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英보리스존슨호가 이끄는 브렉시트 재협상 밑그림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7-26 12:08  | 조회 : 775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7월 26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수정 영국 통신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헝클어진 금발 더벅머리에 목이 늘어난 티셔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옆집 아저씨. 최근 영국 신임 총리직에 오른 보리스 존슨 총리의 평상시 모습이라고 하죠.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면서 막말의 귀재, 품격이 없다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기도 한데요. 브렉시트, 이란과의 갈등, 또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까지. 보리스 존슨 신임 총리 앞에 놓인 과제들, 하나같이 쉬운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은 영국 현지 연결해서요. 신임 총리가 선출된 영국 내 분위기 직접 느껴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영국 김수정 통신원, 전화로 연결합니다. 통신원님, 안녕하세요.

◆ 김수정 영국 통신원(이하 김수정): 안녕하세요. 영국 런던입니다. 

◇ 전진영: 영국판 트럼프다, 트럼프 보다도 더 괴짜인 인물이 영국의 새 총리직에 올랐다고 해서 한국에서도 굉장히 지금 주목해서 보고 있거든요. 영국 내에서 분위기는 아마 더 했겠죠? 

◆ 김수정: 네, 그렇죠. 영국의 새 총리 선출로 영국 전체가 뜨겁습니다. 안 그래도 이상기온으로 연일 사상 최대 고온을 지금 찍고 있는데요. 영국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는 주인공은 말씀대로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고 있는 보리스 존슨입니다. 보리스 존슨은 23일,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낙승해서 새 총리직에 선출됐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24일 취임을 했는데요. 존슨은 보수당 전국당원들이 본부에 보낸 우편투표의 개표 결과, 9만2000여 표를 얻어냈습니다. 4만6000여 표에 그친 결선 경쟁자인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을 큰 표차로 물리친 건데요. 사실 보리스 존슨이 총리가 될 거라고는 많이 이들이 이미 예상을 했었기 때문에 현지 언론에서는 선출 자체에는 상당히 담담한 모습입니다. 그보다는 새로운 내각이 어떤 형태로 나아갈지,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존슨이 앞으로 브렉시트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영국판 트럼프라는 별명이 있다라고 이야길 해드렸습니다만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시에 당선됐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던데. SNS에 해시태그에 #내총리가아니다 운동, 이런 것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 김수정: 네, 맞습니다. 보리스 존슨 새 총리에 대한 반감이 온라인과 소셜 공간을 통해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주로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과거 존슨 전 장관이 했던 여성혐오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막말’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해시태그 #NotMyPM, Prime Minister, 나의 총리가 아니다라는 해시태그 달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이런 현상은 3년 전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벌어졌던 ‘#내대통령이아니다(#NotMyPresident)’ 해시태그 운동과 유사합니다. 존슨은 지난 2002년 일간지인 텔레그래프에 보낸 기고문에서 아프리카 흑인을 지칭하면서 ‘깃발을 흔드는 피카니니’, ‘수박 스마일’ 이런 표현을 써서 큰 논란이 됐었죠. 피카니니와 수박은 아프리카 흑인을 비하할 때 흔히 주로 쓰는 표현입니다. 또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발언이나 소수자를 혐오하는 막말스캔들도 심심치 않게 터져 나왔는데요. 1998년 동성애자로 알려진 만델슨 당시 무역산업부 장관이 사임할 때 “탱크탑을 입은 남색들이 울부짖을 것이다” 이런 조롱을 해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가감없이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또 작년에는 부르카를 입은 이슬람 여성을 두고 ‘우체통 같이 생겼다’, ‘은행강도 같다’ 이런 비유를 해서 구설에 오른 적도 있습니다. 

◇ 전진영: 영국의 경우에는 의원내각제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에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게 되는 구조잖아요. 보리스 존슨이 보수당원 66.4%의 지지를 얻어 당선되기는 했지만 보수당 당원이 영국 전체 인구의 0.2%라면서요.

◆ 김수정: 네, 그렇습니다. 린다 그린이라는 한 저널리스트는 “인종차별 발언을 여러 차례 해도 명문학교인 이튼과 옥스포드를 나오면 전체 인구 0.3% 이하가 지지하더라도 총리가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이번 총리 선출을 비꼬았는데요. 존슨이 총리에 오른 것은 앞에 말씀드렸다시피 보수당 당원들의 우편 투표의 결과입니다. 보수당 당원들은 아시다시피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시고 중산층 백인인 경향이 강하고요. 숫자는 약 16만 명이라는데요. 이는 영국 전체 인구의 0.2%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16만 명의 보수당 당원이 총선 유권자 4600만 명을 대신해서 총리를 뽑는다는 것 자체가 문제란 지적도 나오고 있는 거죠. 이번 선출에서는 보수당 당원의 성향 상 브렉시트 강경파인 존슨이 단연 유리했는데요. 현지 언론들은 “보수당원들의 시각은 영국 전체 국민들의 여론과 다를 뿐 아니라, 보수당 하원의원들과도 다르다”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총리직에 선출되기 전부터 내각을 꾸리고 있다, 이런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집권당이 바뀐 게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총리인 메이 정부의 인사들을 싹 다 거의 갈아치우다시피 했죠.

◆ 김수정: 네, 맞습니다. 존슨은 브렉시트 찬성론자를 대거 신임 장관으로 발탁했는데요. 전임 메이 총리도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EU 탈퇴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24일 취임연설 자리에서 “메이 총리가 재임하는 3년 동안 우유부단과 자기불신으로 영국에 비관론자가 많아졌다”면서,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EU와 재협상에 나서서 브렉시트 조건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바꾸겠다. 만일에 대비해서 합의안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도 준비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존슨 새 총리는 메이 내각 구성원 22명 중에 무려 17명을 교체하고, 메이와 척을 진 이들을 이번에 대거 복귀시켰는데요. 전임자 흔적을 싹 지우고 친정 체제를 구축한 이날 개각을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여름날의 대학살’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내각 2인자’ 재무장관에는 파키스탄계 사지드 자비드 현 내무장관이 임명됐는데요. 자비드는 지난달 초부터 다섯 차례 이뤄진 보수당 의원들과 당 대표 후보 선출 과정에서 존슨과 경쟁한 바 있지만 패배한 후 존슨을 바로 지지한 바 있습니다. 내무장관은 인도계 프리티 파텔 전 국제개발부 장관이 임명됐는데요. 둘 다 대표적인 브렉시트 찬성파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사실 메이 총리는 신임 총리직에 올랐을 당시에 통합적인 인사를 꾸린 걸로 잘 알려졌습니다. EU잔류파, 탈퇴파를 두루 아우르는 통합내각을 꾸렸고. 그래서 브렉시트 강경파였던 보리스 존슨을 외무장관에 기용하기도 했고요. 그러면 이번 보리스 존슨 정부에서는 이런 케이스가 없었나요? 어떻습니까?

◆ 김수정: 네, 아직까지는 그런 케이스는 없고요. 통합보다는 철저하게 친정체제로 가고 있는데요. 사실 끝까지 보리스 존슨과 경쟁을 펼쳤던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은 그래도 유임되지 않을까 하는 분석도 많이 나왔었지만 결국 헌트 대신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이 기용됐습니다. 외교장관 겸 초대 국무장관으로 임명된 도미닉 랍도 주목되는 인물인데요. 라브는 메이 전 총리가 브렉시트에 속도를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발해서 사표를 냈던 인물입니다. 이번에 이렇게 복귀하는 거고요. 랍 장관은 24일 총리와 보조를 맞추며 “무슨 일이 있어도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마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앞서 말씀드렸던 파텔 내무장관 역시, 이스라엘 정부 측과 허가되지 않은 만남을 가졌다가 메이 총리 시절 해임된 바 있었던 인물이고요. 특히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국가안보회의 내용을 유출했다가 메이 총리에게 해임됐던 개빈 윌리엄슨 전 국방장관은 교육장관, 2016년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메이와 최종 경선했던 앤드리아 레드섬 전 원내대표는 이번에 기업에너지부 장관이 됐습니다. 이분들 모두가 역시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지금까지 계속 저희가 이 단어가 대화 중에 나오긴 했습니다만, 영국의 가장 큰 과제는 브렉시트입니다. 탈퇴 기한이 10월 31일이니까 이제 한 석달 정도 남은 건데. 과연 보리스 존슨이 EU와의 재협상을 메이 총리보다 잘 할 수 있을지, 영국 내에선 어떤 분석들이 나오고 있나요?

◆ 김수정: 말씀대로 이 부분이 가장 큰 초미의 관심사일 텐데요. 앞서 존슨 총리는 오는 10월 31일 무슨 일이 있어도 유럽연합 탈퇴를 단행한다고 여러 번 선언한 바가 있습니다. 첫날 취임사에서도 "브렉시트 비관론자들과 회의론자들은 틀렸다"면서 이 부분을 유난히 강조했고요. 또 존슨은 전임인 메이 총리가 체결한 탈퇴협정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을 했는데. 탈퇴협정이란 영국이 약 390억 파운드 정도의 위자료를 EU에 지불하고, 320만 영국 내 EU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며, 이외에 북아일랜드와의 백스톱 장치를 유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협정은 하원에서 세 번이나 부결됐고요. 이를 주도한 테레사 메이 총리가 결국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거죠. 그런데 한편 유럽연합은 23일 영국 보수당내 당 대표 경선에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당선돼서 차기 총리로 확정된 데 대해서는 축하를 보내면서, 영국의 EU 탈퇴 마무리를 위해 협력하겠다. 이렇게 공식적으로는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재 존슨 총리는 백스톱 조항을 폐기하고 재협상을 다시 하겠다. 이렇게 외치고 있는 상황이고요. 앞서 여러번 말씀드렸다시피 기한 내 EU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노딜' 브렉시트까지도 강행하겠다는 입장인데요. 그런데 EU는 이미 작년 11월 EU와 영국이 합의한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해서 재협상은 절대 없다. 이렇게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고, 다만 양측의 미래관계에 대한 정치적 선언은 살짝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렇게 양측의 입장이 다르니까 당연히 난항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브렉시트 관련 내용은 그렇고요. 브렉시트만이 지금 신임 총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굉장히 많은 과제들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외교적인 부분에서 보면요. 가장 시급한 게 이란과의 갈등 문제죠.

◆ 김수정: 그렇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의 대이란 정책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존슨 총리가 어떤 정책을 취하느냐에 따라서 미국과 이란의 중재자가 될 수도 있고, 혹은 이란의 세계적인 입지를 더욱 악화시킬 당사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지 언론들은 프랑스, 독일 등과 함께 이란 핵협정 유지를 주장하던 영국이 태도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예측하고 있는데요.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이란은 공공연하게 영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오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와 함께 미국 발 대이란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이란의 반미 감정과 함께 반영 감정도 함께 고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전진영: 이제 막 총리직에 올랐습니다만 SNS상에서 해시태그 운동도 벌어지고 있고, 그래서 그런지 불신임 투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던데요?

◆ 김수정: 네, 맞습니다. 보리스 존슨은 사실 인간적인 매력도 많은 인물인데 그만큼 결점이 많아서 장점과 단점이 확실하게 공존하는 인물입니다. 즉 넘어서야 할 약점도 많은 인물이라는 건데요. 이 때문에 일부 언론들은 전임자인 메이 총리의 전력을 들어서 현지 언론들은 불신임 투표를 당할 가능성이 높은 총리로 점치기도 합니다. 메이 총리 역시 보수당 당대표 경선을 통해서 차기 총리가 됐었는데요. 메이는 브렉시트 협상력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2017년 6월 총선을 실시했고, 여기서 보수당은 단독 과반을 뺏기는 참패를 맞은 바 있죠. 존슨 총리가 메이처럼 스스로 조기 총선을 결정하지 않는다면 사실 2022년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브렉시트와 관련해서 보수당 내의 존슨 반대 세력이 새 총리가 노딜 결행을 결정하는 순간 불신임 투표에 나설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서 존슨의 총리직은 어쩌면 10월 31일 이전에 종료될 수도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슨 총리는 당대표 승리 직후 연설에서 "브렉시트에 결코 겁먹지 않고 있다" 이렇게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과연 앞으로 존슨 총리가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계속해서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수정: 고맙습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영국 김수정 통신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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