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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야권 후보 팽 당했다? 러시아 반정부 시위 격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7-29 11:23  | 조회 : 835 

[앵커멘트]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1. 지난 주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3500여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면서요?

 

현지시각으로 27일 경찰 추산 약 3500명에 이르는 러시아 시민들이 수도인 모스크바 트베르스카야 거리 등 중심가와 시청 청사 주변에 모여 오는 98일로 예정된 시의회 선거에서 야당 정치인이 배제된 것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는데요

 

우리는 자유선거를 원한다”, "푸틴은 사퇴하라", “러시아는 자유로워질 것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한 이번 시위는 지난 20일에 이어 열린 대규모 시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위 시작 전부터 시내 중심가를 봉쇄하며 이번 시위를 허가되지 않은 불법 시위로 규정한 러시아 경찰은 시민들을 무차별 연행하며 진압했는데요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일부 시민은 코가 부러지거나 머리를 다친 것으로 전해졌고 경찰은 시위에 참여한 시민 중 1074명을 각종 범죄 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지만 시위 모니터 단체는 1127명이 구금됐다고 전했습니다.

 

 

2. 시위에 참여한 전체 인원의 3분의 1 가량을 체포한 건데 경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면서요?

 

이날 대표적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소유로 알려진 유튜브 채널이 시위를 생중계하고 있었는데요 스튜디오를 급습해 프로그램 책임자를 체포했습니다.

 

또 이번 시의회 선거에서 후보 등록이 거부된 야권 운동가 일리야 야신과 반부패재단 변호사 류보피 소볼 등 다른 야권 지도자들도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자택과 사무실은 수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경찰이 시민을 폭행하고 연행해가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이 잇달아 올라왔는데요

 

국제인권단체 엠네스티는 러시아 경찰이 "과도한 무력"을 사용했다고 규탄하며, 시위대를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3. 아직 선거가 열리지도 않았는데 시위대가 공정 선거를 요구하는 이유는 뭔가요?

 

오는 98일 인구 1260만 명의 대규모 예산을 다루는 정치·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수도 모스크바 시의원 45명을 뽑는 선거가 예정돼 있는데요

 

시위대는 푸틴 정권의 부정선거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선거 당국이 야권 유력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대거 거부했기 때문인데요

 

러시아 선거법은 중앙의회에 진출한 4개 정당의 공천을 받지 않은 모든 후보는 선거구 유권자 약 3%의 지지 청원을 받아야 한다며 야권 인사들에게만 까다로운 절차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설사 추천인 수를 맞춰 서류를 제출하더라도 조작된 서명이 있다며 거부했고 이런 이유로 등록을 거부당한 후보는 3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야권 지지자들은 정부가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이 장악한 시의회를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야권 인사들을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유력 야권 후보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올라가지 않도록 막는 것은 푸틴 대통령의 오랜 선거 방식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4. 아예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얘기군요.

 

그렇습니다. 야권 인사들과 시위대는 푸틴 대통령에 비판적인 후보들의 피선거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물론 러시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 일어나고는 있지만 아직 푸틴 대통령의 내부적 지지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고 실제로 정권을 위협할 만큼의 야권 인사가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미 러시아 대부분의 언론을 푸틴 대통령이 오랜 시간 장악한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정치적 인사들이 성장하거나 대중에 각인될 환경 자체도 존재하지 않는데요

 

지난해 3월 대선에서 그나마 적수로 꼽혔던 반정부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횡령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이유로 선거 3개월 전 후보 등록을 거부당해 아예 선거에 나올 수조차 없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위 역시 나발니는 이미 지난 24일 시위 주도 혐의로 체포돼 30일 간의 구류 처분을 받은 상태에서 열렸지만 여전히 나발니가 시위 주동자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모스크바타임스는 당국은 그동안 야권이 거리에서 분노를 표출하도록 허용해왔으나 지난 20일 최근 몇 년 간 최대 인원인 22500명이 시위에 참가하자 더는 방관할 수 없다고 결정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5. 그동안 러시아에서 정권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낸 언론인이나 정치 인사에 대한 탄압은 악명이 높아서 국제 사회의 비판도 상당했는데 여전히 변화가 없는 모습이죠?

 

그렇습니다. 러시아 주간 나바야 가제타 기자로, 체첸공화국 전쟁 당시 벌어진 인권 침해를 집중적으로 파헤치며 푸틴 대통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던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가 2006년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2011년부터 나발니와 함께 선거 부정, 푸틴의 장기 집권 시도 등을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던 부총리 출신의 보리스 넴초프도 2015년 괴한들의 총에 맞아 사망했는데요

 

수많은 기자, 인권운동가, 야권 정치인 등이 러시아뿐만 아니라 망명한 다른 나라에서도 의문사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수사 결과조차 나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반푸틴 인사들은 그 어디에서도 안전하지 못한데요

 

나발니의 경우 예전 시위 현장에서 불명의 가루로 테러를 당한 뒤 실명 위기도 있었고 최근 구금 중 심한 알레르기 발작으로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발니의 대변인은 "그는 지금까지 어떤 알레르기 반응도 보인 적이 없었다""병원에 도착했을 때 얼굴이 심각하게 부어있었고, 피부에 붉은 발진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6. 시위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도 그렇고 반정부 시위 자체가 좀 위축될 것 같기도 한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미국의 신문인 워싱턴포스트는 푸틴의 권력에 도전하기엔 아직 작은 규모지만, 점점 더 많은 러시아인이 정치적 좌절감을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시위를 평가했는데요

 

연금 수금 연령 상향과 인터넷 감시 등 정부의 각종 실책이 대규모 시위를 야기하면서 최근 러시아에서는 푸틴 대통령을 향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이미 푸틴에 의해 장악당한 기성 언론들이 아닌 유튜브나 쇼셜미디어를 통해 푸틴 대통령의 철권통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공유되고 확산되는 추센데요

 

예전 아랍의 봄이나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 나라들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정부 시위 역시 SNS의 영향력과 파급력에 힘입은 바가 크기 때문에 주로 이를 향유하는 계층인 젊은 층이 중심이 된 반푸틴 시위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7. 지난 주말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홍콩에서도 두 달 넘게 이어지 반정부 시위가 계속됐죠?

 

28일 오후 3시 홍콩 재야단체 등은 홍콩 도심인 센트럴 지역 차터가든 공원에서 송환법 철폐 요구와 지난 21'백색테러'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를 진행했는데요

 

경찰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 추산 1만 천여 명의 홍콩 시민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민들은 "홍콩을 되찾자", "시대 혁명", "나쁜 경찰",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송환법 철회 요구에 응하지 않는 홍콩 정부와 백색테러 사건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경찰을 비판했는데요

 

오후 7시 무렵 수차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자 경찰은 최루탄을 쏘면서 본격적인 시위대 해산에 나서 수십 명이 체포되고 부상당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8. 그런데 경찰이 과잉진압을 넘어서서 시위대를 공격했다는 얘기도 있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지난 27'백색테러'가 벌어졌던 위안랑역에서 개최된 규탄 집회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10시쯤 시위대가 귀가하려 하자 갑자기 경찰이 경고도 없이 전철역에 진입해 곤봉과 후추 스프레이로 폭력 진압에 나선 겁니다.

 

이로 인해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등 부상자가 속출해 병원으로 이송된 시민만 23명에 달하고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도 여러 명 다쳤는데요

 

또 경찰이 주택가에 최루탄을 발사해 양로원으로 최루탄 가스가 들어가는 바람에 거센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습니다.

 

 

9. 시위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도 보이지 않고 경찰의 강경 진압도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또 우려되는 부분인데 특별히 나온 얘기가 있나요?

 

앞서 24일 중국 국방부는 홍콩 정부가 요청하면 인민해방군이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는데요

 

홍콩 시위가 최근 중국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인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을 겨냥하자, 이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겁니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1일 시위대가 연락판공실 건물의 중국 국가 휘장에 페인트를 던져 훼손한 사건을 거론하며 “(중국의 대응조치는)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행정특별구 주군법(駐軍法) 14조에 명확히 규정돼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 조항은 홍콩 정부는 사회치안 유지와 재해구조를 위해 필요시 홍콩에 주둔하는 인민해방군의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참고로 그간 시위 사태에 대해 침묵했던 연락판공실이 오늘 성명을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중국 정부 차원의 홍콩 시위대에 대한 공식 메시지인 셈이어서 향후 홍콩 사태 향방을 좌우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10. 홍콩에 중국의 인민해방군이 투입된다는 말만 들어도 끔찍한데 실제로 가능성이 있는 얘긴가요?

 

만약 중국 정부가 홍콩을 공중 분해시켜도 상관없다고 판단을 내린다면 가능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후폭풍까지 고려한다면 결코 집어들 수 없는 선택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반환 당시 중국 경제의 25%를 차지하는 최대의 항구였던 홍콩이 지금은 겨우 3% 수준으로 그 비중이 떨어져 예전에 비해 위상 자체가 달라진 것이 사실인데요

 

하지만 여전히 자본 시장이 안정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중국 본토에 비해 홍콩은 뉴욕, 런던에 이은 세계 3대 금융허브인데다 수 백 개의 다국적 기업들이 투자를 하고 있는 거대 자유 시장입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 정부의 홍콩 탄압은 홍콩의 자유롭고 독립적인 금융·사법 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이 번지면서 거대 자본의 이탈을 불러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싱가포르로 옮겨간 자본도 만만치 않고 새로운 투자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이미 성사된 계약도 파기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도 트위터에서 인민군을 투입할 경우, 홍콩 시민뿐 아니라 국제적 반발도 우려돼 중국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중국이 홍콩의 민권과 자주권을 제한할 경우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 내 홍콩의 개별회원국 지위 인정을 중단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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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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