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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난민 위한 유엔기구가 비리의 온상?”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8-01 11:11  | 조회 : 2990 

 

[앵커멘트]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1.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와 관련한 내부 비위가 논란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 있죠?

 

아랍계 최대 언론사라고 할 수 있는 알자지라는 유엔 내부감찰실 윤리 보고서를 입수해 고위층의 비위가 자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 보고서는 전현직 직원 수십 명의 진술을 토대로 현직 집행위원장과 부위원장, 위원장의 선임 보좌관, 전직 비서실장 등으로 구성된 내부 조직이 사익을 위해 권한을 남용하고 권위주의적이고 독단적으로 기관을 운영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 2014년 집행위원장에 선임된 피에르 크라엔뷜은 자신이 선임 보좌관으로 임명한 아랍계 여성 직원과 연인관계로, 출장 때마다 해당 직원을 동행시키는 것은 물론 비즈니스석 항공권과 과도한 특별수당 등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고요

 

샌드라 미첼 부위원장은 전 비서실장 하캄 샤완과 공모해 유엔의 이해충돌 방지 규정을 어기고 배우자를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사업기구 요르단 사무소 고위직에 임명한 것이 발각되기도 했습니다.

 

 

2. 유엔 산하 기관인데 유엔 측에서는 어떤 입장인가요?

 

유엔 조사관들이 현재 보고서 내용의 혐의 사실을 조사 중에 있기 때문에 결론이 나오기까지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알자지라는 이 보고서가 지난해 12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고됐고 유엔 조사관들이 예루살렘과 암만에 있는 기관을 방문해 혐의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측은 진행 중인 수사가 일단 완료되면 시정 조치나 다른 행정 조치가 필요한 결과가 나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제이슨 그린블랫 미국 백악관 중동 특사는 혐의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유엔의 완전하고 투명한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3.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는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가요?

 

유엔에서 난민에 대한 거의 대부분의 일들은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이 담당하고 있는데요

 

팔레스타인 난민에 대해서만 따로 떼어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사업기구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건국된 1948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대표해 중재에 나섰던 스웨덴 외교관인 폴케 베르나도트 백작은 유엔의 건국 승인 결정 때문에 그 지역 아랍 주민들이 난민 신세가 되었기 때문에 유엔이 특별 보호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에 따라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 사업 기구가 1949년에 창설되고 유엔 산하 기구 중 가장 많은 직원을 보유한 단체로 성장하게 됩니다.

 

현재 가자 지구, 요르단 강 서안 지구,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에 있는 530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난민에 대한 교육, 보건, 복지, 구급 등의 구호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요

 

특히 중동지역에 흩어진 팔레스타인 711개 학교(50만 명 통학)144개 진료소(연간 900만 명 진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4. 유엔 산하 기구 중 직원 수가 가장 많다고 하셨는데 특별히 이 단체가 이런 규모로 성장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한 마디로 난민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팔레스타인난민기구가 처음 출범할 당시만 해도 팔레스타인 난민은 19466월부터 19485월까지의 정상적인 주거지가 팔레스타인이었으나 1948년 아랍·이스라엘 전쟁의 결과로 집과 생계수단을 모두 잃은 사람들로 규정됐는데요

 

이 기준으로 당시 75만 명 수준이었고 당연히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감소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난민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준을 새로 추가하게 되는데요

 

다른 아랍 국가의 시민이 된 사람들, 특히 요르단에 귀화한 사람들의 난민 지위를 계속 인정했고 팔레스타인 난민 남자의 후손 및 합법적으로 입양된 자녀, 19673차 중동전쟁에서 발생한 난민까지 포함되면서 난민 수가 무려 7배로 늘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일반적으로 난민의 지위는 당사자와 미성년 자녀까지로 한정되고 난민들 대부분이 다른 나라에서의 정착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팔레스타인인들은 대다수가 다른 나라로 귀화하기보다는 원래 살던 땅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원하기 때문에 귀환권 보장 차원에서 난민의 지위가 대물림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이유도 있습니다.

 

 

5. 그렇다면 팔레스타인 난민의 수가 앞으로도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게다가 이스라엘이 무력 점령을 통해 팔레스타인인들을 강제로 쫓아내고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는 일이 아직까지도 계속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이 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증가하는 추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난민의 지위 규정으로 팔레스타인 난민을 대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고요

 

현재 국제 사회의 비판이나 유엔의 결의안도 가볍게 무시하는 이스라엘의 행태를 보면 팔레스타인 땅에 살고 있는 모든 팔레스타인인들이 잠재적 난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 때 팔레스타인을 탈출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 후손들에게도 난민 지위를 부여하면서 지원해야 할 난민 숫자가 500만 명에 이른 것을 문제 삼아 왔는데요

 

특히 지원금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게 흘러 들어가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난민 지원 대상을 현재의 10분의 150만 명 정도로 줄이길 원하고 있습니다.

 

 

6. 난민의 수가 증가하는 만큼 자금도 상당히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구호 자금은 어떤 식으로 조달되나요?

 

원칙적으로는 각 나라와 기업, 개인들의 기부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2017년 전체 난민구호기금의 30%가량인 36천만 달러(4023억 원)를 지원한 세계 최대 분담국인 미국이 지난해 16000만 달러만 지원하고 급기야 지원 중단을 발표해 기구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입니다.

 

2017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에 팔레스타인은 극렬 반발하며 미국이 주도해온 평화협상 보이콧을 선언했는데요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원조는 미국의 친구에게 가야 한다며 팔레스타인이 협상장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원조도 없다고 맞서고 있는 상탭니다.

 

지난 해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난민 공동체는 지난 수년간 위기상태였고 지속 불가능하다""난민 공동체의 사업 모델과 재정 운용은 바로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결함이 있다"라고 지적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유대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팔레스타인 난민기구를 해체해야 한다며 여러 고위 관료들을 대상으로 막후에서 노력을 기울여왔던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7. 그렇다면 현재 팔레스타인 난민기구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그동안 팔레스타인 난민기구는 약 3만 여명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미국의 지원 중단에 따라 지난해부터 가자 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 구호 활동을 펴고 있는 이 기구 직원들이 대량 해고됐고 해고되지 않은 직원들 중 많은 수가 파트타임으로 신분이 바뀌고 있는 실정입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는 지난 513일 공식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주민 절반 이상이 국제사회의 식량 원조에 의존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고요

 

팔레스타인의 마무드 아바스 자치수반의 소속당인 파타 당은 지난 14, 유엔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 (UNRWA)의 예산을 부담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4월 아랍권 22개 회원국을 둔 아랍연맹(AL)이 팔레스타인 당국에 매달 1억 달러(1100억 원)를 지원하기로 약속하기도 했고요

 

카타르도 지난 548천만 달러(5600억 원)의 지원 자금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8. 미국의 지원금 중단 여파가 여전한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미국은 어떤 입장인가요?

 

미국은 친이스라엘 중동평화안 수용을 전제로, 향후 10년 간 팔레스타인 경제 발전을 위해 500억 달러(58175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탠데요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 팔레스타인의 경제개발을 대대적으로 지원하는 구상을 들고 중동을 순방 중에 있습니다.

 

친미 걸프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정치적 타결이 이뤄진다면 경제 구상도 유망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직접적 이해 당사국인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공식 거부 의사를 밝혔고 팔레스타인인들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곳곳에서 "팔레스타인 국가는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미국을 규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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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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