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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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유튜브 여경 혐오 영상, 조선일보 발행부수보다 많은 조회 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7-29 10:25  | 조회 : 1753 
 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19년 7월 27일 (토)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유튜브 여경 혐오 영상, 조선일보 발행부수보다 많은 조회 수" 


<김양원 PD>
1) 한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미디어 비평 시간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김언경 사무처장>
안녕하세요.

<김양원 PD>
2) 유튜브를 포함한 소셜미디어 상에 각종 혐오관련 콘텐츠 문제가 전 세계의 관심사가 됐는데요, 유튜브 모니터링 결과 갖고 오셨다고요?

<김언경 사무처장>
네, 저희가 최근 첫 보고서로 이른바 ‘여경 혐오론’ 관련 게시물을 모니터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김양원 PD>
3) 여경 혐오론, 올 봄인가요. 대림동 여경사건을 통해 여경에 대한 무용론과 조롱이 sns상에 회자되면서 논란이 있었죠?

<김언경 사무처장>
민언련은 유튜브에서 ‘여경’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나오는 게시물 중에서 2017년 5월 1일부터 2019년 5월 23일까지 업로드 된 게시물 중 조회수가 높은 게시물을 추렸습니다.

그랬더니 조회수 상위 18개 영상의 종합 조회수는 무려 1,185만 회나 되었습니다. ‘여경’이라는 주제가 이렇게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는 것이죠. 게시물들은 대체로 일부 여경의 행동을 전체 여경의 문제로 일반화하면서 ‘여경은 미숙하고 신체적으로 약해 쓸모가 없다’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경무용론과 관련된 몇 가지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를 정리해보겠습니다.
 
<김양원 PD>
4) 사실은 ‘여경’이란 말 자체가 성차별적인 표현이라고, 저희 프로그램에서도 짚어본 바 있어요.

<김언경 사무처장>
맞아요. 저희도 보고서를 쓰면서 그게 고민이었어요. 사실 여경, 여대생, 여교수, 여류작가 등 특정 직업 앞에 여성을 불필요하게 강조하는 표현은 성차별적 표현인데 맞습니다.

저도 여경이라는 표현은 안쓰고 싶은데 오늘은 ‘여경 혐오’ 프레임을 지적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여경’, ‘남경’이라고 표기하겠습니다.

<김양원 PD>
5) 네, 정확한 전달을 위해 오늘만 사용하겠습니다. 일단 ‘여경’ 관련해서 주로 어떤 지적이 있었나요?

<김언경 사무처장>
작년 9월 <지금 난리 난 부산 여경 논란>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습니다. 이른바 ‘부산경찰 오또케 사건’을 다룬 영상입니다. 이 영상에는 부산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에 여경 4명이 출동했는데, 구경 중이던 시민이 구조작업을 대신 했고 여성경찰 4명은 “어떡해 어떡해”하며 당황해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주장의 근거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1장과 그 사진을 올린 네티즌의 글뿐입니다. 그러나 이 단 1장의 사진은 여성경찰 전체를 싸잡아 공격할 수 있는 근거가 됐습니다.

영상을 올린 유튜버는 자막에서 “여경들의 현장 대응 능력과 의지가 부족한 모습을 너무 쉽게 볼 수 있다”고 표현했고 “여경 10명이 출동해도 똑같은 상황이었을 듯합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이 영상의 조회 수는 228만 회를 기록했고, 댓글은 1만 6천여 개가 달렸습니다. 시청된 횟수가 조선일보의 하루 발행 부수 보다 많습니다.

<김양원 PD>
6) 이런 비판에 대해 경찰은 정당하고, 정상적인 대처였다고 밝혔는데요.

<김언경 사무처장>
그런데, 이런 경찰의 입장은 사실상 ‘팩트’로 인정받지 못하고 여전히 변명이거나 거짓으로 취급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밖에도 작년 8월에는 스웨덴 여경 3명이 난동을 부리는 시민을 제압하지 못하는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영상 제목은 <여경 40% 채용한 스웨덴 근황>입니다. 이 영상의 조회수는 137만 회를 넘겼습니다.

이 영상도 부산경찰 영상처럼 ‘여경은 범인을 제압하지 못한다’는 편견을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되었습니다. 이 영상도 다른 유튜버에 의해 확산됩니다. 한 유튜버는 “선진국인 스웨덴이 여경을 40%까지 늘리자 난민 하나 감당 못 하는 여경 4명(실제는 3명)의 영상이 유튜브에 진짜 도배가 됐어요”(조회수 72만)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상을 가만히 보면 여성 경찰뿐만 아니라 남성경비원과 남성경찰도 시민을 제압하지 못했습니다. 폭력적인 가해자일 뿐, 제압을 못하는 것은 성별의 문제만은 아닌 겁니다. 그러나 이 영상은 여경이 범인을 제압하지 못한다는 ‘여경 무용론’의 또 다른 근거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김양원 PD>
7) 또다시 '여경 무용론' 이군요?

<김언경 사무처장>
네, 이 논란에 대해서는 두가지 측면에서 다시 생각해보자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먼저 이를 근거로 여경무용론이 나오는 것은 경찰의 업무를 너무 좁혀서 생각하시는 것이라는 겁니다.

경찰의 업무가 범인 체포 주취자 제압 등 현장출동에만 있는 것은 아니겠죠. 경찰의 직무는 범죄 피해자의 보호, 치안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 교통 단속, 공공의 안녕과 질서 유지 등 다양한데요. 여성경찰을 비난하는 목소리의 대부분은 경찰의 업무를 ‘범인 체포’로 한정하는 듯 보입니다.

게다가 범인 체포만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근력뿐 아니라 체포술이나 실전무술 같이 전문화된 기술과 테이저건, 수갑 등 경찰 장비의 활용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김양원 PD>
8) 디지털 범죄가 늘면서 이런 분야의 경찰 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남성경찰이 이런 부실한 대응을 한 것도 모니터링이 됐나요?

<김언경 사무처장>
네, 있긴 한데 남성 경찰이 대응을 잘못한 사례의 경우는 성에 초점을 맞춰서 비난을 받지는 않습니다.

사실 여경의 경우에 비해 언론의 주목도 받지 못하고 유튜브 게시물도 거의 없습니다. 예컨대 지난 5월 27일에는 나주에서 한 경찰이 수갑을 챙겨오지 않아 40대 후반의 용의자를 바로 체포하지 못한 일도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유명 유튜버들에 의해 따로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보도한 광주MBC의 리포트 영상은 (7월 2일 기준) 약 450회의 조회수를 얻었고 댓글은 고작 10개가 달렸습니다.

<김양원 PD>
9) 여성경찰, ‘여경’관련 영상과는 큰 차이가 있네요. ‘여경’관련한 또 다른 비판 중에서 순경 공채시 여성 지원자만 무릎을 땅에 대고 팔굽혀 펴기를 할 수 있게 해준다...이거 남녀차별이고, 이러니 여경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이 있더라고요?

<김언경 사무처장>
네 그런 지적이 많습니다. 유튜버들은 이 ‘무릎대고 팔굽혀펴기’를 반복해서 지적하며 여성경찰을 혐오하는 주요 근거로 활용했습니다. 실제 순경 공채 시험 체력검정에서 여성 지원자는 무릎을 땅에 대고 팔굽혀 펴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논란이 커서인지 경찰대학은 학생 선발제도를 개선키로 했습니다. 한겨레 <경찰대, 여성 선발 비율 제한 없애고 체력검사 기준 강화>(4/29 정환봉 기자)에 따르면, 경찰대학은 2021년부터 기존 모집인원의 12%로 제한됐던 여학생 선발 비율을 남녀 구분 없이 통합 선발하기로 했습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5월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실무에 필요한 체력 테스트가 어떤 건지 깊이 있는 논의와 관련해 연구용역을 맡겼고 결과를 토대로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경찰대학에서 폐지된 ‘무릎대고 팔굽혀펴기’ 및 체력기준 강화가 순경 공채에도 적용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김양원 PD>
10) 네, 오늘은 sns상에 과도하게 퍼져있는 여성 혐오 영상, 그 중에서도 ‘여경’ 비하 영상에 대한 내용 짚어보고 있는데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고 저희가 방송에서 사실 확인을 해도 문제는 댓글과 공유를 통해서 이런 영상들이 계속해서 유통되고, 회자되고 있거든요?

<김언경 사무처장>
네, 저도 이번 보고서를 쓰면서 열심히 자료를 뒤지다가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여경이 무능하지 않은 증거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여경이 차별받지 않는다고 조목조목 근거를 댄다고 하더라도 시민 스스로 이 부적절한 프레임 안에서 스스로 빠져나올 생각이 없다면 우리의 팩트체크는 비판거리만 될 뿐임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여혐과 남혐이라는 대결구도가 정말 많은데요. 도대체 이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남녀 모두가 모든 분야에서 저마다의 능력과 쓰임새에 맞게 채용되고 배치되고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에 모두 공감하신다면 조금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사안을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김양원 PD>
11) 네, 같은 직업을 가진 다른 성별을 바라보는 시각, 여교사, 여검사, 여대생...그리고 여경까지.... 또, 한국인 여성과 한국인 남성을 폄훼하는 표현도 sns 상에서 많이 회자되죠.

오늘 모니터링 내용은 보다 본질적인 물음표를 던져주신 것 같습니다, 처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언경 사무처장>
감사합니다.

<김양원 PD>
13) 지금까지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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