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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호르무즈 해협 파병, 獨-佛-日 NO, 英 OK?”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8-07 11:27  | 조회 : 800 

 

[앵커멘트]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1.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구성,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지난 6월 미국은 이란에 맞서 국제적인 동맹을 구축하자는 얘기를 꺼내면서 걸프 해역의 해상 운송 안전을 확보하는 '센티널'(감시) 프로그램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우방으로 구성된 동맹이 이 프로그램을 물적, 재정적으로 지원할 것을 천명해 본격적인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지난달 31일 미국은 바레인에 있는 중부 해군사령부에서 관계국 대표들과 연합체 구성 관련 회의를 열었지만 상당수가 참여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는데요

 

미국이 60여개 국에 동참을 요청했지만 독일과 일본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은 이란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서 줄줄이 난색을 표했습니다.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 논의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4"일본과 한국처럼 이 지역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물품과 서비스, 에너지 등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국가들은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호위연합체에)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동맹국들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2. 하루빨리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고 하는 미국과 달리 직접적으로 동참 거부 의사를 밝힌 나라도 있다면서요?

 

독일은 분명한 불참 의사를 밝혔는데요

 

지난달 30일 주독 미국대사관이 독일 정부에 호위 연합체 참여를 요청했지만 다음날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거부 의사를 공식적으로 통보했습니다.

 

그리고 현지시각으로 5일 또다시 마스 장관은 "우리는 EU 차원의 임무를 원한다"며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는데요

 

프랑스도 독일과 마찬가지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거리를 유지하며 미국 주도의 어떤 작전에도 동참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하지만 영국은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죠?

 

현지시각으로 5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도미닉 라브 신임 영국 외무장관은 영국은 증가하는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우리 목표는 이 해역에서 국제법으로 보호되는 항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최대한 광범위한 국제적 지지대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걸프만에 있는 두 대의 영국 해군 함정을 미국 군함의 작전에 참여시킬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벤 월리스 국방장관도 "호르무즈 해협 문제의 국제적 해법을 찾기 위해 미국과 다른 국가들과 함께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영국의 미국 주도 연합체 참여는 선박의 안전한 항행에 초점을 둔 것으로 미국의 이란 제재에 동참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했는데요

 

독일, 프랑스 정부의 우려를 의식한 라브 장관은 이란에 대한 영국의 접근은 변하지 않았다새 정부는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유지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4. 앞서 동참 거부 의사를 밝힌 독일과 프랑스도 그렇고 영국 역시 참여는 하되 이란 제재에 동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이유는 뭔가요?

 

독일, 프랑스, 영국 이 세 나라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란핵합의 공동 서명국들인데요

 

미국의 일방적 탈퇴에 분명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든 유럽만이라도 핵합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과는 대이란 정책 자체가 궤를 달리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경우 이란과의 경제적 협력의 의존도도 높고 지리적으로도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이란과 적대적 관계로 돌아서는 것이 결코 이롭지 않은데요

 

무엇보다 미국의 눈치를 상대적으로 덜 보며 경제 협력을 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에게 세계적 산유국이자 인구 8천만 명의 발전 잠재력이 높은 이란 시장을 몽땅 뺏길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로버트 말리 국제위기그룹(ICG) 회장도 "평소 같았으면, (유럽은 미국의 요청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미국과 긴밀히 연관된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따라서 이란이 더 도발적인 행동을 감행하지 않는 이상 유럽이 호위 연합체 참여를 비롯해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5. 유럽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상황에서 친미 국가인 일본마저도 함께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요?

 

최근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는 일본의 극우 언론인 산케이신문이 6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자위대 단독으로 경계 감시와 정보 수집 등을 통해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군사 충돌 가능성이 높은 함선은 파견하지 않고 공중에서 수집한 정보를 미국이나 연합체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기여하기 위해 해상자위대의 P3C 초계기 등을 파견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의 요구를 완전히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모양새를 갖추겠다는 의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일본 정부가 이런 방침을 내놓은 명분은 뭔가요?

 

일본 정부 관계자는 산케이에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 연합체에 참가하면 이란과의 관계가 손상되고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미국과 이란 사이에 중재자로 나설 정도로 이란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일본 입장에서는 이란과의 관계 악화도 최소화하고 미국의 요구도 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정식 군대를 가질 수 없는 일본의 상황이 이번에 오히려 도움이 되고 있는데요

 

자위대의 역할을 규정하고 있는 일본 국내법에서는 일본 관련 선박에 한해서만 해상 경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과 관련 없는 외국 선박은 호위할 수 없고 무기사용 권한도 정당방위나 긴급대피 등에 한정돼 있기 때문에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에 파병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부각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2009년 제정된 일본의 해적 대처법에 따라 일본 자위대가 해적 활동에 대해서는 타국 선박에 대해서도 경호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파견 지역으로는 해적 활동이 자주 일어나는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 인근 바벨만데브 해협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7. 지금 이 상황을 바라보는 당사국인 이란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이란은 연일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죠?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그간 페르시아만(걸프 해역)의 해상 공세에 다소 미온적으로 대처했으나 이제 더는 외면하지 않겠다"며 강경 대응을 경고했는데요

 

또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에 대해서는 "이제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외톨이다"라며 "심지어 미국의 우방도 그 연합체에 참여하는 것을 부끄러워할 지경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도 "평화에는 평화로, 안보에는 안보로, 석유에는 석유로 대응하는 게 우리의 원칙이다"라며 "우리는 원유를 팔지 못하는데 다른 나라는 팔 수 있도록 좌시하지 않겠다"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의지를 다시 한번 재확인했는데요

 

그러면서도 대화와 협상을 선호한다며 "미국이 우리와 대화하려면 먼저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재를 풀어 우리가 원유를 수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8. 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이며 핵합의 규정을 벗어나고 있는데 이란핵합의에 대한 이란의 입장은 정확히 어떤 건가요?

 

미국은 핵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개발 포기, 역내 무장조직 지원 중지, 이스라엘 위협 중단 등 이란이 수용하기 어려운 선행 조건을 내걸면서 새로운 핵합의를 체결하기 위한 대화에 임하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일단 이란은 이런 미국의 요구는 전혀 수용할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이란의 입장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똑같은데요 미국이 일방적으로 탈퇴했으니 아무 조건없이 다시 복귀하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자리프 장관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존속 여부에 대해서 "미국이 빠진 상황에서 유럽이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도 핵합의를 점점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는데요

 

이어 "핵합의가 신성불가침한 약속은 아니어서 필요하다면 우리도 완전히 탈퇴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그런 정도는 아니다"라며 "우리의 핵합의 이행 감축은 핵합의의 틀 안에서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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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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