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일본 무역제재, "WTO 제소는 분명한 한계 있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7-09 16:38  | 조회 : 2663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일본 무역제재, "WTO 제소는 분명한 한계 있어"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일본 무역 제재 관련 뉴스가 쏟아집니다. 이렇게 같은 주제로 오랜 시간 동안 뉴스가 쏟아지면 어떤 점에 초점을 두고 분석해야할지 늘 고민입니다. 오늘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을 해보고자 하는데요. 어제 방송에서도 제가 이야기했지만 왜 일본과 우리 무역은 이런 구조일까요. 일본 무역수지 적자는 항상, 핵심 기술이나 소재를 수입하는 건 늘 우리고요. 이런 말 하기는 좀 이른 것 같지만, 그래도 위기가 기회라고 이번 일을 계기로 일본과 무역에 대한 근본 체질 개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정인교 교수 전화 연결됐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이하 정인교)>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교수님, 이번 일을 계기로 한일 간 무역관계를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일본이 우리에게 파는 양이 많은 거죠? 우리가 일본에게 파는 양보다요.

◆ 정인교> 그렇습니다. 작년 경우를 기준으로 한다면,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546억 달러어치 수입을 했고, 수출을 305억 달러 해서 241억 달러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죠. 작년뿐만 아니라 65년도에 한일 국교 정상화된 이후로 우리가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해가 없죠.

◇ 김혜민> 우리 청취자분들이 더 감이 올 수 있도록 적자 폭이 얼마나 큰지 저희와 무역하는 다른 주요 국가하고 비교를 해주세요.

◆ 정인교> 과거에 본다면 우리가 미국이나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크고, 일본한테 적자를 보기는 했지만, 이게 전 세계적으로 본다면 무역에 있어서 적자 규모가 줄어들어서 얼마 안 됐는데요. 지금은 그동안 무역구조가 많이 바뀌어서 우리가 웬만한 나라한테는 무역수지 흑자를 누리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규모를 누리고 있고요. 그런데 일본과는 여전히 적자를 겪고 있고, 이 적자 규모도 예를 들어서 1995년도 같은 경우는 155억 달러 적자였는데, 그게 2005년이 되면 244억 달러로 떨어졌고, 최악의 해가 2010년도에 361억까지 떨어졌었어요. 이렇게 되면서 과연 한 나라, 특히 일본에 대해서 무역수지 적자가 이렇게 커져서 이게 지속성이 있겠는가, 라는 부분에 대해서 문제가 많이 제기되었고, 특히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게 부품 소재라든가, 핵심 기계 장비 등이어서 사실 수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품목들이에요. 우리가 국산화를 하면서 이런 품목들을 국산으로 대체하는 노력을 정부가 지원을 해왔었고요. 한편으로는 일본한테만 무역수지 규모가 계속 이렇게 늘어나는 것은 우리 경제의 안정성에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수입을 하더라도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하는 양을 늘리면서 다변하자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주로 다변화 대상이 된 것이 독일이었죠.

◇ 김혜민> 네, 정리를 하면 웬만한 국가에는 우리가 무역수지 흑자를 누렸는데, 유독 일본만은 계속해서 무역수지 적자를 보고 있었다고 말씀을 해주셨고요. 저도 자료를 찾아보니까 지난해에 저희가 무역 적자를 봤던 국가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와 같은 원유 수출국, 그 외에는 일본이더라고요. 

◆ 정인교>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나라죠.

◇ 김혜민> 그렇죠. 원유 수출국은 어쩔 수 없는 국가죠. 우리가 줄 게 없으니까요. 일본과의 무역수지 적자가 이만큼이나 심각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교수님, 아까 말씀 중에 해주셨지만 이렇게 계속해서 일본과 무역수지 적자를 보는 이유는 아무래도 일본 수출의 배경이 부품, 소재 기술력, 이런 것들이기 때문일까요?

◆ 정인교> 많은 이유가 있죠. 우리 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만,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이나 산업발전 정도도 세계적으로 보면 우수한 나라거든요.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보면, 수출 규모가 6000억 달러가 넘어서고, 수출입 규모도 세계 7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결국은 그만큼 생산을 많이 한다는 것 아니겠어요? 또 거기에다가 첨단 기술 제품들도 생산을 많이 하다 보니까 신제품이나 대량의 많은 생산을 하면서 필요한 소재나 중간재 등을 대거 수입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게 국산화를 하면 좋겠지만, 오늘날처럼 이렇게 기술발전 단계나 소재 발전 단계가 빠른 상황에서는 모든 중간재를 국내에서 조달할 수도 없거니와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타당하지도 않고요. 우리가 많이 생산 활동을 하기 때문에 특히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왜 불가피하도록 놔뒀을까 하는 근본적인 질문이 들어요. 우리도 소재 개발이나 부품 개발하는 데 앞장서면 되지 않았을까요?

◆ 정인교> 일본 같은 경우는 제조업 역사가 100년이 넘거든요. 제조업이 발전하려고 하면, 소재 산업의 발전이 필수적인데 이런 부분은 사실 연구비를 단기간에 들여서 되는 게 아니고, 말 그대로 역량이 쌓여야 하는 거고요. 우리나라에서도 조금 노력하면 비싼 제품을 만들 수는 있는데, 우리나라가 생산한 스마트폰이라든가, OLED 같은 디스플레이 같은 경우는 최첨단 제품인데요. 예를 들어서 소재에 있어서 순도가 0.99%하고 0.999%가 현장에서는 다르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우리나라에서는 0.99%는 생산할 수 있지만, 0.999%까지 생산이 한계가 있는 거예요. 그리고 또 이렇게 고급 첨단 소재일수록 수요가 많지는 않거든요. 예를 들어서 그거 개발하는 데 1000억 달러가 드는데, 국내에서 팔거나 세계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게 연간 100억 달러밖에 안 된다고 하면 그것을 국내에서 생산해야겠어요, 아니면 한 50억 주고 수입해서 쓸 수 있다고 하면 어떤 것을 택하겠습니까? 이런 과학기술적인 측면도 있지만, 경제논리로 본다면, 모든 제품을 국내에서 중간재나 소재를 생산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왜 하필이면 일본이냐는 질문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우리나라 산업 발전 단계에서 보면, 그동안 일제 기계를 많이 가져다 쓰고, 그러다 보니까 이게 한 번 기계를 설치하면 바꿀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그런 것도 내재가 되어 있는 거죠.

◇ 김혜민> 교수님 말씀 주신 대로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당연히 싼 값에 외국의 좋은 기술을 사오는 게 좋지만, 이런 상황이 닥쳤을 때. 이런 상황이 닥쳤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잖아요?

◆ 정인교> 그래서 과학기술만으로는 안전한 경제성장을 하기는 어렵고, 거기에 뒷받침해서 국가적으로도 외교, 안보, 이런 부분도 같이 가야 하는 거죠. 그동안 많은 얘기들이 있었지만, 왜 일본과 이런 문제가 생겼는가, 이것을 얘기하려고 하면 또 다른 측면이기 때문에 이것을 제가 말씀드리기는 곤란하고요. 제가 정치학자도 아니고. 분명히 다수 전문가들은, 또 일본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고, 또 우리나라 국회 여야 중진 의원들도 이거는 외교적 문제라고 얘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을 그렇게 대비시켜서 설명하기에는 그것은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는데요. 제가 앞서 인터뷰 도입 부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것을 다각도의 측면에서 바라봐야하기 때문에 오늘 교수님과 인터뷰를 한 것은 무역, 소재 개발, 이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어서 교수님께 인터뷰 요청을 드린 거거든요. 오늘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늘 소재 부품 산업의 육성이 시급해졌다. 그래서 이번 추경에 정부가 그에 필요한 예산을 국회에 더 요청하겠다고 얘기했거든요? 이런 정부의 정책이 그러면 굳이 이렇게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죠?

◆ 정인교> 절대 그런 게 아니고요. 

◇ 김혜민> 이게 본질의 해결책은 아니다?

◆ 정인교> 그렇게 질문을 하시면 그거는 어느 누구도 동의할 수 없는 질문이고요. 그리고 그것은 이렇게 생각해보셔야 해요. 정부에서도 부품 소재 개발 지원을 위해서 1조 원, 6년간 지원하겠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사실은 1조 원 하면 엄청난 돈이지만 삼성전자가 2사분기에 기록한 순이익이 6조 원입니다. 그러니까 이게 얼마만큼 들여야지 우리가 필요한 것을 생산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보셔야 하는 거죠. 1조 원이 많아 보이지만 사실은 수백조 원을 넣으면 되기는 되겠죠? 그렇지만 그게 돈만으로도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요. 오늘날 산업 생태계라든가, 무역이라는 게 서로가 국제 간 연계가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수입할 것은 수입하고, 또 국내에서 일정 부분 생산도 하고 하면서 그것을 두고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이라고 하는데요. 세계 공급 사슬망 속에서 어떤 나라의 산업 발전 정책을 만들어나가야 하는 거죠.

◇ 김혜민> 우리가 조금 더 합리적인 판단,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교수님, 국제통상의 전문가시니까 WTO 이야기를 안 여쭤볼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정부는 지금 WTO 제소 방침을 계속해서 밝히고 있는데, 이게 예상이 다르더라고요. 어느 한쪽은 필요 없다, 어느 한쪽은 이길 수 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정인교> 물론 일본의 정책이 사전 통보도 없이 발표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가 문제를 삼을 수 있지만, GATT 21조에 보면,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해서 무역 규제를 할 수 있도록 허용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그 요건에 맞춰 가지고 단계별로 그것을 언급하면서 조치를 취해왔기 때문에 일본한테 WTO 위반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어려울 거고요. 물론 재판을 받아봐야겠지만 문제는 WTO에서 최종적으로 판결을 하는데 올 연말이면 사실상 기능을 상실합니다. 그러니까 제소를 해도 누가, 어느 나라가 옳은지 밝혀줄 기구가 없어졌다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고, 그렇다면 WTO 관련한 얘기는 우리가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너무 주장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 김혜민>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리고 시간도 굉장히 오래 걸린다면서요?

◆ 정인교> 그렇습니다. 우리 수산물 지난번 일본에 이겼습니다만, 그거만 하더라도 근 2년이 걸렸고요. 보통은 3년 이상 걸립니다.

◇ 김혜민> 교수님, 제가 마지막으로 아까 처음 드렸던 질문의 연장선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그렇다면 일본과의 무역 적자, 이 고질적인 문제를 우리가 해결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업과 정부에서요.

◆ 정인교> 정부도 그렇게 얘기합니다만, 핵심 부품 중에서 우리가 일정 부분은 내부적인 생산 역량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고요. 모든 부품이나 소재를 다 할 수는 없지만, 일정 부분은 더 늘릴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지금처럼 한 나라에 대해서 90% 이상 수입 의존을 하고 있는 것은 이것은 문제가 있거든요. 물론 일본밖에 생산하는 나라가 없기 때문에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만, 그런 품목에 대해서는 소위 안보적 관점에서라도 우리가 국내 정책상 관리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혜민>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인교> 네, 감사합니다.

◇ 김혜민> 지금까지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정인교 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