능성 확 줄어
- 북미 훈련 끝나면 실무 협상하기로 사전 양해되어 있었지만... 분위기 확 식어
- 미국 요구는 무조건 들어줘야 하나, 우리도 미국에 노 라고 말할 수 있는 대목 있어야
- 미일 밀착된들, 한미동맹에 영향 없다... 미국이 한미동맹 흔들지 못 해
- 한일 지소미아, 일본 군사이익 증강시켜주는 협정
- 황교안, 법류은 많이 알지 모르지만 국제 정치 잘 모르는 듯
- 안보 불안? 미국이 하자는 대로만 하는 게 안보 아냐, 우리가 미국의 속국인가?
- 북미 실무회담? 유엔 총회 연설 이후 다시 또 날 잡아야


◇ 스페셜 DJ 박지훈 변호사(이하 박지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보름 전에 체결되면서 밀실추진·졸속체결 논란을 불러왔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죠. 지소미아가 결국 종료로 결정 내려졌습니다. 협정 지속은 우리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게 청와대의 판단입니다. 오늘 김현종 2 차장은 많은 고민과 검토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일본과 미국의 반응도 나왔습니다. 아베 총리는 유감을 밝혔고요. 미국 측에서도 실망이라는 입장입니다. 아무래도 가장 큰 우려는 한·미·일 동맹과 안보협력 균열에 대한 걱정인데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취임을 얼마 앞두고 있지 않은데요. 지금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직접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하 정세현)> 네, 안녕하십니까.

◇ 박지훈> 가장 바쁘기도 하고 한반도 현인이시잖아요. 가장 많은 이야기들을 지금 시점에서 해주셔야 할 것 같아서 저희가 어렵게 모셨는데요. 일단 이게 예상되었던 종료인지, 아니면 예상 밖의 결정인지, 그게 가장 궁금합니다.

◆ 정세현> 일본이 우리한테 수출 규제를 가하지 않았어요? 그때 저는 저거 저렇게 일본이 저런 식으로 나가면. 더군다나 안보 협력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수출 규제하겠다고 핑계 대지 않았어요? 그거 보고 금년도에 8월 23일인가? 종료 3개월 전에 통보를 해야 하잖아요. 8월 21, 22, 23일 경에는 우리 쪽에서 지소미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해야 하지 않겠나. 할 거라고 보지 않고 해야 한다. 그래서 일본한테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 하고. 두 번째는 이게 박근혜 정부가 2015년에는 위안부 문제도 덮어 버리고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한 겁니다. 그다음에 2016년에는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한 덩어리로 엮어 내려고 한 게 이게 미국의 계획이에요. 그래서 아까 사회자께서는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은 있지만, 한·미·일 동맹은 아닙니다.

◇ 박지훈> 세 개 합친 건 아니라는 말씀이시죠?

◆ 정세현> 세 개 합친 건 아니죠. 그 세 개를 합치고 싶은 게 미국의 생각이에요. 미국의 구상이고. 그러니까 그런 구상이 실현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은 한·미·일 삼각동맹의 목적이 뭐냐면 미국의 대중국 압박입니다. 거기에 들어가면 중국은 바로 우리한테 경제적 보복을 가해 올 거예요. 사드 때보다 그게 더 센 겁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일본의 대중 경제 의존도는 한국의 대중 경제 의존도에 비해서 현저하게 낮아요. 말하자면 중국이 경제 보복을 하는 경우에 일본은 별로 타격을 안 입지만, 우리는 바로 타격을 심하게 입게 되어 있기 때문에 한·미·일 삼각동맹에는 들어가지 말아야 해요. 사드 문제를 그때 해결할 때도 문재인 정부 들어선 후지만 삼부를 분명히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사드는 추가 배치하지 않는다, 또 하나는 MD 체제에 편입하지 않는다. 미사일 방어 체제. 미국이 미사일로 중국을 둘러싸는 건데. 세 번째가 한·미·일 삼각동맹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어요. 그래서 이것을 계속 연장시켜서 한·미·일 삼각동맹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미국의 구상에는 차질이 왔어요. 그러나 우리는 거기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하는 절체절명의 필요성에 입각해서 볼 때는 이것은 잘한 결정입니다.

◇ 박지훈> 그러면 결과론적으로 잘한 거라고 봐야 하는 건지, 아니면 일본의 수출 보복, 경제 보복, 이 부분 때문에 잘한 것으로 봐야 하는 건지도 궁금하네요.

◆ 정세현> 우리가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것을 연장할 수는 없죠. 그런데 아베가 그런 면에서는 도와줬죠.

◇ 박지훈> 도와줬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오늘 김현종 차장 발표 들으셨을 건데, 이런 이야기를 해요. 우리가 일본 설득하기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한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광복절에도 우리 경축사 하면서 일본한테 그것을 알렸잖아요. 그런데 일본이 끝까지 무시했다는 건데, 그래서 또 연장을 종료할 수 없었다고 봐야 하는 겁니까?

◆ 정세현> 그러니까 8.15 광복절 경축사도 경축사지만, 구체적으로 외교부 차원에서는 일대일 대화를 하자는 얘기를 했는데, 그것은 일본이 아주 단호하게 거절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이런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자고 하는데 호응도 안 하고, 8.15 경축사에서도 그 정도 일본에 대해서 점잖게 얘기하기 쉽지 않은데, 그런 것에 대해서도 일언반구 코멘트도 없고, 그러면서 계속 우리한테 안보 협력이 안 되는 나라하고 어떻게 경제 협력을 하느냐고 하는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하는 나라하고의 군사정보를 어떻게 공유합니까. 그러니까 크게 봐서는 우리가 지금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을 연결시켜서 대중 압박 삼각동맹을 만들려고 하는 미국의 전략에서는 빠져 나와야 돼요. 그래야 우리 경제적으로 그나마 중국으로부터 불이익을 적게 받을 수 있습니다. 

◇ 박지훈> 그것을 아베가 어쩌면 기회를 준 거라는 거네요?

◆ 정세현> 그렇죠. 

◇ 박지훈> 그러면 실리적으로 한 번 따져볼게요. 경제적 부분 말고. 청와대가 협정 지속이 우리 국익, 특히 안보 이런 부분에서 크게 유리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는데, 실리적으로 잃을 것은 전혀 없습니까?

◆ 정세현> 정서적으로는 조금 불편한 분위기가 몇 달은 가겠죠. 그러나 한미동맹은 이게 54년부터 시작해서 64, 5년이 넘은 거목입니다. 그다음에 미일동맹도 오래된 거목이고요. 그런데 사실 두 거목,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이라고 하는 거목과 거목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가 지소미아였어요. 그 지소미아를 그전에는 필요성을 못 느꼈는지 모르겠는데, 중국이 갑작스럽게 경제 대국이 되면서 군사적으로 강국이 되잖아요? 201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중국이 갑자기 군사대국화 추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니까 오바마 정부 말년부터 시작해서 중국 압박 전략을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을 이어받아서 그것을 무역 문제까지 연결시켜서 중국을 압박해가는데, 이 지소미아가 계속 유지가 되도록 해서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한 덩어리로 묶으려고 했던 전략을 가지고 있었다고 아까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그런 면에서는 지금 미국이 만약 그런 구상이 있었으면 우리가 이 문제를 가지고 고민할 때 우리는 중재에 나설 생각이 없다는 식으로 빠지지 말고, 적극적으로 일본을 설득해서 수출 규제를 중단하고,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지 않도록 조정을 했어야죠. 이제 와서 실망스럽다고 하면 어떡해요? 그리고 우리 외교의 특성상, 한미관계의 특성상 이것은 미국하고 사전 조율 없이 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다만 미국이 흔쾌하게 오케이, 그렇게 말은 못 했을 거예요. 왜냐하면 조건을 걸었을 테니까. 우리가 일대일 대화하자고 해도 일본이 대꾸도 없다, 그다음에 경축사에서도 이렇게 좋은 말을 해도 거기에 대해서 일언반구 언급도 없다, 이렇게 되면 우리도 지소미아 그거 계속 연장해나간다고 장담할 수 없다, 미국도 이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만약 필요하다고 하면 우리 편에 서서, 우리 입장에 서서 일본을 설득하라는 얘기를 했으리라고 봐요.

◇ 박지훈> 그러니까 미국 반응이 조금 놀라워요. 어제만 해도 미국이 우리 지소미아 파기를 이해했다는 식으로 청와대가 발표를 했는데, 오늘 폼페이오 장관이나 미국 언론을 보면 상당히 실망한 뉘앙스거든요? 어떻게 봐야 합니까?

◆ 정세현> 그런데 그 실망이 우리한테 실망했다고 하는 뜻은 아니라고 봐요. 왜냐하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여러 번 말씀드리지만, 이 지소미아라는 사다리를 통해서 미일동맹이라는 거목과 한미동맹이라는 거목을 연결시켜서 그것을 삼각동맹으로 발전시켜 가려고 하는 그 전략 구상에 차질이 온 거예요. 

◇ 박지훈> 미국 입장에서 실망스럽다는 거네요?

◆ 정세현> 그렇죠. 지금 미국의 뜻대로 안 되게 되어 있어요.

◇ 박지훈> 그러면 처음부터 잘 하던가. 처음부터 말씀하신 것처럼 조율을 잘했으면.

◆ 정세현> 조율을 잘 하던지, 이제 와서 일이 이렇게 되고 난 후에 실망이니, 무슨 당황이니, 또 충분히 한국이 한미관계 특성상 사전에 협의하지 않지는 않았을 텐데, 아주 그런 일이 없다는 식으로 오리발 내밀고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 박지훈> 오리발이라고 봐야 합니까? 공감대를 형성한 이후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한 거라고 봐야 합니까?

◆ 정세현> 일본에서 강하게 저항에 들어갔을 거예요. 왜 이거 이런 식으로 방치를 했느냐. 한국을 사전에 콱 눌러 가지고 더 이상 그런 짓 못하게 했어야지, 라고 하는 항의가 들어가니까 빠져나가려고 이야기가 충분히 된 것은 아니라는 식으로 얼버무리는 거죠.

◇ 박지훈> 비건 대표가 오늘 돌아갔잖아요. 미국으로. 어제 김현종 차장 만나서 얘기를 했겠죠, 많이?

◆ 정세현> 그때까지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데, 오늘 북쪽의 리용호 외무상이 폼페이오 장관의 미국 언론 인터뷰 내용을 트집 잡은 거죠. 상당히 심한 표현을 썼어요. 독초, 무슨 걸림돌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쓰고 했던데, 지난번에 8.15 경축사 후에 북한에서 우리 대통령한테 대해서 했던 말 못지 않은 그런 험한 말을 써가면서 비판을 하면서 실무협상 가능성이 확 줄어든 것 같습니다.

◇ 박지훈> 북미협상 가능성은 조금 줄었다는 말입니까?

◆ 정세현> 북미 실무협상. 실무협상을 그러니까 훈련 끝나면 바로 하는 것으로 사전 양해가 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것 때문에 지금 비건이 왔죠. 왔는데, 폼페이오 장관이 그것과는 무관하게 22일 날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계속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는 유지해나갈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그다음에 북한이 비핵화를 확실하게 하는 것만이 옳은 길이라는 것을 앞으로 가르치겠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니까 북한으로서는 자존심 상해서 그런 얘기를 하는 회담 지휘자, 그러니까 비건을 지휘하는 사람이 폼페이오 아닙니까? 그리고 실무협상을 하더라도 바로 북미 정상회담으로 건너가는 게 아니고, 폼페이오 장관이 말하기를 중간에 고위급 회담을 한 번 하자. 3단계 접근론을 얘기했는데, 3단계 접근론도 마음에 안 들었을 진데, 폼페이오 장관이 또 완전히 상하의 관계로, 나쁜 짓을 하고 있는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그게 옳은 일이라는 식으로 점수를 줄 수 있다는 투의 말을 해서. 이거는 이런 사람들하고는 얘기 못 하겠다, 그런 식으로 분위기가 확 식었을 거예요.

◇ 박지훈> 지금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스페셜 시사 DJ 박지훈과 함께하고 있는데요. 지금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하고 인터뷰를 하고 있습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 관련해서 청취자 여러분 많은 의견들 받고 있는데요. 북한 이야기도 했는데, 이게 궁금하네요. 결국은 우리 이번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도 미국을 향한 메시지도 일부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게 장관님, 의견이시네요?

◆ 정세현> 그렇죠. 미국이 점잖게 이야기를 했을지, 아니면 더 강하게 밀어붙였을지, 그것은 알 수 없지만 미국은 분명히 지소미아 연장을 종료하는 것을 반대했을 겁니다. 그러면 우리 입장에서 볼 때 우리는 미국이 하라는 것은 뭐든지 다해야 하느냐? 우리 국익이라든가, 우리 국민 정서 차원에서 보면 지소미아 연장하는 게 옳지 않다. 우리도 우리 목소리를 내자. 그동안에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문제를 가지고 한미 워킹그룹에서 얘기를 하면 무조건 모든 것이 다 안 된다고 했고, 특히 작년에 평양 정상회담과 병행해서 체결했던 9.19 남북 군사 분야 합의서. 그거 체결되자마자 폼페이오 장관이 아주 불쾌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군사 분야 합의서가 미국의 그런 비협조적인 태도 때문에 제대로 이행이 안 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No라고 하면 못 하는 거예요. 이번에 군사훈련도 얼마나 세게 했습니까? 미국의 요청으로. 그러니까 우리는 미국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줘야 하고, 미국이 노No라고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미국이 계속 나가면 곤란하다. 우리도 미국에 대해서 No라고 말할 수 있는 대목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 박지훈> 그러면 또 걱정되는 게 미국하고 일본하고 더 밀착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정세현> 밀착되면 어디까지 되겠어요?

◇ 박지훈> 밀착돼도 상관없다는 말씀이십니까?

◆ 정세현> 일본이 미국의 51번째 주로 들어가겠습니까? 워낙 일본도 자존심이 있는 나라에요. 밀착돼도, 밀착돼서 우리는 압박한들, 우리가 우리 입장이 있고, 그다음에 또 미국과 일본이 밀착하는 것은 주로 대중국, 대중 정책 차원에서 하는 건데요. 중국도 그것을 얼마든지 억제해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미일 밀착이 된들, 한미동맹, 또는 한미관계에 별로 그렇게 영향이 없어요.

◇ 박지훈> 상관이 없다?

◆ 정세현> 한미동맹은 고유의 영역이 있습니다. 그리고 걱정 안 해도 되는 것이 미군이 여기 남한 땅에 있기 때문에 주일미군이 그만큼 부담이 줄어드는 거고, 주일미군이 힘을 받는 거예요. 그래서 태평양 전체가 미국의 바다가 되는 겁니다. 만약에 그것 때문에 철군하겠다? 감히 그런 말 못 합니다. 미군 철군하고 나면 주일미군도 흔들리게 되고, 그다음에 태평양으로 나가려고 하는 중국의 태평양 진출 전략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미국이 한미동맹을 흔들지 못해요.

◇ 박지훈> 못 한다.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지소미아가 결국에 석 달 이후니까 11월에 종료가 되게 되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국, 미국, 일본 3국의 정보 공조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가 된다, 와해가 되는 게 아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맞습니까?

◆ 정세현> 그러니까 미국을 통해서. 우리가 미국하고는 정보 공유를 하니까. 미국하고 우리가 정보 공유하는 것을 일본은 거기서 얻어 쓰면 될 것 아니에요? 미일동맹이 있으니까. 

◇ 박지훈> 그러니까 큰 문제는 사실 없네요? 정보 공유 측면에서 봤을 때?

◆ 정세현> 한일 간의 지소미아는 주로 북한이나 중국 동북 3성 쪽에서 군사적인 움직임이 있었을 때 그것을 우리가 먼저 캐치를 해서 일본한테 통보를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한일 지소미아는 일본의 군사이익을 증강시켜주는 협정입니다.

◇ 박지훈> 우리의 휴민트라고 하나요?

◆ 정세현> 미국이 우리한테 무슨 군사적인 행동을 하겠어요? 그러니까 태평양 쪽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 때 일본이 먼저 감지해서 우리한테 통보를 해주겠지만.

◇ 박지훈> 중국, 러시아 쪽은 우리가 먼저 알려주는 거네요.

◆ 정세현> 먼저 알려주게 되어 있죠.

◇ 박지훈> 그런데 왜 황교안 대표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북한 김정은은 만세를 부르고, 중국, 러시아는 축배를 들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이 말도 맞다고 봐야 합니까?

◆ 정세현> 그건 그 양반이 법률은 많이 아시는지 모르겠는데, 국제 정치는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 박지훈> 택도 없는 이야기입니까? 이것은?

◆ 정세현> 그럼요.

◇ 박지훈> 거론할 가치도 없습니까?

◆ 정세현> 그럼요.

◇ 박지훈> 알겠습니다. 앞으로 북미대화 이야기를 했었는데, 조금 김현종 차장은 실무협상 관련해서 낙관적 전망을 내비췄는데, 리용호 외상 얘기로 보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 정세현> 갑자기 바꾼 거예요. 그러니까 어제까지는 리용호 외무상의 폼페이오 장관 비난이 안 나왔기 때문에 비건도 희망을 가졌을 거고, 북한의 실무자들도 비건과 김명길의 실무협상을 준비를 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폼페이오 장관의 태도에 대해서 한 마디 분명하게 못을 박고 나갈 필요가 있어서 리용호 외무상이 그런 발언을 하는 바람에 분위기가 식었죠. 그러니까 정치판에서 하루는 보통 사람의 일생보다도 긴 시간이라고 그러는데, 이 외교의 세계에서도, 외교도 정치 아닙니까?

◇ 박지훈> 정치죠. 외국 정치죠.

◆ 정세현> 외교 세계에서도 하루는 보통 사람의 일생보다도 긴 시간인 것 같아요. 아침 다르고, 오후 다른 거죠.

◇ 박지훈> 그러니까 아침에 준비했던 뉴스가 달라져 버렸네요. 오후 저녁이 되어 버리니까요. 여러 가지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데, 2758번 님께서 “역시 한반도 현인이시네요. 명쾌합니다. 품격 있는 강국, 대한민국의 21세기 신외교 멋집니다. 장관님, 파이팅”이라고 하셨습니다. 장관님이 외교부 장관, 이런 데 다시 한 번 어떤가요? 그런 뉘앙스로 청취자분들이 글을 주셨는데. 결국은 우리 장관님 얘기가 4867번 님이 이런 이야기를 했네요. “우리가 지소미아에 메인 것처럼 연막을 쳐서 뒤로 다른 카드를 만든 후에 종료했더라면 어땠을까요?” 이런 질문 어떻습니까?

◆ 정세현> 글쎄요, 연막을 칠 거 뭐 있습니까? 더구나 뒤로 하는 것은 국민들한테도 좋은 메시지가 아니죠. 

◇ 박지훈> 결과론적으로 만약에 지소미아가 종료가 되지 않고 연장됐다고 하면 장관님은 조금 실망을 했을 수도 있었겠네요?

◆ 정세현> 실망하죠. 이게 어떤 의미가 있냐면,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은 가끔 우리 국민들이 착각을 하곤 하는데, 똑같은 급이 아닙니다, 솔직히.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면 미일동맹은 우리 한미동맹보다도 한 수, 두 수 위라고 나는 봐요. 워낙 일본이 미국한테 잘하니까. 시키는 대로 하고. 그다음에 미일동맹은 중국이라든가, 미국의 전 세계 전략 차원에서 유지가 되고 있는 거고, 한미동맹은 솔직히 말해서 북한 때문에 유지되고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비중이 떨어지는 거예요. 비중이 떨어지는 한미동맹과 미일동맹. 급이 맞지 않은 동맹 양자관계에서 우리가 한미동맹을 유지해준 것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탈냉전 이후에는 미국이 오히려 득을 보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소미아 한 번 깼다고 해서 일본이 미국을 흔들어서 한미동맹을 흔들게 만들거나 그런 일은 안 일어납니다.

◇ 박지훈> 반대편 글들도 있어요. 0507님인데, “파기까지 하다니 이 정부야. 안보의식이 참으로 불안하다.” 라고 하고. 

◆ 정세현> 파기?

◇ 박지훈> 종료인데, 파기라고 하셨어요, 이분은.

◆ 정세현> 용어는 파기라고 했죠. 파기나 종료나 엎어치나 둘러치나 마찬가지죠.

◇ 박지훈> 법적으로는 종료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은데요. 안보의식이 참으로 불안하다고 하는데, 현인의 판단은 어떤지요?

◆ 정세현> 그것은 이게 안보라고 하면 무조건 미국이 하자는 대로만 하는 게 안보는 아닙니다. 우리 독자적인 영역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한미 협력을 하더라도 우리 목소리를 내가면서 해야죠. 미국이 하자는 대로 하면 우리는 이런 손해가 온다. 이거는 미국이 너무 우리한테 압박하지 마라. 그리고 동맹이기 때문에 동맹이라면 우리 입장도 미국이 존중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하면서 가야 오래 가는 거지, 우리가 미국의 속국입니까? 아니잖아요?

◇ 박지훈> 속이 다 시원합니다. 동맹이면 서로 존중이 되어야 하고.

◆ 정세현> 동맹이라는 것은 일대일이라는 얘기예요. 물론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의 격이 같지는 않지만, 한미동맹 차원으로 보면 미국도 한국을 일대일로, 그야말로 존중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걱정하는 분들을 가만히 보면, 어떻게 감히 미국이 하지 말라는 짓을 하는가. 

◇ 박지훈>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계속 얘기를 했지만, 북미회담 가능성은 낮아진 겁니까? 실무회담 말고요.

◆ 정세현> 실무회담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지경에 빠진 거 같고, 9월 중순에 유엔 총회가 열리면 리용호 외무상이 지금 뉴욕에 간다는 거죠. 연습을 갔다고 해요. 아마 미국 비판을 많이 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그런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우연히 만난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회담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거다. 그렇게 되면 실무회담은 폼페이오와 리용호가 만나기 전에 이루어져서 폼페이오와 리용호가 뉴욕에서 회담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의미가 있었는데, 그게 어려워졌다. 그러면 유엔 총회 연설 이후에 다시 또 날짜를 잡아야 하는 거 아닌가. 

◇ 박지훈> 아직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트럼프 그러면 재선 전략이 수정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 정세현> 아니죠. 지금 다시 이야기하지만, 정치판에서 하루는. 나중에 또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 박지훈> 내일 또 어떻게 될지 모르죠. 갑자기 칭찬을 할 수도 있는 거고. 그래도 지소미아 종료 결정 관련해서 힘찬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 정세현>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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