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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2019 불매운동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 트렌디하기 때문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7-26 16:23  | 조회 : 2977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진행 : 김혜민 PD

대담 :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2019 불매운동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 트렌디하기 때문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매주 금요일, ‘토론 아니고 수다하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트렌드 수다입니다. 저의 수다 파트너, 마크로밀 엠브레인 윤덕환 이사, 문화평론가 김헌식 평론가님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이하 윤덕환)> , 안녕하세요.

 

김헌식 문화평론가(이하 김헌식)> , 안녕하세요.

 

김혜민> 오늘 수다의 첫 주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입니다. 이 불매운동. 직접 하고 계세요?

 

윤덕환> 저는 참여는 하고 있습니다.

 

김혜민> 참여 안 한다고 하셔도 돼요. 그게 무슨 비난 받을 일이에요? 하는 사람이 훌륭한 거지, 안 하는 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윤덕환> 맥주는 바꿨고요. 제가 자주 가는 브랜드 옷. 잘 안 가요. 그런 것은 쉽게 바꿀 수 있는 대체재가 있는데요. 그런데 제가 힘든 게 저는 소소한 학용품, 이런 거 사는 걸 좋아하는데요. 이게 다 일본 거더라고요.

 

김혜민> 저도 새삼 알았어요.

 

윤덕환> 이번에 달라진 게 너무 많이 우리가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그게 특징이었어요.

 

김혜민> 맞아요. 80%인가가 일제라고 하더라고요. 문구류가.

 

김헌식> 그런 면에서 보면 저는 옛날부터 일제를 안 써왔고, 저항정신이 있었네요. 왜냐하면 저는 모로 시작되는 볼펜을 항상 쓰고 다녔거든요. 그런데 그 볼펜이 불편한 점이 있어요. 주머니에 넣으면 뒤로 나와서 옷 전체가 그렇게 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그런 볼펜을 계속 써야 하느냐, 하는 생각을 했지만, 왠지 7, 80%를 장악하고 있다시피 하기 때문에 항상 찜찜하기는 했었거든요. 이번에 한 번쯤 대체는 아니고요. 정지를 하게 되더라고요. 저 맥주도 아 맥주를 좋아하는데, 대체를 하는 게 아니고 저는 그냥 스톱.

 

김혜민> 건강에는 좋겠네요.

 

김헌식> 억압돼서 이게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겠네요.

 

김혜민> 실제 편의점의 일본 맥주 판매율이 많이 떨어졌대요. 왜냐하면 손쉽게 할 수 있고, 또 하나는 대체재가 많다는 거. 대체재가 많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나라도 수제 맥주들이 요즘 많이 나와서요. 가격도 저렴해졌고 해서 대체재가 많은데요. 이 시간에는 불매운동의 찬반, 필요성, 이런 거 아니고요. 2019,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불매운동의 특징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해요. 오늘 제목이 유튜브, SNS 덕에 불매운동도, 트로트도 트렌디하게,’ 라는 제목으로 잡아봤어요. 이분들만큼 이 주제에 적합한 수다 파트너들이 없죠. 요즘 그런 말 들어보셨어요? 독립운동은 못 해도 불매운동은 한다.

 

윤덕환> , 유행이죠, 요즘에.

 

김헌식> 요즘에 페이스북 들어가면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김혜민> 그러게요. 독립운동 수준으로 하는 분들도 실제 계시고요. 아니면 정말로 하나의 우리의 분노의 표현으로 동참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저는 한 번 방송에서 말씀드렸었는데, 평소에도 저렴한 메이드 인 차이나를 많이 쓰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불매운동 할 게 없더라고요. 일제를 거의 안 썼더라고요. 그러면 우리가 왜 불매운동이 트렌드 적인 것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볼게요. 윤 이사님, 과거의 불매운동과 지금의 불매운동의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윤덕환> 과거의 불매운동이라고 하면 특정한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은 어떤 이슈가 있을 때 그 특정 제품을 브랜드를 특정해서 이것에 대한 불매운동이 있었는데, 국가 단위의 불매운동은 일본이 거의 유일해요.

 

김혜민> 우리나라 예전에도 일제 불매운동이 있었나요?

 

윤덕환> 있었죠. 가장 기억이 나는 게 저한테는 개인적으로 95년도 역사 바로 세우기. 광복 50주년을 계기로 해서 조선총독부 건물을 무너뜨리고 했잖아요. 그 이슈에서 마일드 세븐이라는 브랜드가 타겟이 돼서 불매운동이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그때는 군대 갔다 와서 담배 필 때였는데, 마일드 세븐이라는 게 일본산이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때. 몰랐어요. 저는.

 

김혜민> 그런 거 많아요, 요즘에도.

 

윤덕환> 그런데 역으로 말해서 그때 마일드 세븐 점유율이 올라갔어요, 그거 말고 일본에서 역사 교과서 왜곡 이슈가 2000년대 초반에 있었잖아요. 이럴 때마다 불매운동이 있었죠, 아주 과격하게.

 

김혜민> 과거 불매운동은 첫 번째, 특정 브랜드에 대한 것이었다. 두 번째, 과격했다. 95년도에 그런 사례가 있었다고 얘기해주셨어요. 그러면 김헌식 평론가님은 예전의 불매운동과 지금의 불매운동의 차이는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김헌식> 예전하고는 많이 차이가 있죠. 저는 그게 경제 심리하고도 맞물려 있다고 생각하는 점, 이 점을 봐야 한다고 보는데요. 왜냐하면 이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해당 사안들 같은 경우는 예를 들면, 독도 망언, 교과서 왜곡 문제, 이런 거였어요. 그런데 이런 문제들은요. 민족주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열정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는 있어요. 그런 면에서 불매운동을 할 수 있고, 또 시민단체들이 주도하면서 호응을 할 수 있는데, 지금은 결정적인 것이 뭐였냐면, 일본이 수출 규제를 한 거거든요.

 

김혜민> 실질적으로 우리한테 피해를 입힌 거죠.

 

김헌식> 그런데 그 수출 규제가 삼성을 포함해서 대기업에 타격을 주는 거거든요. 그런데 기업에 단지 타격을 주는 게 아니고 우리의 주력산업이고요. 심지어는 일본을 넘어서는, 혹은 세계 1위를 넘나드는 그런 곳이고, 또 더 후속으로 가해질 것이 탄소섬유나 이런 것을 포함해서 전기 자동차, 수소경제.

 

김혜민> 앞으로 우리의 먹거리.

 

김헌식> 우리 미래 먹거리와 관련되기 때문에 그런 면들이 굉장히 공포감을 가져오거든요. 그런데 그 논리적 근거가 너무 허접한 거죠.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면 청년 일자리 문제라든지, 앞으로의 우리 경제를 고민하는 청장년층, 혹은 기존의 기성세대를 포함해서 전 세대가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명문적인 문제가 아니고요. 생존권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예전과는 양상이 다르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김혜민> 미래 먹거리를 건드렸다는 측면에서 이게 경제심리와 맞물렸다고 표현을 하셨는데, 저는 불매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동기, 마음의 시작이 다 다르겠지만, 제가 노노재팬 운영자도 인터뷰를 하고 했습니다만, 그런 무역 제재보다는 우리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일본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아까 말씀하신 독도 망언이라든지, 이런 역사적인 문제 때문에 시작된 측면도 분명히 있거든요?

 

윤덕환> 사실은 일본에서도 65년도 한일 협정 이후에 개인 청구권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해요. 법적으로 지식인들은 다 공유하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런 문제를 아예 무시하고, 이번에 판결을 65년 한일 협정이 위배된 사건이라고 우익의 엘리트들이 주로 주장하는 건데요. 거기에는 논리적인 근거는 사실 없어요. 그냥 이 사람들, 보수 엘리트들의 멘탈리티가 그냥 드러날 뿐인데요. 이 이슈는 최근 다큐멘터리도 개봉했잖아요. ‘주전장을 보면 나오는 것처럼 보수 엘리트들의 멘탈리티는 1860년대 있었던 메이지 유신 이전의 완벽한 일본으로 돌아가자는 멘탈리티거든요. 이런 멘탈리티와 되게 비슷한 게 과거 대영제국의 영광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보수 영국의 엘리트들의 멘탈리티와 똑같아요. 이런 측면에서 보면 보수 엘리트 기득권자들이 정치의 총리를 하거나 정치 리더십을 갖게 되면서 오판을 하게 되는 거죠. 잘 생각해보면 그분들이 생각하는 세상대로 움직이지 않은 거예요, 지금이. 약간 이런 시대적 배경이 깔려 있습니다. 그렇게 통제가 되지 않고, 예전의 방식으로 명예나 부를 취하는데, 그만큼 사회적 존경도 없고, 이게 사회 자체가 통제도 잘 받지 않고 하니까 불편하고, 불안한 거죠.

 

김혜민> 그리고 그 불편하고, 불안한 게 아마 우리의 불매운동도 그럴 텐데요. 이 불매운동도 그들이 생각했던 방식이 아닌 거예요.

 

윤덕환> 그렇죠. 이것도 잘 생각해볼 만한 게 지금 국내 한국에서도 몇 분들은 소위 지도층이라고 하시는 분들은 감정적으로 드러난다고 하는 건데요. 일본이 굉장히 전략적으로 정교하게 타격을 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노노재팬이나 이런 것을 보면, 우리가 굉장히 정교합니다. 처음에 말씀드렸던 95년도 마일드 세븐이라든지, 2001년이나 2005, 다케시마 문제, 독도 문제와 관련된 것을 일본에서 논란을 일으켜서 국내에서 있었던 불매운동은 브랜드가 특정됐어요. 그리고 행동 리스트가 없었어요. 그다음에 또 결정적으로 뭐냐면, 일본에서 무대응으로 전략했습니다. 지금은 뭐가 달라졌냐면, 브랜드가 특정되지 않아요. 그리고 대체재 리스트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 우리 쓰레기가 수거되지 않음으로써 내가 이렇게 많은 환경 쓰레기를 버리네? 하는 자각이 있는 것처럼 노노재팬 리스트를 보면, 우리가 이렇게 일본 제품을 많이 썼구나, 하는 자각을 하게 되고, 이게 디지털 시대와 붙어서 데이터로 쌓이는 거예요. 되돌아가기 힘든 특징이 있습니다.

 

김혜민> 그래서 불매운동이 한 신문에서 이렇게 표현을 했어요. ‘디지털 우산을 쓰고, 전문화, 조직화, 지속화의 3대 운동 요소까지 내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김헌식> , 그렇습니다. 말씀을 잘 지적해주셨는데요. 정말 이렇게 많이. 예를 들면, 마일드 세븐이 일본 것이었다는 것을 한 브랜드를 찍었을 때만 알았는데, 지금은 그 사이트에 들어가게 되면 온갖 종류의 그런 제품들이 나와 있잖아요. 그런데 지적하신 것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은 예전 같은 경우는 그러면 마일드 세븐을 안 피우면 다른 것을 뭘 피우지? 국산 좋은 게 별로 없잖아, 이렇게 하면 다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되고, 그것을 더 많이 소비해주는 상황이 되니까 일본 쪽에서 콧방귀를 뀌었던 거죠. 그런데 이번 수출 규제에서도 항상 얘기가 되는 것이 대체재 어떻게 할 거냐, 국산화 어떻게 할 것이냐, 라고 하는 건데요. 그게 국산화가 어느 정도 시도했었는데, 힘을 받지 못하니까 그동안 이게 본궤도로 가지 못했었거든요. 그러면 다른 대체재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로 일본보다, 예를 들면 저는 얘기 나왔듯이 유니클로보다도 훨씬 더 좋은 옷이 한국에 이미 있고, 세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알려지지 않았던 거죠. 그런 플랫폼을 지금 누가 만들었느냐? 위키피디아처럼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말씀하신 것처럼 기록을 자체 진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고, 이게 어떤 식으로 진화해갈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고요. 특히 이런 점을 일본에서는 모른 거죠. ? 거기는 정말 아날로그 국가거든요.

 

윤덕환> 이번에 정책 집행을 했던 수뇌부라고 하는, 일본의 정치 기득권들이 대체로 60대 이상의 노령, 보수고, 권위주의적인 집단이에요. 이 특징이 브렉시트를 결정했던 집단하고 되게 비슷합니다. 지금 뭔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거죠. 예전만큼 일본이 잘 나가지 못하는 글로벌 입장. 그리고 영국의 입장과 비슷한 거라 시대적으로 비슷합니다.

 

김헌식> 그런데 중요한 것은 만약에 여기서 일본이 밀리게 되면 저는 일본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것으로 생각해요. 지금 여러 가지 산업적인 측면을 봐도 그렇고, 인구구조를 봤을 때도 지금 일본은 마지막 발악을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개헌이 필요하다고까지 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지금 한국 젊은이들도 느끼는 거죠. 지금 예전의 한국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김혜민> 아까 말씀하셨던 것 중에 중요한 포인트들이 몇 가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번에 무역제재를 주도한 세력들, 일본의 수뇌부가 굉장히 고령이고, 그리고 또 하나는 일본 자체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아날로그한 세대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불매운동이 트렌디하게 범 대중적으로 퍼져 나갈 것을 몰랐다는 것.

 

김헌식> 일단 디지털에 너무 뒤져 있고요. 심지어는 현금을 우선하고 있고, 신용카드를 안 쓰고 있는 그런 나라라는 상황이니까 유튜브를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는 그런 거죠.

 

김혜민> 저는 이번 불매운동의 또 하나의 특징이요. 지금 우리 청취자님도 문자를 보내주셨는데, “일본인들이 전부 반한도 아닙니다. 한국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사람이나 단체도 많습니다.” 이렇게 보내주셨거든요. “그러면서 이런 정보와 사례도 많이 찾아서 소개해주셨으면 합니다.” 라고 하셨는데요. 저도 이번에 불매운동을 하는 분들이 꼭 그런 이야기를 해요. 일본 사람들에 대한 공격이 아니다. 일본 사람들 중에 한국을 이해하고, 우리의 좋은 친구들이 있다. 어느 정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본질에 접근하는 것 같은 그런 게 이번 불매운동의 특징 같거든요?

 

윤덕환> 반한 감정은 거기서 혐한이라는 서적 코너가 있을 정도로, 일본에서 만들어진 건데, 우리는 혐일, 이런 단어는 없잖아요. 반일이나 이것도 특별한 코너가 있는 것은 아니고요. 그런데 반 일본에 대한 정서를 반 일본인에 대한 정서로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연령대가 높으신 한국 사람들인데,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왜 그러냐 하면 예전에 사실은 반일=반일본인, 이렇게 됐을 때는 개인 간 교류가 없이, 국가 이미지가 그대로 일본에 대한 이미지로만 된 폐쇄된 정보를 공유할 때에요. 그런데 BTS 팬들이면 거기 일본인도 올라간 수없이 많은 글들을 공유하고 있어요. 개인 대 개인 간의 관계가 아니라는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거든요. 단적인 예가 지금 하는 불매운동의 타겟이 일본 정부. 현행 정부라는 것이 시한이 정해져 있어요. 불매운동의 시한이 2020415일까지만 하자, 이렇게 되어 있거든요. 일본 내년 총선까지예요. 이번 불매운동이 굉장히 정교하고, 디테일하고, 디지털화 되어 있다는 게 일본의 오판일 수 있다는 게 그런 대체재도 있지만, 일정이 나와 있어요.

 

김혜민> 그리고 또 하나는 저는 그 말씀이 뭔지는 알겠는데, 국민들이 정치권에서 불매운동을 주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우려를 펼치는 거예요. 이것은 국민들이 하겠다, 우리의 몫이다. 정치권들은 정치를 하고, 대화를 해라. 저는 이렇게 분별할 수 있는 생각을 갖췄다는 것도 이번 불매운동의 특징이 아닐까 싶거든요.

 

김헌식> 그렇습니다. 그래서 예전 같은 경우는 특정 시민단체가 주도를 하는 그런 측면도 있었어요. 그러면서 언론에 사진이 나오고, 일종의 퍼포먼스 형 불매운동이었다는 말을 하는 거죠. 그런데 이게 인터넷, SNS나 유튜브와 결합되게 되면서 풀뿌리 차원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고요. 지금 역학구조상 정치권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자발적으로 어느 선까지 해야 하는 것이냐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거죠. 최근에 개봉한 나랏말싸미에서 세종대왕이 그렇게 얘기를 해요. 신하, 너희는 너희의 할 일을 해라, 나는 나의 할 일을 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정치권과 분리되어서 자발적으로 돌아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게 정치권과 연계되게 되면 오히려 역공을 당할 수 있는 그런 소지가 있기 때문에요. 그런 자율성, 자발성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윤덕환> 제가 자발성 관련해서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개인의 동기를 자극하는 요인이 있어요. 아까 처음에 잠깐 얘기드린 것처럼 95년이나 2000년대 초반에 있었던 불매운동의 특징이 뭐냐면, 일본 쪽에서 대응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보면 낮에는 노노재팬하고, 밤에는 아사히 맥주 마실 거야, 이런 식의 비아냥이 나온다거나 유니클로 처음에 오래 못 갈 것이라는 비아냥도 있었죠. 일본 정치권이나 한국에 있는 보수 일간지의 논설위원들도 끊임없이 그런 이야기를 하거든요. 보수 우익의 리더십을 보유한 사람들이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것들이 일종의 불안감의 표현이라는 것도 단서가 되지만, 이게 뭘 주냐면, 사회심리학적으로 반발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1980년대 잭 브램이라는 사람이 만든 이론인데, 이게 뭐냐면 어떤 대상에 대해서 자율적 판단을 억압하면 억압할수록 사람들은 선택권에 대해서 저항심 때문에 대상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거죠. 그러니까 사실은 로미오와 줄리엣이 서로 막지 않았으면 걔네들은 쉽게 헤어질 사이인데, 양가에서 반대했기 때문에 서로 극렬하게 살아했다는 얘기잖아요? 그것처럼 여기서 반발을 하면 이전에는 동기를 스스로 사라지게 하는 게 있었는데, 여기서는 불씨를 계속 주는 거죠. 그러면 여기서 점점 반발합니다. 자발적으로 시작했는데, 동기가 점점 강화되는 거죠.

 

김혜민> 그러면 제가 간단하게 두 분께 한 말씀씩 여쭙고 정리를 할게요. 2019 불매운동은 새로운 문화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김헌식> 저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김혜민> 이사님은 매년 문화 관련 책 내시잖아요. 내년에 이거 들어갑니까?

 

윤덕환> 넣겠습니다.

 

김혜민> 들어갈 정도로 우리 사회의 문화적 의미가 있다는 것. 알겠습니다. 오늘 불매운동도 트렌디하게, 라는 제목으로 토론 아니고 수다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윤덕환> 사실 일본이 날짜를 잘못 잡았어요. 3·1운동 100주년이잖아요. 연 초부터 역사운동이나 역사서가 엄청 잘 팔려요.

 

김혜민> 그게 하나의 우리의 문화가 됐군요.

 

김헌식> 영화도 항일 영화가 작년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윤덕환> 아까 말씀드리다가 다 말씀 못 드린 것은 95년이나 2000년대 초반에는 과격했고, 계란 던지고, 불태우고, 불쌍한 헬로 키티만 많이 탔다고 해요. 그런데 지금은 구체적인 행동 리스트가 있어요.

 

김혜민> 그러니까 이런 거예요. 예를 들어 독립운동, 이런 것은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해서 나의 모든 것을 던져서 해야 하는데, 지금 우리는 우리가 조금만 신경 쓰면, 우리가 조금만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아주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운동. 트렌디한 운동이 됐다는 거예요.

 

김헌식> 요즘에 일본에서도 언론이 난리를 치고 있는 게 여행이에요. 여행 같은 경우에 정말 여름 휴가철이잖아요. 아마 예약도 많이 하셨을 거예요. 그리고 일본 많이 가셨잖아요. 그런데 이번 사건 보니까 그래? 가지 말지 뭐, 그러면서 취소해버리는 거예요.

 

김혜민> 너무 손쉽게.

 

김헌식> 예전에는 힘겹게 운동을 해서 이탈하는 그런 측면도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힘겨운 거 말고, 쉽게 동참할 수 있는 것들 중심으로 하다 보니까 지금 일본 같은 경우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외국인 관광객 수 2위잖아요.

 

김혜민> 맞아요. 이번 불매운동이 뭐가 달라졌는데, 이런 면을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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