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과학을 품은 뉴스] 'VR=게임'이란 생각은 오산, 면접대비부터 각종 공포증 치료까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8-20 14:20  | 조회 : 811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

[과학을 품은 뉴스] 'VR=게임'이란 생각은 오산, 면접대비부터 각종 공포증 치료까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대학 입시 면접부터 아르바이트 면접, 회사 면접, 면접 중의 면접이라는 상견례까지 살다 보면 수많은 면접과 마주하게 되는데요. 저 왕조현지는 문득, 취준생 시절 모 방송국 최종면접 날이 떠오릅니다. 그때, 이것 앞에서 연습할 기회가 있었다면 그렇게 떨진 않았을 텐데 말이에요.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오늘은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와 함께 VR의 세계를 품어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안녕하세요. 이 기자, 지난주만 해도 ‘덥다, 덥다’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침저녁 공기가 많이 달라지지 않았어요?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 (이하 이혜리) : 맞아요. 공기에서 가을 냄새가 나요. 올여름도 더웠는데 이러다 금방 추워질 것 같기도 하고요. 계절이 달라졌다는 게 느껴지니까 기분이 묘하지 않아요? 저는 항상 환절기에 항상 이런 오묘한 기분을 느끼는 것 같아요.

조현지 : 벌써 가을을 타는군요.

이혜리 : 그런 거 같아요. 하하 사실 봄도 타고 여름도 타고, 겨울도 타요. 생각보다 ‘감수성이 풍부하답니다.’

조현지 : 감수성 풍부한 ‘과학 기자’와 오늘 과학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을이라고 하니까, 일단 추석 이런 것도 떠오르고요. 또 원래 이맘때 취업 준비하시는 ‘취준생’들은 하반기 공채 준비하시느라 바빠지지 않나요?

이혜리 : 그렇습니다. 취업 준비 관련해서 어제 재밌는 기사가 하나 나왔는데요. 인천에 있는 한 대학이 학생들의 취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 VR, 그러니까 가상현실 면접 시스템을 갖춘 면접 전용 공간을 설치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 VR 면접 시스템은 우선 VR 장비를 착용하고요. 실제 면접과 같은 환경을 가상의 상황에서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원하는 특정 기업군이나 직무가 있다고 하면, 이를 선택하고 해당 분야에서 실제로 출제된 면접 문항을 토대로 면접을 본 뒤 답변 내용에 대해 피드백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조현지 : 저는 ‘VR’ 하면, VR 게임을 하거나 어떤 ‘오락’을 위한 활용? 정도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VR을 이렇게 실제 유용하게도 사용할 수 있는 거군요.

이혜리 : 맞습니다. VR의 활용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하고요. 심지어 질병을 치료하는 데도 사용되기도 합니다.

조현지 : 병을 치료한다고요? 어떻게 하는 거죠?

이혜리 : 네, 고소공포증이나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두려운 사회 공포증 이런 쪽에서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사회 공포증을 VR로 치료한다는 걸 가정해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볼게요. 우선 VR 헤드셋을 씁니다. 그러면 눈앞에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는 가상의 회의실이 펼쳐집니다. 환자는 그 상황 속에서 여러 미션을 수행하게 되는데요. 가상이긴 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발표해 보는 겁니다. 이렇게 공포를 느낄만한 상황에 노출하도록 해서 가상현실을 통해 공포 상황을 간편하게 반복 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조현지 : 그렇군요. 환자들이 두려움을 느낄 만한 상황을 가상으로 연출해서, 그러니까 두려움에 익숙하게 해서 결국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거군요.

이혜리 : 맞습니다. 어쨌든 실제 상황은 아니니까 환자들에겐 두렵고 긴장되는 마음이 들긴 해도 반복해서 훈련할 수 있는 거죠. 만약에 실제로 회의 상황에서 훈련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자주 그런 상황에 노출되는 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환자들에겐 그 상황 자체가 고통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VR 치료법이 각광을 받고 있는 건데요. 또 훈련하는 동안 환자의 심장 박동수와 눈 맞춤 등이 실시간으로 측정돼서 공포를 느끼는 정도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사회 공포증을 예로 들어서 설명해 드렸는데요. 고소 공포증 같은 경우에도 VR 치료가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VR 헤드셋을 쓰면 빌딩 꼭대기에 서 있는 듯한 가상의 상황이 펼쳐지는데, 마찬가지로 평소 공포를 느끼는 그런 상황에 반복해서 노출되도록 함으로써 결국은 그런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원리입니다. 우울증의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는데요. 우울감을 느끼는 정도를 파악하는 것부터 이에 맞는 훈련 방법까지, 다양하게 설정된 가상현실 속의 상황을 통해 진단과 교육, 치료까지 할 수 있고요, 약물치료와 병행한다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조현지 : 말씀하신 대로 공포증 치료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기술의 도움으로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지다 보니까 이런 일들도 가능해지는군요.

이혜리 : 맞습니다. 굳이 그 장소에 가지 않아도 마치 그곳에 와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게 바로 VR이죠. 사실 VR이 처음에 개발됐을 때는 VR이라는 기술은 좋은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지 않았어요. 이 이야기는 사실 지금도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야기이긴 한데요. VR이라는 훌륭한 기술을 이렇게 질병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그런데 저는 조금 촌스러운 이야기일 수 있는데요. 예전에 VR 헤드셋 쓰고 체험을 해본 적이 있는데 조금만 지나도 어지럽고, 멀미 증상이 느껴지더라고요.

이혜리 : 사실 저도 그랬어요. 실제로 ‘VR 멀미’라는 말이 있어요. VR 멀미는 우리 눈이 받아들이는 정보와 우리 몸의 균형을 맞추는 귓속 전정기관이 받아들이는 정보가 일치하지 않을 때 생기는 현상입니다. 움직이는 차 안에서 책을 읽을 때 매슥거리는 현상과 비슷한 원리인 거죠. 그러니까 시각적으로는 여러 가지 정보와 움직임 정보들이 들어오는데, 몸은 가만히 있으니까 몸에서 느끼는 움직임 정보와 시각에서 느끼는 움직임 정보가 불일치하게 되면 멀미가 오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사실 일부에서는 VR 기기의 사용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최근에는 이런 VR 멀미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또 나오고 있어서, 이런 현상도 많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현지 : 저만 그런 건 아니었군요. ‘VR 멀미’도 곧 해결되는 날이 오겠네요.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이혜리 : 네, 사실 이 주제는 저를 밤바다 괴롭히는 그런 내용입니다.

조현지 : 어떤 거죠? 배고픔인가요? 하하

이혜리 : 비슷한데요. 사실 살짝 유행이 지난 내용이기도 해요. ASMR 아시죠?

조현지 : 아, 알죠. 그 ‘너튜브’에 보면 관련 콘텐츠가 엄청 많잖아요. 특히 먹는 것과 관련한 ASMR 콘텐츠가 참 많더라고요.

이혜리 : 맞습니다. 그래서 밤에 자려고 누워서 그런 먹방 ASMR 콘텐츠를 보기 시작하면 배가 너무 고파져서, 참 견디기 힘들어요.

조현지 : 맞아요. 밤에 보면 안 돼요. 그거 정말 참기 힘듭니다.

이혜리 : 맞습니다. 이 ASMR 콘텐츠가 사실 한창 막 유행처럼 생산됐는데, 오늘 저는 음식을 먹는 것과 청각과의 관계에 대해 설명해 드리려고 해요.

조현지 : 음식과 청각이라, 둘 사이에는 큰 연관성이 없어 보이거든요?

이혜리 : 그렇죠. 그런데 생각보다 음식을 먹으면서 생기는 소리가 식생활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소리를 통해 우리가 음식을 더 맛있게 느낄 수 있게 된다는 건데요. 실제로 음식과 청각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한 대표적인 학자가 있는데요. 영국 심리학자 찰스 스펜스라는 사람이죠. 이 분이 실험으로 이런 내용 입증했는데요. 내용인즉슨 슨, 눅눅해진 감자 칩을 먹을 때 바삭거리는 소리를 들려주면 뇌가 감자 칩을 15% 정도 더 맛있게 느낀다는 겁니다.

조현지 : 그럴 것 같기도 해요. 저 같아도 바삭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더 맛있게 느낄 것 같거든요.

이혜리 : 맞습니다. 찰스 스펜스의 주장을 좀 더 살펴보면요, 음식에 대한 반응은 혀나 코가 아니라 뇌에서 결정된다는 겁니다. 음식 맛 그 자체 외에도 씹는 소리, 함께 먹는 사람의 유무 심지어는 배경 음악의 높낮이와 빠르기 등 다양한 자극원에 의해 작용한다는 거죠. 맛을 음미한다는 것이 다양한 감각이 얽혀있는 복잡한 과학적 행위라는 걸 보여주는 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현지 : 아, 이 말은 정말 공감해요. 식사할 때의 분위기, 누구랑 같이 먹느냐에 따라 음식 맛의 차이가 큰 것 같아요.

이혜리 : 그렇습니다. 우리 그리고 가장 흔한 예로 TV 보면서 밥 먹으면 좋지 않다는 이야기 하곤 하잖아요. 이와 관련해서도 연구가 진행된 적이 있는데요. TV로 인해서 청각을 음식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외부 소리에 분산시키게 된다면 음식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과식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TV나 음악을 들으면서 식사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70% 정도 식사를 더 많이 한다는 결과도 나왔고요. 그러니까 식사량 조절하신 분들은 특히나 식사할 때는 TV는 잠시 꺼두시는 게 좋겠습니다.

조현지 : 맞아요. 저도 혼자 먹으면 심심하니깐 TV를 보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깐 그때는 저도 모르게 계속 먹게 됐던 것 같아요. 특히나 과자 같은 경우에는 자꾸 그냥 무의식적으로 먹게 되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고요.

이혜리 : 맞습니다. 씹는 소리보다 외부 소리가 더 크면 포만감을 덜 느껴서 더 많이 먹게 된다는 건데요. 이를 '크런치 효과'라고 부릅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오늘부터라도 식사할 때 씹으면서 나타나는 소리에 집중해봐야겠어요. 아까 음식 맛이 누구랑 먹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는데, 그나저나 혜리 기자, 우리 식사 한번 해요. 서로 바빠서 지금 계속 못 잡고 있잖아요.

이혜리 : 아, 그러니까요. 오랜만에 맛있는 점심 식사 같이 한 번 꼭 해야겠어요. 그런데 우리는 같이 밥을 먹으면 음식 씹는 소리에 집중하기는커녕, 수다가 너무 많아지잖아요. 하하 음식 맛은 포기하고 그냥 점심을 가장한 친목 도모의 시간을 조만간 가져보기로 하죠!

조현지 : 좋습니다. 이 기자, 오늘 이야기도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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